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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순풍 산부인과>를 만나면 나의 케이블 TV 채널 순회는 중단된다. 순풍의 매력이란 세월이 지나도 거부할 수 없는 것이어서 이를 능가하는 시트콤을 만든다는 게 힘들긴 하겠다 싶다. 무섭고 웃겼던 프란체스카도 시즌을 달리하면서 바뀐 등장인물들이 예전 같지 않아 시들해질 즈음, 캐릭터들에 생기가 돋고 제법 그럴듯한 시추에이션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트콤을 발견했다.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이하 리필)라는 제목의, refill인지 refeel인지 사람 헷갈리게 만드는 게 홍보 전략의 전부인 드라마다. 시트콤이란 다른 건 몰라도, 누구나 한 두가지 쯤은 갖고 있을 법한 독특한 캐릭터들의 너무 요란스럽지 않은 표출이요,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시추에이션에서 누구나 그럴 수 있는 액션들을 독특하게 엮어내는 데 그 묘미가 있을게다. 평범함 속에서도 빛나는 독특함과 독특함 속에서도 풍기는 사람 냄새를 드러내는 것이 관건이겠단 말이다. 그런 점에서 리필의 이소라는
[드라마 칼럼] 공감가는 시트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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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오면 전세계 많은 잡지들이 베스트 리스트를 만드느라 분주해진다. 특히 지난 몇년간은 ‘20세기 결산’까지 겹쳐 1부터 100까지의 숫자만으로도 잡지의 지면을 능히 채울 정도였다. 하나 객관적이고 효과적인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얼마만큼 가능한 일일까. 먼저 수천명의 후보들 중에서 추린 수백명의 후보를 다시 추려서 정확하게 50 혹은 100의 숫자에 맞추어야 하고, 머리를 싸매고 그것들의 순위를 조정하며 독자에 대한 책임감과 누락된 후보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려야 한다. 이러니 차라리 독자들의 투표에 맡겨 집계와 짧은 코멘트 붙이기로 끝내는 것이 여러모로 손쉬운 일이 될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대담무쌍하게 ‘우리의 독단적인 베스트 리스트 선정’이라는 미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버라이어티>의 ‘세기의 아이콘 100’,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가장 위대한 러브송 50’, <타임>의 ‘올타임 100 소설들’이 그 정신나
외국 잡지들이 뽑은 연말 베스트 리스트 [1] - 아이콘·러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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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롤드 로이드는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과 함께 1920년대 희극영화의 주역이었다. 그의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시계에 매달린 남자를 기억할 텐데, 바로 그 <마침내 안전!>은 <킹콩>보다 10년 먼저 고층건물의 높이와 도시 풍경의 심도로 인한 스릴을 선보인 작품이다. 하지만 로이드의 이름은 채플린과 키튼 뒤에 불린다. 채플린과 키튼의 세상이 꿈꾸는 어떤 곳이라면 로이드의 영화는 현실에 바탕을 둔다. 부랑자도 큰바위 얼굴도 아닌 평범한 모습의 안경 낀 남자는 시인이나 곡예사가 되기엔 너무나 영악하고 현실적이었다. 사랑보다 부를 약속하는 직장인(<마침내 안전!>), 부유한 여인과 작가의 명성을 동시에 얻는 재단사(<수줍은 처녀>), 최고 인기 학생의 꿈을 이루는 대학생(<신입생>), 아들과 남자로서 자신감을 얻는 막내아들(<꼬마 형제>), 미들급 챔피언이 된 우유배달원(<밀키 웨이>) 등 그는 항상 의지
[해외 타이틀] <해롤드 로이드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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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란 엘리슨은 미국의 독자적 예술로 재즈, 뮤지컬 등과 함께 ‘만화’를 꼽았다. 지금은 만화 역시 예술의 당당한 일부이자 소통의 매체로 인정받지만, 그러한 인식이 통용되기 시작한 것은 반세기가 채 못 된다. 많은 사람들이 만화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배트맨> 시리즈의 제작지휘자인 마이클 유슬런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는 인디애나대학에 최초로 만화 관련 강좌를 개설한 인물로, 그 이전까지 예술은커녕 ‘웃긴 책’, ‘싸구려 장르’ 정도의 취급만 받았던 만화를 진지하게 다루고자 했다. <배트맨> 1편의 메이킹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먼저 부각되는 사람도 유슬런인데 그가 만화 강좌를 개설하기 위해 학장을 설득하던 과정이 정말 ‘걸작’이다. 그는 학장에게 ‘박해를 뚫고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켰던’ 성경의 모세 이야기를 말해달라고 한 뒤, 학장이 즐겨 읽는다는 슈퍼맨의 탄생 과정을 상기시킨다. 학장은 줄거리를 다 말하기도 전에 “강좌 개설을 허가하네”라고 설득당했
[서플먼트] 제작자의 만화사랑, <배트맨 앤솔로지 박스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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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와 아이의 동명 순정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나나>가 내년 3월 3일 일본에서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시된다.
국내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주제가의 원곡 ‘눈의 꽃’으로 유명한 가수 나카시마 미카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나나>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여자가 우연한 계기로 한 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름은 같으나 성격은 정반대인 두 주인공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성장에 관한 영화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사면서 일본은 물론, 대만 홍콩 등지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2디스크로 구성되는 DVD는 돌비 디지털 5.1 음향과 함께 무압축 리니어 PCM 사운드를 지원. 오오타니 겐타로 감독과 나카시마 미카, 미야자키 아오이 등 주연 배우들이 참여한 음성해설이 포함된다. 또한 60분 분량의 부가영상이 수록되는 부록 디스크에는 메이킹 필름, 무대인사 장면, 예고편 모음, 극 중 주요 장면으로 등장하는 라이브 영상의 미공개 버전 등이
순정 만화 원작 <나나> 내년 日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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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지향하던 <용형호제>의 두 번째 작품. 2차 세계대전 말 독일 정부에 의해 숨겨진 250만톤 규모의 황금을 찾는 이야기. 세계시장 공략에 걸맞게 높은 난이도의 스턴트와 액션, 유머가 조화로운 성룡 오락물의 결정판을 보여준다. DVD 타이틀은 단품 타이틀과 1편 및 박스로 묶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화질과 음향은 우수한 편이며, 부록으로 수록된 ‘액션 스페셜 재키 챈’이 볼 만하다. 2분여간 분량으로 성룡 영화의 액션 하이라이트 장면을 모아놓은 부가영상이다.
재키 챈의 액션 스페셜, <용형호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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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지브리 스튜디오를 이끌어가는 다카하타 이사오의 명작 애니메이션. 자연보호를 주제로, 점점 살아가는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너구리들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겪는 모험을 그렸다. 의인화한 너구리들의 익살맞은 행동과 유머로 초반은 즐거운 분위기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인간 세상에 대한 시선은 대단히 냉소적이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이 된 DVD 타이틀은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며, 부록으로 그림콘티 영상, 작품 소개, 한국어 더빙 현장을 담은 영상 등을 제공한다.
지브리가 선사하는 행운의 너구리,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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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성룡의 영화는 변화한다. 진시황릉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신화: 진시황릉의 비밀>은 변화하고 있는 성룡 영화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곡예와도 같은 스턴트와 무술은 점점 사라지고, 와이어 액션과 CG에 도움을 받은 액션의 비중이 높아졌다. 그래서인지 DVD 타이틀에 수록된 메이킹필름을 보면 유난히 와이어 액션과 특수효과에 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그 가운데 인상적인 것은 최민수와 김희선의 한국어 인터뷰. 또한 중국어와 한국어로 된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성룡의 액션이 달라지고 있다, <신화: 진시황릉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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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70년생이다. 내 십대 시절의 시작과 끝을 온전히 80년대와 함께 하게 된 것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다. 그것은 곧, 팝 음악과 키치 문화의 프리즘을 통해 중첩투사된 경박한 화려함의 무지개 속에서 사춘기를 보냈음을 의미한다. 스크린 속의 연인이라면 무조건 반사적으로 코팅 책받침의 물신(物神)부터 떠올리는 게 자연스러운 세대라는 것이다. 피비 케이츠, 브룩 쉴즈, 소피 마르소, 다이안 레인, 나스타샤 킨스키 따위의 이름들이 30대 중반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마치 문신처럼 뇌리에 각인되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그녀들은 ‘스크린 속 나의 연인’으로 간주된 적이 없었다. 피비 케이츠의 <파라다이스>도 브룩 쉴즈의 <푸른 산호초>도 소피 마르소의 <라 붐>도 보지 못했다는 표면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어차피 결코 닿을 수 없는 여인에 대한 비현실적인 짝사랑이 유치해 보였던 것이다. 또래의 여학생들과 분식집엘 가거나 왕성한 테스토스테론 분비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제니퍼 코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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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헤어진 뒤에도 느낌과 냄새와 기억은 쉬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때마침 미련이 찾아오면 괴로움은 시작된다. <루시아>는 자신의 성생활을 글로 옮기던 작가의 이야기다. 루시아와 동거 중인 그는 우연히 만난 벨렌과의 관계를 통해 과거의 여인 엘레나를 기억하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뒤엉킨 관계 속에 비극으로 치닫던 남자는 과거가 머릿속에 자리한 악마였음을 아는 순간 제자리로 돌아온다. 사람들은 종종 지나간 시간에 사로잡혀 현재 자기 앞에 서 있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루시아> 남자도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온 뒤에야 그것을 깨닫는다. 한 남자의 성적 판타지처럼 보이던 영화의 제목에 굳이 ‘루시아’가 박혀 있는 건 현재의 소중함에 영화의 방점을 찍고 싶은 감독의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 <루시아>로 훌리오 메뎀이 뒤늦게 소개되는 게 다소 뜬금없긴 하지만, 기억과 현실과 환상을 뒤섞던 그의 작품세계의 현재형으로 봐도 큰 무리는 없겠다.
훌리오 메뎀의 사랑에 관한 훈수, <루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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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 개봉한 <브로큰 플라워>의 짐 자무시는 1980년대부터 ‘미국 독립영화의 기수’라고 소개돼온 감독이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이 영화에는 빌 머레이부터 샤론 스톤, 제시카 랭, 틸다 스윈튼, 줄리 델피 등 쟁쟁한 연기자들이 주·조연으로 출연한다. 캐스팅만 보자면 할리우드 영화 뺨치지만 영화는 짐 자무시가 오랫동안 그려온 영화 세계-단순하고 조용하고 쓸쓸하면서도 허탈한 웃음이 나오는-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브로큰 플라워>가 자무시의 전작들과 달리 유례없는 흥행 성공을 거뒀다지만 그걸 스타들의 출연 덕으로 보기는 힘들다. 조니 뎁, 가브리엘 번 등 더 ‘빵빵한’ 배우들이 출연했던 <데드 맨>(1995)은 처참할 정도의 흥행실패를 맛봤다.
14일 개봉한 <킹콩>의 주연배우인 나오미 왓츠나 잭 블랙 등은 한 두편의 작은 영화에서 주연으로 출연했지만 할리우드 스타 서열로 따지자면 대작영화의 주인공으로 어울
[팝콘&콜라] 빵빵한 스타 없인 안되는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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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영화 한편이 한 국가의 영화산업을 뒤흔들어놓는다. 러시아산 판타지영화 <나이트 워치>(Ночной Дозор)가 바로 그런 작품이다.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나이트 워치>는 수세기 동안 전쟁을 치러온 빛과 어둠의 대변자 ‘나이트 워치’와 ‘데이 워치’의 보이지 않는 전투를 다루는 판타지영화. 2004년 러시아에서 개봉한 이 작품은 약 5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러시아 흥행사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고, 쿠엔틴 타란티노를 위시한 서구의 영화광들에 의해 열광적으로 재발견되었으며, 이십세기 폭스에 의해 영어로 리메이크될 예정이다. 러시아의 첫 번째 블록버스터라는 영예를 발판 삼아 러시아판 <반지의 제왕>을 꿈꾸는 티무어 베크맘베토프와의 대화.
※인터뷰는 티무어 베크맘베토프가 부천판타스틱영화제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지난 7월에 성사되었다. 현재 그는 모스크바의 어스름 속에서 후속편인 <데이 워치&g
러시아 최초의 블록버스터 <나이트 워치>의 티무어 베크맘베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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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사(MS)가 HD DVD를 탑재한 X박스360의 내년 출시 보도에 대해 부정했다.
15일 지지통신,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X박스360이 경쟁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 3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출시될 모델에 고용량의 HD DVD를 탑재한다고 보도했으나, MS사가 이를 공식 부인한 것.
MS사의 X박스 사업본부 측은 “일본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X박스360에 차세대 DVD 드라이브를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는 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차세대 DVD를 탑재한 X박스360의 발매는 현재로서 예정돼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9월 15일 일본에서 열렸던 X박스360 발표회 당시 마루야마 요시히로 日 X박스 사업본부장은 “장래 HD DVD 드라이브를 채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게임 타이틀의 HD DVD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MS, X박스360 HD DVD 채용 보도를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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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는 사실뿐 아니라, 앞으로도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여기에 그 슬픔이 자손들에게 유전된다는 ‘업보’까지 짊어진 자들이 있다.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될 때, 그 자리에 있던 그 사람들이 그렇다. 원폭의 피해는 당사자뿐 아니라 그 자손들에게까지 계속된다.
<저녁뜸의 거리>는 10년 전 원폭을 경험한 히로시마의 한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단편 <저녁뜸의 거리>와 피폭자 엄마를 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중편 <벚꽃의 나라>로 구성되어 있다. 멀리 떨어져있는 동생을 만나러 가기 위해 한푼 두푼 알뜰하게 살아가는 히라노는 평범한 아가씨처럼 보이지만, 시체가 떠다니던 강가와 죽은 여인에게서 나막신을 벗겨서 신어야 했던 지옥 같은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저녁뜸의 거리>), 나기오는 단순한 천식도 피폭의 영향이라는 오해를 받으며 엄마가 피폭자이기에 사랑하는 사람도 제대로 만나지 못한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저녁뜸의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