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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프란셔스 본프레레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결국 사퇴했다. 움베르토 마누에우 제수스 코엘요 전 감독이 우리의 곁을 떠났던 그날처럼. 감독이 죄인, 선수가 원흉, 협회가 무능, 언론이 조장, 여론이 사주했단다. 무엇이 이번 참사에 가장 혁혁한 전과를 세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선택이 대패착이라는 점은 틀림없다. 월드컵 예선을 통과시킨 외국인 감독을 몇 차례 시합에서의 부진을 이유로 몰아내는 지금의 정서는 그저 ‘광기’다. 이 상황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겠다고 나설 외국 감독이 누구일지 정말 궁금하다. “아무도 오려 하지 않는다”가 냉정한 현실이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생각난 사람은 발레리 니폼니쉬였다. 요즘 심심찮게 그에게 대표팀을 맡겨야 한다는 기사나 축구커뮤니티 게시판의 글이 눈에 들어온다. 오지도 않겠지만 절대 반대다. 온라인 폴에서 그의 이름을 클릭하는 사람들은 지금 그가 뭘하고 어디서 지내는지 알고나 있을까. 1998년까지 4년간 부천SK를 이끌던
[오픈칼럼] 니포사커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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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드라마 최고의 화제작이 <로스트>와 <위기의 주부들>이란 소식을 들었을 때, 관심이 갔던 것은 전자였다. 낯선 섬에 떨어져 현실인지, 환상인지 모를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모험극 <로스트>에. 교외에 사는 가정주부들의 일상을 다루는 <위기의 주부들>은 그냥 잘 만든 소프 오페라 정도라고 생각했다. <다이너스티>와 <달라스>의 영광을 재현한 정도가 아닐까, 라고도.
<위기의 주부들>을 4회 정도 보고 나자, 생각이 바뀌었다. 너무나 궁금해서, 순식간에 마지막까지 구해서 다 봤다. 그리고 확신했다. 최근 나온 드라마 중에서는 가히 최고의 드라마라고. 한 가정주부가 자살하고, 친구들이 이유를 밝혀나가는 이야기인 <위기의 주부들>은 일반적인 소프 오페라에 범죄스릴러를 얹은 정도가 아니다. 데이비드 린치가 교외를 중산층의 악몽으로 그려낸다면, <위기의 주부들>은 주부들이 살아가는 현실
[B딱하게 보기] 중산층 일상의 악몽, <위기의 주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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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80년대 후반에 운전면허를 따셨다. 마이카 붐이 불어오던 시기였다. 온통 거리에 초보들이 넘쳐나던 시절. 당신도 중고차를 사서 거리의 초보 운전자 대열에 합류하셨다. 어머니를 태우고 강원도, 충청도 곳곳으로 신나게 돌아다니셨는데 가끔 논 한가운데로 부웅 날아가 사뿐히 안착하는 놀라운 묘기를 선보이기도 하셨다(깔고 앉은 벼값은 물론 물어주셔야만 했다).
어머니는 90년대 중반에 면허를 따셨다. 50대 중반의 일이었다. 어머니는 주차를 잘 못하셔서 가끔 쫙 뚫린 고속도로나 주행하시는 게 고작이었지만 지금도 운전에 있어서만은 아버지를 능가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뻥뻥 치신다.
동갑인 두분은 60대 후반이신데 이제 운전에는 완전히 흥미를 잃으셨다. “눈도 침침하고 생각대로 잘 되지도 않고 기름값도 많이 들고….” 그래서 공짜 경로표를 주는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신다. 그러나 이 두분이 결코 포기하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길참견이다.
일단 이 두분은 자동차 뒷자리에 올라타는
[이창] 길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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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9월을 맞고 있다, 라고 쓰면 잘난 척하는 말로 들리려나. 그래도 사실이니 양해해주시길. 8월 마지막 주를 맞아 뒤늦은 여름휴가를 떠났다. 6년 전 배낭여행으로 유럽을 돌아다닌 뒤로 처음 유럽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결심한 터라 조금은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막상 피렌체의 어느 호텔방에서 하루 휴가를 이 글을 쓰는 데 소비하고 있는 게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지만 말이다.
휴가지로 피렌체를 택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전세계 미술품의 5분의 1이 이곳에 있다는 말 때문이었다. 이건 셰익스피어랑 인도를 바꾸지 않겠다고 했던 어떤 서구인의 오만과 비슷한 과장법인데 그래도 이렇게 말할 정도면 뭔가 있긴 있나보다 싶은 호기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물론 르네상스 미술이 여기서 싹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볼 만한 이유는 충분해 보였다. 실제로 가까이서 본 피렌체는 도시 전체가 일종의 미술품 같다. 두오모나 궁전이나 박물관처럼 유명한 건물뿐 아니라
[편집장이 독자에게] 피렌체에서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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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호러 프랜차이즈 <여고괴담> 시리즈의 최신작 <여고괴담 4: 목소리>가 9월 22일 시네마서비스를 통해 출시된다.
억울하게 죽은 여고생 영언과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선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여고괴담 4>는 소리의 공포를 전달하기 위해 사운드에 많은 공을 들인 작품. DVD에는 그러한 장점을 최대한 살린 DTS 음향이 포함된다고 하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편과 부록으로 구분된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되며 본편 디스크에는 두 종류의 음성해설이 수록될 예정. 첫 번째 음성해설은 최익환 감독, 김용흥 촬영 감독 등 제작스탭들이 맡았는데, 이 가운데 김창섭 사운드 슈퍼바이저가 참여가 눈에 띈다. 음향 전문가의 견해를 들을 수 있는 드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음성해설에는 김서형, 김옥빈 등 <여고괴담> 시리즈의 맥을 이은 신인 연기자들이 참여했다.
부록 디스크에는 메이킹 필름과, 감독 및 주연 배우 인터뷰 외에
DTS로 들려주는 공포, <여고괴담 4>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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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이 진행 중인 한낮의 청담동 카페. 뜰이 내려다보이는 이층에서 창문을 고치던 아저씨가 유리창을 망치로 두드린다. 굉음과 함께 마당으로 떨어지는 커다란 유리 파편들. 촬영 중이던 여배우의 발치에 파편들이 떨어지고, 같이 있던 사람들은 가슴을 쓸어내린다. 씩 웃으며 “이거 우리 영화 대박나려는 조짐이야”라고 말하는 간 큰 여배우. 김원희. 그가 MBC 21기 공채 탤런트로 입문하여 동기 장동건, 박주미와 함께 시작한 연기 생활도 벌써 14년이 흘렀다. <임꺽정> <꿈의 궁전> <은실이> <퀸>을 통해 활약한 드라마보다는 <헤이 헤이 헤이> <대한민국 1교시> <놀러와> 같은 오락프로그램으로 ‘예능의 퀸’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된 1972년생 여배우 김원희. 그래서인지 인터뷰 당일에도 카페 담벼락에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팬들이 몰려와 “언니 예뻐요”를 연발했다. 카메오 출연을 제외하면 2000년에 방영된 <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의 김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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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밑이었다. <겨울연가> 주인공 준상의 동상이 춘천에 세워졌다는 뉴스를 접했다(알고 보니 남이섬에도 있다고 한다). 당시 화제의 초점은 그 동상이 실물과 전혀 안 닮았다는 점이었지만, 나는 동상이 된 배우의 심경이 더없이 궁금했고 걱정스러웠다. 배용준이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로 커리어 항로를 영화쪽으로 매끄럽게 선회하자마자 <겨울연가>로 불어닥친 한류 폭풍은 그에게 막대한 힘을 주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배용준을 외딴 성에 칩거하는 괴팍한 왕자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걱정도 팔자다” 내지 “너나 잘하세요”라는 소리를 들어 마땅한 우려였지만.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그의 마음이 궁금했다는 점이다.
사실 지금부터 쓰려는 것은 남은 이야기다. <씨네21> 517호에 실은 표지이야기는 그날 배용준이 들려준 이야기의 약 1/10에 불과했다. 분명, 한류 이후 배용준은 “이건 거의 알현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 때
미소 속에 비친 지독한 도전자, <외출>의 배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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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에는 주먹>을 만들던 좌파감독 마린 카미츠는 1970년대 이후 방향을 바꿔 작가영화의 배급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1980년대에 MK2사를 설립하면서부터는 예술영화의 지원자로 자처해왔다. 클로드 샤브롤,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모흐센 마흐말바프 등의 영화에서 제작자 마린 카미츠는 매번 등장하는 이름이었으며, MK2는 예술영화의 제작·배급·상영을 아우르는 거대한 권력이 됐다. 여타 예술영화 제작사와 달리 MK2는 DVD 제작에도 열의를 보여왔는데, 그 결과 MK2의 DVD는 만듦새의 보증수표가 된 지 오래다. 그중 박스 세트로 선보인 세 DVD를 소개하면서 MK2 DVD의 한 경향을 파악해볼까 한다.
<소매치기> <잔다르크의 재판> <돈> 외에 다큐멘터리 <소매치기의 모델들>이 별도 수록된 <로베르 브레송 작품집>은 기존의 <프랑수아 트뤼포 작품집>과 <찰리 채플린 작품집>을 잇는, 2
[해외 타이틀] 프랑스 예술영화의 지원자, M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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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왕> DVD는 국내 최초의 음성해설 수록 타이틀이다(녹음은 <정>이 먼저지만 발매는 <반칙왕>이 앞섰다). 김지운 감독에게 붙는 ‘DVD 제작에 적극적인’ 등의 수식어는 바로 이 타이틀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첫 녹음이라 초반엔 미리 적힌 내용을 ‘읽는’ 티가 많이 난다. 특히 ‘인물을 백트래킹으로 등장시켜 화면 오른쪽에 위치시키고, 그 인물의 권위와 힘을 표현하려 했다’와 같은 서술이 자주 나오는데, 이건 감독의 말이라기보다는 평론가의 글에 더 가깝다. 이외에도 ‘로 앵글’이니 ‘광각렌즈’니 하는 용어들도 많이 언급돼 <씨네21>을 읽지 않는 관객이라면 조금 어렵다는 인상을 받을 것 같다. 하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에 NG컷이나 리허설로 가장하여 찍은 장면들이 꽤 많다는 점. 대호의 텀블링 장면이나 그가 태백산(박상면)의 눈을 찌르는 장면 등이 좋은 예다. 장면의 의도를 분명하고 정확
[코멘터리] 송강호, 텀블링 장면이 NG인줄 알았다고? <반칙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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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출소한 맥스(진 해크먼)와 5년간의 선원생활을 마친 프랜시스(알 파치노)가 캘리포니아의 시골길에서 만난다. 그리고 세차사업을 같이 하기로 의기투합한 둘은 덴버와 디트로이트를 거쳐 피츠버그로 향한다. <알 파치노의 허수아비>는 뉴 아메리칸 시네마 중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첫 수상하면서 일군의 영화를 대표하게 된 작품이다. 그러니 두 사람의 행로를 서부에서 동부로의 단순한 이동으로 볼 수는 없다. 개척정신과 이상향이 부정되고 권위가 도전받던 때, <허수아비>는 먼 옛날 야만의 땅을 찾았던 자가 문명의 세계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가족의 해체와 사회의 분열, 황폐한 산업을 목격한 그들은 자연스레 유사가족 혹은 동맹을 결성하게 된다. 뉴 아메리칸 시네마에서 그 동맹은 소년과 할머니의 묘한 관계(<해롤드와 모드>) 또는 한 남자의 씁쓸한 분투(<잃어버린 전주곡>)로 형상화될 때도 있지만, <허수아비>는 <이지 라이더&g
[명예의 전당]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대표작, <알 파치노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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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애니메이션 <신조인간 캐산>의 실사판. 하나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영화를 대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실사판은 원작의 캐릭터와 일부 설정만 빌려오고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온갖 혹평을 받아야 했지만, 화려한 영상만으로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특히 DVD 타이틀에 수록된 부가영상에서 시사회 직후 텅 빈 극장 안에서 홀로 눈물을 흘리는 감독의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으로 남는다. 2시간이 넘는 메이킹 필름을 비롯해 음성해설, 인터뷰 등 풍성한 부록이 돋보이는 타이틀이다.
인조인간 캐산의 부활, <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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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행 비행기 안에서 처음 만난 올리버와 에밀리. 서로에게 무작정 끌려 첫 관계 뒤 쿨하게 각자의 길을 간다. 몇년 뒤 다시 만난 이들은 우정을 거쳐 사랑으로 발전한다. 우정과 사랑을 오가는 테마는 낯설지 않지만, <우리, 사랑일까요?>는 20대 젊은이들의 꿈과 좌절이란 현실적 문제들을 다루면서, 신세대의 사랑을 담아낸다. DVD 타이틀에 수록된 부록에는 극장에서 자세히 보여주지 않았던 올리버의 인터넷 회사 ‘기저귀닷컴’이 왜 망했는지, 그 뒷이야기를 삭제장면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사랑과 우정 사이? <우리, 사랑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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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인기 순정만화가 원작으로 총 78화에 이르는 장편 TV애니메이션. 새침데기 소녀 미유와 뜻하지 않은 일을 계기로 한 지붕 아래서 살게 된 잘생긴 소년 카나타, 그리고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 아기 루우와의 기상천외한 동거 생활. 매편 루우를 돌보며 일어나는 상식을 뛰어넘는 재미있는 해프닝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이번 국내 DVD 발매는 1화에서 20화까지를 담은 것으로, 총 7장의 디스크에 수록이 되었다. 다만 국내 미방영분이었던 18화가 DVD에서도 누락된 것이 아쉽다. 왜색이 짙다는 이유이다.
아기보랴 공부하랴, 미유는 바쁘다, <다! 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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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를 처음 보았을 때 누군가의 그림이 머리속에서 가물거렸다. 몇년 뒤, 생폴의 식당에서 벽화를 본 순간 ‘아!’ 하는 탄성을 질렀다. 페르낭 레제는 그렇게 기억 속에 남게 됐다. 둥근 육체의 온화함과 무표정한 얼굴의 싸늘함이 조합될 때 나오는 기이함과 소외감. 레제의 그림과 영화 <권태>(사진)는 그런 느낌이었다. 소외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던 1960년대 전후, 이탈리아의 대표적 작가 두 사람은 권태와 소외를 화두로 삼아 책을 쓴다. 이탈로 칼비노는 <나무 위의 남작>의 서두에서 ‘명상에 잠겨봐야 결국은 무시무시한 권태와 무기력에 도달할 뿐’이라고 말하며, 알베르토 모라비아는 <권태>의 프롤로그에 ‘권태는 소통 부재,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무기력함’이라고 쓴다. 세드릭 칸이 모라비아의 <권태>를 영화화한 동명의 작품에는 그런 느낌, 그런 생각이 박혀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화가에서 철학강사로, 이웃 화가는 우
소외감을 느끼시나요? <권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