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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이는 나와 거의 매일 보는 사이다. 나를 지목했을 땐 내가 그런 제안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단 얘기니까 기분이 좋다. 한달에 1만원이라는 돈이 그렇게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아니잖나. 그 돈이 엄청난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불우한 이웃이든 불우한 영화인이든(웃음) 필요한 이들에게 쓰일 수 있다면 좋겠다. 다음 타자로는 김승우씨가 어떨까 싶다. 나보다 하나 위의 선배이신데, 몇년간 영화계의 중요한 인물로 항상 열정적으로 일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최근 좋은 일도 있었고 하니, 흔쾌히 받아들일 거라고 믿는다(웃음).”
[만원 릴레이] 배우 공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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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 못 간 농촌 총각 두명이 우즈베키스탄에서 펼치는 구애담 <나의 결혼원정기>의 포스터가 공개됐다. 우즈베키스탄 현지 촬영 도중 잠시 짬을 내 진행된 포스터 촬영은 영화에도 등장하는 타슈켄트의 ‘꾸일륙 시장’에서 진행됐다. 포스터의 컨셉은 신부감을 찾는 꿈에 부푼 만택(정재영)과 희철(유준상)의 설레는 표정과 만택의 통역관 라라(수애)의 밝은 모습을 담아내는 것. 섭씨 40도를 훌쩍 넘기게 하는 눈부신 햇살이 이들의 ‘원정’에 희망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무더위와 분주함 속에서 촬영을 진행한 이전호 작가와 세 배우의 고생은 만만치 않았을 것. 부산영화제 폐막작이기도 한 <나의 결혼원정기>는 11월23일 개봉할 예정이다.
[포스터 코멘트] <나의 결혼원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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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에 모인 전세계 영화인들이 오는 17일 제33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문화다양성 협약(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협약)을 지지하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9일 밤 11시30분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는 ‘한국영화의 밤’에 모인 500여명의 국내외 영화인들은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 지지선언을 했다.
한국 영화배우 안성기씨, 대만 영화감독 차이밍량,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 자문위원 피에르 리씨엥 등 아시아와 유럽 영화인 3명이 낭독한 지지선언문은 ‘유네스코 총회에서 문화다양성협약 예비 초안이 수정 없이 전체적으로 채택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선언은 이어 각국 정부가 △문화에 대한 공공정책의 체계적 개발 및 수립 △타민족의 문화적 표현에 대한 대화와 균형적 교류를 강화 △각국의 재정적 능력에따라 문화다양성을 위한 국제기금에 기금 납부 △양자간, 지역간, 다자간의 자유무역협정(FTA) 및 국제무역기구(WTO) 서비스협상에서 문화상품과 서
“문화다양성 협약 지지” 부산영화제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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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온 점토 인형 황금콤비 ‘월래스와 그로밋’이 미국 박스오피스를 평정했다.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Wallace & Gromit: The Curse of the Were-Rabbit)는 10월 둘째 주말 3일동안 1609만달러 수입을 올렸다. 크래커에 치즈 발라먹는 것을 좋아하는 발명가 아저씨(월래스)와 그의 충직한 강아지(그로밋)가 마을 야채밭을 위협하는 거대토끼를 쫓는 활약상을 담은 스톱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 단편시리즈와 <치킨런>으로 유명한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가 5년간 공들여 제작한 최초의 <월레스와 그로밋> 장편이다. 이번 작품을 공동제작, 배급한 드림웍스는 “영국에서 훨씬 인지도가 높은 애니메이션이지만 이번주가 지나면 미국인들도 잘 알게 될 것”이라고 성공을 자신했다. 2주연속 1위였던 <플라이트 플랜>은 1078만달러를 거둬 2위로 하락했다. 개봉 3주동안 총수입이
‘월래스와 그로밋’ 미국 극장가 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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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저녁 8시 대영시네마에서 상영될 예정이던 <카르멘>이 당일 상영을 몇 시간 앞두고 급히 취소됐다. 프린트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 영화제 프로그램팀의 설명에 따르면 <카르멘>의 프린트는 터키 안탈랴영화제를 거쳐 부산국제영화제에 입고될 예정이었으나 입고 예정일인 7일까지도 터키쪽 통관에 묶여있었다고. 국제물류운송회사의 도움으로 8일 저녁 프린트를 받았지만 박스 안에는 필름이 절반만 들어있었다고 한다. 영화제쪽은 나머지 절반의 위치를 수소문했지만 파악되지 않자 9일 오후 비행기로 들어오는 국제우편물까지 기다리다 오후 3시경 상영취소를 결정하고 공지를 내보냈다.
월드시네마 섹션을 담당하는 김희전 프로그램팀장은 “관객들의 편의를 생각하면 최소한 하루 전에 공지를 내보내는 것이 맞다. 우리 입장에서도 환불 조치 등 일을 진행하는 면에서 그게 훨씬 편하다. 그러나 프린트가 절반만 도착했다는 걸 알았을 때가 이미 8일 밤이었고, 이왕 절반을 확보했기 때문에 어
<카르멘> 상영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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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매표 전쟁을 끝낸 부산국제영화제가 이번엔 근사한 좌판을 차렸다.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부산프로모션플랜(PPP)과 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화산업박람회(BIFCOM)는 아이디어와 자본이, 테크놀로지와 인프라가 만나는 비지니스 장이다. 개막을 앞두고 열린 9일 개막파티에 600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참가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장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내년부터서는 PPP와 BIFCOM 외에 방송쪽도 참여해 아시아 최대 규모 마켓으로 거듭난다는 계획도 갖고 있어 올해는 더욱 주목된다.
특히 아시아 영화산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자 하는 BIFCOM은 전방위적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자국의 훌륭한 촬영지를 전시, 홍보하는 로케이션 박람회로 시작된 BIFCOM은 2년전부터 장비 대여, 세트 제작, 필름 현상, CG 등 후반작업 업체들까지 참여하는 등 영화제작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고 있다. PPP와 더불어 사전마켓, 로케이션, 촬영, 후반작업, 세일즈
10일부터 12일까지 PPP·부산국제필름커미션·BIFCOM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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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별보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2046년도에 PIFF가 발행한 한국어 사전을 펼쳐보니 ‘하늘에 별따기’의 반대말이라고 나와있네요. 그렇습니다. 남포동 뒷골목이나 해운대 해변에서 스타와 마주치는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특히 지난 10년간 PIFF 광장은 온갖 스타를 향해 환호할 수 있는 꿈의 무대였습니다. 하지만 PIFF 광장은 가끔 무시무시한 인간감옥으로 돌변하기도 합니다.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양조위는 야외무대에서 부산극장으로 가려다 여중고생들이 만든 인간감옥에 갇혀 꼼짝달싹을 못했답니다. 그가 20여미터 떨어진 극장안으로 겨우 입장하는데 성공한 뒤, 광장바닥에는 십수명의 보디가드가 널부러져 있었다는 풍문입니다.
여고생만 무서운건 아닙니다. <접속>의 무대인사차 광장에 나타난 전도연은 “도연씨 등판이라도 함 만지볼끼라카이”라며 달려드는 남고생들에게 무서운 ‘접속’을 당했습니다. 구타에 가까웠던 그들의 손길 때문에 전도연씨 등은 잘익은 홍시
[PIFF 타임캡슐] 4.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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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눈> <형사> 야외무대 인사가 있던 주말, 남포동 거리가 혼란에 빠졌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최고의 스타인 쓰마부키 사토시와 <형사>의 강동원, 하지원은 각각 8일과 9일 야외무대에 섰는데, 인파에 휩쓸린 일부 관객이 넘어지기까지 했다. 토요일엔 문정혁(에릭)도 야외무대에 가세, 공포를 느꼈다는 관객이 속출하고 있다.
임시로 가설된 판자에 올라선 취재진 수십 명도 아슬아슬했던 풍경. 야외무대가 부산과 대영극장 사이에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러가거나 보고나온 관객들이 오도가도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안전과 질서 유지, 무분별한 쓰레기 투척방지를 위한 대책이 절실하게 필요했다는 것이 공포의 남포동에서 전해진 소식이다.
AFIN 멤버십 체결
AFIN(Asian Film Industry Network) 멤버십 체결식이 10월11일(화) 오전 10시에 웨스틴 조선호텔 2층 가야홀에서 개최된다. AFIN은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유니재팬, 태국국립영화연
[단신] 공포의 남포동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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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매 씨, 인터뷰 끝났는데 아직 안 가셨어요?” 아직 안 가고, 그녀는 화장을 고치고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인터뷰 장소인 파라다이스호텔 지하 식당 입구, 웨딩드레스가 걸린 쇼윈도 앞에서 말이다. 양귀매는 린쳉솅 감독의 신작 <달은 다시 떠오른다>로 부산을 찾았다. 아태영화제에 참석했다가 영화제 개막일에 맞춰 부랴부랴 이곳까지 날아왔다며, 피곤하지만 그래도 즐겁다는 그는, 소녀 때의 눈빛을 아직도 간직하고 살아가는 아름다운 여자다.
[PIFF 습격사건] 소녀의 눈을 지닌 여인, 양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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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감독과 초보 영화인 혹은 ‘잠재적인’ 영화인들이 함께 작업하는 광경이 궁금했다. 아시안필름아카데미(AFA)의 단편영화 촬영현장을 번갈아 찾은 것은 그 때문이다. 허우샤오시엔을 수장으로 박기용 감독과 유릭와이 촬영감독,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과 황기석 촬영감독이 마스터로 참여한 AFA의 제작 실습은 두 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두 명의 마스터, 4명의 조교과정 학습자, 10명의 펠로우과정 학습자가 각각 한 팀을 이루고 임동석 동시녹음 기사, 박현원 조명감독팀 등 충무로 전문 스탭들이 현장 지원에 나섰다. 네 번에 걸쳐 두 현장을 찾아갔다. 4일의 촬영기간 동안 20신을 찍어 15분짜리 단편영화를 완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두 현장에 팽배해 있었다.
10월3일(월) 오후 4시/ A팀 <국제영화제>(International Film Festival) 촬영 시작전날 -여주인공 이름 뭘로 할까
“혜정으로 하자, 혜정” “싫어요, 왜 내 이름을 써” 박기용-유릭와이가 지도하는 A
AFA 제작 실습 현장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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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만 가져주시고, 참견은 참아주세요.” <달빛 그림자>와 <리본>의 현장을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초리가 심상찮다. 특히나 술 한잔 걸친 이들이 많은 <달빛 그림자>의 해운대 현장에는 스탭들에게 시비를 거는 이가 있을 정도다. 그런가하면 남포동 piff 광장의 <리본>현장에서는 멀쩡하게 생긴 총각이 카트를 타고 다니는 진풍경에 행인들이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덕분에 두 팀의 스탭들에겐 프레임의 안과 밖이 모두 긴장 상황. 하지만 소리를 지르거나, 카메라를 쳐다보는 사람들이 미울지라도 마음 한 구석에선 그들의 관심이 응원가처럼 들리고 있다.
힘들다고? 쿨하게 털어버려
<달빛 그림자> 현장
“거기 인원통제 좀 해!” 감독인 채은선 씨의 목소리가 예민하다. 이날 새벽부터 있었던 촬영이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져 스탭들 모두 지쳐있는 상태. 게다가 배우 섭외에 있어서도 난항을 겪었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해운대의 쌀쌀한 바닷바람
[상상 메이킹] <달빛 그림자>와 <리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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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원 데이비드와 민주당 지지자 리아는 가을, 뉴욕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에 조우한다. 남자에겐 아내가 있고 여자에겐 약혼자가 있지만 두 사람은 같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의 추억을 더듬다 사랑에 빠진다. <컨벤셔니어즈>는 컵도 같이 쓰지 않는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의 러브스토리를 소재로 ‘사랑이냐 신념이냐’하는 선택의 문제를 던진다. 농담이 끼어들 여지없이 진지하게 느껴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영화는 적당히 현실적이며 적당히 감성적인 태도로 쿨하게 풀어간다. 데이비드와 리아는 여느 연인들보다 로맨틱한 순간을 공유하다 어느 순간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우리 사랑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그리고 무모하게 몸을 활짝 펴거나, 얌전히 웅크리고 만다.
<컨벤셔니어즈>는 실제 미공화당 뉴욕시 전당대회 기간 중 촬영된 장면들로 수미를 장식하며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리얼리티를 보여준다. 그러나 데이비드와 리아의 신념까지 절대적인 것으로 그려내지는 않는다. <컨벤셔니어즈&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의 러브스토리, <컨벤셔니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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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만 고바디의 <고향의 노래>에는 여성이 노래하는 것을 금지한 법률 때문에 망명을 떠난 여가수 하나레가 등장한다. <백 보컬>은 이슬람혁명이 설파한 그 금기가 흔들리는 시점을 포착한 다큐멘터리다. 이슬람혁명 이후 24년이 지난 이란, 여성이 솔로나 리드보컬을 맡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지만, 듀엣이라면 노래할 수도 있으리라는 풍문이 퍼지고 있다. 모지타바 미르타마숩은 오페라 가수와 여성 듀엣 음반을 녹음 중인 가수, 이슬람혁명 이후 첫 번째 콘서트를 가진 여성 팝가수 등을 만나면서 “우리의 목소리도 남성의 목소리와 같다”는 여인들의 의지를 기록했다.
또다른 음악다큐 <오프 비트>는 언더그라운드 록밴드들을 다룬다. 록밴드들은 록음악을 금지하는 이란 정부의 태도 때문에 가정집 창고나 지하실에서 독자적이며 비밀스럽게 음악 활동을 유지해간다. “사람들과 소통할 수 없는 표현 활동은 의미가 없지 않는가”라고 되묻던 그들은 UMC (Und- erground M
두 개의 음악다큐, <백 보컬> <오프 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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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마주치기 어렵다. 바르샤바에 주재하는 늙은 폴란드 대사 빅토르는 아내 헬레나가 병으로 죽을 때까지, 자신의 오랜 친구 올레그와 헬레나 사이의 관계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내지 못했다. 구 KGB요원이었고 현재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된 올레그는 빅토르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다. 빅토르의 착각이었을까. 그는 러시아-폴란드 무기협정 성사를 돕기 위해 임시 파견된 젊은 폴란드 영사 부부에게 아버지같은 호의를 베푼다. 그러나 협정이 어그러지고 나자 러시아 출신이라는 영사부인 옥사나가 올레그의 끄나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 역시 빅토르의 착각이었을까.
<반갑지 않은 사람>은 진실의 정체에 매달리는 늙은 지식인의 모습을 관찰하며 개인에게 유의미한 진실의 경계를 묻는다. 빅토르는 올레그와 헬레나 사이의 관계를 밝혀내지 못했지만 올레그와 옥사나 사이의 미심쩍은 관계만큼은 밝혀내기위해 적극적으로 덤빈다. 그는 자신의 짐작을 만족시키는 성과를 거둔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진실인가
진실의 정체에 매달리는 늙은 지식인, <반갑지 않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