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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 영화의 모범 답안을 제시한 의 빈센조 나탈리 감독은 그 유명한 ‘인간 깍두기’ 장면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한 남자가 큐브 안을 탐색하다가 온 몸이 격자모양으로 잘려나가는 이 장면은, 별다른 설명 없이 큐브의 작동 방법을 관객에게 이해시키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뼈와 살이 깨끗이 분리되는 장면을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닐 듯. 감독조차도 반쯤 포기했던 이 구상은 특수효과를 직업으로 삼는 절친한 친구들을 통해 실현된다. 거의 무보수로 일했다는 그들은 실리콘 소재의 가짜 살들을 쌓아올린 뒤 무너트리고 그것을 촬영해 디지털로 마무리했다. 단 한번의 시도로 촬영에 성공했다고 하니,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선 운도 필요한 모양이다. 아참, 떨어져나간 머리통은 컬트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챙겨갔다나.
<큐브> 인간 깍두기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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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 <마파도>가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기 위해 신병훈련소에 입소했던 이정진이 3월 25일 퇴소와 함께 <마파도> 특별 상영회에 참석한다. <마파도> 특별 상영회는 최근 독도 영유권 문제가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르자 ‘섬사수’ 내용을 다룬 <마파도>도 ‘독도지키기’에 동참하겠다는 뜻으로 준비되었다.
이정진은 25일 오후 1시에 양평 훈련소를 퇴소하자마자 특별상영회 장소인 용산으로 직행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의 맹형규, 김영선 의원 및 독도수비대 회장인 최재익씨도 이날 행사에 참석의사를 전해왔다. 실제 특별상영회를 주선한 이는 지난 기자시사회때 “엽기 할매들이 환상의 섬 마파도를 지켜낸 것처럼, 그 기운이 여러분에게도 전해져 우리 땅 독도를 지키려는 힘이 용솟음쳤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김을동씨라고. 한편 <마파도>는 개봉 11일만에 전국관객 120만명을 돌파해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현재도
이정진, 신병훈련소 퇴소 직후 <마파도> 특별상영회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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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 >>
드라마 <애정의 조건> <해신> 등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연기했던 장군의 손자, 송일국이 완벽한 ‘작업남’으로 변신한다. 상대는 역시나 만만치 않은 연애선수로 등장하여, 그간의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던질 손예진. 그들의 차기작 <작업의 정석>은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완벽한 유혹의 기술을 터득했다고 자부하는 두 남녀가 서로에게 빠져드는 과정을 다룰 것이다. 손예진이 <외출>의 촬영을 마치는 6월 말 크랭크인 예정.
김아중, 정경호 >>
드라마 <해신>과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각각 인기를 모았던 김아중과 정경호가, 성격이며 연애관 등이 정반대인 두 형제의 사랑을 유쾌하게 풀어낼 <광식이 동생 광태>에 합류했다. <광식이 동생 광태>는 김주혁과 봉태규가 형제로 나선 가운데 이요원의 컴백 작품으로 화제가 된 작품. 두 사람은 광태(봉태규)가 사랑에 빠지는 경재와 윤
[캐스팅 소식] 완벽한 ‘작업남’으로 변신할 송일국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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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엔 메이크업, 카세트테이프 노래, 이 예쁜 선물 가발을 쓰면. 어느새 난 무대에 선 노래하는 펑크 록 스타!” 조승우의 노래 <상자 속의 가발>(Wig in a Box)이 시작되자 클럽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든다. 지난 3월14일 화이트데이, 홍익대 앞의 클럽 ‘롤링홀’에서 뮤지컬 <헤드윅>의 제작발표회가 있었다. <헤드윅>은 동독 출신 트랜스젠더 록 가수의 정체성 찾기와 사랑을 다룬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잡지 <롤링스톤>에 의해 “진정한 록을 선보인 최초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국내에는 지난 2002년 개봉한 영화 버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제작발표회와 달리 록 밴드 공연처럼 꾸며진 이번 발표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사람은 ‘헤드윅’ 역을 맡은 <말아톤>의 조승우였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지킬 앤 하이드>로 한국 뮤지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그는 <헤드윅>의
조승우, 뮤지컬 <헤드윅> 제작발표회에서 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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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비티가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쓴소리 한마디를 했다. 지난 3월11일 소비자 권익에 힘쓴 공로로 필립 버튼 상을 받기 위해 단상에 올라간 그는 “캘리포니아 주민의 1%에 불과한 부유층에 맞서는 액션히어로가 돼라. 그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가하고 월스트리트 거물과의 저녁약속 따위는 파기하라(Terminate)”고 아놀드 슈워제네거에게 조언을 던졌다. 이에 대한 주지사의 반박. “캘리포니아의 문제는 세입이 아니라 낭비다.” 돈 앞에 무상한 게 권력이라.
워런 비티,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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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을 비롯한 애니메이션 화제작들이 잇달아 DVD로 발매된다.
오는 3월 25일 발매될 는 귀여운 캐릭터들의 엽기 발랄한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코믹 애니메이션. 노는 것을 지상과제로 여기는 활달한 여고생 와피코를 중심으로 하늘을 나는 금붕어와 말하는 젖소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일류 제작진이 만들어낸 높은 완성도로 1991년 첫 공개 이래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이다. DVD 박스에는 TV 시리즈 총 54화를 수록했으며, 초기 생산품에 한해 메시지 CD와 특제 부클릿 등이 증정된다. 가격은 52,290엔.
4월 22일 발매되는 (VOL.1)은 후지시마 코스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인기 애니메이션. 공대생 케이이치와 아름다운 여신 베르단디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5부작으로 제작된 OVA(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가 DVD로 출시된 바 있는데, 이번에 발매되는 것은 원작에 보다 충실하게 만들어진 TV판이다. 부록으로는 성우들의 모습을
일본, TV 애니메이션 화제작들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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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여왕도 15만원은 아깝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오스카를 수상한 힐러리 스왱크가 뉴질랜드 세관과 승강이를 벌이는 중으로 밝혀졌다. 지난 1월15일 뉴질랜드에 입국하던 그는 가방 속 사과와 오렌지 하나를 신고하지 않아 200뉴질랜드달러(15만원)의 벌금을 부가받았고, 그 즉시 자신의 변호사들에게 연락해 벌금 부과에 대한 이의를 제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 섬나라 뉴질랜드는 외부로부터의 병충해 방지를 위해 과일 등의 반입을 원천 금지하고 있다.
힐러리 스왱크, 뉴질랜드 세관과 승강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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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팰트로가 자신의 전 약혼남과 그의 전 여자친구를 다시 맺어주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브래드 피트가 제작자로 참여하는 <위험한 장난>(Running with Scissors)에 출연 예정인 팰트로가, 제니퍼 애니스톤에게 함께 작업할 것을 제안한 것. 한 측근은 팰트로가 “자신의 새 영화에서 두 사람이 친밀하게 작업하길 원했다”고 전했다. 팰트로와 피트는 1996년 약혼한 바 있고, 2000년 결혼했던 애니스톤과 피트는 지난 1월 결별을 선언했다.
기네스 팰트로의 기묘한 중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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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스크린을 지켜왔던 80살의 노배우에게 어울리는 가장 멋진 은퇴작은 과연 어떤 영화일까. 폴 뉴먼은 최근 <AP>를 통해 “나의 가장 큰 두 열정인, 연기와 레이싱 모두 끝나가고 있다”고 전하면서, 다음 작품이 은퇴작이 될 것임을 밝혔다. 그가 생각하는 마지막 영화는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 있다. 단지 <내일을 향해 쏴라>와 <스팅>에서 빛나는 콤비를 이뤘던 로버트 레드퍼드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출 것이라는 후문이 있을 뿐이다.
노배우 폴 뉴먼의 은퇴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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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파도>는 억척스런 섬마을 다섯 할매와 뭍에서 건너온 어리버리한 두 사내가 벌이는 해프닝을 다룬 영화. 그러나 160억원짜리 당첨 복권을 들고 사라진 장끝순이 없었다면 섬에서 이루어진 이들의 운명적인 만남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막상 영화 속에서는 도입부와 결말에서만 얼굴을 보인 장끝순을 연기한 서영희는, <질투는 나의 힘> <라이어> 등에서 작지만 의미심장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각각의 영화를 볼 때는 그의 전작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매번 다른 모습을 싣기에, 그의 평범해 보이는 앳됨은 제법 유리한 조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질투는 나의 힘>에서 보여줬던, 평범함과 광기를 오가는 하숙집 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극 <모스키토>의 팸플릿에서 사진을 발견한 영화사쪽에서 먼저 캐스팅 제의를 해왔다. 영화도 처음이고 해서 그냥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자는 생각밖에 없었다. 남들은 그런 인물을 연기하는 게 어렵
<마파도>의 서영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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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 10위안에 든 <말아톤>은 DVD도 특별하게 제작중이다. <말아톤> DVD를 제작중인 케이디미디어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 기능과 조승우 팬들을 위한 부가영상을 포함해 5월중에 <말아톤>의 DVD와 VHS를 동시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음성해설은 감독이 연출한 영화속 풍경이나 상황 등에 대한 묘사를 성우가 나레이션을 통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시각장애인들도 영화의 감동을 느낄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장애극복을 소재로 한 영화인만큼, 보다 많은 장애인들에게 영화감상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또 여성팬들이 조승우에 대한 부가영상을 요청하자 팬들의 의견을 수렴한 특별한 서플먼트도 준비중이다. 케이디미디어의 차주엽 과장은 “제작과정에서 관객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개봉관의 흥행성적을 DVD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말아톤> DVD, 시각장애인들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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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잠복근무>에서 신인배우 하정우가 맡은 인물인 조 형사는 경찰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캐릭터다. 조 형사는 의욕 넘치는 신참 여형사 천재인(김선아)이 매번 작전 수행을 방해한다고 여겨서 그녀를 무시한다. 후배 형사가 넘어야 할 산이자 야심의 이면을 알 수 없는 냉정한 인간형. 안경알 너머에는 낌새 나쁜 눈빛이 숨어 있다. 호락호락할 것 같지 않은 인상이 좀 닮았지만, 하정우의 눈매는 조 형사의 것보다 훨씬 동그랗다. 영화와 만화, 책을 좋아한다는 그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처럼 동네마다 비디오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어 어릴 때부터 안데르센 동화의 애니메이션부터 각종 영화를 두루 섭렵”해왔고 “좋아하는 영화는 백번이고 다시 보는 성격이라 특히 <대부>를 바이블 삼아 호연지기를 키웠다”고 말하는 스물일곱 청년이다. 묻는 질문에만 대답할 것 같은 묵직한 이미지가 재치있는 어휘 사용으로 가볍게 출렁인다.
“힘들더라도 그것이 견딜 만하
벅찬 호흡으로 달려가는 영화인, <잠복근무> 배우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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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은 요즘 바쁘다. 우선 제작사 씨네월드의 대표로 할 일이 많다. 한편으론 <황산벌>에 이어 또 한편의 사극영화의 촬영을 준비 중이다. 삼국시대의 전장을 지역별 사투리의 경연장으로 뒤덮고, 희극과 비극을 한자리에 모아봤던 <황산벌> 이후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의 제목은 <왕의 남자>(제작 이글 픽쳐스)다. 폭정의 시간으로 기록되어 있는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광대와 왕이 서로의 역할을 비추면서 한판 놀아보고, 맞장떠보는 영화다. 크랭크인 준비까지 다 해놓고 기다리다, 영화계 병풍으로 주인공 역의 배우가 군대를 가는 바람에 다소 지연되긴 했지만, 6월경 드디어 촬영 예정이다. 그의 사극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계속된다. 그 얘기를 나눴다.
-<왕의 남자>는 시나리오 분위기만으로 보면, <황산벌>하고 비슷한 면이 있다.
=사극은 원래 비극이 많다. 사극을 소재로 찾다보면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인물과 사건에 관심
<황산벌> 이어 <왕의 남자> 연출하는 이준익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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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축축한 런던 거리를 유령처럼 쏘다니는 이 남자는 확실히 정상이 아니다. 구부정한 자세로 불편한 걸음을 뻗으며, 시종 알 수 없는 말을 혼자서 중얼거리고, 수시로 해독 불능의 상형문자를 노트에 휘갈기는 그는 보는 이의 마음속에 그늘을 만드는 존재다. 깨어진 거울 속 이미지처럼 조각난 기억 또는 자아의 파편을 짜맞추는 사내의 이야기 <스파이더>는 과연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작품답다. 하지만 <스파이더>가 이룬 성취를 전적으로 감독 몫으로 돌린다면 그건 부당한 일이다. 스스로를 완전히 ‘거미-인간’으로 변화시킨 레이프 파인즈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그저 ‘스파이더 맨’이 됐을지도 모른다(그는 자신의 이름이 영어 고어의 발음을 따라 ‘레이프’라고 발음한다고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사실, 태생부터 <스파이더>는 레이프 파인즈를 빼놓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가 프로듀서 캐서린 베일리와 함께 이 시나리오를 접한 것은 1998년으
암흑을 사랑하는 선굵은 정통파, <스파이더>의 레이프 파인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