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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의 이 남자, 무척 푸근해 보이는. 모르시는 분이 없을 겝니다. 혹시나 싶어서 그의 주요사항을 읊어봅니다. 이름 송강호. 한국의 대표배우. 서민 또는 소시민 캐릭터의 달인. 개런티를 가장 많이 받는 배우 중 하나. <씨네21> 충무로 파워50에서 배우로는 5년 연속 1위. 그리고 또…. 하여간 이 배우를 쨍쨍한 늦봄에 선유도 공원에서 만났습니다.
대충 감 잡으셨겠지만, 이 양반이 출연한 새 영화가 곧 극장에 내걸립니다. 제목은 <남극일기>랍니다. 남극 대륙엔 도달불능점이란 곳이 있답니다. 전문용어로 ‘상대적 접근 불가능 남극점’이라 불리는 여기는 남극 해변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내륙에 위치한 지점이라네요. <남극일기>는 그곳을 정복하려는 탐험대원 6명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래요. 여기서 송강호는 탐험대의 대장 최도형 역할을 맡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송강호가 나오니까 코믹한 영화 아니겠어, 라고 지레 짐작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영화밖엔 난 몰라, <남극일기>의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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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나는 평론가들이 칸영화제를 시네필들의 메카처럼 얘기하는 걸 들었다. 그들 말을 들으면 그저 하루 종일 영화 보고 그 다음에 카페 가서 영화예술에 대한 길고 열정적인 토론을 하는 것으로만 이루어진 것이었다. 칸영화제에 대해 갖고 있었다면 갖고 있었던 환상은 지난해 처음 참가하면서 깨졌다. 물론 위상 덕택에 칸이 중요한 영화를 여러 편 개봉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크로아제트 거리를 한번 빠르게 걸어 내려가기만 해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은 스포츠 차, 비즈니스 거래 그리고 할리우드 스타들이 무대 중앙을 차지하고 있으며, 시네필들은 한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시끄러움 속에서 집중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지한 시네필들이 그런 큰소리의 마케팅 없이 영화를 체험하려면 갈 수 있는 곳이 어디인가? 어쩌면 세계 각지에서 온 혁신적인 영화에 전념하기로 오랫동안 알려진 로테르담영화제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요즘 영화애호의 성격 자체가- 적어도 좀더 젊은 세대에서는- 바뀌어가고
[외신기자클럽] 요즘 시네필들은 어디에서 모이나?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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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20일 미국에서 개봉하는 폴 슈레이더 감독의 <도미니언: 엑소시스트 전사(前史)>를 <엑소시스트>의 4편이라 부를 수 있을까. 지난해의 <엑소시스트: 더 비기닝>이 이 시리즈의 4편이라고 기억하는 이들에겐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이다. 그러니까 <도미니언…>은 <…더 비기닝>에 이은 <엑소시스트> 시리즈의 두 번째 4편이다. ‘같은 버전, 같은 내용의 두편의 다른 영화’라는 유례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사연은 꽤나 장구하다.
애초 <엑소시스트> 4편은 존 프랑켄하이머가 맡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제작이 준비 중이던 2002년 프랑켄하이머가 사망하면서 <택시 드라이버>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어플릭션>의 감독인 폴 슈레이더가 감독의자에 앉게 됐다. 2003년 촬영을 마쳤지만, 슈레이더의 촬영분을 본 제작사 모건 크릭의 제임스 로빈슨 대표는 갑작스레 후
[What's Up] 폴 슈레이더의 ‘영화 비교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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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미국 극장가에는 속편과 리메이크영화들이 대거 개봉된다. 이미 할리우드에는 흥행을 보장해주는 기존 성공작의 속편과 프랜차이즈, 또는 리메이크 작품들이 자주 제작돼왔다. 그러나 올 4월부터 8월 사이에는 20여편이나 개봉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시리즈 속편으로는 5월19일 개봉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와 6월17일 개봉되는 <배트맨 비긴즈>가 가장 대표적인 작품. 이미 극장에서는 두 작품의 광고를 거의 한달 전부터 틀고 있고, 잡지나 옥외 광고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다. 3년 전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이후 오랫동안 속편을 기다려온 <스타워즈> 팬들은 이미 티켓 예매를 차례로 매진시키고 있다. 또 97년 <배트맨과 로빈>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배트맨> 시리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주연을 맡은 크리스천 베일의 합세로 다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빈 디젤을 대신해서 아이스 큐
[뉴욕] 2005 할리우드는 속편과 리메이크영화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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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가너(33)가 곧 엄마가 된다고 외신들이 5월9일경 보도했다. 벤 애플렉(32)과 제니퍼 가너는 3주전쯤 약혼 사실이 알려졌고, 가너의 임신설은 일찌감치 2004년 연말부터 나돌았었다. 이번 임신 소식도 이들의 측근을 통해 알려지게 됐지만 정작 두 사람으로부터는 아무런 공식 발표가 없는 상태다.
<E! News>라는 연예계 소식통에 따르면, 제니퍼 가너는 임신 3개월째이지만 내주부터 2개월간 밴쿠버에서 로맨틱 드라마<Catch and Release>의 촬영을 앞두고 있는 등 당분간 정상적인 연기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가너의 임신 소식이 알려지자 인기TV시리즈<앨리어스>의 팬들은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상당수는 가너의 캐릭터인 스파이 ‘시드니’도 임신한 상태로 나와도 괜찮다는 의견이다. 어차피 스파이 조직의 이야기이므로 구성원이 늘어나는 것은 대환영이라고. 또 일부 팬들은 주연배우의 임신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며 시리즈가 조기 종영하
벤 애플렉-제니퍼 가너, 곧 부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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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파워>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 <나를 쫓아온 스파이> DVD에 수록된 삭제 장면 모음은 다른 영화들보다 보는 재미가 더 하다. 편집을 재치 있게 해놨기 때문에 그냥 Play All(전체보기)을 선택하기만 하면, 본편 못지않게 낄낄대면서 볼 수 있는 코믹한 장면들이 논스톱으로 이어진다. 거기에는 닥터 이블의 원맨쇼를 비롯해 넘버 투의 베드신 등 기막힌 장면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소개할 부분은 여자 킬러 ‘로빈’의 두 번째 등장이다.
시간여행으로 1969년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간 오스틴은 닥터 이블이 보낸 킬러의 공격을 받는다. 절체절명의 순간, 오스틴은 자신을 유혹했던 또 다른 킬러 로빈을 방패막이로 삼는다. 로빈은 오스틴을 대신해 칼에 찔리고 총에 맞고 바주카 공격을 받지만 끝끝내 죽지 않고, 결국에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오스틴을 보호하는 쿠션 역할까지 해준다. 본편에서 그녀의 불행은 거기서 끝이지만 삭제 장면을 보면 그렇지가 않다는 것
<오스틴 파워> 인간 방패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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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 봄 프로그램 개편에서 1텔레비전의 서평 프로그램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진행자가 코미디언 김미화씨와 소설가 장정일씨로 바뀌어 12일부터 공동 진행에 나선다. 장씨는 <너에게 나를 보낸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삼국지 해제> 등의 저자이다.
10일 오후 한국방송 본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미화·장정일씨를 만났다.
의 배기형 프로듀서는 “새 진행자로 책을 진지하게 많이 읽는 장정일 선생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며, “장 선생이 시청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달변이 아니어서 진행자로 조금 미진한 점은, 방송 경험이 많고 대중적인 친근감이 있는 김미화씨가 보완해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미화씨는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망설이지 않고 진행자 제안을 승낙했다고 입을 열었다. “바쁜 방송 일정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많지는 않았어요. 책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이 부족한 만큼 모르는 부분은 장정일 선생이나 우리 프
KBS1 ‘TV, 책을 말하다’ 새 진행자 김미화ㆍ장정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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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여배우 애슐리 쥬드가 강력계 여형사로 분한 스릴러물. 여주인공과 하룻밤을 보낸 남자들이 잇달아 시체로 발견되고 그녀의 기억 또한 사라지는 수수께끼 같은 일이 벌어진다. <프라하의 봄> <북회귀선> 등으로 잘 알려진 명감독 필립 카우프만이 메가폰을 잡고 새뮤얼 L. 잭슨, 앤디 가르시아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다.
본편은 1.8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화면비와 돌비 디지털 5.1 음향을 지원하며, 감독 음성해설과 삭제장면 등을 수록했다. 휴양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올로케이션 촬영한 영화로, 촬영현장의 풍경과 제작에 참여한 경찰 관계자의 인터뷰가 부가영상으로 실려 있다.
<블랙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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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학년 때의 일이다. 역사 관련 필수교양 과목을 재수강하면서 1학년들과 함께 강의를 듣던 때인데, 한 1학년생의 발표를 듣고 놀란 기억이 있다.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내용의 발표였는데, ‘무고한 시민들을 희생시킨 과오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교수님의 질문에 그 학생은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운 지도자라는 점에서 존경할 점이 더 많다’고 대답하여 강의실을 썰렁하게 만들었다.
드라마 <제5공화국>을 보고 있자니, 그때 그 1학년생이 생각난다. <제5공화국> 시청자 게시판에 '전사모(전두환을 사랑하는 모임)'를 만들자는 의견이 많다는 소식 때문이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게시판을 확인하니, ‘진정한 지도자’라는 의견도 보였다. 드라마적인 요소에 강한 인상을 받은 나머지 실제 인물마저 존경하게 되었나 본데, 참으로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교적 최근의 역사를 다루는 데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제5공화국>은 여
[드라마 칼럼] <제5공화국>, 전두환을 사랑하는 모임이 만들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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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크린에서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헬렌 헌트(40)가 신작<그때 그녀가 나를 발견했다>(Then She Found Me)로 감독 데뷔한다. 킬러 필름스가 제작하는 이 영화는 엘리노어 리프먼의 소설이 원작이다. 헬렌 헌트는 연출, 연기, 각색을 도맡을 예정이고 다른 배우로는 다이앤 키튼과 우디 해럴슨이 출연협상 중이다.
헬렌 헌트가 연기할 역할은 중년의 위기를 겪는 필라델피아의 한 학교교사다. 갑작스럽게 남편과 헤어지고 양모는 죽고 제자의 아버지와 사귀기 시작하면서 인생 전체가 뒤흔들리는 이야기다. “살면서 겪게 되는 배신과 의외성, 재미, 속죄에 관한 영화”라고 밝힌 헬렌 헌트는 무려 7년동안이나 시나리오를 붙잡고 써왔다고 한다. “스토리를 고민하면서 시트콤<못말리는 신혼부부>(Mad About You)의 에피소드 몇 편을 연출해봤는데 이때 경험이 일종의 신병훈련소나 영화학교를 다닌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헌트는 8살때부터 영화에 출연했으며 TV시트
<왓 위민 원트>의 헬렌 헌트, 감독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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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 <빈 집>의 김기덕 감독이 국제무대에서 주목 받기 시작할 무렵 만든 작품. 미군 기지와 맞닿은 시골마을에서 비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부조리한 우리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특히 극 중 천대받는 혼혈아 역을 열연한 양동근의 처절한 몸부림이 충격을 주는 작품.
두 장으로 구성된 DVD에는 음성해설과 메이킹 필름, 인터뷰 등의 부록과 함께 김기덕 감독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각종 자료들이 담겨있다. 2002년 발매된 DVD의 재출시판으로, 그간 절판되어 구하는데 애를 먹었던 이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듯 싶다.
<수취인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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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온국민 시리즈는 힘이 세다. 일본의 ‘국민 시리즈’ <춤추는 대수사선>의 스핀 오프 무비인 <교섭인 마시타 마사요시>가 3주연속 정상을 지켰던 <콘스탄틴>을 밀어내고 이번주 가뿐하게 일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스핀 오프란 성공한 영화나 드라마의 개별 캐릭터에 초첨을 맞춰 비슷한 외관에 내용을 변주해 만들어낸 일종의 속편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배트맨>에서 <캣우먼>이, <C.S.I>에서 <C.S.I 마이애미>가 나온 격이다.
<춤추는 대수사선>의 오다 유지 대신에 <교섭인 마시타 마사요시>의 주인공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유스케 산타마리아가 맡았다. 도쿄 지하철의 최첨단 실험차량 1량이 누군가에 의해 탈취되어 폭주하면서 승객 200만명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데 범인은 교섭인(네고시에이터)으로 도쿄 경시청 교섭과의 마시타 마사요시 과장(유스케 산타마리아)을
<교섭인 마시타 마사요시> 일본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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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켜고 두개의 윈도를 나란히 열어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의 미덕과 결함을 적어본다. 두 목록은 비슷한 길이로 늘어간다. 아니, 어쩌면 아쉽고 아깝고 짜증나는 항목수가 좀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4편까지 남은 30년 남짓한 시간을 세편의 에피소드로 쪼개느라 성격을 발전시킬 반경마저 비좁아진 인물들, 클라이맥스를 흐트러놓은 어눌한 편집, 무엇보다 거슬리는 인종적 편견이 스민 외계 생물들의 스케치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도도하고 위풍당당한 영화를 감히 변명(?)하고 싶다는 가당치 않은 생각에 혹하고 만다. 실망으로 인한 코웃음이나 엄격한 비판들이 충분히 많았기에 한번쯤 우물우물 볼멘소리를 해도 해롭지 않겠다는 마음이 고개를 든 걸까. 아니면 볼 때마다- 겨우 세번이지만- 내게 새로운 재미와 아름다움을 열어준 영화가 혹평의 단칼에 죽어나가는 모습이 한 관객으로서 못내 속상해서일까.
은하계 먼곳에서 해바암을 만끽한다
팬을 참칭하기
보이지 않는 것 찾기, 행복한 체험, <스타 워즈 1:보이지 않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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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평론가들은 칭찬하지만 관객들은 잘 들지 않는 영화가 있다. 반대로 평론가들은 혹평을 해도 관객이 극장 앞에 몰리는 영화도 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이하 <보이지 않는 위험>)이 바로 그런 영화다. 평론가와 <스타워즈>의 관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갖는 오해가 있다. <스타워즈>가 처음부터 평론가들로부터 “우스운 영화” 취급을 받았다는 통념이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스타워즈>가 점점 평론가들에게 외면을 당한 것은 <스타워즈4> 이후 <스타워즈>가 잘 만든 SF영화를 넘어서 미국의 건국 신화로 자신을 격상시키면서부터였다.
아무튼 미국인들이 <스타워즈>에 대해 갖는 애정의 정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고, 개봉 9일 만에 서울에서도 관객 40만명을 불러모으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시장규모를 감안하건데 미국 못지 않은 열기다. 도대체 &l
미국 제국주의의 문화적 코드, <스타 워즈 1:보이지 않는 위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