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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두려움 사이, 피터팬의 어른되기
조창호 감독의 <피터팬의 공식>
소년이 정액을 만들어낼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그 몸은 그때부터 성장통을 겪는다. 여자를 훔쳐보다가, 여자의 냄새가 밴 물건을 찾아내고, 여자의 육체에 감싸이는 직접적인 감촉을 욕망하게 된다. 통증이 견딜 수 없는 순간에 이르렀을 때 소년은 그것을 견디거나, 해결하기 위해 선택을 한다. 조창호 감독의 장편데뷔작 <피터팬의 공식>은 자위할 때의 신음소리가 너무 작은 내성적인 소년의 성장통에 관한 영화다.
어촌의 작은 고등학교 수영부에서 유일하게 ‘아시아대회 출전급’ 실력을 갖춘 한수(온주완)는 어느 날 수영을 그만둔다. 그날, 그의 엄마가 인생이 허무하다며 자살 기도를 했다.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고 자란 고3짜리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살충제를 마신 엄마는, 의식없는 육체로 병원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삶의 동인을 잃은 듯한 한수에게 두 여자가 나타난다. 옆집에 이사
강추! 부산영화제의 한국영화 7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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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식의 유쾌한 3색 범벅
박성훈 감독의 <썬데이 서울>
<썬데이 서울>은 가십 기사와 반나체 사진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잡지다. 그러나 그 세대에 속하는 69년생 박성훈 감독은 <썬데이 서울>을 신문기자들이 놓치고 지나간 사건의 이면을 취재하여 재미있는 르포 기사도 썼던 잡지로 기억하고 있다. 도색영화로 오인받을지도 모르지만, 그 제목을 선택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사기꾼과 양아치 기질이 농후한 두 청년이 목격한 세개의 사건으로 이루어진 영화 <썬데이 서울>은 평범한 척 시치미 떼고 시작하여 허풍인지 진담인지 헷갈리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첫 번째 이야기는 패기없고 나약한 고등학생 도연(봉태규)의 성장담이다. 학급 짱에게 수모를 당하며 살던 도연은 열여덟살 생일을 맞이하면서 몸에 털이 나고 닭고기를 탐하는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충격에 빠진 도연에게 부모는 우리 가족이 사실은 늑대인간이며, 동족하고만 짝짓기를
강추! 부산영화제의 한국영화 7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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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도시, 세 남녀의 아픔과 체념은 계속되고
이윤기 감독의 <러브토크>
<러브토크>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아시아 신인작가상’(뉴커런츠상)을 받은 <여자, 정혜>의 이윤기 감독의 두 번째 선물이다. <여자, 정혜>의 주인공이 상처와 고독 사이의 긴 통로를 떠다니는 내면의 풍경이었다면, <러브토크>는 피할 수 없는 체념에 익사할 듯한 사랑을 추가했다. 대신 형상이 뚜렷했던 상처가 어슴푸레한 기운의 기억으로 바뀌었다. 사랑은 관계의 배치이니 인물이 늘었다. LA에서 화려함과 퇴폐가 공존하는 마사지 테라피 숍을 운영하는 써니(배종옥), 뚜렷한 목적없이 타인의 도시로 건너와 써니의 아래층에 유령처럼 사는 지석(박희순), 지석이 붙잡지 못한 사랑의 대상으로 유학과 라디오 상담 프로그램 ‘러브토크’의 진행을 병행하는 영신(박진희). 써니가 영신의 ‘러브토크’에 머뭇거리며 접속을 시도하면서 세명의 관계는 고리처럼 묶여 돌
강추! 부산영화제의 한국영화 7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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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프로그래머와 관객은 자국영화가 빛을 발하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부산영화제는 어떨까. 프로그래머와 관객이 꿈꾸는 바람, 한국영화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장으로 화할 수 있을까. 다행히도 올해 <씨네21>이 ‘발견’한 한국영화들은 어느 때보다 풍요롭다. 특히 ‘새로운 물결’ 부문의 작품은 한국 영화계가 마르지 않는 우물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든든한 행보를 보여준다. <썬데이 서울>은 상업과 예술의 경계를 벗어난 키치적 감수성의 탈(脫)장르 오락영화이며, <용서받지 못한 자>는 휴가 나온 병사의 현재와 과거를 하나의 올무로 엮어 한국 남성의 원죄의식을 폭로하는 놀라운 데뷔작이다. 내성적인 고교 수영선수의 성장을 그린 <피터팬의 공식>은 10대영화의 상투성을 비웃듯 잔인한 성인식의 진실을 관객에게 던져준다. ‘한국영화 파노라마’ 부문의 세 작품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여자, 정혜>의 이윤기
강추! 부산영화제의 한국영화 7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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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43)의 약혼녀인 케이티 홈즈(27)가 임신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플지는 톰 크루즈의 대변인인 리 앤 데빗의 말을 인용, “크루즈-홈즈 커플이 아이를 가졌다”고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데빗은 이어 “크루즈-홈즈 커플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모두 기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톰 크루즈는 지난 6월 파리의 에펠탑에서 케이티 홈즈에게 정식 청혼을 했고 현재는 약혼을 한 상태. 두 사람의 공식적인 결혼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임신한 아이가 아들인지 딸인지, 임신 몇개월인지에 대해서도 밝혀진 바 없다.
케이티 홈즈의 임신으로 그동안 무정자증, 동성애자 논란에 휩싸였던 톰 크루즈와 관련된 루머들은 말끔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니콜 키드먼과의 오랜 결혼생활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없어 코너(10)와 이사벨라(12)등 두 아이를 입양했던 톰 크루즈는 그동안 호사가들로부터 “혹시 무정자증이 아니냐”는 의혹에 시달려 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케이티 홈즈의 임신으로 한숨 쉴 이는
톰 크루즈, 입이 귀에 걸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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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0월8일(토) 밤 11시40분
루키노 비스콘티의 영화는 탐미주의와 리얼리즘이라는 두 세계의 충돌로 읽힌다. 귀족 출신이면서 공산주의에 몰입했으며 사랑과 삶에 대한 기묘한 탐미적 유희가 담긴 비스콘티의 영화들은 오래전부터 평자들과 관객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은 바 있다. 초기작 <흔들리는 대지>는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정수라고 할 만한 작품이다. 어렵게 살아가는 어부들의 삶을 다루는 이 영화는 정치적 메시지와 함께 비스콘티 영화미학의 일부를 발견할 수 있는 걸작이다. 토니는 이미 세상을 뜬 아버지 대신 할아버지, 남동생과 함께 어머니, 세 여동생과 남동생을 부양해야 하는 처지이다. 토니는 상인들의 횡포에 대항해 어부들끼리 힘을 합치자고 주장하지만 토니의 의견에 동조하는 어부들은 없다. 직접 생선을 팔기 위해 그는 집을 담보삼아 배를 산다. 한동안은 생활이 나아지지만 엄청난 폭풍에 배를 잃고 겨우 목숨만 건지게 된다. 남동생은 미지의 이방인에 이
비스콘티 영화미학의 출발점, <흔들리는 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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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만나 사랑의 화살표가 어긋나지 않고 서로 맞닿을 확률은 얼마일까? 굳이 계산해보지 않아도 그 수치가 매우 낮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니 사랑에는 ‘기적’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10월5일부터 <루루공주> 뒤를 이어 방송될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는 그래서 제목부터 끌린다.
이 드라마에는 어떤 기적이 일어날까? 키는 김원희가 쥐고 있다. 이 드라마가 기대를 모으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이름은 김삼순>과 비슷한 색깔의 드라마라는 것. 김선아가 코믹연기에 있어 한수 위라고 인정한 김원희가 5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캐릭터가 나와 비슷해서 잘할 자신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원희가 맡은 차봉심 역은 내레이터 모델 업계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에게 밀리는 것이 괴로운 32살 노처녀. 죽은 친구의 아들을 키우며 본의 아니게 독신모로 살 만큼 정이 많아 탈인 여자다. 솔직하고 화끈하게 살아가던 봉심이 재벌 2세지만 폼
삼순이 다음 타자, 차봉심!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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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김삼순>이 끝난 뒤론 정말 볼 만한 드라마가 없다. 어째 요즘 나왔다 하는 언니들은 하나 같이 ‘내일도 김샜수’ 언니들이냐? 유쾌 통쾌한 언니들은 모두 삼식이 찾아 떠나기라도 했나? TV만 틀면, 하나 같이 김샌 얼굴로 김샌 대사를 친다. 나오는 언니들마다 어찌나 꿀꿀한지 녹용이라도 한재 지어서 보내고 싶을 정도다. “자양강장 좀 하세요” 이런 쪽지와 함께. 그나마 사는 건, 조금 더 확 가고 조금 더 화끈한 남자 김삼순으로 보이는 이 남자 때문이다. 더구나 10대0 가르마의 ‘비밀과 거짓말’에 대해 자꾸 신경 쓰느라 도저히 드라마 자체에 집중 못하게 만드는 류시원이라도 본 날은 더욱 이 남자가 그립다.
그럼 이 남자가 누구냐? 사이먼 코웰이다. ‘온스타일’에서 현재 4탄을 방영중인 미국판 전국노래자랑 <아메리칸 아이돌> 심사위원이다. 전직 영국 프로듀서인 이 남자, 원래 웨스트 라이프와 가레스 게이츠를 키운 스타 메이커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독설가 사이먼에게 갈채를, <아메리칸 아이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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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이 뭐죠”라는 질문과 그에 이어지는 장황한 해석은 나를 당혹스럽게 한다.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해 알려주고, 심지어 성격에 대해 준엄한 충고를 하는 순간에 이르면 “진심으로 그렇게 믿으세요?”라고 물어볼까 망설이게 된다. 한 번은 정색을 하고 물어보고 말았다. 하지만 그 이후의 썰렁한 상황을 겪고 나서 다시는 그런 반문을 하지 않게 되었다. ‘혈액형 놀이’는 서로 소통하기 위한 사회적 게임이고, 나름의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충분히 안다. 그와 비슷한 게임 중의 하나가 ‘좋아하는 영화’, ‘좋아하는 배우’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다. ‘혈액형 놀이’와 같이 전형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삼류 정신분석학과 ‘취향의 사회학’을 동원하면 상대의 내밀한 본성을 알게 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몇 년을 우물쭈물했는데, 이러다가는 아무 취향도 없는 인간으로 매도되겠다 싶어 모범답안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배우’ 특
[스크린 속 나의 연인] <겨울의 심장> 의 에마뉘엘 베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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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키드먼/
2001년부터 5년간 12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내년 개봉 예정작만 5편에 이르는 너무 바쁜 그녀, 니콜 키드먼의 또 다른 신작 소식이다. 쥴 바스의 코믹 소설 <헤드헌터스>(Headhunters)는 부자 남편을 낚아보겠다고 몬테카를로까지 날아가 부유한 상속녀 행세를 해대던 네 명의 뉴저지 여인들이, 운 나쁜 난봉꾼들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 네 여자 중 한명으로 출연할 키드먼은 이 영화에 제작자로도 참여한다.
제이슨 버/
<그루지>의 불행한 남자친구, 제이슨 버가 늑대인간으로 변신을 준비 중이다. 스스로를 늑대인간이라고 믿는 두 그룹이 12살 난 소년을 놓고 서로 으르렁거린다는 내용의 영화 <스킨워커스>(Skinwalkers)에서 그는, 바렉이라는 인물을 맡았다. 대사는 한 줄도 없다지만, 참으로 늑대스러운 이름임은 틀림없다. 참고로 그는 심형래 감독의 <디 워>의 주연으로, <디 워>는 내년 개봉을 앞두
[캐스팅 소식] 니콜 키드먼의 또 다른 신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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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10명이 넘는 등장인물의 다양한 빛깔의 일주일을 다룬 영화다. 줄거리만 나열해도 원고지 몇매를 채울 만한 이 영화(34쪽 프리뷰 참고)의 시나리오 작가 유성협씨. <간큰가족>의 시나리오를 각색했고, <내 생애…>를 통해 처음으로 크레딧에 시나리오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좋아하는 건 (영화 속 나 형사처럼) 액션영화요, 공포나 스릴러는 겸허하게 생각했을 때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그는, 앞으로도 <내 생애…>처럼 따뜻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한다.
-<내 생애…>의 시나리오는 어떤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나.
=2년 전 겨울, <스모크> DVD를 봤는데,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영화가 좋게 다가왔다. 이후 <매그놀리아>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들> 등을 봤고, 그런 주제를 좀더 대중적으로 풀 만한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시나리오 작가 유성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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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고 너그러운 가을에 어울리는 훈훈한 소식 하나. 최근 <형사>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등의 영화에서 주연을 물론 카메오로 출연하여 특유의 성실하고 친근한 매력을 선보인 하지원이, 자선행사에 참여하여 한국과 일본의 장애시설에 특수차량을 기증했다. 일본에서 열린 자선골프 행사에서 모금된 돈으로 제작하게 될 이 차량은 6,7천만원에 이른다.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나눔의 기쁨, 계속되길 바래본다.
하지원, 장애시설에 특수차량을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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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완전한 사랑> 영화 <가족> <안녕, 형아>로 어른들의 눈물을 쏙 빼놓았던 당찬 꼬마 박지빈. <안녕, 형아>로 지난 24일 폐막한 제1회 뉴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당당하게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촬영 스케줄과 학교 출석 때문에 한국에 남아 있던 박지빈은 수상 소식을 듣고 “어떤 상인지 잘 모르지만 신나는 일”이라며 기뻐했다고. 1995년 생인 그는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한 최연소 국내배우가 됐다.
박지빈, 뉴몬트리올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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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몰라보게 날씬해진 모습을 선보여, 그의 통통한 몸매를 사랑해온 열성 팬들을 가슴아프게 했던 린제이 로한이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 ‘린제이 살찌우기 사이트’까지 만들었던 팬들의 애정 어린 시선 덕분일까. 로한은 “그동안 나 스스로를 돌보지 않았다. 어쩌면 누군가는 이제 나에게 뚱뚱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 ‘좀더 성숙해져라’고 충고하고 싶다”며 제법(?) 성숙한 면모를 선보였다.
린제이 로한, “풍성해지고 성숙해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