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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극장가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버라이어티>와 <로이터연합>은 지난주 초, 미국 극장들의 입장수익이 17주째 지난해 같은 시기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 극장가의 본격적인 성수기를 알리는 5월 첫주부터 7주간 극장들이 거둬들인 입장수익 총액을 보면 13억4천만달러로 2001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극장 관계자들은 5월 셋쨋주에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가 1억800만달러의 개봉주 수익을 내는 것을 보고 봄부터 지속돼온 침체 분위기의 변화를 기대했으나 이후 개봉한 영화들이 관객동원의 뒷심을 이어가지 못했다. 리들리 스콧의 사극 <킹덤 오브 헤븐>과 론 하워드의 짐 브래독 전기 <신데렐라 맨>은 흥행 총수익으로 약 4700만달러와 약 3500만달러만을 남기며 처참하게 흥행에 실패했고, 최근 개봉한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와 <배트맨 비긴즈>의 무난
올 여름 할리우드 극장가는 왜 이리 썰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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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이 안젤라의 쌍둥이 동생을 찾아 도착한 지옥은 거대한 불길 속에서 파괴되어가는 LA 시내. 거의 정지된 시간 속에서 사람이 만든 모든 것은 파괴 직전의 상태로 유지되며, 인간의 영혼은 악귀들에게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다. 콘스탄틴이 안젤라에게 하는 대사 또한 소름끼친다. “지옥에서의 2분은 영원과도 같다”라는 말은 무척이나 생생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쾌락의 순간은 짧지만 고통의 순간은 영원처럼 느껴지는 법이니까.
이처럼 압도적인 지옥의 풍경은 검고 텅 빈 공간에 뼈들이 굴러다니는 식의 뻔한 설정을 피하려 한 감독 프랜시스 로렌스와 제작 스탭들에 의해 구체화되었다. 특히 시각효과 감독 마이클 핑크는 핵폭탄이 터진 뒤 열폭풍이 덮치는 순간이 영원한 곳을 지옥으로 생각했다고 말한다.
제작진들은 핵실험 비디오 영상을 참고하고 해부학에 관한 자료를 통해 인간 육신의 부패와 파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연구했다. 그리고 부식된 자동차 모형이 가득한 세트에서 거대한 파괴의 모습
<콘스탄틴> 지옥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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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성들은 제시카 심슨(24)의 헤어스타일을 가장 따라하고 싶어한다? 연예잡지<인 터치>에 따르면 그렇다. <인 터치>는 ‘가장 선호하는 스타의 헤어스타일’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 제시카 심슨의 긴 웨이브 금발머리가 1위로 뽑혔다. 늘 그렇듯이 이번 결과도 요즘 인기있는 영화나 TV시리즈의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전에 1위였던 제니퍼 애니스톤의 헤어스타일은 2위로 하락했다. 이는 <프렌즈>의 종영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 반면에 <씬 시티>와 <판타스틱 포> 등 신작을 계속 내놓고 있는 제시카 알바는 3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안젤리나 졸리와 <위기의 주부들>의 에바 론고리아는 4위와 5위에 올랐다. <위기의 주부들>은 인기시리즈답게 10위권안에 또다른 배우도 진입시켰다. 바로 붉은색 머리를 가진 마샤 크로스다. 역시 TV프로그램 <
미국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헤어스타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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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메이크업 코스프레 파워~
선문대 애니메이션 동호회 ‘애니세대’ 코스프레 팀
“얘가 도대체 어디 간 거야?” 토론토 피어슨 공항 근처 한 일식당. 한국 동포인 여사장은 갑자기 성깔이 돋았다. 손님이 한참 밀려드는 시각인데 웨이트리스가 앞치마를 벗어두고 아무 말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여사장이 직접 주문을 받는 동안 문제의 웨이트리스는 근처 코스프레 행사장에서 넋을 놓고 있었다. 눈요기만 하러 슬쩍 나온 그녀는 급기야 코스프레 행렬을 뒤따라 애니메이션 상영관으로 직행했고,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다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은 까마득히 잊었다.
6월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앞 광장. 코믹월드가 주최한 코스프레 콘테스트 첫날에 만난 편예정 씨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빠져 있는 스무살, 대학 새내기다. 이날 <환상마전 최유기>를 흉내낸 코스프레팀을 보더니, 그는 문득 몇년 전 캐나다에서 열렸던 재패니메이션 전시회와 코스프레 행사에 홀딱 마음을 빼앗겼던 기억을 게
특이한 영상동호회의 세계 [3] - 애니메이션 코스프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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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아들딸, 여기에 다 모였네
호러영화 커뮤니티 ‘호러타임즈’
웅웅거리는 전기톱을 든 살인마가 구석에 몰린 핫팬츠 차림의 여주인공에게 야수처럼 달려든다. 이쯤되면 나올 만한 비명. 객석에서는 소식이 없다. 얼음, 캔, 나무선반 온갖 집기를 두동강내던 살인마가 자신을 토막내려는 순간, 벌벌 떨던 여주인공은 뜬금없이 이렇게 말한다. “나랑 결혼하지 않을래요?” 벽에 기대기도 하고 발을 쭉 뻗기도 하며 삼삼오오 영화를 보던 호러팬들은 허탈함에 살짝 키득거릴 따름이다. 그들은 호러영화 커뮤니티 ‘호러타임즈’의 회원들. 세 번째 상영회를 위해 이곳 오!재미동에 모인 그들 앞에 고영남 감독의 <여자, 여자>에 이어 텍사스 오스틴 출신 토브 후퍼가 1986년에 만든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2>가 스크린에 흐른다. 과장된 비명이나 웃음은 호러타임즈 상영회에는 거의 없다. 그저 고요하게 ‘프란체스카’처럼 화면을 응시할 뿐이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대부분은 천천히 상영
특이한 영상동호회의 세계 [2] - 호러영화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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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에 입이 딱 벌어지는 인도영화도,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끔찍한 사지절단 호러영화도, 코흘리개들의 전유물이라고 치부되기 일쑤인 만화영화도 일단 한번 매력을 느낀 이들에겐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삶의 활력소이고 해방구가 된다. 극장에서 개봉영화를 관람하고,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다운받고, DVD로 희귀영화를 소장하는 것으로는 2% 부족함을 느낀다고 말하는 이들이 한 군데 모였다. 스크린 속 주인공들과 호흡하기 위해 함께 모여 영화를 감상하고, 영화 속 춤과 노래를 따라하고, 주인공들의 겉모습까지 재현하는 사람들.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영화를 통해 삶을 바꾼 이들은,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즐기는 이들에게 일상의 지루함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인도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호러타임즈, 애니세대 코스프레팀의, 조금은 낯설고 특이해 보이는 영화 향유법을 소개한다.
영화는 춤추고, 관객은 따라하고∼
춤추며 영화 보
특이한 영상동호회의 세계 [1] - 인도영화 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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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부부가 배트맨을 눌렀다. 미국과 일본에서 당당하게 1위를 기록하고 한국에 상륙했던 <배트맨 비긴즈>는 팬층이 두터운 스미스 부부에게 판정패했다. 2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의 전국누계는 186만9천명. 주말이틀동안 서울에서만 14만5천6백명을 불러모아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물론 여기에는 <배트맨 비긴즈>보다 무려 84개나 많은 스크린수도 큰몫을 했다.
2위로 데뷔한 <배트맨 비긴즈>도 ‘선전’한 편이다. 국내 매니아층도 미국처럼 두텁지 않았고 경쟁작에 비해 스타파워도 부족한 상황에서 전국 39만5천명을 불러모았다. 게다가 스크린 수는 개봉3주차에 접어든 <연애의 목적>의 220개보다 고작 두개 많은 222개였다. 다만 서울주말 이틀은 10만, 서울 금토일은 15만인데 비해 전국수치는 낮은편이어서 지방보다는 서울쪽 호응이 좋은 편이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연애의 목적&g
스미스 부부, 배트맨에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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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찐 게 낫다고? 너무하지 않나?”
김선아는 씩씩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제주도 촬영현장에서 만난 그의 눈에는 졸음이 가득했고, 얼굴엔 과로의 증표인 뾰루지의 흔적이 있었지만, 카메라 앞에만 서면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겠다는 듯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와 애드리브로 스탭들을 웃기곤 했다. 김윤철 PD는 자신의 웃음소리 때문에 NG가 나기도 여러 번이어서, 큐사인만 주고 나가달라는 김선아의 애교스런 투정을 받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도회적이고 섹시한 이미지로 어필했던 남성 화장품 CF 이후 김선아는 급격한 커브길을 돌아왔다. <몽정기>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 <위대한 유산> <S다이어리>에서 소심하고 로맨틱한 대한민국 ‘평균’ 여성을 체현해온 김선아는 4년 만의 TV 출연작인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그간 선보였던 ‘삼순이스러운’ 연기의 최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미모를 망가뜨리는 모험과 비슷한 연기의
‘삼순이’ 캐릭터 전성시대 [5] - 김선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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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너도 딴 여자랑 눈 마주치지 마”
“나 너무 비참하다. 그래, 둘이서 알콩달콩 로맨스를 만들어가셔.”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로비에 김선아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스탭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진다. 가업인 호텔 오픈 행사에 가짜 여자친구 삼순(김선아)을 대동하고 내려온 진헌(현빈)이 호텔 로비에서 옛사랑 희진(정려원)과 그의 친구 헨리(대니얼 헤니)와 마주치는 장면을 촬영하는 중이다. 삼순은 옛사랑의 등장에 마음이 흔들리는 진헌이 야속하기만 하다. 희진이 달려와 진헌의 팔을 잡아 끌자, 삼순은 이에 질세라 진헌의 또 다른 팔을 잡아 끈다. “너도 딴 여자랑 눈 마주치지 마. 나한테만 귀기울여.” 리허설을 하던 김선아는 현빈이 자기를 너무 째려본다고 PD에게 이르질 않나, 정려원과의 신경전에서 자긴 빠지겠다고 투덜대질 않나, 진헌과 희진 사이에 어색하게 가로놓인 삼순의 처지가 자신의 일인 양 서러운 눈치다. 신세 한탄의 주어가 ‘삼순이’가 아니라 ‘나’인 것을 보면
‘삼순이’ 캐릭터 전성시대 [4] - <…김삼순> 제주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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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가 서로 다른 개성의 쌍둥이 역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한 코미디 영화. 잘난 동생 탓에 밑바닥 삶을 살던 형이 인생 역전에 도전한다. 정재계 비리 인사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등 썩어빠진 세상에 일침을 가한다는 야심은 좋았으나 다소 뻔한 결말이 아쉽다.
1.85:1 아나모픽 영상과 돌비 디지털 5.1 채널 음향을 지원하며 박흥식 감독과 정준호의 음성해설, 메이킹 필름 등의 부록이 수록됐다. 영화 속에서 정준호를 쌍둥이로 보이게 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 등 영화적 트릭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와 관련된 ‘쌍둥이 만들기’라는 부가영상이 관심을 끈다. 양적으로 풍부한 부록은 아니지만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박흥식 감독의 단편 영화 <하루>도 수록되어 있는 등, 구성면에서는 만족스럽다.
<역전의 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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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법원이 P2P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할리우드의 손을 들어줬다. 6월27일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르면, 개인간 파일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P2P업체는 이용자들이 불법적으로 영화와 음악파일을 주고 받는 것을 허용한 법적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데이비드 H. 서터 판사는 판결문에서 “저작권침해 행위가 가능한 유통서비스를 제공한 업체는 제3자의 범법 행위의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하급심의 결과를 뒤집는 획기적인 것이어서 그록스터와 스트림캐스트 등 P2P업계 존립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전 하급심에서는 “공유서비스만 제공할 뿐 콘텐츠를 제공하는 중앙서버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불법파일을 교환하는 것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1984년 소니사를 상대로 영화계가 제기한 소송에서 “VCR의 구입자가 영화테이프를 불법복제하더라도 제조사인 소니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례에 따른 것이다
미국 대법원 “P2P 업체는 불법”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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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순이 덕에 ‘음메~, 기 살어’
아는 건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삼식이밖에 없다. 삼순이에 대해 뭘 써야 하나 고민한다. 이래저래 머리를 굴려본다. 떠오르는 게 별로 없다. 기껏 한다는 생각이 그래도 24부가 아니라 아직까지 4부밖에 안 한 게 얼마나 다행이냐는 위안 아닌 위안이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작정하고 <내 이름은 김삼순>을 주말 동안 몰아 본다.
먼저 약간의 진부함으로 여겨지는 것들. 주인공 김삼순(김선아)과 그의 적수이자 (아직까지는 가짜) 연인인 현진헌(현빈), 그리고 그의 옛사랑 유희진(정려원), 삼순의 옛사랑 민현우(이규한), 현우의 현재 애인 장채리(이윤미), 뒤에 유희진의 또 다른 파트너로 등장할 헨리 킴(대니얼 헤니)까지 그들의 관계 구성이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척척 장단을 맞추며 서로 막가고 있는 김삼순과 현진헌의 관계가 재미있기는 해도, 그 한쪽 현진헌의 캐릭터는 솔직히 어디선가 많이 본 것의 변형인 듯
‘삼순이’ 캐릭터 전성시대 [3] - <…김삼순> 인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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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 영화 <이천년>과 장편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으로 애로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은 봉만대 감독이 케이블 영화 채널 OCN을 통해 선보인 TV 영화 시리즈. 국내 최초의 케이블 TV 영화라는 화제성과 함께 감각적인 영상과 색다른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당시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땀의 향기> <벌거숭이> 등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룬 총 6편의 작품을 담고 있으며, 부록으로는 포토 갤러리, 메이킹 필름, 삭제 장면 등을 수록했다. 특히 매편 마다 수록된 음성해설이 백미로, 봉만대 감독과 스탭, 배우들은 물론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김동원 감독, 정기영 프리미어 편집장 등 영화계의 여러 인물들이 참여해 작품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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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가 아닌 일상의 판타지
<싱글즈>의 노혜영 작가는 “나난(장진영)은 내 모습에 가깝지만 동미(엄정화)는 우리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들을 해내는 캐릭터”라고 말하면서도 영화가 개봉하고 난 뒤의 에피소드를 덧붙였다. “일을 하고 싶어서 고민하던 후배가 <싱글즈>를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전화를 했다. 스물아홉이니까 결혼해야 한다는 주위 사람들에게 떠밀렸던 친구도 결혼을 미루기로 했다고 하더라. 괜히 민폐만 끼친 게 아닌지 모르겠다.” (웃음) 누구나 동미처럼 창업을 하고 미혼모가 되는 길을 감당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동미는 어느 정도 판타지다. 그러나 그 판타지는 백마 탄 왕자님이나 완벽한 솔메이트를 기다리는 동화가 아니다. 하고 싶고, 누군가는 할 수도 있는, 일상의 판타지인 것이다.
대부분의 드라마와 영화는 <싱글즈>와는 달리 작위적이긴 하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이신영(명세빈)은 치과 의사와 항문외과 의사, 병원장 아들
‘삼순이’ 캐릭터 전성시대 [2] - 김석윤 PD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