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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2월26일(토) 밤 11시
어느 비평가는 1990년대 일본영화에서 기타노 다케시의 존재를 ‘사건’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TV와 영화를 오가며 독자적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그에 관한 적절한 표현이 될 것이다. <돌스>는 기타노 다케시의 필모그래피에서 첫 번째로 본격적인 멜로영화로 꼽을 만한 작품이다. 다른 어느 기타노 영화보다 탐미적 기운이 짙다는 점에서 <돌스>는 기억할 가치가 있다. 마츠모토는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사장 딸과 결혼을 하려 한다. 마츠모토의 연인인 사와코는 실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정신이 이상해지고 소식을 전해 들은 마츠모토는 식장을 박차고 나온다. 마츠모토는 사와코와 자신의 몸을 끈으로 연결한 뒤 길을 떠난다. 마츠모토와 사와코는 여행 도중 처지와 비슷한 커플들을 스쳐 지나가게 된다.
<돌스>에 등장하는 커플들은 실패한 사랑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은 어떻게든 운명의 끈을 잇기 위해 스스로의 몸
기타노 다케시의 탐미적 멜로, <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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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2월25일(금) 밤 12시55분
올레그는 러시아인이다. 유도선수였던 본웅은 다리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하는데, 같은 병실에서 올레그를 만난다. 그들은 전혀 말이 통하지 않지만, 보디랭귀지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깊은 우정을 나눈다. 김민성 감독의 <OLEG>는 다른 성장 배경의 두 젊은이가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친해져가면서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마지막 전화통화에서 본웅은 단지 친구의 이름인 ‘올레그!’만을 외칠 뿐이지만, 그 반가움과 그리움은 진하게 전달된다. 본웅은 유도를 할 수 없는 대신 멋진 외국인 친구를 사귄 것이다.
어린 시절 아줌마가 배달하는 야쿠르트를 맛있게 마셨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김성증 감독의 <야구르트 할아버지>에서 아이와 할아버지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바라본다. 야쿠르트를 마시고 싶은 아이와 그 아줌마를 애잔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할아버지. 이 영화는 야쿠르트를 마시고 자란 아이의 성장담이며,
[독립영화관] 두 젊은이의 깊은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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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2월27일(일) 밤 11시50분
오랜만에 1950년대 작품을 소개한다. 이태환 감독의 <왕자 미륵>은 후삼국의 풍운아 애꾸눈 왕자 궁예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줄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궁예의 이야기를 각색했다. 어린 시절 간신들의 모함으로 죽임을 당할 뻔하다 가까스로 애꾸눈으로 살아남은 궁예(이 영화에서는 미륵 왕자로 불린다)가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원수를 갚기 위해 길을 떠난 뒤, 쫓기고 싸우는 일을 거듭하다가 마침내 원수를 갚고 마진이라는 국호로 나라를 세운 뒤 도탄에 빠진 신라 백성을 구해낸다는 이야기다. 궁예 이야기를 골간으로 하면서 군데군데 칼싸움 장면이나 무예 겨루는 장면, 음모와 배신, 로맨스 등을 녹여넣어 재미를 더하고자 했다. 궁예의 이야기를 아주 긍정적으로 그리며, 영웅화한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이다. 당시 미녀배우였던 도금봉이 미륵 왕자의 연인으로 등장하며, 방수일이 미륵 왕자 역을, 미륵 왕자의 부왕으로 김동원이,
[한국영화걸작선] 1950년대에 만든 궁예 이야기, <왕자 미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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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혜성처럼 나타나 미국 극장용 포르노그라피(이하 포르노) 전성 시대를 연 기념비적인 영화, 포르노 역사상 가장 유명한 영화이자 최고의 극장 흥행수입을 올렸던 <목구멍 깊숙이>(Deep Throat)에 대한 보고서,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딥 쓰로트>(Inside Deep Throat)가 개봉되어 30년의 논란을 재연하고 있다. 당시, 전직 헤어드레서 출신 감독 제라드 다미아노가 만든 이 저예산 하드코어 포르노는 과감한 섹스신 묘사와 키치적인 스타일로 개봉 뒤 문화전쟁이라 할 만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음란물로 고소되어 경찰이 극장을 봉쇄하는 사태와 법정 소송까지 이어졌던 보수계의 비난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당시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세례를 받았던 진보적인 젊은 세대들은 스크린에 성혁명을 불러일으킨 선구자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것.
HBO가 제작하고, <뷰티풀 마인드> 등 아카데미 수상작을 배출한 랜드 발바토와 팬든 배일리가 각본
[LA] 포르노<목구멍 깊숙이> 다룬 다큐멘터리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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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여름. 소리소문 없이 발매된 비디오영화 하나가 일본 열도를 돌며 습하고 막막한 공포를 전염시켰다. 시미즈 다카시의 <주온>이었다. 입소문으로 시작된 열기는 곧 극장판 <주온> <주온2>로 이어졌고, 제한상영에도 불구하고 주목할 만한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두었다. 한국에서 <주온>은 100만 관객을 돌파한 두 번째 일본영화가 되었다(첫 번째는 이와이 순지의 <러브레터>다). 그 어슴푸레한 다락방의 공포가 태평양을 건너가더니 다시 태평양을 건너오는 중이다. 할리우드에서 새롭게 리메이크된 <주온>의 제목은 <그루지>(The Grudge). ‘원한’이라는 의미다.
태평양 건너에서 <주온>의 리메이크를 기획했던 사람은 <스파이더 맨>의 감독 샘 레이미. 그는 “지금까지 본 가장 소름끼치는 공포영화”라며 시미즈 다카시의 재능을 극찬했고, 직접 설립한 고스트하우스픽처스를 통해 리메이크를
<주온>의 도플갱어, <그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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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8일 이탈리아에서 첫선을 보인 <내츄럴시티>의 개봉 당일 수익이 아시아 해일 피해자들을 돕는 데 쓰인다. 이탈리아 배급을 맡은 모비막스는 <내츄럴시티>가 개봉되는 영화관에서 거둬들인 첫날의 수익 모두를 자선사업회인 ‘메디아프렌츠-온루’에 기증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메두사 소속 극장들이 동참 의지를 밝혀 화제를 모았다.
상업영화 배급사로는 이례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린 모비막스의 마케팅 담당자 마르코 델 우트리는 “아시아영화가 아시아의 어려움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탈리아 영화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영화를 하는 사람의 과제는 영화를 통해 감동을 전달하는 것인데, 이처럼 어려움에 처해 있는 나라를 돕는 것도 감동을 주는 일이고 감동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며, “이번 일은 대단히 중요한 뜻을 품고 있는데, 수해로 인해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3분의 1이 아직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돕는 일은 더욱 중요하
[로마] <내츄럴시티> 개봉당일 수익 해일 피해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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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관광일주 여행의 코스에서는 잊혀진 프랑스 서쪽 도시 라발에 초청받아 ‘영화와 건강’이라고 이름 붙여진 회고전에서 <오아시스>에 관해 발표하게 됐다. 한국영화에 신체장애나 병에 관해 말한다는 것은 대개 한국영화 역사 자체를 되새겨 서술하는 것으로 귀착된다. <벙어리 삼룡>부터 <아다다>나 <서편제>를 거쳐 <오아시스>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영화목록도 그토록 많은 신체 절단자와 절름발이, 장님, 벙어리, 난쟁이, 광인 등등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절름발이와 병자들이 많다는 것은 우선 현실의 반영이다. 즉 전쟁, 위생 상태, 작업장의 안전 부재 등은 수많은 사고의 명백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분석을 좀더 멀리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 일제 강점시 한국인들을 선도했던 표어는 침략자들과 ‘한몸’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산에 여러 다른 전략적 위치에 쇠말뚝을 박았고, 그것은 마치 그토록 많은
[외신기자클럽] 신체 장애와 영웅주의 (+불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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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27일 열릴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후보작들의 흥행성적과 TV시청률 사이의 함수관계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AP>에 따르면, 이번 오스카 작품상 후보작 5편은 흥행성적이라는 기준에서 볼 때 근래 들어 가장 부진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에비에이터> <사이드웨이> <네버랜드를 찾아서> <레이> 등 올해 작품상 후보작 5편이 동원한 관객 수는 모두 5100만명으로, <아마데우스>가 상을 받던 20년 전의 4100만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최근 5년 동안 후보작들이 동원한 총관객 수가 1억명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후보작 중 1억달러 이상의 흥행성적을 기록한 영화가 포함되지 않은 것도 15년 만에 처음이다. 5편 중 가장 성적이 나은 <에비에이터>의 박스오피스는 9천만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올해 오스카 후보작 흥행성적 근래 최악… 시청률 동반하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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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한 영국배우 숀 코너리(74)가 아랫집 이웃으로부터 3천만달러짜리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고 <AP>가 보도했다. 고소장의 내용에 따르면, 숀 코너리는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처럼 바깥에서는 품위있는 신사처럼 행동하면서 실생활에서는 이웃들을 무시하고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제기한 버튼 술탄은 안과의사로, 부인과 딸들과 함께 맨해튼 이스트 사이드의 6층짜리 건물 4층에 거주하고 있고, 숀 코너리는 아내과 함께 5,6층을 쓰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9월경 숀 코너리가 내부 개조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끊임없는 소음과 악취에다가 물이 새고 쥐가 끓게 되어 술탄이 소유하고 있는 고가구 등이 손상됐다는 것이다.
또 2002년 4월7일에는 큰 음악소리와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술탄의 딸이 조용히 해달라고 하자 “코너리가 악담을 퍼붓고 상스러운 말을 하면서 소리를 줄이지 않고 문을 쾅 닫아버렸다”며 “무례하고 입이 험한 뚱뚱한 노인”이
숀 코너리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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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18일 열린 제28회 일본아카데미상에서 최양일 감독의 <피와 뼈>가 3개의 상을 석권했다. 수상 부문은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스즈키 교카), 남우조연상(오다기리 조) 등이다. <피와 뼈>는 <키네마준보>가 선정한 2004년의 영화 10편 중 2위에 올랐고 이 밖에 여러 영화상을 휩쓸었다. 재일동포 김준평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 기타노 다케시는 아깝게 남우주연상을 타지 못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주목받은 또다른 영화는 미스터리 휴먼드라마<한오치>(半落ち)다.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석권한 이 영화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작품. 치매에 걸린 아내를 죽였다고 자수한 형사의 이야기다. 제목 ‘한오치’는 용의자가 범죄사실의 일부만 자백하는 상태를 뜻한다. 일본 도에이가 2004년 1월에 배급, 개봉해 1800만달러 수입을 올린 흥행작이기도 하다. 사사베 기요시가 연출했으며 주인공을 연기한 데라오 아키라가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피와 뼈>, 일본아카데미상 3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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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현장이어 연출 조작
시청률 경쟁이 근본 원인
한국방송 <브이제이 특공대>가 무리수를 둔 방송으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10대 청소년 성매매 현장과 성기 모양의 먹거리를 여과없이 소개한 데 이어, 지난 18일치 방송에서 골동품 우표책 매매 모습을 사전 연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방송 6년째를 맞으며 소재가 고갈된 데다 에스비에스의 금요 드라마 공세에 선정적 소재와 자극적 연출로 맞서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지적이다.
2000년 5월 처음 방송된 <브이제이 특공대>는 ‘비디오 저널리스트’를 대중화하며 ‘다큐멘터리는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며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방송3사에 두루 생겨나기도 했다. 반면, 맛집 소개가 거의 매주 빠지지 않는 등 소재들이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흘러 ‘저널리즘’ 이름값을 못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문제는 지난해 11월 에스비에스가 드라마를 <
‘VJ 특공대’ 잇단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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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밤에 너의 영화를 보았다. 그것은 힘이 셌고 재미가 있었고 나는 흥분했다. 나는 너의 영화를 베를린영화제에 초청하고 싶다. 그것은 2월10일에 발생할 것이다.”
독일인 프로그래머가 부산영화제 마지막 날 내게 보내온 메일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처럼 좀 으스스했다(자동번역프로그램을 통해 한글로 번역해서 보낸 것. 내 시나리오도 자동번역기에 넣어 좀 공포스럽게 할 수 없을까?).
<신성일의 행방불명>이 베를린영화제에 가게 됐다고 자랑하자 최모 선배는 물었다. “베를린인디영화제?” 강모 후배는 물었다. “베를린단편영화제요?”
“베를린영화제, 부산영화제보다 후지대.” 김모는 말했다.
이들이 이러는 걸 보면 대단한 영화제인 게 분명해. 느낌이 좋은 게 왠지 가서 상을 받을 거 같다. 그럼 시상식 단상에 올라가 트로피를 받고 소감을 밝히는 거야. “이 순간을 고대했습니다. (중략) 수상거부를 하면 재밌겠다고 심심할 때 가끔 생각했거든요. 제게 상을 주시니 영
제 55회 베를린영화제 중간결산 [4] - 신재인 감독의 베를린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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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크 폴치/ 감독. <시간의 도망자들>이 PiFan2004에서 상영.
부천시장, 홍건표님께,
저는 엔리크 폴치라고 합니다. <시간의 도망자들>(Tempus Fugit)이라는 영화를 만들어 많은 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적이 있는 스페인 영화감독입니다. PiFan이 없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얼마나 놀라고 충격을 받았는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PiFan은 제가 참가해본 것들 가운데 양적, 질적 측면에서 최고의 인력과 영화를 갖춘 영화제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조직 면에서도 아주 잘 정비된 영화제입니다. 나와 동료들은 작년 7월 PiFan에 게스트로 참가하고서 부천의 영화적 수준과 스탭들의 능력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스페인의 많은 영화인들이 PiFan을 알고 있으며, PiFan은 저와 같은 서구 사람들이 동양의 영화계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이자 양질의 상징입니다. 당신의 결정을 재고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훌륭한 영화제의 영혼이었던 집행위
부천영화제 파행 세계 영화인들의 항의서한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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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신형 휴대용 게임기인 PSP의 ‘네모’ 버튼이 눌렀다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 문제로 인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소니 측에서 이를 무상수리해주기로 결정했다.
소니 측에서는 문제의 원인에 대해 제조공정상의 실수라고 발표했다. 다른 버튼들과는 달리 ‘네모’ 버튼의 플라스틱 성형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분이 발생하는데, 그것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해서 생긴 결과라고. 또한 2005년부터 생산된 제품에는 그러한 문제가 없으며, 2004년 출하분 중 약 0.6%에만 해당되는 하자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일본 내수품을 산 소비자들에게서 같은 문제가 지적된 사례가 종종 있는데, 조만간 국내 정식 발매될 제품에는 그런 문제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SP, 버튼 불량 무상수리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