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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서로 상대방의 영역을 침입하는 행위다. 눈이 내리던 어느 날 그녀가 그의 트럭 안으로 대뜸 찾아가자, 무지렁이로 보이던 남자는 주간지에 글을 쓴다는 그녀의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야기 없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바이브레이터>는 클레르 드니의 <금요일 저녁>을 기억하게 한다. 여류작가가 원작을 쓴 두 영화는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이 살을 나누는 이야기, 따스한 체온이 전달되는 이야기다. 그런데 <바이브레이터>의 두 사람은 하룻밤을 보낸 뒤 트럭을 타고 같이 길을 떠난다. 도쿄에서 추운 나라 니가타로, 그리고 다시 도쿄로. <바이브레이터>를 그냥 로드무비가 아닌 서른한살 여자의 마음의 여행으로 만드는 것은 그녀의 모놀로그와 둘의 대화와 화면에 간혹 떠오르는 자막이다. 그녀의 고통이 언뜻 보이고, 둘의 감정이 빛날 즈음 <바이브레이터>는 거기서 문득 끝난다. 유한한 육체와 언젠가는 끝날 그 길과 둘의 관계처
O.S.T와 함께 영화의 여운을 만끽, <바이브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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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는 지난 1997년 감독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제1회 부산 프로모션 플랜(PPP)에 선정됐지만, 2004년이 돼서야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을 받아 완성된 독립영화다. 3천만원을 받아 15일 만에 디지털로 촬영을 마쳤다. 7년 만에,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만든 영화 <프락치>를 20일 개봉하게 된 황철민(45) 감독은 한국 영화계와 관객들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 듯했다.
<프락치>는 정체가 드러나 은신중인 프락치와 그를 감시하는 기관원이 한 여관방에 머물며 벌어지는 상황을 다룬다. 여관방은 프락치의 인권을 억압하는 감옥을 상징한다. 영화 속에서 둘은 방안에 있던 유일한 책인 『죄와 벌』을, 자신들이 연기하면서 비디오카메라로 영화를 찍는다. 그 책이 『죄와 벌』이라는 사실은 “프락치도 인권을 침해당한 피해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락치 활동의 죄는 남고 벌도 받아야 한다”는 감독의 생각을 대변하는 듯하다. 실제로 프락치는 죽임을 당
영화 <프락치> 황철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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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는 눈이 크다’라는 말은 ‘김혜수의 성은 김이다’라는 말처럼 들린다. 20년 가까이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에서 보아왔기 때문에 그저 당연할 뿐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분홍신>(청년필름 제작)의 촬영현장에서 카메라 앞에서 선 그의 눈이 진짜 커 보였다. 4일 마포의 한 오피스텔 복도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김혜수는 자다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딸을 찾기 위해 복도로 나왔다가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불안과 공포로 흔들리는 눈망울에 온 몸의 신경이 모두 모여버린 듯 그의 눈은 크게 떨고 있었다.
<와니와 준하>를 만들었던 김용균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인 <분홍신>은 분홍신을 신고 끝없이 춤을 추다가 스스로 발목을 자른 소녀의 이야기인 안델센의 동화를 모티브로 가져온 공포영화다. 18년째 연기를 해왔고 중편 <메모리스>에서 으스스한 연기를 한 적이 있지만 본격 공포연기는 처음이다. “공포영화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얼굴없는
<분홍신> 촬영현장의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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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천사인가? 때 묻지 않은 영혼이며 순진무구의 표상? 이 세상 더러움에 행여 물들까 어린 자녀 양육에 노심초사 올인하는 전국의 부모님들, 기억 한번 더듬어보시라. 먼 옛날 얘기도 아니다. 기껏해야 20~30년 전, 당신은 어떤 어린이였는가? 때 묻지 않은 영혼? 순진무구의 표상? 오호, 정말 그러셨는가? 물론 기억만큼 왜곡이 쉽고 빈번한 영역도 없을 테니, 당신은 이렇게 대답할지도 모른다. “옛날 그 시절의 아이들은 얼마나 순수하고 착했는지. 거기 비하면 요즘 애들이 되바라지고 발랑 까지긴 했어. 다 삭막하게 변해버린 세상 탓이야.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여전히 맑고 순수하지.” 아, 예. 그게 사실이라면 당신은 아마도 본인과는 상당히 멀리 떨어진 행성에서 ‘국민학교’를 졸업하셨나 보다. 참고로, 서울 변두리에 위치한 내 모교는, 일명 콩나물시루 교실에 3학년까지 2부제 수업을 실시하던, 1980년대 당시 기준에서 몹시 평범한 공립학교였다.
그 시절 우리는 다 친구였다고
[정이현의 해석남녀] <파송송 계란탁>의 인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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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철지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포일러(spoiler). 망치는 사람, 흥을 깨는 사람 등을 일컫는 영어 단어다. 영화판에선 ‘영화의 결말이나 반전에 관한 정보를 미리 흘려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깨는 사람 또는 글’을 뜻하는 말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기자가 최근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바로 “<혈의 누> 범인이 ○○○가 맞냐?”는 것이다. 인터넷을 뒤적이다 우연히 “범인은 ○○○”라는 덧글을 봤단다. 물어보면서 반드시 덧붙이는 말도 있다. “범인은 얘기하지 말고 덧글이 맞는지 안맞는지만 알려줘.” 사실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으면 이미 밟아버린 지뢰의 피해를 원상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여기에는 “글쎄…”라며 어물쩡 넘기는 게 상책이다.
지난 4일 개봉한 <혈의 누>와 관련한 스포일러가, 범인을 포함한 영화 내용이 미리 알려지길 꺼린 제작사가 예외적으로 언론·배급시사회만 하고 일반시사회를 하지 않았음에도 개봉 몇주 전부터 인터넷상에
[팝콘&콜라] <혈의 누> 범인은 ○○○! 영화계 골칫거리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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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 및 특수효과 제작회사 디지스팟(DG Spot)이 미국만화<마스터마인드>(MasterMinds)를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고 <버라이어티>가 5월4일자로 보도했다. <마스터마인드>는 LA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마스터마인드 언리미티드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한국회사가 미국 창작물의 판권을 매입해서 각색, 제작하는 경우는 이번이 최초라고 <버라이어티>가 지적했다.
<마스터마인드>는 기존 슈퍼히어로 만화와 달리 악당들의 시각을 담은 ‘슈퍼악당 만화’라는 점이 독특하다. 오로지 세계 정복을 꿈꾸는 다섯 명의 괴짜 악당들이 그 주인공이다. 올여름부터 제작에 들어갈 이번 애니메이션에는 마블 코믹스의 대부 스탠 리도 목소리 출연을 할 예정이다.
<마스터마인드>를 만든 팀의 일원인 아론 소우드는 이 만화를 만들기 전까지 스탠 리 미디어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했고 <타이탄 A.E.>와 <아나스타샤>
국내회사 디지스팟이 미국만화를 장편애니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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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필성 감독이 <남극일기>를 낳기까진 무려 6년이 걸렸다. 1999년, 무보급 남극 횡단에 도전했다 좌절한 허영호 대장의 다큐멘터리를 접한 뒤 임 감독의 뇌수에 수정된 <남극일기>가 극지(極地)에서 자신의 욕망과 대면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 태어나기까지는 산 넘어 산이었다.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거대한 외양을 처음으로 내보이는 <남극일기>를 맛보기에 앞서, 임 감독이 직접 쓴 고통의 촬영일지 일부를 뜯어와 싣는다.
‘Kiwi’-과일 아님. 뉴질랜드 스탭을 부르는 말.
“도대체 영화를 찍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 키위들에게 한마디 했더니 통역을 맡았던 (정)원조가 말을 전하지 못하고 훌쩍인다. 6월25일, 마운틴 라이포드. 도달불능점에 다가서는 대원들의 심리적, 육체적 한계가 극에 달하는 듀피크 정상 장면을 찍기 위해 찜 해놓은 곳인데 마지막 헌팅때까지만 하더라도 완벽한 설산이었던 라이포드는 이젠 눈이 녹아
임필성 감독이 쓴 고통의 <남극일기> 촬영일지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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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권오성, 5인프로젝트팀, 이애림, 이성강, 박재동 /한국 | 2005년 | 73분
감독들은 애니메이션이 지닌 강점을 적극 이용하여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기법으로 여섯 개의 단편을 만들어 냈다. 실사 영화인 <다섯 개의 시선>이 한국 사회가 직면해 있는 인권 침해의 문제를 리얼리즘적 시각에 기초하여 풀어 나갔다면 애니메이션인 <별별 이야기>는 보다 기발하고 시적인 연출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한 단계 승화시켜 펼쳐 보인다.
시인은 시적인 언어로 대상을 새롭게 해석하는 능력을 발휘하며 작고 하찮은 존재에게서도 생의 진리를 유추해낸다. <별별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감독들의 세심한 시선은 바로 그러한 시인의 시선과 일맥상통하며 그 섬세한 붓 터치는 시적 언어의 절묘한 배치에 다름 아니다. 미니멀한 공간 연출이 돋보이는 <낮잠>은 장애아가 처한 현실적 장벽을 현실과 환상의 절묘한 배합 속에서 따뜻하게 묘사한
[관객평론] <별별 이야기>, 영롱한 한 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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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5월6일 오후 7시 전북대 문화관에서 폐막식을 하고 8박9일에 걸친 여정을 마감한다. 영화배우 공형진과 윤지혜가 사회를 맡는 오늘 폐막식에는 영화제 홍보대사 김동완과 폐막작인 <남극일기>의 제작자 차승재 대표, 임필성 감독, 주연배우 송강호와 유지태 등이 참석해서 축제를 마감하는 자리에 함께할 예정이다. 폐막식이 끝난 뒤에는 남극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남극일기>가 국내 최초로 상영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한산했던 예년과 달리 높은 예매율과 좌석점유율을 보였고, 마술과 콘서트, 마임 등 다양한 공연을 준비해 축제의 분위기를 더했다. 영화제측이 중간집계한 예매율은 60%고 좌석점유율은 74%. 가장 높은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은 디지털 독립장편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한국영화의 흐름’과 세번에 걸친 심야상영, 일본 독립영화의 거장인 ‘소마이 신지 회고전’ 등이었다. 시민들과의 친밀도를 높이겠다는 영화제의 의지에 응답하듯 비교적 대중성이 강
2005 전주국제영화제 결산-디지털 독립 장편의 재발견(+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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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라울 루이즈/프랑스, 칠레/2004년/90분
피노체트의 쿠데타 이후 프랑스로 망명했던 라울 루이즈가 고국 칠레로 돌아가 만든 영화. 페데리코 가나의 소설 두 편을 자유롭게 각색해 환상과 실재를 넘나드는 꿈같은 시간을 창조했다. 두 노인이 어느 바에서 만나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들 주변은 텅빈듯 하다가 사람들로 넘쳐나기도 하고, 이야기가 그대로 그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들은 어쩌면 이미 죽은 이들일지도 모른다. 두 노인 중에서 돈 페데리코라 불리는 노인이 30년 전에 집안일을 돌봐주던 하녀를 추억하자 영화는 어느덧 돈 페데리코의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
<시골에서의 나날들>은 흔히 마술적 리얼리즘이라 불리는 남미의 독특한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성냥을 모으는게 취미인 노인은 성냥에 물을 주고, 그 성냥은 나무처럼 자라나고, 사람들은 천연덕스럽게 성냥을 옮긴다. 죽음 직전까지 갔던 하녀는 하룻밤 사이 부활해서 기운차게 잔치 음식 메뉴를 고민한다. 늙은
<시골에서의 나날들> Dias de Cam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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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클루삭과 필립 레문다가 세계 최고의 거짓말쟁이들이 아니라면, 아마도 체코 최고의 거짓말쟁이들일 것이다. 프라하 영화학교에서 만난 두 사람은 거대한 하이퍼마켓(쇼핑몰) ‘체코드림’을 짓기로 했다. 최저의 가격으로 제품을 판다는 광고를 TV와 라디오를 통해 내보내고, 교외에는 엄청난 규모의 쇼핑몰을 세웠다. 개장 당일날 모인 프라하 시민들은 어림잡아 2천여명.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껍데기 밖에 없는 가짜 쇼핑몰이다. 디지털 스펙트럼에 초청된 <체코드림>은 그 대담한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담아낸 다큐멘타리이다. 두 사람은 직접 하이퍼마켓의 매니저로 분장하고, 수천명이 모인 장소에서 테잎 커팅식까지 태연스럽게 해낸다. “사람들이 우리를 공격할까봐 불안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하지만 영화감독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계획대로 모인 것이 너무 기뻤다”고 태연자약하게 말하는 두 젊은 감독의 배짱이 놀랍다.
“사회주의 시절의 체코인들은 배급을 받으려고 줄을 섰고
<체코드림>의 비트 클루삭, 필립 레문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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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베커, 올리버 슈바베/독일/2004년/79분
‘자기를 찍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제목 ‘에고(Ego)+슈터(Shooter)’를 보는 순간, 이 작품이 어떤 영화인지는 또렷해진다. 디지털 스펙트럼에 초청된 <에고슈터>는 영화 다이어리다. 독일 퀼른의 어느 허름한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청년 자콥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다. 미래에 대한 아무런 꿈도 없는 그는 클럽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소녀에게 연정을 갖고, 엄마뻘 되는 여인이랑 술을 마시고, 빈집에 숨어 들어가 집기를 파괴한다. 여기에는 또 한대의 카메라가 있다. 가까운 관찰자의 손에 들린 카메라는 자콥의 일상을 제3자의 눈으로 기록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자콥’은 실재 인물이 아니다. 주인공역을 맡은 배우는 독일의 떠오르는 아이돌 스타인 ‘톰 쉴링’. <에고슈터>는 영화 다이어리를 교묘하게 가장한 가짜 다큐멘타리다.
<에고슈터>는 빔 벤더스가 젊은 재능을 발굴하기 위
<에고슈터> Egoshoo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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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우다 코지는 고향에 돌아가는 일을 모험이라고 표현했다. 도쿄에서 전철로 30분 떨어진 지역에서 태어난 그는 고향이 서먹하고 낯설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그 느낌을 살려 영화 <귀향>을 만들었다. <귀향>은 도쿄에서 살고 있는 청년 하루오가 고향에서 보내는 며칠 동안의 이야기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하루오는 고향 친구 미유키의 초대를 받지만, 막상 찾아간 집엔 그녀의 딸 치하루만 있다. 하루오는 치하루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종일 미유키를 찾는다. 열살과 여섯살 먹은 딸이 있는 하기우다는 어떤 어른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아이 때문에 쩔쩔매는 모습이 재미있을 것 같아 이 귀여운 한쌍을 맺어주었다. 티격태격하는 그 관계는 배우들의 실제 생활이기도 했다. “누가 더 어른에 가까운지는 모르겠지만(웃음), 그들은 싸우다 친해지고, 그러다 다시 싸우곤 했다. 사실 싸운 시간이 더 많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8mm 카메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하기우다는 그 시절
<귀향>의 하기우다 코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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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안슬기/ 한국/ 2005년/ 80분
사회의 그늘에서 외롭게 살아가던 네 남녀가 서로를 바라보고 보듬으며 일종의 대안가족을 이루는 이야기, <다섯은 너무 많아>는 사회에서 소외받는 이들의 애환이라는 자칫 무겁고 어두워질 수 있는 소재를 밝고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가출한 고등학생 동규는 당장 살아갈 일이 막막하다. 돈벌이로 일회용품 사용업소 신고를 생각한 그는 자주 들르던 도시락집에서 증거를 확보한다. 당황한 도시락집 점원 시내가 던진 돌에 맞아 쓰러진 동규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시내에게 자길 책임지라고 윽박지르고, 시내의 자취방에 눌러 살기 시작한다. 일하던 식당에서 몇 달째 월급을 못받고 거리로 나 앉은 연변 처녀 영희의 딱한 사정을 들은 시내는 잠시 그를 보살피기로 하는데, 곧이어 파산한 영희의 고용주까지 시내의 자취방으로 흘러들어오게 된다.
가출 청소년, 불법 체류자, 파산한 자영업자, 그리고 처녀 가장의 기이한 동거. <다섯은 너
<다섯은 너무 많아> Five Is Too M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