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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묘한 선전영화, 일본을 홀리다
일본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독도문제와 역사왜곡 교과서 문제가 시끄러운 요즘, 일본의 우경화를 근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일수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에, 욘사마 열풍으로 한-일간 문화교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한 요즘, 일본 우익세력이 날뛰는 우울한 소식을 매일 접하는 것은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다. 일본에서 지난 3월5일 개봉한 전쟁영화 <로렐라이>가 관심을 끄는 것도 이런 정치적 상황 때문일 것이다. 단순한 극우영화라고 단정하기 힘들지만 <로렐라이>가 보여주는 어떤 태도는 적지않은 위험을 안고 있다. 일본에서 <로렐라이>를 보고 현지 분위기를 관찰한 영화학도 김려실씨는 <로렐라이>가 패전의 역사를 승리의 역사로 조작하는 교묘한 선전영화라고 말한다. 과연 <로렐라이>가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한국에서 8·15는 광복절이지만 일본에서 이날은
일본 극우영화 <로렐라이> [1] - 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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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모자라지만 뉴질랜드여, 안녕
8월24일/ 한국행 비행기 안
결국, 뉴질랜드에서 촬영하기로 했던 장면 중 5% 정도를 찍지 못한 채 이곳을 뜬다. 변덕스런 날씨는 마지막 날까지도 우리를 괴롭혔지만, 키위들은 그래도 우리가 운이 좋은 편이란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지만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뉴질랜드 촬영 쫑파티 때 NZFX의 제프와 한국쪽 특수효과팀 경수가 합심해서 만들어낸 환상적인 불꽃놀이가 떠오른다. <반지의 제왕>과 <라스트 사무라이>를 해낸 그들은 훌륭하게 남극의 자연효과를 재현해줬다. 타이틀 시퀀스에 들어갈 대원들의 행군장면을 헬기로 촬영할 때 오렌지색 구름 뒤로 모습을 보였던 무지개도 머리를 스친다. (봉)준호 형은 <살인의 추억>을 찍을 때 본 무지개에 미신적인 기대를 가졌다는데. 나 역시 그 무지개를 행운의 무지개로 맘속에 새기고 있다. 그 행운이 앞으로의 촬영을 순조롭게 만들어주길 바라며, 뉴질랜드여… 안녕!
세트라서 쉬울
<남극일기> 제작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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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으로부터 3년. 더욱 막강한 공공의 적과의 싸움을 위해 강철중이 돌아왔다. 꼴통 형사가 아닌 말끔한 정장을 입은 검사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는 속편에서 막대한 자금을 무기로 온갖 나쁜 짓을 서슴지 않은 새로운 적, 즉 가진 자와의 고독한 싸움을 이어간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부모, 형제도 가리지 않는 냉혈한에 캐스팅이 된 정준호의 연기 변신이 관심을 끈다.
2장으로 구성된 DVD 타이틀은 본 편 디스크에 강우석 감독과 설경구, 정준호, 강신일 주요 배우들의 음성 해설을 수록했고, 두 번째 디스크에 메이킹 필름을 필두로 인터뷰 영상, 독특한 시사회였던 국회의원, 검사 초청 시사회 현장, 팬들이 직접 참여한 "우리 시대 공공의 적은?" 앙케이트 인터뷰가 주목할 만 하다.
<공공의 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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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제작과 인터넷 판매를 전문으로 해온 ㈜파파DVD(대표 김종래)에서 오는 11일부터 <팬텀 오브 인페르노> 등 화제작 13종을 최고 80% 할인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인터넷 불법 동영상과 오랜 경기침체로 인해 부진한 내수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번 행사의 취지. 여러 타이틀들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팬텀 오브 인페르노>는 국내 최초로 발매된 DVD 인터렉티브(쌍방향) 게임으로, 일본에서 화제를 모았던 인기 게임을 DVD 플레이어와 리모콘만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든 타이틀이다.
또한 철새들의 대장정을 3년여에 걸쳐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위대한 비상 SE>도 눈여겨 볼만한 DVD. 세계 곳곳을 누비는 철새들의 생생한 모습과 함께 새박사로 유명한 경희대 윤무부 교수의 해설도 부록으로 수록되었다.
그 외 13종의 타이틀 중에는 <공각기동대>의 프로덕션IG가 제작한 디지털 애니메이션 <블러드 더 라스
파파DVD, 화제작 13종 할인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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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만국공용어?
6월25일/ 마운틴 라이포드
<올드보이>의 마지막 장면을 비롯해서 전지현이 나오는 디카 광고까지 찍었다는 마운틴 라이포드. 마지막 헌팅 때까지만 해도 완벽한 설산이었던 곳이 눈이 다 녹아서 민둥산이 되어 있다. 팀의 막내인 민재가 리더인 도형의 엄청난 과거를 알게 되고, 근찬의 발은 동상으로 썩어들어가는 등 대원들이 점점 심리적·육체적 한계에 도달하는 듀피크 정상을 찍어야 하는 곳인데, 아무래도 원하는 풍경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 대안이라면 산자락 안으로 파고들어가는 방법 정도? 그러나 뉴질랜드 스탭들은 여건상 촬영이 어렵다며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따져묻자, 침착한 대답이 돌아온다. 장비의 이동과 전력문제. <태극기 휘날리며> 조연출 출신인 조감독 환희는 강원도 산꼭대기까지 수많은 짐을 지고 올라가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었다는데, 운동을 그렇게 싫어하는 나조차 직접 옮길 수 있을 정도의 짐이건만 헬기를 불러야 한다
<남극일기> 제작기 [2] - 한국 스탭 vs 뉴질랜드 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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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가을. 임필성 감독은 무보급 남극 횡단에 도전했다 좌절한 허영호 대장의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접한 뒤, 한계상황에서 원형의 욕망을 드러내는 탐험대원들의 이야기를 구상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 6월 말, 5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데뷔작 <남극일기>의 촬영을 앞둔 떨리는 소감을 <씨네21>에 보내온 바 있다. 그리고 다시 1년. 칠전팔기 끝에 촬영에만 들어가면 모든 것이 순조로울 것이라 굳게 믿었던 임필성 감독은 예상치 못했던 좌절을 연이어 겪으며 고난의 행군을 이어왔다. 작업환경과 스타일이 전혀 다른 뉴질랜드 스탭과의 불화와 화해, 철두철미한 준비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뉴질랜드의 기상변화, 광활한 자연을 세트장 안에 고스란히 재현해야 하는 어려움 등 모든 것은 도달불능점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영화 속 탐험대의 여정과 다를 바가 없었다. 숱한 눈보라와 화이트아웃 상황을 지나 이제는 CG와 믹싱 등 마지막 후반작업에 여념이 없는 임필성 감독. 그가 5월1
<남극일기> 제작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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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호러 하이브리드 장르의 대표주자임을 자신만만하게 내세운 시리즈. 늘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는 휘슬러와 함께 강력한 전투력을 지닌 새로운 캐릭터가 블레이드를 돕는다. 감각적인 영상과 화끈한 뱀파이어 사냥이 볼거리.
전통적으로 우수한 DVD 퀄리티를 자랑한 전편들처럼 또한 그 전통을 이어간다. 뛰어난 화질과 음향을 자랑하며, 부록으로 감독과 제작자 음성 해설을 기본으로, 100분에 이르는 영화 제작 다큐멘터리를 제공한다.
<블레이드 3 Unrated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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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이리나 비요클룬트)는 왜 사람이 따분하게 일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쾌락주의자다. 그녀는 열정이 많다. 그러나 그 열정을 쏟을 대상이 없어 일상이 더 따분하다. 친구 집에 얹혀살면서 집세도 내지 않고 막연히 ‘이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던 밀라는, 바에서 만난 남자 아키 모리슨(새뮬리 에델만)과 하룻밤을 보내고 연인이 된다. 아키는 헤로인 중독자였던 아내와 이혼하고 열살 남짓한 아들 요나스(루프 카리스토)와 둘이 사는 남자. 아키는 마약 밀수단의 일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밀라에게 숨기지만, 뒤늦게 밀라가 눈치챈다.
제법 의도가 분명해 보이는 국내 제명을 가진 영화 <정사3>는 원제가 ‘Me and Morrison’이다. 말하자면 밀라와 아키의 이야기이고, 정말 두 사람만의 이야기다. 세상을 탈출하고 싶다는 건 밀라만의 얘기가 아니라 아키의 꿈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전투기 조종석에 앉아서 나는 상상을 해봐”, “네가 경도를 지정하면 내가 위도를 정할
철딱서니 없는 사랑과 삶, <정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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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무라 류헤이의 <아라가미>에 이은 ‘Duel Project’의 두 번째 작품. 제목인 동시에 영화의 배경이 되는 ‘2LDK’는 원래 ‘2 Living Room, A Dining Room, A Kitchen’ 즉 방 2개, 거실에 부엌이 딸린 아파트나 맨션의 일본식 약어. 그러나 쓰쓰미 유키히코는 이 평범한 공간을 ‘2 women, Love, Die, Kill’을 연상시키는 끔찍한 곳으로 바꿔놓는다.
같은 연예 기획사 소속인 라나(노나미 마호)와 노조미(고이케 에이코)는 도쿄의 2LDK 아파트에서 동거 중인 여배우들이다. 선후배 사이인 둘은 성격과 취향이 완전히 다르다. 포르노 배우 출신인 라나는 구찌, 샤넬 등만 걸치는 명품족에 남자관계가 복잡하고 성공에 목숨 건 여자. 반면 섬 출신으로 도쿄에 상경한 노조미는 ‘도시에서는 승자가 되는 것이 살아남기 위한 규칙’이라고 믿는 배우 지망생이다. 평소 계란에까지 자기 이름 이니셜을 써둘 정도로 기본 규칙에 철저한 노조미에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죽음을 각오한 대결, <2L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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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서비스에서 오는 5월 17일 출시 예정인 <공공의 적 2>의 자세한 사양이 공개됐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되며, 본편은 2.3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과 돌비 디지털 5.1 채널의 음향을 지원한다. 부록으로는 강우석 감독, 배우 설경구, 정준호, 강신일이 참여한 음성해설과 제작관련 영상, 인터뷰 등이 수록된다.
한편 영화 속 긴박한 자동차 추격 씬을 <썸>의 장윤현 감독이 연출했는데, 해당 장면에 관한 장윤현 감독의 인터뷰와 메이킹 필름도 담고 있다. 소비자들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우리 시대 공공의 적’ 앙케이트 인터뷰도 기대가 되는 부록이다.
시네마서비스 관계자에 따르면, 고급스런 디지팩 패키지에 담겨 나올 예정이며 프로덕션 노트가 포함된 화보집도 동봉될 전망이다.
<공공의 적 2> DVD 사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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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부르의 우산>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프랑스 감독 자크 드미(1931~1990)의 대표작 7편을 상영하는 ‘자크 드미 특별전’이 11일부터 19일까지 낙원동으로 자리를 옮긴 서울아트시네마(옛 허리우드 극장)에서 열린다. 자크 드미는 활동시기와 동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영화 철학에서 누벨바그 세대로 소개되기도 하지만 사운드와 이미지가 빚어내는 매혹을 서정적인 스타일로 풀어내면서 다른 누벨바그 감독들과는 차별성 있는 영화세계를 구축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장편 데뷔작인 <룰라>(1961)에서 이미 자크 드미는 춤과 노래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쉘부르의 우산>(1964)과 <로슈포르의 숙녀들>(1967), 마지막 영화 <추억의 마르세이유>(1988)에 이르기까지 춤과 음악을 중요한 모티브이자 이야기를 풀어가는 한 방식으로 삼았다.
또한 드미의 영화에는 운명의 힘에 의해 이끌려가는 여성 주인공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들이 경험
자크 드미 감독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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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상황과 소재를 놓고 두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이야기를 만들게 하자.” 이같은 요지의 기획안을 집어든 가와이 신야. 쓰쓰미 유키히코와 기타무라 류헤이 두 감독에게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죽음을 각오한 대결’이라는 과제를 던졌다. 과제는 ‘듀얼 프로젝트’(Duel Project)라 명명됐고, 두 감독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주인공들마냥,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결을 벌여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기타무라 류헤이는 싸움의 신과 평범한 인간간의 무협 판타지를 골랐다. 이상한 신사에 머물게 된 한 사무라이가, 자신이 사람을 잡아먹는 ‘텐구’이자 싸움의 신 ‘아라가미’라 주장하는 막강한 남자와 서로의 목숨을 놓고 대결하는 것이 줄거리다. ‘아라가미’라는 인물은 인간세계에서 자신의 이름이 ‘미야모토 무사시’라 한다. 일본의 ‘검호’라 불리는 ‘미야모토 무사시’는 검으로 세상을 해쳐나가며 검으로 도에 이른 무사의 표상이다.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에서 무사시를
무사시 대 사무라이, <아라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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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에 기반한 영화 <코치 카터>의 가장 극적인 순간은 농구부 감독 켄 카터(새뮤얼 L. 잭슨)가 커다란 자물쇠로 체육관을 폐쇄할 때다. 그는 농구부 아이들이 자신과의 계약과 달리 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수업일수를 채울 때까지 농구부 훈련은 물론이고 다른 팀과의 경기마저 포기한다. 학생, 학부모, 동료교사, 지역사회까지 반발하지만 카터의 의지는 굳세다.
카터가 리치몬드 고등학교 농구부 감독으로 부임할 때 아이들과 맺은 계약은 그의 말마따나 ‘단순한 규칙’에 불과해 보인다. 모든 학생이 C+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하고 기본 수업일수를 채워야 하며 수업 때는 맨 앞줄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조건은 아이들에게 가혹하기 짝이 없다. 실업과 빈곤, 그리고 폭력이 난무하는 슬럼인 리치몬드의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꿈으로부터 차단돼 있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마저 학생들을 거의 포기한 상태. 카터는 비록 농구부 감독일 뿐이지만 아이들에게
스포츠는 스포츠고 인생은 인생이다, <코치 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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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꿈은 중고교 교사였다. 그래서 영화를 보더라도 다른 어떤 소재보다도 선생님이나 교육에 관한 작품에 우선 마음이 갔던 것 같다. 영화의 궁극적 지향이 무엇이든 간에 교사와 학생 간의 인간적 소통을 다룬 것이라면 내 경우는 무조건 감동의 일순위에 올랐다. 멀리 따지면 ‘명화극장’의 단골이었던 시드니 포이티어 주연의 1967년작 <언제나 마음은 태양>이 있고, 가깝게는 키팅 선생을 시대의 영웅으로 만든 1989년 <죽은 시인의 사회>, 1995년의 <위험한 아이들>과 <홀랜드 오퍼스> 그리고 1999년의 <뮤직 오브 하트>를 잊을 수 없다. 이런 선생님 영화들은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출렁인다.
올해도 음악선생 클레망 마티유의 교육열정을 그린 프랑스영화 <코러스>가 더해졌다. 마티유가 대머리에 뚱뚱하고 지극히 평범한 얼굴의 소유자라는 점, 그 외모에 있어서 나와의 유사성은 한층 영화에 나를 깊숙이 잠기도록 해주었다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스쿨 오브 락> 조앤 쿠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