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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이 세기말에 발표한 <Not Dark Yet>이 개인적 베스트가 된 지금이지만, 그의 황금시대가 1960∼70년임을 부인할 순 없다. <Freewheelin’> 앨범의 재킷은 여전히 따스한 기억으로 남아 있으니, 차가운 거리를 연인과 걸어가던 더벅머리 남자는 바람에게 말을 걸고 소나기에 길을 물으며 시대의 정신을 밝힌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그의 팬들이 새 앨범보다 1991년 이후 출시되고 있는 ‘부틀렉 시리즈’에 더욱 열광하는 것도 수긍할 만한 일인데, 지난해까지 4개의 박스로 출시된 여섯개의 앨범은 미발표·희귀곡과 전설적인 공연을 차례차례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7번째에 이르러 드디어 영화와 조합되면서 혹시나 했던 부틀렉 영상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게 됐다. 게다가 <노 디렉션 홈: 밥 딜런>의 감독은 마틴 스코시즈! 딜런과 연이 깊은 ‘더 밴드’의 마지막을 <라스트 왈츠>에 담았던 사람도 스코시즈였으니 이보다 더 멋진 만남은
[명예의 전당] <노 디렉션 홈: 밥 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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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인종 차별을 소재로 했을 때 두 경우로 나뉜다. 심각할 정도로 진지한 사회고발 드라마거나 정반대로 코미디로 활용하는 것이다. <게스 후?>는 후자에 속하는 영화로 딸이 사윗감이라고 데려온 백인 애인과 이를 절대 용납 못하는 흑인 장인과의 유쾌한 한판 승부를 그려내고 있다. DVD 타이틀에 수록된 부록은 조촐하지만 코미디영화다운 구성을 취했다. 배우들의 재미있는 표정을 볼 수 있는 4분여 분량의 NG장면, 감독의 해설과 함께 보는 7개의 삭제장면, 메이킹필름을 제공한다.
애시튼 커처의 달콤한 미소, <게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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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말기 선고를 받은 강력반 형사의 ‘보험금 타먹기’ 해프닝을 그린 코믹형사극이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총알탄 사나이> 등 비슷한 상황의 영화들이 자연스레 떠올려진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DVD 타이틀은 이영은 감독과 주연배우 이범수의 음성해설과 형사과, 수사과, 경무과, 단속과 등의 독특한 이름으로 제공되는 메이킹 다큐멘터리, 시사회 현장 풍경, 뮤직비디오 등의 스페셜 피처를 제공한다.
웃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이대로, 죽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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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으로 이사온 러츠 가족이 28일 동안 겪는 초자연적 공포를 그린다. <13일의 금요일> <할로윈>과 함께 최장기 시리즈로 손꼽히는 80년대 싸구려 영화의 리메이크. 오리지널보다 장르영화의 매력과 기술 발전 덕택에 시각적 볼거리는 더 나아졌지만, 새롭게 만들어지는 영화치곤 참신함이 떨어진다. DVD 타이틀의 화질과 음향이 뛰어나며,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까닭에 그와 관련한 ‘초자연적인 살인’이란 다큐멘터리 영상이 제법 흥미롭다.
초자연적인 살인이란? <아미티빌 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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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는 기출시된 고전영화 DVD 중 가장 사랑받은 작품을 대상으로 특별한 DVD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벤허>에 이어 선택된 작품은 <오즈의 마법사>다. 디지털 복원된 영상과 소리 그리고 오래된 영화답지 않게 훌륭한 부록을 자랑했던 기출시본을 다시 업그레이드한 특별판은 화려하기 그지없다(다만 한국판엔 미국판과 달리 원작자 L. 프랭크 바움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 세 번째 디스크가 없다). 특별판은 색 표현이 더욱 화려해지고 섬세함을 더했는데, 기존판의 부드러운 영상과의 비교는 숙제로 남겨둔다. 부록의 경우 시간만으로도 4시간을 훌쩍 넘기는데, 전문가와 출연진 등의 목소리로 진행되는 음성해설, 안젤라 랜스베리가 읽어주는 원작의 발췌본, 복원과정에 대한 기술적인 해설, 동영상에 내레이션을 입힌 출연진 소개, 메이킹필름, 제작에 참여한 사람과 가족들의 기억과 평가, 분야별 전문가의 영화에 대한 분석과 헌사, 영화가 다양하게 변형된
원작동화에서 TV만화까지, 4시간 특별 선물, <오즈의 마법사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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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예술가의 삶은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여행과 같을지도 모른다. 끝도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 망망한 우주의 저편을 그리듯, 여행은 이름 모를 일상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을 선사한다. ‘우주를 그리는 화가’로 알려진 오경환(65)의 작품에선 그런 예술가의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전해진다. 대형 캔버스에 검고 짙푸른 우주 공간과 화려한 빛을 발하는 행성들, 운석과 기하학적인 도형의 이채로운 만남 등 그의 붓끝을 통하면 우주의 풍경도 현실이 된다. 작가의 우주에 대한 관심과 탐구는 인간이 달에 첫발을 디딘, 1969년 그의 첫 개인전부터이다. 이미 상상 속의 경이로운 신비감을 잃어버린 우주의 신비는 그렇게 오경환의 화면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오경환의 초기작에서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120여점의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크게 두 가지에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하나의 호기심적인 대상을 넘어서 인간실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사유적으로 풀어낸 ‘오
우주를 품은 시공의 풍경화, <젊은 예술가의 초상: 오경환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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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밝히고 잇속만 차리는’ 음반사 대(對) ‘음악밖에 모르는 순진한’ 뮤지션의 양자대립 구도(또는 여기에 ‘월권을 서슴지 않는 약삭빠른’ 프로듀서를 끼워넣은 삼각구도)는 음악팬들이 열을 내며 입에 올리는 얘깃거리다. 각을 세워 피아(彼我)를 구별하고 도마에 올리는 수모의 대상은 거의 언제나 음반사, 그리고 종종 프로듀서의 몫이다.
이런 ‘고전적’ 갑론을박이 올 초에도 인터넷에서 이슈화된 바 있다. 2003년에 녹음되었으나 미발매 상태이던 피오나 애플의 3집 <Extraordinary Machine>을 둘러싼 논란이 그것이다. 소속사(Epic/Sony)에서 대중성 부족을 이유로 발매를 연기하고 있다는 프로듀서 존 브라이언의 주장이 제기되고, 이에 소속사를 규탄하는 ‘넷심’이 일제히 발원하고, 음반을 발매하라는 이메일을 소속사에 보내는 운동이 벌어지고, 음원이 유출되어 광범하게 ‘공유’되는 현상이 급박하게 벌어졌다. 하지만 발매 지연의 진실은 소속사가 아니라 결과에 만족
그녀의 비범한 모놀로그, 피오나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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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레드 제플린의 <The Song Remains the Same> DVD를 샀다. 오래전 LP로 들은 적은 있지만, 눈으로 보기는 처음이었다. 로버트 플랜트, 지미 페이지, 존 폴 존스 그리고 존 보냄.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노래와 연주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 모든 것이 좋았다. 존 보냄의 죽음으로, 다시는 들을 수 없는 레드 제플린의 음악을 듣는 것은 정말 황홀했다. 록음악은, 그 시절이 최고였다.
누군가가 그랬다. 모든 것에는 절정기가 있는 법이라고. 굳이 모든 것, 이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자주 그런 생각이 든다. 50, 60년대의 재즈라든가, 70년대의 록음악을 듣다보면 문득 그런 느낌이 온다. 카메론 크로의 <올모스트 훼이모스>는 찬란했던 록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풍경을 멋지게 펼쳐놓는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결국은 모든 것이 시들어가거나 죽어간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 어쩌면 그게 모든 생명의 법칙 아닐까?
[B딱하게 보기] 뿌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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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은하씨!
이런저런 말보다 우선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결혼식에 직접 참여하여 얼굴 뵙고 인사드리는 것이 예의인 줄 알지만
일면식도 없는 제게 청첩장을 보내실 리도 없고
설사 받았다 해도 그날은 제가 무척 중요한 일이 있어
결혼식에 참석할 수가 없었습니다.
홈쇼핑으로 주문한 이사벨 소이 소스 크랩- 일명 김수미 간장 게장이
배송되기로 한 날이었거든요.
하지만 은하씨의 결혼식은 운 좋게도 S방송사의 아침 방송을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예쁜 게 죄라면 정말 능지처참당할 만큼 아름다운 은하씨의 모습에 아침 댓바람부터
괜히 마음이 설레더군요.
이상타~ 이상타~. 분명 완전 비공개라고 했는데….
이렇게 속치마 까발리듯 낱낱이 보여질 수가 있는 걸까?
근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촬영을 위한 기본적인 조명조차 없는 구리칙칙한 화면발.
완전지루해주는 앵글, 학예회 수준의 구성… 옳타꾸나!
영민한 저는 순간적으로 은하씨의 친인척 가운데 한분이 캠코더로 촬영한 것
[이창] 은하씨의 행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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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 사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에 폭풍을 불러올 수 있을까? 흔히 ‘나비효과’라 부르는 표현은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의 것이라고 하는데, 한마디로 ‘초기조건에 대한 민감한 의존성’, 작은 요인이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강정구 파문을 보면서 이 기상학의 이론이 정치학에도 적용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어난 일을 보자. 어느 교수가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그러자 경찰이 조사를 하고, 검찰이 구속을 시도하고, 장관이 서면지휘를 하고, 검찰총장이 사퇴를 하고, 보수야당이 범국민 구국운동을 벌이고, 9천명의 노인들이 시국성명을 내고, 7천명의 우익들이 시청 앞 광장에서 궐기대회를 하고, 천 장관과 강 교수 앞으로 하얀 가루가 담긴 소포가 날아오는 유사 테러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초기조건의 과민함’은 국가보안법에서 비롯된다. 국보법이 없었다면, 강 교수의 글은 지금 그것이 가진 그 막강한 존재감을 갖지 못했을 게다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나비의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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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이하 <히치하이커>)>. 이 긴 제목의 영화는 SF와 코미디가 기묘하게 조화된 장르 영화로서 국내에서도 아는 사람들만 아는 원작(더글러스 애덤스가 쓴 원작은 10년쯤 전에 번역본이 나왔고 최근 새로 나왔다) 팬들만 영화화를 반겼고, 막상 완성된 영화는 미국에서 흥행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여기서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몇 안 되는 극장에서 역시 일부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을 뿐이다. 원작이나 SF 장르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나 관심 없이 제목과 몇몇 비주얼만으로는 유치한 ‘공상과학 영화’ 정도로 보였을 법하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맨 인 블랙> 같은 영화에서 <히치하이커>식 유머를 이미 본 적이 있다. 캐비넷을 열고 보니 그 속에 하나의 거대한 외계인들의 세계가 존재한다던가, 우리가 사는 태양계가 상상할 수 없이 거대한 외계인들의 구슬 속에 담겨 있다던가 하는 것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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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기 가장을 한다고 내 아는 사람이 그랬다(정확히 자기 ‘가장’이란 단어를 썼는지는 모르겠다. 본인한테 확인했는데 본인도 잘 기억이 안 난단다). 그의 말뜻은, 실제보다 자신을 밝게 포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제보다 자신을 예민한 성질로 포장하는 사람이 있고 또 실제보다 우울한 태도로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었다. 부산영화제를 다녀온 뒤 1주일 내내 난 조증이었다. 심하게 조증이었다. 한톤 반 높아진 목소리로 종일 깔깔거리고 실실거렸다. 일 의욕까지 넘쳐 담당 영화기사를 “죽을힘을 다해 써보겠다”고 했다. 한 선배가 물었다. “너 무슨 좋은 일 있지?” 부산영화제 데일리팀에서 같이 일했던 선배는 담배를 문 채 반대로 말했다. “네가 지금 우울해서 그런 거 아냐?”
우울해질 만큼 바다가 그리워서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것이 진짜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대답이었다. 물공포증이 심해서 지난해 겨울에야 수영하는 법을 배웠고,
[오픈칼럼] 바다를 믿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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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 ‘연기를 한다’는 표현은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인다. 일상생활에서 이 말은 ‘내숭을 떤다’, ‘위선적이다’로 바꿔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오래전 이미 <씨네21>을 통해 ‘할리우드 같은 년’임을 커밍아웃했던 바, 나를 포함한 세상 모든 사람이 훌륭한 연기자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아 왔다. 훌륭한 연기자란 무엇인가. 무대나 스크린 위에서와 다르지 않다. 연기에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테면 선배 앞에서는 근면, 성실, 겸손함을 연기했던 인간이 후배들 앞에서 무례하고 포악한 내면을 드러낸다든가, 가진 자 앞에서 하해와 같던 성품을 자랑하던 사람이 그렇지 못한 이에게 추상같이 냉혹해지는 ‘허점’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표리부동하다는 것은 연기력 미숙의 다른 표현이고 성숙한 인격이란 뛰어난 연기력과 다르지 않다. 공자가 태어났을 때부터 공자였겠는가. 어린 시절부터 갈고닦은 연기의 무대를 바깥세상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으로 옮겨서까지
[투덜군 투덜양] 진짜 연기자란 이런 거지, <빙 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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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가(<미스터 소크라테스>) 비행기 타고(<플라이트 플랜>) 천국에 가서(<소년 천국에 가다>) 얘기하는 사랑이(<러브 토크>) 지워지지 않아요(<이터널 선샤인>)’ 이번 주말 개봉작을 한문장으로 풀이하면 이쯤 되지 않을까? 오랜만에 메이저 배급라인을 타는 영화들이 여러편 개봉했다. <미스터 소크라테스>, <소년 천국에 가다> 등 한국영화 두편과 <플라이트 플랜>, <이터널 선샤인> 등 외화 두편의 대결로 압축되는 양상인데 현재 주요 사이트의 예매율은 <플라이트 플랜>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미스터 소크라테스>가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소년 천국에 가다>도 비슷한 예매율을 보여 주말 극장가는 개봉 신작들이 고르게 관객들을 불러모을 예정이다
<플라이트 플랜>
태그라인
고도 37000피트,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한 그녀의 사투
[주말극장가] 소크라테스가 비행기 타고 천국에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