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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초심을 잊은 적이 없다”
제프리 길모어 집행위원장 인터뷰
-1985년 시작된 선댄스는 올해 21회를 맞았다. 초기와 비교하면 변화도 많았을 것 같다.
=일단 규모가 커진 것은 틀림없다. 인디영화계가 예전보다 훨씬 복잡해지고 커졌기 때문이다. 인디영화라 하면 인디펜던트 스튜디오의 영화가 있고, 스튜디오의 인디영화도 있으며, 그냥 인디영화도 있고, 저예산영화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인디영화라는 스펙트럼을 이루는 구성요소다. 독립영화계와 선댄스는 함께 변화하며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처음 시작했을 때의 정신을 버린 적이 없다. 이번 상영작 중 51편이 데뷔작이며, 상영작 중 절반은 50만달러 이하, 80%는 100만달러 이하의 제작비로 만들어졌다. 우리는 처음과 같은 기치를 걸고 새로운 영화와 감독을 발견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하고 있다.
-90년대 초반 쿠엔틴 타란티노나 케빈 스미스, 리처드 링클레이터 등 슈퍼스타를 배출한 것에 비하면 요즘은 슈퍼스타가 부재한
2005 선댄스영화제 결산 [2] - 집행위원장, 프로그래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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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0일 시작된 2005 선댄스영화제가 1월30일 폐막했다. 한국영화 <녹색의자>와 <여자, 정혜>가 올해 신설된 세계 극영화 경쟁부문에 진출한 가운데, 총 202편의 장·단편영화가 관객과 스튜디오, 그리고 언론 앞에서 경합을 벌였다. 미국과 세계 인디영화의 현주소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던 올해 선댄스영화제를 총결산한다. 편집자
2005 선댄스영화제, 대상엔 <우울한 40개의 그늘>… 다큐멘터리 강세
“두 시간이라, 빌어먹을. 이깟 영화를 보려고 아까운 시간을 낭비했단 말야?” 2005 선댄스영화제 미국 극영화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우울한 40개의 그늘>의 특별상영(영화제 조직위는 올해 처음으로 시상식 직후인 1월29일 밤 수상작들을 일반 대상으로 상영했다)이 끝난 뒤 셔틀버스에 탄 한 남자관객이 투덜거렸다. 친구와 휴대폰 통화를 하던 남자관객은 “음, X같이 훌륭한 영화라고, X발”이라며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비꼬았다.
2005 선댄스영화제 결산 [1] - 2005 선댄스영화제 수상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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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영화배우겸 탤런트인 이은주씨가 오늘 오후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고 연합뉴스가 성남발로 전했다. 이씨가 오늘 오후 1시 10분께 거주지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모아파트 자신의 드레스 룸에서 이동식 옷걸이에 허리 밸트로 목매 숨져 있는 것을 오빠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의 방에는 연필깎이 칼이 발견됐고 침대위에는 핏자국이 있었으며, 이씨의 손목에는 자해 흔적도 남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밝혀진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아침 6시까지 동거중인 엄마, 오빠와 얘기를 하던 중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고 오후 1시가 넘도록 인기척이 없어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가 방문을 열어 이씨의 자살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자살 현장에는 “엄마, 오빠 미안해”라는 유서도 발견됐다.
이은주씨의 자살원인에 대해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으나 가족들은 작년에 한석규, 엄지원씨 등과 출연했던 영화 <주홍글씨>의 노출신 촬영 후 불
[2보] 이은주씨 자살, <주홍글씨> 촬영후 불면증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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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소중한 친구들의 이야기”
<샌프란시스코 블루스>의 허인 감독 인터뷰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시절 졸업 작품 <Laundromat Queen>과 영상원 전문사 과정 실습 작품 <여름고백> 등에서 남장 여자와 이민자, 장애인 등 소수자를 따스한 시선으로 보듬어 안았던 허인 감독. 생생한 캐릭터가 빛나는 <샌프란시스코 블루스>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팍팍한 삶의 조건 속에서도 소중한 희망을 잃지 않는 인물들이다. 쉽지 않은 낙관을 통해 거친 현실을 개척하려는 태도가 미덕인 이 영화는 감독 주변의 소중한 친구들에게서 비롯됐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적 ‘즐거움’으로, 이는 영화제작의 구체적인 환경뿐 아니라 만들어진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의 입장까지도 고려한 것이다. 연출했던 모든 영화현장을 기꺼이 즐거웠다고 회고하는 그는, <샌프란시스코 블루스>의 제작 역시 마음에 맞는 배우, 스탭과
제8회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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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만 코닥 단편영화 제작지원 <마스크 속, 은밀한 자부심> <샌프란시스코 블루스> <처용의 다도> 당선
<씨네21>과 한국 코닥, 부산국제영화제가 주최하는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제도’가 8번째 당선작을 발표했다. 49편의 응모작 중 선정된 세편은 허인 감독의 <샌프란시스코 블루스>, 정용주 감독의 <처용의 다도>, 그리고 노덕 감독의 <마스크 속, 은밀한 자부심>. 심사위원으로는 변영주(영화감독), 홍효숙(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 프로그래머), 김광수(청년필름 대표), 이성욱(<씨네21> 기자) 등 네명이 참여했다. 심사는 29분 이내의 단편 시나리오들을 제작기획서와 일정표, 포트폴리오와 함께 검토하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진행됐다. 한국코닥으로부터 35mm 필름 1만 피트를 제공받고, 무료 현상 및 인화, 카메라 장비 대여, 편집 작업료 할인 등의 지원을 받게 될 이 작품들은
제8회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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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여배우 이은주씨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자살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오늘(22일) 오후 2시반경 연합뉴스가 송고한 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0분께 이은주씨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모 아파트 자신의 드레스룸에 숨져 있는 것을 이씨의 오빠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의 오빠는 이씨와 함께 있다 헤어진 뒤 오후 1시 정도에 전화를 걸었으나 이씨가 받지 않자 집으로 찾아가 이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직까지 유서 등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경찰이 현장 조사중이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오! 수정>, <안녕! 유에프오>, <태극기 휘날리며>, <주홍글씨> 및 드라마 <불새> 등에 출연했던 이은주씨는 여배우의 토양이 척박한 충무로에서 정상급 주연 연기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배우라 자살소식은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8일 단국대
[1보] 영화배우 겸 탤런트 이은주씨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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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미국을 관찰하는 다큐멘터리스트
스파이크 존즈, 데이비드 O. 러셀, 폴 토머스 앤더슨 등과 ‘한묶음’의 유망주로 소개됐던 알렉산더 페인에게 그들과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묻지 말자. “1999년은 <일렉션> <존 말코비치 되기> <쓰리 킹즈> <매그놀리아>가 한꺼번에 쏟아져나왔던 해다. 그래서 비교가 되는 것 같다. 공통점? 모두 35mm필름, 1초에 24프레임의 컬러 스테레오 영화를 만든다. 나이도 비슷하고.” 이렇게 면박에 다름 아닌 대답이 돌아올 테니까. 그러고보면, 알렉산더 페인은 그중에서 가장 부지런히 활동해왔고, 미국사회와 미국인의 ‘리얼리티’에 천착한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알렉산더 페인을 대면한 누군가는 그에게 상대가 불편할 정도로 빤히 쳐다보는 버릇이 있고, 대답하기보다는 질문하기를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알렉산더 페인의 아내인 배우 샌드라 오도 거든다. “그는 늘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를 캐내고 싶어
<사이드웨이>와 알렉산더 페인 [2] - 독립영화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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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웨이>의 알렉산더 페인, 그가 인디영화 감독으로 성공한 비결
2004년은 <사이드웨이>와 알렉산더 페인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 10월 미국의 4개 극장에서 조용히 개봉한 <사이드웨이>는 상영관을 점차 늘려가는가 싶더니,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으로 성큼 들어섰다. 중년 남자들의 와인 여행을 다룬 이 영화에서 ‘최고’ 또는 ‘최악’으로 언급된 와인의 판매량이 영화의 파장을 따라 요동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평단의 반응은 ‘열광’ 그 자체였다. <필름 코멘트>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를 비롯한 각종 영화지가 <사이드웨이>를 ‘2004년 최고의 영화’로 꼽았고, 뉴욕과 LA,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의 비평가들도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영화 속에서 최고의 와인으로 칭송하는 ‘피노 누아’처럼 알렉산더 페인의 영화 세계가 깊고 풍부하게 무르익었다는 것이 중평이다. ‘피노 누아’가 좋은 환경에서 꾸준한
<사이드웨이>와 알렉산더 페인 [1] - 알렉산더 페인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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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하고 고독한 존재
남재일 | 어떤 사람들은 당신 영화에 비주류를 향한 공감이 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주류에 대한 반감이 더 큰 것 같은데, 본능적으로 동질감을 느끼는 부류가 있는가?
임상수 | 없다. (웃음) 주류에 대한 반감이 있다는 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비주류나 못사는 사람들, 약자들에 대해 연민은 갖지만 동질감은 못 느낀다.
남재일 | 그 말은 존재가 사회적으로 뿌리박은 장소가 없다는 얘기이고, 그렇게 되면 정치적 관점은 없을 수밖에 없다. 물론 사람들이 말하는 정치적 관점은 어떤 유형이든 계급성이 없는 그냥 단순한 지적 입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그렇다.
임상수 | 나도 정치적 관점이라고 내세울 만큼 어느 사회적 집단과 나를 동일시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나는 불안하고 고독한 존재다. 한심하지 않은가. 배급사가 배급 취소하는 영화나 만들고 <조선일보>에 씹히기나 하고. (웃음)… 나는 정말 이게 마지
<그때 그 사람들> 후폭풍 [3] - 임상수, 남재일 대담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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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일, 임상수의 정치적 입장과 영화적 태도를 묻다
임상수는 뭔가 건드린다. 바늘 혹은 표창 같은 걸로, 사회 혹은 그 안에 담긴 사람을. 그런데 불분명하다. 무엇을 혹은 누구를 위해 건드리는지. 그래서 그는 일단 청부자객처럼 보인다. 그의 의뢰인은 누구일까?
임상수의 영화는 사회적 소음을 불러일으킨다. 미혼여성의 야한 수다, 십대들의 음산한 비명, 아줌마의 요란한 신음, 절대 독재자 살해의 총성까지, 그의 영화는 시끄럽다. 그는 누구를 향해 외치고 있을까?
임상수는 모호하다. 여성 관객은 감정이입이 안 된다고 한다. 남성 관객은 저 사람 진심으로 여성에 대해 저리도 애정이 많을까 의심한다. 보수파들은 싸가지가 없다고 매도한다. 진보세력은 왜 우리 편에 서서 얘기하지 않으냐고 아쉬워한다. 영화제작자는 왜 그리 화끈하게 대중적이지 않냐고 분발을 촉구한다. 평론가들은 왜 그리 상업주의의 미련을 못 버리냐고 자제를 당부한다. 마초도 페미니스트도 아닌, 좌파도 우파도
<그때 그 사람들> 후폭풍 [2] - 임상수, 남재일 대담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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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31일은 역사에 오랫동안 남을 악몽의 날이었다. 이날은 사법부가 한국영화 위에 군림하여 한국영화를 통치하기 시작한 첫날이자, 직접 한국영화 창작에 뛰어든 첫날이다. 관객의 볼 권리를 박탈하고, 헌법의 사전심의 위헌 판정을 뒤집은 이 사태를 1·31 쿠데타라고 불러도 모자람이 없다.
서울중앙지법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씨가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의 제작사를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다큐멘터리 세 장면을 삭제하지 않으면 상영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3분50초가량의 다큐멘터리가 없어지고 검은 무지화면과 침묵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실상 법원이 제작한 것이나 다름없는 이 3분50초는 존 케이지가 1952년에 만든 <4분33초>를 넘어서는 파장을 일으켰다. 아무나 어떤 악기를 써서 연주해도 되는 4분33초간의 침묵의 음악과 법원이 만든 ‘3분50초’는 퍽 많이 닮았다. 존 케이지의 <4분33초>가 선입견을 깨뜨리며
<그때 그 사람들> 후폭풍 [1] - 법원의 삭제 결정에 던지는 궁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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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킬러 지미 튤립(브루스 윌리스)은 치과의사 오즈(매튜 페리)와 함께 갱단보스 야니 고골락을 살해하고 조직의 돈을 훔쳐 달아났다. 4년 뒤, 야니의 아버지 라즐로(케빈 폴락)가 복수를 다짐하면서 감옥에서 나온다. 라즐로는 지미를 찾아내기 위해 지미의 전처이자 오즈의 아내인 신시아를 유괴하고, 지미에게 도움을 청하러 떠난 오즈의 뒤를 쫓아간다. 지미는 그 사이 킬러 지망생인 아내 질에게 잔소리나 퍼붓고 가사에만 몰두하는 별볼일 없는 남자가 되어 있다. “너 살자고 나 죽을 수 없다”면서 매몰차게 외면하는 지미. 그는 은신처를 습격해온 라즐로 일당을 피해 하는 수 없이 질과 오즈와 달아나지만, 뭔가 생각해둔 계획이 있는 듯하다.
<나인 야드2>는 4년 만에 제작된 <나인 야드>의 속편이다. 그사이 아기자기한 굴곡과 반전을 잊었다고 해도 음각과 양각처럼 서로를 채워주던 두명의 남자는 잊지 못했을 것이다. 지미와 오즈 혹은 브루스 윌리스와 매튜 페리. 스포츠
2억 8천만 불을 둘러싼 유쾌한 대박 전쟁, <나인 야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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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잃은 눈동자, 새파랗게 질린 얼굴, 그리고 죽음처럼 고요한 표정. 영화 전체의 공기가 안개처럼 탁하고 무겁게 느껴진다면, 그건 모두 이 어린 딸, 다코타 패닝의 연기 덕분이다. 무표정한 얼굴에서 서늘함을 뿜어내는 이 어린 소녀의 연기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소름끼친다. 그러나 소녀의 표정에서 슬픈 두려움을 끌어내기에 영화가 내세우는 공포의 미학은 다소 낡고 전형적이다. 갑작스런 엄마의 자살로 실의에 빠진 딸을 위해 데이비드(로버트 드 니로)는 도시 외곽으로 이사를 한다. 새로운 공간에 점차 적응해가던 딸 에밀리(다코타 패닝)는 어느 날부터인가 상상 속의 친구 찰리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에밀리가 찰리의 존재에 확신을 가질수록 집안 곳곳에는 서서히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데이비드 역시 찰리가 단순한 허구의 인물이 아닐 수도 있음에 의심을 품고 그로부터 어린 딸을 구해내기 위해 비밀을 밝혀나간다.
영화가 노리는 지점은 나이트 샤말란의 등장 이후 모든 공포영화의 강박
보이지 않는 존재와 벌이는 죽음의 게임,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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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있었다. 1923년 오사카로 건너가는 배에 몸을 실은 앳된 청년 김준평. 풍요와 희망의 새 세상을 꿈꾸는 해맑은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나면, 십수년 뒤 동일 인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광포해진 그(기타노 다케시)가 ‘집으로’ 귀환하던 그 밤으로 이어진다. 강간으로 아내 삼은 여인(스즈키 교카)을 저버리고, 친지의 피와 땀을 쥐어짜 돈을 모으고, 가족과 이웃을 무자비한 폭력으로 굴복시킨 사람. <피와 뼈>는 “아버지는 내 인생을 가로막는 장벽이었다”고 단언하는 아들 마사오(아라이 히로후미)의 시선으로, 어디에서도 본 적 없지만,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그 남자가 사는 법’을 소개한다.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개달리다>에서 재일한국인의 정체성을 드러냈던 최양일 감독이 6년을 투자해 양석일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피와 뼈>는 재일동포 1세대의 파란만장한 일본 정착에 관한 이야기지만
처절하고 잔혹한 괴물의 초상, <피와 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