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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고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찾아온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소장하고 있는 한국영화 중 상영이 가능한 작품을 모두 공개하는 ‘클래식 한국영화 릴레이’ 행사를 2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료원 소장작 3472편 중 상영 가능한 2400여편은 연도순으로 매달 차례차례 영상자료원 시사실에서 공개된다. 첫 번째 행사는 2월15일부터 18일까지 열리며, 1946년부터 1955년 사이에 발표된 최인규 감독의 <자유만세>(1946)와 <독립전야>(1948), 윤용규 감독의 <마음의 고향>(1949), 한형모 감독의 <운명의 손>(1954), 이강천 감독의 <피아골>(1955), 김기영 감독의 <양산도>(1955, 불완전판)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상영시간표는 151쪽 게시판 참조). 이어 3월에는 신상옥 감독의 <젊은 그들>(1955),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1956) 등이 4
영상자료원 ‘클래식 한국영화 릴레이’ 상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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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말경 추석연휴 마지막 날, 온 인터넷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톱스타 전지현의 결혼설이 결국 유야무야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전지현과 싸이더스 HQ측은 작년 보도 직후 언론사 뉴시스와 이 회사의 민모기자에 대해 명예훼손을 골자로 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으나 “해당 기자와 합의했다”며 최근 고소 취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홍훈 부장검사)는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므로 고소인이 고소취소장을 제출한만큼 뉴시스 법인과 민모기자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린다”고 밝혔다.
뉴시스는 작년 9월 29일 오후 ‘영화배우 전지현, 올 11월 소속사 사장과 결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뉴시스는 이 기사에서 “전지현이 소속사인 싸이더스HQ의 정훈탁씨와 11월께 결혼하기로 일정을 잡았으나 정씨에게 개인적인 문제가 생겨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특히 이번 결혼은 전지현 측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결혼일정을 잡은 것으
전지현, ‘결혼설 명예훼손’ 고소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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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그때 그 사람들> 가처분 신청에 왠 가위질?
[정훈이 만화] <그때 그 사람들> 가처분 신청에 왠 가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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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7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사회자 크리스 록이 이 상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걸걸한 입담으로 유명한 크리스 록은 2월4일자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오스카 시상식은 ‘바보같은’(idiotic) 행사이고 ‘패션쇼’다. 나는 그동안 시상식을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상적인(Straight) 흑인 중에 오스카 시상식을 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알려달라. 코미디영화와 흑인배우들을 무시하는 영화제를 왜 봐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크리스 록은 6년 전에도 “아카데미 시상식은 마치 수백만 백인들의 행진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인터넷 가십 사이트인 <드러지 리포트>에서는 한술 더 떠서 “크리스 록의 발언 때문에 상의 권위가 실추될 것을 우려한 아카데미 회원들이 사회자를 교체하려 한다”는 소식을 내보냈다. 그러나 2월14일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아카데미 회원들은 그리 개의치 않는 듯 하다.
크리스 록 “오스카 시상식은 바보같은 패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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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에버트
1 밀리언 달러 베이비(클린트 이스트우드)
2 킬 빌2(쿠엔틴 타란티노)
3 베라 드레이크(마이크 리)
4 스파이더 맨2(샘 레이미)
5 무라드(우스만 셈벤)
6 에비에이터(마틴 스코시즈)
7 바다스!(마리오 반 피블스)
8 사이드웨이(알렉산더 페인)
9 호텔 르완다(테리 조지)
10 언더토우(데이비드 고든 그린)
케네스 튜란
1 사이드웨이(알렉산더 페인)
2 인크레더블(브래드 버드)
3 밀리언 달러 베이비(클린트 이스트우드)
4 이터널 선샤인(미셸 공드리)
5 5개의 장애물(라스 폰 트리에)
6 프리머(셰인 카루트) 타네이션(조너선 코예트)
7 베라 드레이크(마이크 리)
8 화씨 9/11(마이클 무어)
9 만추리안 캔디데이트(조너선 드미)
10 귀향(안드레이 즈비야진체프) 굿바이 레닌(울프강 베커)
피터 트래버스
1 사이드웨이(알렉산더 페인)
2 이터널 선샤인(미셸 공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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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Final Cut [3] - 평론가들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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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우드는 지금 최고의 전성기”
<뉴욕타임스>의 베스트 10
“할리우드의 가장 고색창연한 레퍼토리인 싸움 영화를 만들면서, 클리셰를 가져오고 우려먹는 대신, 인간의 깊은 감정과 열망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보여준다.”(A. O. 스콧)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존 포드와 하워드 혹스의 영화처럼 쉽고 편안하면서, 존 콜트레인의 영화처럼 깊은 울림이 있다.” (마놀라 다지스) “이스트우드는 지금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스티븐 홀든) <뉴욕타임스>는 2004년 선보인 영화 중에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최고의 영화’로 꼽았다. A. O. 스콧과 마놀라 다지스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첫손에 꼽았고, 또 다른 평론가 스티븐 홀든도 6위에 올렸다.
스티븐 홀든이 1위로 꼽은 영화는, 뜻밖에도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나쁜 교육>이다. 미국 인디계의 중진과 노장들의 활약
2004 Final Cut [2] - 세계의 영화지들이 뽑은 2004년 베스트 10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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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음력 설을 맞은 한국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그리고 일본의 대표 영화지에서는 얼마 전 2004년 결산을 내놓았거나, 심지어 지금도 작업 중이다. 이들을 재촉해 2004년의 결산 보고서를 받아들었다. 나라별로, 매체별로 어떤 작품들을 2004년 최고의 영화로 꼽았는지 비교해보는 재미는 솔솔하다. 우리가 보았거나, 놓쳤거나, 기다리고 있거나, 듣도 보도 못했던 영화들이 그들 성적표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필름 코멘트> <빌리지 보이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타임> <뉴욕타임스>, 영국의 <가디언>, 프랑스의 <카이에 뒤 시네마>, 일본의 <키네마준보>가 선정한 2004년의 영화들은 매체와 개인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면서도, 미국 인디계의 중진과 거장들의 활약,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영화의 선전, 다큐멘터리의 르네상스 등 2004년 세계 영화
2004 Final Cut [1] - 세계의 영화지들이 뽑은 2004년 베스트 10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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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12일 열린 영국 아카데미 필름 어워드(BAFTA)에서 마틴 스코시즈의 <에비에이터>가 4관왕이 됐다. 수상 부문은 최우수작품상과 최우수 여우조연상(케이트 블란쳇), 프로덕션 디자인상, 메이크업과 헤어상 등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마틴 스코시즈는 감독상 수상에 실패했다. BAFTA가 <베라 드레이크>를 만든 영국감독 마이크 리에게 감독상 트로피를 안겨줬기 때문. <베라 드레이크>는 1950년대 런던에서 불법 낙태 수술을 벌인 한 중년 여자가 법정에 서게 되면서 위기를 겪는다는 내용으로, 2004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던 작품이다. BAFTA에서는 감독상, 여우주연상(이멜다 스턴튼), 의상상 등을 획득해 3관왕이 됐다.
<레이>는 남우주연상(제이미 폭스)과 음향상을 수상했고, <클로저>의 클라이브 오언은 남우조연상을, <사이드웨이>의 알렉산더 페인과 짐 테일러는 각색상을 수상했다. 또 한국감독의
<에비에이터>, 영국 아카데미상 4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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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어디에도 가지 못하는 (혹은 원치 않는) 우디
다름 아닌 앨런이 언급한 화장실 유머의 기념비 <아메리칸 파이>로 스타가 된 제이슨 빅스와 인디영화의 요정 크리스티나 리치를 뉴욕의 20대 커플로 캐스팅한 <애니씽 엘스>는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그의 영화로서는 드물게 청춘로맨틱코미디의 외양을 띤 이 영화에서 우디 앨런이 택한 방식은 고집스럽다. 제이슨 빅스의 제리는 <브로드웨이를 쏴라>의 존 쿠색처럼 우디 앨런의 젊은 분신이며, 크리스티나 리치의 아만다는 21세기 버전의 애니홀이다. 두 사람과 친구들은 요즘 세대답지 않게 <맨해튼>에서 걸어나온 것처럼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입에 올리고 콜 포터와 빌리 홀리데이를 찬탄한다. 우디 앨런은 젊은 코미디 작가 제리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소심하지만 욱 하는 성질이 있는 60살의 겸업 작가 도벨이다. 영혼과 육신의 분리라고나 할까? 섹스와 인간관계의 번민
우디 앨런의 현주소 [2] - 근작 5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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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수입 소식이 뜸했던 우디 앨런의 영화가 웬일인지 올해는 세편이나 한국 관객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2월4일 개봉하는 <애니씽 엘스>는 그 첫 작품. 수입사들이 계획대로 개봉을 성사시킨다면 2002년작 <할리우드 엔딩>과 오븐에서 갓 꺼낸 신작 <멜린다, 멜린다>도 연내에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 막스 형제의 예에서 보듯 스스로를 연출하는 위대한 코미디언이 위대한 말년을 구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35편의 영화를 만든 일흔살의 우디 앨런 역시 이제 웃어넘길 수 없는 문제다. 노장의 근작들과 오래간만에 조우하려니 문득 궁금해진다. 온갖 변화의 와중에 우디 앨런씨는 안녕하신가? 그의 현주소를 점검해본다.
우디 앨런 필모그래피 since 1995
1995 <마이티 아프로디테>(Mighty Aphrodite)
1996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Ever
우디 앨런의 현주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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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을 깨는 액션을 보여줄 기회다”
무술 _ 허명행
단련된 전문가가 펼치는 무술스턴트가 깡이나 악으로만 될 리 없다. 류승완 감독의 일련의 초기작이 사람들에게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독립영화에서는 차에 부딪히는 장면을 빼고 액션영화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 그럴 때면 달려가야 할 곳이 한국무술스턴트의 요람인 서울액션스쿨이다. 무술스턴트 7년차 허명행(26)씨는 국가대표 무술감독 정두홍의 애제자이다.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김성수 감독의 인터넷 단편 <빽>, <올드보이>의 장도리신,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고깃집신에서 짧은 머리, 동그란 눈의 그를 발견할 수 있다. “툭하면 건달 역으로 출연”해달라는 친구들의 제안으로 인연을 맺은 독립영화는 그에게 “상업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험장”으로 자리매김했다.
* 어떻게 독립영화를 하게 됐나?
다른 파트와는 달리 무술은 “독립영화에
독립영화 찍는 충무로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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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는 한국영화의 밑거름이다”
조명 _ 이주생
이주생(44)씨가 영화 일을 시작한 것이 1979년의 일. 현재 조명감독협회 이사장인 그는, 스크린쿼터부터 스탭처우 개선까지 영화계의 크고 작은 현안을 두루 꿰고 있는 충무로의 큰어른이다. 후덕한 교장선생님처럼 점잖은 분위기가 인상적인 그는, 영화계가 너무 오랫동안 스크린쿼터에 매달린 탓에 장비 국산화, 배급 독점, 영화인 재교육 등의 중요한 사안들을 간과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이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이 독립영화의 배급 시스템. 사전제작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단 한개의 독립영화 전용관이라는 그의 의견은, 애정을 기울여 완성한 영화들이 관객과 만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 어떻게 독립영화를 하게 됐나?
이주생씨가 조명감독으로 참여한 첫 번째 독립영화는 영화아카데미 2기 출신 박재호 감독의 <내일로 흐르는 강>(1996). <자유부인 1990>으로 박 감
독립영화 찍는 충무로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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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눈이란 어찌나 간사하고 의심이 많은지, 직접 보기 전까진 잘 믿지도 않고 실감도 못하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올해 초부터 뉴욕의 많은 잡지와 뉴스에 솔솔찮게 등장했던 크리스토와 장 클로드의 ‘게이츠’(The gates) 프로젝트를 내내 접하면서도 참 노인네들 뭐하러 그런 걸 만든담, 하고 심드렁하게 느꼈던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걸어 다니기에도 벅찬 센트럴파크의 모든 길을 주황색 천으로 뒤덮을 예정이라니, 어른들 말대로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 일이었다. 어쩌면 내 상상력의 팔이 그들의 예술에 닫기에 지나치게 짧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지난 2월 12일 아침, 마침내 그 문들이 열렸을 때 나는 잠시 멍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이. 럴. 수. 가. 규모도 규모거니와 그 주황색 문들이 맨하탄 겨울바람의 속도와 방향에 맞추어 펄럭이는 소리만 듣고 있는데도 이들이 뭔가 대단한 작업을 마쳤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전시에 발맞춰 현재 모마(M
[백은하의 애버뉴C] 10th street / 문 앞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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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독립영화는 학생영화 혹은 습작영화와 같은 말이었다. 그러나 이제 영화과 졸업작품보다 그렇지 않은 독립영화가 더 많아졌다. 지난해 만들어진 독립장편극영화는 10여편에 달한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바로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도 좋을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들이다. 독립(단편)영화를 상업영화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았던 예전과 달리 나름의 판단으로 독립영화의 작업방식을 택하고 있는 감독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독립영화의 이러한 성장은, 별다른 대가없이 전문적 기술을 빌려준 친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고집과 끈기, 신념 하나로 무장한 독립영화인들에게 때로는 부담없이 작업을 함께하는 동료였고, 때로는 절실한 도움을 주는 선배였던 소중한 충무로 상업영화 무대의 친구들을 소개한다. 그중 일부는 ‘친구’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무슨 엄청난 희생정신으로 그 시간을 함께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한다는 사실.
독립영화 찍는 충무로맨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