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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을 꿈꾸는 자들이여, 행동하라
정성일 평론가라기보단 팬클럽으로 나왔다. 질문이 팬클럽스럽다 하더라도(웃음) 이해해달라. 촌스럽게 시작하겠다. 서울 방문은 공식적으로 처음인데. 인천공항에 도착해, 서울 풍경을 보면서 받은 느낌이 궁금하다.
허우샤오시엔 아주 긴 다리들(웃음)…. 되게 많던데. 세상에 이런 물질적 세계가 끝없이 팽창된다면 그건 좋은 일인 걸까. 관객이 필기하는 걸 보면서 뭔가를 찾으려는 표정을 봤다.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폭소) 컴퓨터, 문자, 이미지… 너무 많은 관념들이 있어서 정작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어렸을 때 오빠가 엄마의 감시를 받으면서 숙제를 하지 않나. 여동생은 옆에서 뛰어놀고 말이다. 하지만 오빠는 하나도 외우지 못하고 여동생은 다 외운다. 왜냐하면 여동생은 놀면서 자연스레 받아들인 거니까.
정성일 에드워드 양과 친했지만 두 사람의 영화는 매우 다르다. 친구로서가 아니라 감독으로서 그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는지.
대만뉴웨이브영화제 마스터클래스 [2] - 허우샤오시엔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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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7일 토요일 오후 3시, 세명의 거장의 작품을 초청한 대만뉴웨이브영화제를 위해, 같은 비행기를 타고 허우샤오시엔 감독과 차이밍량 감독이 서울아트시네마에 도착했다(에드워드 양 감독은 내한하지 않았다). 두 감독을 한자리에 모셔 사진을 촬영하고 싶은 욕심이 앞섰다. 조선호텔에 여장을 풀고 두 감독은 바로 필름포럼으로 나왔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감기로 몸이 안 좋았고 파리와 대만을 거쳐 서울로 오는 고단한 일정이었다. 차이밍량 감독은 일정이 없었으나 일부러 사진 촬영을 위해 나와주었다. 전근대와 근대, 탈근대적 풍경이 뒤범벅된 종로를 뒷배경으로, 두 감독이 카메라 앞에 섰다. 차이밍량 감독이 모자를 벗고 찍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의하자,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익숙하지 않으니 그냥 가자며 웃는다. 그러고보니 두 감독 모두 머리가 아주 짧다.
토요일 오후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마스터클래스 표는 일찌감치 동이 났다. 8월29일 월요일 오후 차이밍량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는 기립박수로 끝을 맺었
대만뉴웨이브영화제 마스터클래스 [1] - 허우샤오시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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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앞에선 숙맥이에요. 영화가 도움이 되었으면”
마시마로 역의 김진명
아마 영화 속 고수들 가운데 가장 귀여운 캐릭터는 마시마로일 것이다. 태식과 산길에서 강도 높고 박진감 있는 싸움장면을 보여주지만, 후반부에 깜찍하게 보여주는 재롱이 잊혀지지 않는 배우다. 촬영 뒤 2년 반이 지난 그의 몸은 무척 날렵하다. 공익 근무요원으로 들어가기 전 훈련소에서 자연스레 다이어트가 된 덕분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때는 무려 156kg, 촬영 때는 130kg에 달했던 몸매는 190cm, 105kg로 줄어들었다. 주전공이 씨름이다보니 한창 때는 24시간 내내 먹기만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장태식이 이소룡 키드라면 김진명은 성룡 키드라고 부를 만하다. 성룡의 영화는 몇번을 보고 또 봐도 즐겁다. 그러나 무술배우를 하겠다는 꿈 같은 건 애초에 없었다. 용인대학 격기학과를 다니던 중 원래 제안을 받았던 선배가 자신을 추천하는 바람에 ‘추억도 만들 겸’ 덜컥 배우가 되기로 했다. 유도선수 역
<거칠마루>의 파이터들 [3] - 6인의 무술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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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에 대한 오마주였는데 몰랐나요?”
태식 역의 장태식
스스로를 이소룡 2세대라 부르는 장태식은 이 작품의 출발점이자 동기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의 씨앗이 된 게 바로 그가 주인공을 맡았던 <무림일기>(KBS2 인간극장)였고, 영화 속 화자인 김c가 들려주는 ‘고수를 찾아가는 이야기’의 경험담도 태식의 것이니 말이다. 그의 인생은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라고 할 수 있다. 추석 때 TV로 본 <용쟁호투>가 그를 사로잡은 이후 그는 ‘절권도의 길’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부모님이 반대했지만, 고등학교 때 고향인 남원에서 전주로 전학을 가서 자취를 하면서 길이 열렸다. 이소룡의 무술과 권투가 가장 가깝단 얘기를 주워듣고는 권투장으로 달려갔다(태껸을 함께하게 된 것은 한국적인 무술을 하고 싶어서였다). 대학도 이소룡을 따라 갔다. 워싱턴 주립대에서 철학을 공부한 그를 본받아 전북대 철학과로 갔다(그는 출연한 고수들 가운데 가장 깊은 눈매를 보여준다). “그
<거칠마루>의 파이터들 [2] - 6인의 무술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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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8일 프라이드 헤비급 챔피언전에서 효도르에게 패한 격투기 선수 미르코 크로캅. 그가 제작과 주연을 맡은 액션 영화 <얼티밋 포스>가 9월 22일 일본에서 DVD로 출시된다.
비록 챔피언이 되진 못했지만 ‘하이킥의 명수’로서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크로캅의 영화에 일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 특히 실제 용병이었던 크로캅이 죄수가 된 용병 역을 맡아 실감나는 액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또한 크로캅의 모국인 크로아티아군의 전폭적인 협조를 통해 공수한 실제 군용 헬기의 등장 또한 볼거리라고.
DVD는 16:9 와이드스크린에 영어 및 일본어 더빙이 포함되며 메이킹 등의 부록이 포함되는데, 연기자로서 크로캅의 보기드믄 NG 장면도 볼 수 있는 NG 모음도 포함된다. 한편 일반판 외에 한정으로 발매되는 특별판에는 크로캅의 사인과 오리지널 티셔츠도 함께 동봉될 예정. 크로캅의 진정한 팬이라면 특별판을 주목해야할 듯싶다. 가격은 7,14
격투기 선수 '크로캅' 주연 영화 일본서 DVD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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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충무로에서는 요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실제 무술 고수들이 실제 격투를 벌이는 것을 담은 영화가 있다’는 얘기가 그것. 이 괴이한 소문의 주인공은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에 출품돼 입소문을 탔고,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좀더 많은 관객 앞에 선보였으며, 그 여세를 몰아 9월15일 정식으로 개봉하는 <거칠마루>다. 사실, 이 소문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진짜 무술인들이 출연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 속 ‘대결’은 준비된 설정에 따른 연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칠마루>를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연기가 너무나 실감나 그런 소문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마치 UFO처럼 돌발적으로 솟아오른 이 독립장편영화의 험난하기 짝이 없는 제작과정을 돌아본다. 그리고 이 영화에 출연한 실제 무술인들도 함께 만났다. 다만, K1 데뷔를 준비하느라 일본에 체류 중인 ‘무사시 66’의 유양래와 군 복무 중인 최진용을 만날 수 없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었다.
<거칠마루>의 파이터들 [1] - 탄생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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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라는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를 다룬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 <신암행어사>가 10월 중 대원씨앤에이홀딩스㈜를 통해 출시된다.
<신암행어사>는 지난해 11월 한국과 일본에 동시개봉한 극장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에서 단행본 1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윤인완, 양경일 콤비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가상의 국가 쥬신을 배경으로 암행어사와 춘향전 등 우리의 고전을 판타지풍으로 재해석하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만화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작품이다.
한국과 일본의 제작진들에 의해 만들어진 극장판 <신암행어사>는 <마스터 키튼> <하나다 소년사> 등 화제작을 연출한 시무라 죠지 감독이 지휘를 맡았으며, <카우보이 비밥>의 스파이크 역을 맡았던 성우 구자형, 배우 이지훈, 지성, 윤손하 등 인기스타들이 목소리를 맡아 화제가 되었다.
10월 10일 출시 예정인 DVD는 16:9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화면비에 한국어 및
한일 합작 애니 <신암행어사> 10월 출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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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에 비해 좀처럼 DVD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한국영화 대표작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태흥 영화사와 DVD 제작, 판매 계약을 맡은 스펙트럼DVD는 오는 10월부터 <서편제> <장군의 아들> 등 한국영화계에 큰 족적을 남긴 명감독들의 영화들을 소개할 예정.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지난 20세기의 명작들을 망라하고 있는 이 라인업에는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창> <축제> <아제아제 바라아제> <태백산맥>,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 <경마장 가는 길>,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 배창호 감독의 <꿈> <기쁜 우리 젊은 날>, 이장호 감독의 <무릎과 무릎 사이> <어우동>, 김호선 감독의 <영자의 전성시대>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1993년 최초로 100만 관객 시대를 열었던 <서편제>의 경우, 일본
스펙트럼, <서편제> 등 한국영화 대표작들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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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명세/ 홍등가로 쫓아온 남순과 슬픈눈이 눈쌓인 계단에서 대결하는 장면이다. 영화의 감정을 칼과 칼로 말하는 것이다. 사실 이 장면에서는 입김이 보여야 하는데 스틸에서는 그게 안 보여서 아쉽다. 입김이 합쳐지는 느낌이 아주 영적인 기운을 주거든. 비록 칼을 겨누고 있지만 두 사람의 입김이 하나가 되면서 두 사람도 하나가 되는 거다.
7, 8. 이명세/ 포졸들이 병조판서의 집을 급습하는 장면이다. 성기 형과 지원이가 아주 폼나게 나온 장면이라 선정했다. 정말 아무런 배경도 넣지 않고 공간을 구성한 거다. 병조판서는 흰옷을 입히고, 포교들은 모두 검은색으로 입히고, 붉은 천을 거기에 덧대고. 그저 단순한 공간으로서 뭔가를 보여주려고 했다. 미니멀하다. 미니멀. 미국에서 돌아오기 전에 미니멀 전시회를 보면서, 미니멀이 가장 경제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비용 고비율. 그리고 내리는 눈은 48프레임으로 찍은 거다. 48프레임의 눈이 가장 자연스럽게 보인다. 그래서 배우들을
이명세의 <형사 Duelist> [4] - 포토코멘터리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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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세 감독이 손수 <형사 Duelist>의 베스트 장면 10개를 선정해주었다. 그가 직접 손으로 뽑은 장면 중에서는, 관객이 오랫동안 기억할 순간도 있고, 배우들이 남몰래 자랑스러워할 순간도 있으며, 감독의 마음속에서 더욱 크게 자리잡은 순간도 있다. 이명세 감독과 이형주 미술감독으로부터 가장 빛나는 순간들 뒤에 숨은 진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이명세/ 칼빛과 황금빛이 감도는 의상까지, 정말 화려한 장면이다. 그 느낌이 더 잘 전달되도록 동판을 하나 구해오라고 해서 붙여놓았다. 황기석 촬영감독은 “감독님. 이거 너무 이상해요. 왜 이거 붙이셨어요”라면서 의아해하더라. 스탭들도 다들 이해가 잘 안 된다는 표정이어서 나중엔 “이 사람들이 원래 태양신을 숭배하는 사람들일지도 몰라. 그래서 석양빛이 나는 구리판을 붙여논 거야”라고 말해줬다. 기껏 설득시킨다는 게…. (웃음)
이형주/ 가난한 빈민들이 사는 공간이다. <취화선> 세트에서 작업을 했는데, 두
이명세의 <형사 Duelist> [3] - 포토코멘터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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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움직임은, 무엇이든 연계된 총체적인 거다”
<형사 Duelist>의 예정된 기술 시사는 늦어지고 있었다. 이명세가 또 막판까지 ‘완벽’을 향해 다듬질을 하고 있는 것일 거라고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경험했던 주변 사람들은 추측했다. 이유를 알고보니 중도에 약간의 믹싱 사고가 있었다. “부족하다는 말은 변명밖에 안 되는 것 같았고,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보여주기는 더 싫었다. 그래서 관련된 모든 사람을 다 붙잡아놓고” 기어이 완성하여 간단한 기술 시사를 거친 뒤 언론 시사까지 마쳤다. 그래도 부족한 듯싶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이명세는 “내일 새벽부터 프린트를 뜬다. 오늘 하루밖에 손볼 시간이 없다”며 인터뷰가 끝나기 무섭게 양수리로 향했다. “내 모토가 뭔가, 끝까지 한다는 거 아닌가. 지금은 아드레날린이 분비돼서 괜찮다”며 그는 피곤한 기색없이 드라마주의자들에 대한 강한 질타로 말문을 열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뭔가.
=영화
이명세의 <형사 Duelist> [2] - 이명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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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세의 일곱 번째 영화 <형사 Duelist>가 드디어 찾아왔다. 이명세 특유의 많은 영화적 시도가 종횡으로 화면을 채우며 눈을 즐겁게 한다. 조선시대판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될 것이라는 그의 장담은 화려하게 지켜졌다. <형사…>는 다양한 상상적 이미지의 집결이자, 21세기를 찾은 활동사진의 초절정이다. 활동, 율동, 감동이라는 키워드로 이 영화의 맥락을 생각해보고, 인터뷰도 함께 전한다. 이명세 감독이 직접 고르고, 그와 이형주 미술감독이 함께 전하는 영화 속 명장면 베스트 10컷 포토 코멘터리는 <형사…>를 상상하고 있는 당신에게 즐거운 지름길이 될 것이다.
활동이 있으매, 비주얼은 찬란하리라
활동(活動). 이명세는 험난한 시대에 영화를 시작했지만, 다른 것을 돌아보지 않고 영화의 미학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만 끈질기게 작품을 채워왔다. 80년대 후반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여 ‘코리안 뉴웨이브’라는 말로 같이 묶였던 장선우,
이명세의 <형사 Duelis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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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내에 개봉해 박스오피스 3위로 데뷔했던 <외출>이 일본에서 먼저 낭보를 전해왔다. <외출>(일본 개봉명 <4월의 눈>) 메이킹 DVD가 한국관련 DVD로는 최초로 오리콘 DVD 종합 챠트 1위에 오른것. 산케이스포츠 온라인판인 산스포닷컴은(www.sanspo.com) “지난 7일 출시된 <외출>의 메이킹 DVD인 <다큐멘터리 4월의 눈, 배용준에 매료되어>가 오리콘 DVD 종합 차트 1위에 올랐다”고 13일자로 보도했다.
산케이스포츠는 이어 “DVD 판매량 6만7천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한국관련 DVD로는 사상최초로 1위에 오른 쾌거”라며 “지금까지 가장 좋은 성적을 낸 DVD는 한석규의 <쉬리>, 배용준의 <스캔들>, 권상우의 영상 DVD <KSW/권상우> 등 모두 3편으로 2위가 최고 기록이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본편 영화가 아닌 메이킹 DVD가 1위에 오른것도 역대 최초로, 지
<외출> 메이킹 DVD, 日 오리콘 차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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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TV감상실] 드라마 속의 악당 캐릭터
[올드독의 TV감상실] 드라마 속의 악당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