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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생 백전노장 임재영 조명기사부터 스물다섯살 터울의 1978년생 강동균 현장편집기사까지 현장영화인 스무명이 마음에 품었던 책을 꺼냈다. 경험과 연령차는 있지만 이들은 공히 장편영화 3편 이상을 작업한 각자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노련한 기사급 스탭이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작업하고 있거나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는 그들에게 책을 추천받고 자필 원고를 청탁했다. 그 결과 영화작업에 실용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전문도서에서 예술적 영감을 주는 화집이나 산문집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맞은 다양한 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장영화인 20인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직접 써내려간 추천사와 함께 그들이 오랫동안 탐독했던 책 스무권의 첫 페이지를 이제 넘겨본다.
오감으로 그려낸 인간의 얼굴
<존 버거의 글로 쓰는 사진> 존 버거 지음/ 김우룡 옮김/ 열화당 펴냄
수전 손탁은 이렇게 존 버거를 치켜세웠다. “내가 보기에 오늘날의 작가들 중에서 존 버거에 견줄 만한 작가는 없다. 로렌스
현장영화인 20인의 추천도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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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부일체>의 웃음바이러스에 166만명이 감염됐다. 전작 <두사부일체>의 주연배우들이 다시 뭉쳐 만들어진 <투사부일체>가 개봉 4일만에 전국 관객 166만명을(1월22일까지 집계, 배급사 집계 기준) 기록하며 3주간 1위를 지킨 <왕의 남자>를 따돌리고 단독 1위를 차지했다. 당초 예매율에서 <왕의 남자>에 뒤쳐져 1위 데뷔가 힘겨울 것으로 보였던 <투사부일체>는 현장판매의 호조에 힘입어 1위에 올랐다.
3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왕의 남자>는 이번주 2위로 한계단 내려 앉았다. 비록 <투사부일체>에 밀려 2위에 올랐지만 흥행 전선은 여전히 맑음이다. <왕의 남자>는 개봉 24일만인 1월 21일에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명), <실미도>(1108명), <친구>(818만명), <웰컴 투 동막골>(800만명)에
<투사부일체> 166만을 웃기며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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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TV감상실] 여자들이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이유?
[올드독의 TV감상실] 여자들이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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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강혁과 교도소 부소장의 대립 - 영화를 위해 창조한 허구의 ‘공권력’
“니가 아무리 날뛰어도 내 손바닥 안이야! 너희는 나라가 인정한 쓰레기들이구, 난 대한민국 국가 공무원이거든. 공권력은 언제나 신성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거란 말야, 새끼야!(김안석의 대사)”
지강혁(이성재)은 빈 차나 털어 겨우 먹고 사는 잡범이다. 그가 사는 곳은 판자촌이다. 그런데 올림픽이 열리면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마을은 강제 철거되기 직전이다. 용역 깡패와 주민들의 대치 중에 강혁을 따르는 마을 동생이 깡패 우두머리 김안석(최민수)의 총에 죽자, 강혁은 김안석에게 덤벼들다 도리어 교도소에 가는 신세가 된다. 게다가 강혁이 갇혀 있는 교도소에 어느 날 부소장이 부임하는데 그가 바로 김안석이다. 안석을 죽이려는 강혁의 계획은 번번이 실패하고, 안석은 더욱더 강혁을 괴롭힌다. 결국 강혁은 같은 감방 동료들과 탈주 계획을 세워 이감 도중 실행하지만, 마침내 탈주의 끝에서 경찰과 대치하게 되고, “죄
<홀리데이>는 어떤 영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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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서울 한쪽에서 벌어졌던 한 사건이 세월의 무게를 떨치고 영화로 만들어졌다. 탈주와 인질극 끝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남기고 죽은 지강헌 일파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홀리데이>다. 그동안 이 소재를 둘러싸고 몇몇 영화사가 동시 다발적으로 준비를 했던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세월을 건너온 실화는 과연 어떻게 영화가 되었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가서 알아보는 사건의 경위와 당시 언론의 반응, 영화 제작 기간 중에 드러난 새로운 사실들, 그리고 실제와 허구가 뒤섞여 탄생한 영화의 전모에 대해서 살펴본다.
1. 비지스의 노래, 스콜피온스로 바뀌다 - 실화 지강헌 사건
“탈주범 가정집서 인질 대치극 2명 자살 1명 사살 1명 검거”(동아일보 10월17일자 1면)
“탈주극 끝내 유혈로 마감”(경향신문 10월17일자 1면)
“탈주 사건 관계 장관 인책 불가피”(한국일보 10월18일자 1면)
1988년 10월16일 오후 서울 북가좌동에서 벌어진
<홀리데이>는 어떤 영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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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영화 소식’은 새로운 관객을 만들고 소통하는 공간
김지석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천편일률적인 영화문화를 바꾸는 데 일조했으나, 그 달라진 환경 때문에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설명한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타이영화를 수입하겠다고 나선 곳은 없었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데뷔작부터 애정을 쏟아온 펜엑 라타나루앙의 신작 <보이지 않는 물결>만 하더라도 국내 투자·배급사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3월에 개봉하겠다고 하더라.” 좀처럼 볼 수 없는 아시아영화들이 수입돼서 공개되는 것이야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젠 “부산이 아니면 볼 수 없다”는 희소가치를 내세우는 것으로는 도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말처럼 쉽진 않다. “여전히 한국의 영화문화는 일본, 중국, 이란, 여기에 기껏해야 타이 정도에 관심이 맞춰져 있다. 2년 동안 인도네시아와 중앙아시아의 뛰어난 작품들을 소개했지만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아시아영화를 연구하고자 하는 후배들조차 이들
아시아영화 전문가, 김지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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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 아시아영화에 관한 최근 소식을 확인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씨네21> 홈페이지에 접속하라, 고 말하고 싶지만 정답이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알아보라는 조언은 꽤 그럴듯한데 특효를 발휘하진 못한다. 무엇이든 물어보면 답을 일러준다는 한 포털 사이트의 지식 검색, 무용지물이다. 알 만한 사람 다 알지만, 지름길은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다. 뉴스를 놓치는 경우, 기자들은 ‘물먹었다’고 한다. 솔직히 아시아영화에 관한 뉴스 전달에 있어 <씨네21>은 여러 번 물먹었다.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 개설되어 있는 ‘핫 영화 소식’ 때문이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나 그렇다고 분노할 필요까진 없다. ‘핫 영화 소식’에는 현지언론보다 발빠른 짭짤한 정보들이 매일 오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대만 뉴웨이브의 산실이었던 중앙전영이 재정난으로 언론그룹인 중국 시보그룹에 매각됐다는 소식이 대표적이다. 아시아 영화계 현황에 관한 기사를 인터넷에서 한번 찾아보라. ‘
아시아영화 전문가, 김지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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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빠른 사극도 있다니
“시대극이라 하면 이런저런 것을 떠올리게 되는데, <왕의 남자>의 소재는 기존의 시대극의 틀을 깬다. 공길이 대표하는 코드도 그렇고, 왕이라는 캐릭터도 그렇고 굉장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과거를 다루되 젊은이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돋보였다.”(김미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
충무로 대다수 관계자가 <왕의 남자>의 최종 스코어를 300만 정도로 예측했던 이유 중 하나는 사극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90년대 이후 과거 충무로와 단절을 선언하며 등장한 새로운 프로듀서와 감독들은 사극을 회피했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나 <혈의 누> 같은 성공작도 있었지만, ‘관객은 사극이 진부하다고 생각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TV에서는 <다모> <대장금> <해신> <불멸의 이순신> 같은 드라마가 사극에 대한 통념을 혁파해왔고, <왕의 남자&
<왕의 남자> 성공요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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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영화’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는 것은 언제나 결과론에 의지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따르다 보면 아주 사소한 일도 ‘하늘의 뜻’을 이룩하기 위한 정해진 수순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게 마련이다. 개봉 20일째인 1월17일 전국 관객 500만명(이하 배급사 집계)을 돌파한 <왕의 남자>의 흥행 원인을 따져묻는 온갖 매스컴의 기사 또한 이런 ‘결과론의 오류’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어지는 글 또한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위험을 무릅쓰면서 이 영화의 성공 이면을 들춰보려는 것은 남의 잔칫상에 수저를 올려놓거나 누군가를 영웅신화의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 그건 이 영화의 성공이 이전의 어떤 흥행영화와도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왕의 남자>가 써나가고 있는 흥행 신화의 뒤편으로 조심스레 들어가보자.
<왕의 남자>가 보여주는 흥행의 가속도는 아찔할 정도다. 개봉 20일 만에 전국 500만명을 극장
<왕의 남자> 성공요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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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에스 주말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가 22일 16부작으로 막을 내렸다. 신데렐라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 때문이든, 시청률에 대한 강박 탓이든 이야기 흐름을 자연스럽게 마무리하는 결말이기보다는 ‘용두사미’ 식의 아쉬운 뒤끝이었다.
가짜 백만장자 영훈(고수)은 가까스로 영화배우로 성공한 뒤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공무원 채용 시험에 도전한 은영(김현주)과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면서 끝났다. “세상인심이 참 훈훈한” 덕분에 “영훈씨처럼 착하게 살아야 복을 받는다”는 해피엔딩이 진부하지 않을 수 없는 법이다.
여느 드라마와 달리 아쉬움이 더욱 큰 까닭은 <백만장자와 결혼하기>가 남다른 길을 가려 했기 때문이다. 신데렐라와 재벌 2세, 출생의 비밀, 불치병 등 싸구려 드라마 공식을 차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힘있었다. 이런 고민으로부터 신데렐라 비틀기를 시도하겠다는 것은 드라마 소재 덕에 믿음직했다.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는 같은 이름의 리얼리티 쇼를 차
22일 막내린 SBS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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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차일드>는 벨기에의 형제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장 뤽 다르덴의 여섯 번째 장편 극영화다. 2005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그들의 영화 <로제타> 이후 두 번째 수상이다. 다르덴 형제는 같은 동심원 안을 서성거리며 세계를 관찰하고 또 완성하는 연작형의 감독이다. 국내에서 개봉했던 <아들>을 비롯하여, <로제타> <약속>은 그들의 관심이 어디에 닿아 있는지를 보여준다. 거기에는 ‘직전’의 인간들이 있다. 사건이 있는데, 그 사건의 전모가 있기보다 어쩌다보니 이미 휘말려들어가 있는 절박한 상황의 인간이 있고, 그 인간이 앞으로 나아갈 예측불가능한 상황의 직전만이 있다. 그 순간 그들을 구제할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 이들의 관심이다. 단, 신의 손에 기대지 않고, 사회의 철저한 구호에 묶이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선까지만 그렇게 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하늘이 열릴 만한 신의 은총도, 얼음장같이 냉철한 사유의
시선의 팽팽함으로 생기는 긴장, <더 차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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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에 대한 한 가지 의문. 교도소 안에서 금자는 마녀를 죽인다. 그런데 금자는 딱히 마녀를 죽일 이유는 없다. 마녀도 금자만큼은 괴롭히지 않았다. 금자가 마녀를 죽이는 건 오히려 교도소 사람들이 마녀를 죽이고 싶어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영화는 교도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만한 근거를 ‘섹스’로 제시한다. 마녀가 같은 재소자에게 폭압적으로 섹스를 요구하는 장면은 그 구체적인 장면이 잘 묘사되지 않거나, 폭력성이 강조되지 않는다. 반면 마녀가 재소자에게 섹스를 요구하는 장면은 꽤 긴 시간동안 자극적으로 묘사된다. 이 씬의 불쾌함으로 인해 마녀는 죽어 마땅한 존재가 된다.
이는 백선생을 묘사하는 방식에서도 마찬가지다. 백선생이 등장한 직후, 영화는 그가 아침을 먹다가 금자의 교도소 동료였던 박이정을 거의 강간하듯 섹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장면을 통해 백선생이 얼마나 악한 캐릭터인지 그대로 드러난다. 즉, <친절한 금자씨>에서 유괴와
강명석의 Shuffle! <친절한 금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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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것은 운명이 지배하고, 확실한 것은 인간의 재주로 다스린다”는 라틴 경구가 있다. 누군가 운명을 넘어서고자 한다면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숲에서 맥베스를 홀리던 세 마녀처럼 <무극>에서도 강가에 여신(첸홍)이 등장해서 어린 칭청(장백지)에게 슬픈 미래를 예언한다. 칭청의 운명은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시간을 되돌리거나 죽은 사람이 살아나지 않는 한 평생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불운한 칭청을 사랑하는 세 남자의 운명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의 가장 큰 불행은 ‘마음은 털어놓지 않으면 통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연애의 상식을 망각한 점이다.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대장군, 쿤룬, 북공작은 무작정 기다리고 그녀를 가둬두거나 시키는 일만 수행할 뿐이다. 그런 몸짓을 사랑이나 의지라고 칭하기는 어렵다. 쿤룬의 빛보다 빠른 발놀림으로 뒤쫓아도 따라잡기 힘든 운명의 여신을 소극적으로 기다리기만 한다면 기적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중국 시장에 고정된 시선, <무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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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때 시골 역장을 꿈꾼다, 라고 하면 거짓말일까. 아니 그것보다는 잠깐 그들의 운명을 부러워하는 때가 있다, 가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기차엔 어떤 서정이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기찻길은 인생의 시적인 비유처럼 보인다. 정말 그런 때 없는가. 철길을 한없이 걷고 싶은 때. 롭 라이너 감독의 <스탠 바이 미>에 나오는 장면처럼, 친구들과 철길을 따라 가는 여행을 하고 싶은 때. 또는 기차 맨 뒤칸에서 <박하사탕>처럼 지난 세월을 철길처럼 굽어보고 싶은 때. 아마 이 거부하기 어려운 철길의 매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할 것 같다. <스테이션 에이전트>라는 영화 덕분이다.
핀이라는 사람이 있다. 사색적이며 책을 보기를 좋아하고 눈이 맑고 목소리가 굵은 남자다. 장난감 기차를 수리하는 것으로 봐서 손기술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고, 술과 담배와 산책을 즐긴다는 점에서 조용한 쾌락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카페 뤼미에르>에 캐스팅
우정의 발생학, <스테이션 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