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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출신의 재즈밴드 트리오 토이킷의 2000년작 <Kudos>는 ‘명성, 영예’라는 제목의 뜻대로, 자신들에게 음악적 영감을 부여한 아티스트들의 명성을 기리는 헌정 음반이다.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곡들 중 하나인 <Gadd A Tee?>는 재즈 드러머 스티브 갯과 재즈 피아니스트 로버트 티에게 바치는 곡이고, <Waltz for Michel Petrucciani>는 1m가 안 되는 키를 가진 천재 재즈 피아니스트 미셸 페트루치아니를 위한 곡이다. 그 외에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스팅, 핀란드의 영화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에게 곡을 헌정했다. 음악적 장르만 허문 것이 아니라 예술간 장르까지 허물고 있는 트리오 토이킷의 이 헌정 앨범은 그들의 음악적 성향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음반이다.
1988년 트리오 토이킷을 결성한 뮤지션들은 당시 매우 젊다못해, 어렸다. 피아노의 이로 란탈라가 열여덟살이었고 드러머인 라미 에스켈리넨이 스무살에 불과
지적이고 고상한 짬뽕 재즈, 트리오 토이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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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가만히 살펴보면) 한 무리의 인간들이 조용히 필사적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이 구절을 처음에 읽었을 때에는 ‘필사적’이라는 말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렇다. ‘필사적’은 힘이 세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조용히’가 더 와 닿았다. 초등학교 칠판에 종종 써 있던 말이다. ‘조용히’, 이 말은 힘이 없다. 그런데 붙여놓고 보니 ‘필사적’보다 ‘조용히’가 더 필사적으로, 처절하게, 잔혹하게 느껴진다.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있었다.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같은 책까지 나왔을 정도니까 그야말로 <매트릭스>에 대해서 나올 말은 다 나왔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 영화는 좀 다른 각도에서, 즉, ‘조용히’와 ‘필사적’의 관점에서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 영화의 주인공인 미스터 앤더슨(네오)은 회사원이지만 본업인 회사원보다는 해킹에 더 열중하는, 약간 한심한 청춘이다. 일단
[이창] 조용히 필사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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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에 흥미로운 드라마를 봤다. <추리다큐 별순검>. 구한말에 실재했던, 특수 임무를 부여받은 경찰 ‘별순검’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다. 아마 다큐란 단어를 쓴 것은, 실재했던 사건 기록을 토대로 했기 때문일 거다. 한 사건이 끝날 때마다 굳이 변호사가 나와 설명을 해주는 것도, 실제 있었던 일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일 테고. 어쨌거나 <C.S.I.>의 영향을 받아, 조선시대 검시 과정을 알려주는 <추리다큐 별순검>은 꽤 재미있었다. 얼마 뒤에는 정규 프로로 편성돼 매주 토요일에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조기 종영을 한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청률이 5%밖에 안 나온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다. 한국처럼 추리소설의 대중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나라에서, 추리 드라마도 거의 없는 현실에서, 주말 황금시간대에 <추리다큐 별순검>을 방영하면서 높은 시청률을 기대한다는 것부터가 망상이다. 하물며 막강 마니아들이 존재하는 <
[B딱하게 보기] 소수를 위한 서비스, <추리다큐 별순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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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에게 있어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긴 하다. 올해 들어 언론의 ‘동네북’이 되어버린 톰 크루즈를 보면, 확실히 그런 것 같다. 개인적으로 톰 크루즈라는 배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보도된 방식이나 내용을 보면, 좀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가 사이언톨로지를 노골적으로 포교하고, 애인에 대한 사랑을 호들갑스럽게 과시하는 모습은 정말 ‘비호감’이지만, 그가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이상하게 변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런 사람인 것을 우리가 몰랐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10년 가까이 톰 크루즈를 위해 일하던 매니저는 대단한 전략가여서, 우호적이면서도 영향력이 있는 저널을 중심으로, 고객이 최대한 돋보일 수 있는 언론 플레이를 벌였다고 한다. 대중의 반감을 우려해, 사이언톨로지에 대한 언급을 자제시킨 건 물론이다. 그렇듯 ‘유능한’ 매니저를 해고한 뒤로, 통제 불능이 되어버린 톰 크루즈는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잦아졌다. 그 ‘유능한’ 매니저는 최근 브래드 피트
[오픈칼럼] 당신의 진심을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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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1등 한번 해보겠다는데 딴죽을 거는 사람들은 처죽여도 시원치 않다는 아름다운 공동체 정신은 의외로 세계 곳곳에 남아 있다. <크리스마스 건너뛰기>라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크리스마스 납량특집 영화를 보고서 알게 된 사실이다.
<크리스마스 건너뛰기>는 의외로 전복적인 영화다. 어떤 싸움이 나고 긴장이 펼쳐져도 결국 따스함과 달콤함의 범주 안에 들어가 있는 크리스마스 영화들과 비교해 이 영화에서 주인공 부부가 겪는 고충은 거의 호러영화 수준까지 끔찍해진다. 집 앞에서 캐럴을 불러대는 사람들을 피해 있던 부부가 바로 앞 창문에 바짝 붙어 노래를 하는 합창단원과 눈이 마주치는 장면에서는 비명이 나올 지경이고 지하실로 내려간 부부를 내려다보는 눈사람은 공포영화가 전형적으로 귀신을 잡는 앵글로 비쳐지며 모골송연한 표정을 짓는다.
또한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건너뛰기 위한 부부의 안간힘을 그린 전반부와 부부가 마을 사람들의 기적적인 도움으로 화려한 크리스마스 파
[투덜군 투덜양] 중산층의 대가, <크리스마스 건너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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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페이스’라는 말이 있다. 카드를 할 때 좋은 패가 들어오든 나쁜 패가 들어오든 얼굴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에서 유래한 말이라는데, 흔히 무표정한 사람을 일컫는다. 영화배우 가운데 포커페이스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찰리 채플린과 쌍벽을 이뤘던 코미디 감독 겸 배우 버스터 키튼일 것이다. 키튼은 얼굴에서 표정을 지운 대신 몸의 액션코미디를 만들어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포커페이스 하면 또 떠오르는 인물로 기타노 다케시가 있다. 기타노의 <소나티네>나 <하나비> 같은 영화는 기타노의 무표정과 잔혹한 상황 또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의 충돌로 이뤄져 있다. 기타노의 이런 스타일은 때로 공포와 충격을, 때로 폭소와 희열을 몇배로 증폭시킨다. <브로큰 플라워>의 빌 머레이 또한 포커페이스의 또 다른 경지다. 중년의 피로가 쌓인 그의 얼굴은 우리 인생의 당황스러운 국면을 의인화시킨 결과 같다. <브로큰 플라워>의 빌 머레이를 문장으로 옮기면 이렇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포커페이스의 비애, <브로큰 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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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세기의 앞 반절에 일본이 점령하고,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기점으로 미국에 의해 이용당하고, 1980년대 후반 민주화의 과정이 있기 전까진 독재 지배하에서 전후사 대부분을 보냈던 나라의 영화에 관한 것이다. 묘사로 한국 같기도 하겠지만,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나라는 대만이다.
대만 영화사는 한국영화와는 매우 다른 기로에 서 있다. 2005년에 대만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는 비율은 50명 중 한명꼴도 안 됐다. 올해 극장에 걸린 24편의 대만영화는 타이베이에서 영화당 평균 5만달러의 이익을 냈으니, 영화산업은 바닥을 치고 있어야 할 때다. 그러나 대만 영화산업은 어느 때보다도 낙관적이다. 신세대 영화감독들과 새로운 제작사, 그리고 새로운 자금원이 있다. 일부분은 국제시장에서 한국영화의 비싼 값에 대한 반응 속에서, 대만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해외 구매자들에게서도 더 놓은 가격을 받고 있다.
대만에는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 같은 기구가 없다. 독재정권의 유물로 3
[외신기자클럽] 작가는 있지만 대중 감독은 없다 (+영어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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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이 쫑났다. 중단 결정 전 방송분은 자연다큐 <공생과 기생>이 대신했다. 조·중·동은 물론이고 동종업자인 KBS가 하는 짓을 보니 거듭 이 제목이 의미심장하다(YTN 보도를 받아쓰면서 ‘뉴스특보’까지 내다니). <미디어오늘>을 보면, <PD수첩> PD는 미국에 있는 연구원에게 “논문이 가짜로 판명날 것”, “황 교수가 구속될 것”이라는 말은 했지만, “황우석 죽이러 왔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너는 언제 그랬냐고 물으면 할 말 없지만). 취재 도중 스스로를 ‘업’시키지 않으면 날밤 새워 다니기 힘들다. 담당 PD는 성급히 논문이 가짜라 믿고 결과를 예단한 거, 취재원 보호·존중보다 취재 욕심이 ‘현저히’ 앞선 거 등 취재윤리를 어긴 것은 틀림없으나, 조·중·동이 대서특필한 마지막 멘트처럼 악감정으로 나서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그 어떤 비판과 성찰조차 국익 혹은 차세대 성장엔진이라는 이름의 ‘1등주의’와 ‘돈’이라는
[이슈] 공생과 기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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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킹콩> 너무 쓸쓸해 보이던 킹콩의 등
[헌즈다이어리] <킹콩> 너무 쓸쓸해 보이던 킹콩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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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공포 영화 감독들이 참여하여 화제가 된 미국의 공포 앤솔로지 <마스터즈 오브 호러>가 DVD로 출시된다.
지난 10월부터 미국에서 방영을 시작한 이 시리즈는 존 카펜터, 미이케 다카시, 믹 개리스, 조 단테, 토비 후퍼, 래리 코헨 등 감독들의 지명도에 힘입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미 두 번째 시즌의 제작이 결정된 상태. 그 열기가 DVD로도 이어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DVD는 앵커 베이 엔터테인먼트에서 출시할 예정. 1차로 존 카펜터 감독의 <Cigarette Burns>와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Dreams in the Witch House>가 각각 단품(16달러 95센트)과 세트(29달러 95센트)로 선보이게 된다. 출시일은 2006년 3월 28일로 잡혀 있다.
공포 영화 거장들이 모인 <마스터즈 오브 호러> DVD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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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극장 공개되어 호평을 받았던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 제작의 클레이메이션 영화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가 내년 2월 7일 미국에서 DVD로 출시된다.
<월래스와 그로밋>은 이미 3편의 단편을 통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던 아드만 스튜디오의 간판 캐릭터 월래스와 그로밋의 새로운 모험을 다룬 이 작품. 그들이 등장한 첫 번째 장편 극영화이기도 하다.
돌비 디지털 5.1 및 2.0 사운드가 지원되며 부록의 구성은 현재 미정. 와이드스크린 버전과 풀스크린 버전의 2종류로 나올 예정. 유니버설 홈 비디오에서 정가 29달러 99센트에 발매된다.
<월래스와 그로밋> 내년 2월 DVD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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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이병헌의 팬들은 이제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영화만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됐다. 바이오헤저드, 레지던트 이블, 스트리트 파이터 등 유명 게임 소프트웨어를 선보인 바 있는 일본 게임회사 캡콤이 출시하는 새 게임의 모델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배우가 게임의 모델이 된 것도 처음이지만, 대우도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뭐, 실물만큼은 아니겠지만, 게임 속에서 만나는 이병헌이라 새롭지 않을까?
제니퍼 로페즈, 마크 앤서니/
제니퍼 로페즈와 남편인 가수 마크 앤서니가 스크린 금실자랑에 나섰다. 두 사람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살사(Salsa)음악가인 ‘헥토르 라보에’의 생애를 다룬 <엘 칸탄테>(‘가수’라는 의미의 스페인어)에 출연할 예정이다. 물론 앤서니가 라보에, 로페즈는 아내인 푸치 역이다. 제니퍼 로페즈가 제작자 자리도 꿰찬 <엘 칸탄테>는 내년 여름 개봉을 계획하고 있다.
제이미 폭스/
제이미 폭스가 전쟁영웅으로 돌아온다. 제이미 폭스는 차기
[캐스팅 소식] 게임 속에서 만나는 이병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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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틀 전에 개봉하는 <파랑주의보>는 바닷가 마을에 사는 두 고등학생의 순수한 첫사랑 이야기다. 차태현은 “거제도의 풍광이 아름답게 담긴, 자극적인 양념을 많이 안 친 영화”라고 설명한다. <파랑주의보>는 멜로영화로서 소재나 드라마의 개성이 딱히 뚜렷하지는 않다. 일본 소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은 맘만 먹으면 결말도 알 수 있다. 차태현의 수호는 순수하고 귀엽고 심성 착한 아이라는 점에서 배우의 이전 모습들과 닮아 있다. 송혜교의 수은은 남자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아이라는 점에서 역시 배우의 이전 모습과 닮아 있다. 이미지를 바꾸어가는 커다란 작업에서 두 사람은 물 흐르듯 하고 싶어한다.
차태현/ 요새는 인터뷰하면 그거 물어보더라. 만날 코미디하다가 <새드무비> <파랑주의보>로 멜로 두편 연달아 찍으니까 멜로영화 많이 찍는다고. 예전에 코미디 찍을 때는 계속
<파랑주의보>의 차태현 & 송혜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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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촬영현장에 갔을 때 이미 알아봤다. CF나 드라마를 같이 한 적 없는 차태현과 송혜교가 영화에서 만나 알콩달콩 오누이 같은 사이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배우들끼리 사이가 좋으면 금세 티가 난다. 서먹하거나 불편한 사이와 달리 좋은 사이는 숨길 이유가 없으니까. 표지 촬영장에서 두 사람 사이의 장난과 웃음은 끊일라치면 터져나왔고 그 분위기는 현장 구석구석으로 퍼졌다. ‘여자가 귓속말을 하면 남자는 진지하게 들어준다’는 컨셉이 전달되자 송혜교가 재빨리 선 뚜렷한 옆모습을 드러내고 지시를 따른다. 차태현이 턱을 한손으로 진지하게 괴더니 중얼거린다. “뭐? 돈 없어. 뭐? 주식은 안 돼. 아냐, 땅으로 줄게.” 털털하다 못해 가끔씩은 아줌마스럽기도 한 송혜교는 불편한 옷차림과 자세로 촬영하느라 꼿꼿이 세운 몸이 피곤했는지 촬영이 끝나자마자 허리를 두들기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어이구야∼.”
<파랑주의보> 현장이 꼭 그랬다고 한다. 거제도에 두달을 ‘유배당해’ 있
<파랑주의보>의 차태현 & 송혜교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