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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이렇다. 두일의 죽음 뒤에도 한국에서 머물던 프란체스카와 소피아는 앙드레 대교주의 명령으로 새로운 가족을 형성한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뉴패밀리’를 중심으로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알려진 대로 포맷은 시즌1, 2를 고스란히 따르지만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에선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뀐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캐릭터. 프란체스카와 소피아를 제외한 시즌1, 2의 모든 캐릭터가 빠지고 이사벨, 다이애나, 다니엘, 인성 등 뉴페이스가 등장한다. 이사벨은 수백년 전 남자를 잘못 만나 정기를 빼앗긴 뒤 50대 외모가 되어버린 프란체스카의 친구이자 라이벌로, 김수미가 맡아 <귀엽거나 미치거나>에서 못다한 코믹연기를 선보인다. 병원에 가면 피를 끊임없이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간호사가 된 다이애나(현영)와 ‘맛집 여행’이라는 앙드레 대교주의 말에 속아 한국으로 오게 된 다니엘(강두),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꼬마 인성(이인성), 그리고 시청자들
유머 감각만 빼고 다 바꿨다!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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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십니까? ‘며느리에게 딴 남자가 있다’배 여성 챔피언 타이틀 매치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1라운드 홍코너 금순이 손윗‘동서’ 선수, 청코너 시어머니 선수…. 금순이 선수는 곧 있을 2라운드를 준비 중이죠? 앗, 말하는 순간, 시어머니 선수 어퍼컷을 날립니다. 이런, 동서 선수, 전남편과 애를 빼돌린 게 탄로났군요. “왜 느닷없이 시완이가 니 아들을 키워야 하니? 왜? 걔가 무슨 죄가 있다고?” 오호, 지금껏 자신만만 당당하던 커리어우먼 동서 선수, 찍소리 못합니다. 여기서 말 너무 잘했다간, 말로 시어머니 뺨을 때린 며느리로 심사위원들의 경고를 받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전례가 있죠? 네. 금순이 동서 선수. 지금껏 들고 있던 주먹을 내리고, 조용히 링 바닥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주특기인 ‘논리적이어서 싸가지 없는 잘난 여자 말투’는 오늘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아, 정말 안타깝습니다.
네. 아, 저기! 네. 이 경기를 알선한 금순이 동서의
굳세어라 금순이 동서야, <굳세어라 금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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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키 가즈오(75) 감독의 ‘전쟁 레퀴엠’ 3부작이 9월 초까지 도쿄 이와나미홀 극장에서 재상영됐다. <망국의 이지스>가 히트 중이고, <남자들의 야마토> <나는 너를 위해서만 죽으러 간다> 등 호전적이고 남자 냄새 물씬 풍기는 대작 전쟁영화가 줄줄이 개봉 대기 중인 종전 60주년의 일본에서, 한 70대 노장 감독의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는 각별하다.
한국에 그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원래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출발한 구로키는 줄곧 ATG(아트 시어터 길드)를 기반으로 독립영화를 만들어왔다. 열광적인 팬들을 낳았던 극영화 데뷔작 <날지 않는 침묵>(1966)에서 전후 일본의 모습을 부감했던 그는, 1988년 <내일>에 이어 15년 만에 <아름다운 여름 키리시마>(2003), <아버지와 산다면>(2004)을 잇따라 내놓으며 전쟁 레퀴엠 3부작을 완성했다.
<내일>은 원자폭탄이 떨어지기 하루 전 19
[도쿄] 구로키 가즈오의 ‘전쟁 레퀴엠’ 3부작, 도쿄에서 재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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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쯤 된 것 같다. 리모컨 누르는 게 귀찮아 케이블 채널 광고방송을 20분이나 두고 볼 정도로 움직이는 게 싫고, 등짝이 침대에 딱 들러붙어 회사 대신 병원으로 직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출근시간을 지연시키기도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순풍에 돛단 연애전선에 자꾸 제동을 걸게 되는 까닭 모를 슬픔이나 결핍감 같은 건데,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자가진단을 해본 결과 내 증세는 ‘계절성 정동장애’다. 계절적인 흐름을 타는 우울증의 일종이라는데, 그 영문약자가 심금을 울린다. SAD(seasonal affective disorder)! 그래, 또 이렇게 슬픈 걸 보니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왔나보다.
매년 이맘때쯤 찾아오는 우울증과 더불어 ‘계절 알람’처럼 가을을 알려주는 게 하나 더 있다. 여름 한철 극장가를 풍미한 액션과 공포 영화의 자리를 순식간에 대체하는 멜로영화들이다. 이번주 나란히 개봉해 삼파전을 벌일 한국 영화 가운데 <외출>은 말할 것도 없고, &
[팝콘&콜라] 싱글일땐 몰랐네 멜로의 ‘약’기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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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특수부대원 쉐인 울프. 요인 구출작전 같은 폼 나는 임무를 맡아온 그에게 플러머 집안의 애들을 돌보라는 정부의 밀명이 내려진다. 간난아이에서부터 사춘기 십대까지 온통 지뢰밭이나 다름없는 가정집에서 쉐인이 택한 방법은? 다름아닌 엄격한 군기확립이다.
빈 디젤이 간난아이를 등에 업은 포스터를 본 순간 뇌리를 스친 것은 그의 선배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출연했던 <유치원에 간 사나이> 같은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아무리 근육질 액션스타라도 가끔은 자신의 이미지를 벗고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할리우드의 관례니까. 그런데 이 영화의 원작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영원한 가족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말썽쟁이 아이들과 쉐인이 처음 대면하는 장면이 어딘지 낯익다 싶더니만 마리아 수녀가 계단을 내려오는 폰트랩 아이들과 만나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었고, 중반 이후에는 아예 <사운드 오브 뮤직>의 뮤지컬 연습 장면이 등장한다
<패시파이어> 빈 디젤의 유아보기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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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의 표지를 타고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결코 세상에 섞여들 것 같지 않은, 희망 같은 것은 존재한 적도 없다는 듯한 눈빛을 한 채 세상에서 떨어져 있다. 안젤리나 졸리(24)도 그런 부류이다. 어깨와 팔에 새긴 문신도, 나이프를 수집하는 취미도 그녀를 크리스털 그릇처럼 마냥 예쁘기만 한 여배우들과 구분짓는다. 비슷하게 삐딱한 이미지를 가진 <트레인스포팅>의 ‘식보이’ 자니 리 밀러와의 결혼식에서도 졸리는 자신의 피로 밀러의 이름을 휘갈긴 흰 셔츠를 입고 서로의 피를 교환하는 파괴적인 의식을 치렀다. 그러나 그처럼 요란한 행동이 아니더라도 졸리는 질서에 젖은 사람들이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는 배우가 아니다. 쉴새없이 요동치는 감정과 수그러들지 않는 오만함으로 무장한 채 자신의 이미지 그대로 험한 역들을 거쳤다. <미드나잇 카우보이>에 출연한 배우 존 보이트의 딸로 평가받고 싶지 않아 성을 버리고 나타난 그녀는 영화 속에서도 마치 홀로 존재하는 듯한 느
세상에 섞여들지 않는 눈빛, 안젤리나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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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의 첫 만남/ 뮤지컬 <황구도>. 연극은 예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세기말> 끝나고 바로 섭외가 들어왔어요. 개들의 사랑을 그린 잔잔하고 따뜻한 뮤지컬이예요. 얌전하고 착하고, 천상 여자인 암캐 캐시로 출연해요. 예전에 출연한 역할과는 아주 달라요. 1월3일부터 방영되는 TV드라마 <나는 그녀가 좋다>에서는 못돼서 새침하기보다는 못돼서 귀여운 악녀로 나와요. 이미지 변신을 즐겨요. 꾸준히 자기를 가꾸지 않으면 배우로서의 생명력은 없다고 봐야죠.
1999년 20자평/ 이대로 멈춰버렸으면 좋을, 내 생애 최고의 순간들이 많았던 한해. 그러나 새 천년엔 또 무엇을?
21세기, 나의 길/ 연기도 계속하고 싶지만, 교단에서 후배들에게 내 지식을 나눠주고 싶어요. 그래요, 교수가 꿈이예요. 중학교 때부터 그랬어요. 연기를 하는 것도 일종의 현장경험이죠. 아직 뭘 가르칠지는 정하지 못했어요. 남들이 많이 가는 미국말고 일본으로 유학가서 새로운 걸 배
21세기 스크린, 네개의 사자후 [4] - 이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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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의 첫 만남(첫 작품)/ 홍상수 감독님의 <오! 수정>이 될 거예요. 감독님이 참 특이하세요. 촬영 현장에서 음악을 틀어놔요.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지도 않아요. 배우를 편하게 해주세요. 감독님을 만난 건 행운이예요. <오! 수정>은 2000년 한국영화 하면 떠오르는, 그런 영화가 될 거예요. 흑백영화라는 것만으로도. 홍 감독님 영화라서 기대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저는 ‘내 영화’라서 잘했다는 박수를 받고 싶어요.
1999년 20평/ 홍상수 감독님 식으로, 은주가 영화에 빠진 해!
21세기, 나의 길/ 계속 배우로 살아야죠. 아직 난 배우라기보다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죠. 아기배우예요.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내가 생각하는 배우는 특별한 사람이거든요. 오래 두고볼 수 있는 연기자, 세월이 흘러도 신비롭게 여겨지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2000년 1월1일 0시/ 계획대로라면 <카이스트>에 함께 출연하는 정민 선배가
21세기 스크린, 네개의 사자후 [3] -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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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의 첫 만남/ 얼마 전 성재 오빠(이성재)랑 <플란다스의 개> 촬영을 마쳤어요.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현남이가 제 역할인데, 순수하고 정의로워서 동네 강아지 실종사건을 접하고 추적해요. 상황은 웃긴데, 사람이 진지해서 더 웃길 거예요. 감독님 말씀처럼 현남이랑 나랑 많이 닮아서, 연기하기 아주 편했어요. 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구요. 시나리오 읽고 무조건 하겠다고 달려들었는데, 시사회날은 꼭 울어버릴 것 같아요.
1999년 20자평/ 연기의 맛을 알아버린, 그래서 연기를 택하는 대신 다른 한편을 포기한 한해(배두나는 <플란더스의 개>를 만나면서, 드라마, 쇼프로 MC, 라디오 DJ를 모두 그만뒀다).
21세기, 나의 길/ 난 현재에 충실한 사람이거든요. 과거에 얽매이지도, 미래에 부담을 느끼지도 않아요. 재밌고 즐거우니까 하는 것뿐이예요. 한동안 몰두하다가 놓아버리는 버릇도 있구요. 뭔가 이뤘다 생각하면 놓는 거죠. 깨는 걸 좋아하나봐요. 그런
21세기 스크린, 네개의 사자후 [2] -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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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의 첫 만남/ 1월중에 촬영 들어갈 호러영화 <가위>. 배우의 힘으로 끌고 가는 영화는 아직 내게 무리라 생각하는데, <가위>는 장르적으로 다 같이 가는 영화라 맘이 놓였어요. 그리고 호러영화는… 묘한 매력이 있잖아요. 튀지 않는 캐릭터인데, 어떻게 표현해낼지 요즘 구상중이예요.
1999년 20자평/ 그저 그렇게, 그러나 그렇게, 언제나 그렇듯이 앞으로도 그럴 거야. (‘다시’를 외치자) 이해가 안 가요. 너무 갑자기 떠서. 왜들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가. 요즘 출연섭외가 너무 많아져서 정신없어요.
21세기, 나의 길/ 배우는 배우일 뿐이예요. 왕도 제작자도 감독도 아니죠. 연기나 품행에 있어 지난해는 배우로서의 과도기였다고 생각해요. 21세기는 한발 더 나아갈 시점이죠. 할 수 있는 걸 할 거예요. 그간 맡은 역할들 때문인지, 사람들이 날 답답하거나 비관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눌하고, 권태롭고, 뭔가에 눌려 있는… 지금보다 연기를 더 잘
21세기 스크린, 네개의 사자후 [1] - 유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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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 컴퓨터그래픽(CG)를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간적인 분량의 차이는 있지만 이제 CG를 사용하지 않는 한국영화는 거의 없다. 오히려 빠지면 이상할 CG슈퍼바이저라는 타이틀 옆엔 종종 장성호(30)씨가 나란히 오른다. 슈퍼바이저란 현장과 작업실을 연계해서 유기적으로 작업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 <퇴마록>의 날아다니는 월향검부터 <해피엔드>의 둥둥 떠오르는 근조등까지 그가 디지타이저 위에서 타블레트 펜 하나만으로 만들었다기엔 너무나 감쪽같다. 보이는 것을 갑자기 사라지게 하거나 없는 것을 근사하게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그는 ‘마술사’다.
장성호씨는 대학 시절중 3년간 세미콜론이라는 CF프로덕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가 영화하겠다고 나선 건 대학 4학년이던 95년. 영화판이 좋아서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귀천도>로 현장에 들어왔지만 그렇다고 충무로가 경제적인 사정까지 책임져줄 만한 환경은 아니었다. 1년 가까운
사라진 까마귀를 살려내다, CG슈퍼바이저 장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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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이상한 선물 하나가 우리에게 배달되었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라는 글씨가 총총 박힌 붉은 포장지 안에서 어떤 이는 ‘못생긴’ 공포영화 한편을 꺼내들고 투덜거렸지만, 어떤 이는 생경한 광채를 발하는 작은 보석을 발견하고 가슴을 두근거렸다. 이 묘한 선물을 보내 온 산타클로스는 영화아카데미 13기 동기생인 김태용(30) 감독과 민규동(29) 감독. <여고괴담…>은 16mm 단편영화 <열일곱>(1997), <창백한 푸른 점>(1998)에 이은 그들의 세 번째 공동 연출작이자 첫 번째 상업영화다.
“민선이(민아 역)가 잠깐 자리 비운 동안 심심해서 예진이(효신 역)랑 영진이(시은 역)랑 우리 둘이서 누가 많이 관객 끌어오나 경쟁했어요.” 개봉날 극장 앞에서 보낸 즐거운 하루를 천진한 말투로 들려주는 두 감독은, 맑되 가볍지 않았고 열정적이되 그 열정에 대해 담담했다. 마치 동급생 친구라도 되는 양 영화 속 소녀들에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공동감독 김태용ㆍ민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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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소녀 릴로와 외계인 스티치와의 우정을 그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릴로와 스티치>. 그 뒷이야기를 다룬 <릴로와 스티치 2>에는 말썽꾸러기 괴물 스티치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데, DVD에 별도 수록된 단편 애니메이션 ‘스티치의 조상’에는 그 숨겨진 탄생 배경까지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혼자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던 스티치는 자신을 탄생시킨 점바 박사의 비밀 파일을 우연히 보게 된다. 과거 실험체 626으로 불렸던 스티치는 사실 우주에서 가장 흉폭하고 잔인한 괴물들의 유전자 샘플들을 혼합해 만든 존재였던 것.
릴로로부터 ‘오하나 정신’을 배우고 온순해진 스티치는 자신의 원래 모습에 치를 떨고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지금의 모습을 버리고 원래의 흉폭한 괴물이 되어야하는 것일까? 이때 등장한 점바 박사는 자신을 능가하는 존재를 만들기 위해 그런 말도 안 되는 실험을 했다고 고백하는데, 비록 실험은 실패했지만 대신에 가족의 일원을 탄생시켰다며 스티치를 감
<릴로 & 스티치 2> 스티치에게 조상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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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쉬워도 헤어짐은 어려운 법. 기네스 팰트로와 벤 애플렉 커플에겐 특히 그런 모양이다. 일년 전 남남 선언을 한 이들이 최근 다시 만나고 있다. 매사추세츠 주에서 자신의 면허가 정지된 것을 모르고 과속 운전하다 적발된 벤 애플렉이 벌금을 내기 위해 법정에 출두하며 기네스 팰트로를 대동해, 이들의 연애 무드가 다시 무르익기 시작했음을 공공연히 알렸다. 이들은 이날 플래시 세례에 포즈를 취해주는 등 시종 태연하게 행동했다. 마치 ‘우린한테 무슨 일 있었냐’고 되묻기라도 하듯이.
기네스 팰트로·벤 애플렉 커플, 우리 헤어졌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