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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력 영화업계지 <버라이어티>는 지난 10월3일자에 <축제는 아는만큼 성장한다>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의 10년을 놀라운 성공으로 평가했다. “10년전의 어떤 선지자도 한국의 항구도시에서 열리는 영화제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발전하리라고는 예언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서두로 시작하는 <버라이어티>의 기사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이 기민한 프로그래밍과 과감한 프로모션, 적절한 타이밍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10년의 성장과 더불어 영화제 관람시설과 전반적인 환경 역시 크게 발전했다고 평가한 <버라이어티>는, 활력있는 남포동을 대신해 정돈된 분위기의 해운대로 영화제의 중심이 옮겨진 연유에는 아시아 영화의 영원한 초석이 되고 싶어하는 영화제측의 결의가 숨어있다고 해석했다.
<버라이어티> “부산영화제 10년, 놀라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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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일,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는 파도를 무색하게 하는 인파가 몰려들어 영화와 스타와의 만남을 즐겼다. 완전매진된 영화가 70편이 넘기 때문에 무엇보다 좌석의 10%가 할당된 현장판매의 경쟁이 치열했다. 지명도 높은 배우가 GV에 참석하는 영화는 특히 표를 구하기 어려워, 츠마부키 사토시의 <봄의 눈>을 보기 위해 매표 개시 13시간 전부터 대기했지만 결국 실패한 관객이 나올 정도였다.
감독과 배우가 야외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남포동 PIFF 광장은 최고의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지역. 오후 3시 <신화>의 성룡과 김희선이 무대에 오르자(사진) 인파가 무대 앞쪽으로 쏠렸고, 성룡은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여러분 조심해요. 천천히, 천천히, 사람 너무 많아 많아”라고 관객을 진정시켰다. 6시경 <태풍태양> GV에 참석하는 천정명이 남포동 거리에 나타나자 수십명의 여고생들이 물고기떼처럼 전속력으로 거리를 질주하는 진풍경이 연출
츠마부키 사토시, 성룡, 김희선 등 배우 인사에 관객들 열광(+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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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속옷도 입지 않고 샤워를 하고 나오면, 한 여자는 속옷만 걸친 채로 붓글씨를 쓰고 있다. 이어 침대에 누운 두 사람. 자상하기 그지없는 남편을 죽인 여자의 이야기가 실린 소설을 두고, 여자는 공감을 표시하고 남자는 미친년이라고 고개를 젓더니, 두 사람 모두 “난 페미니스트가 싫더라”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엉성한 자세로 서툰 섹스를 나눈다. 알쏭달쏭 대화로 운을 떼는 <달려라 장미>는 결혼 2년차에 벌써 권태를 느껴버린 부부의 만남과 헤어짐을 독특한 유머와 생경한 기운으로 재구성한 영화. 일반 상영작들이 처음으로 공개된 7일 오전 11시, 남포동 대영극장 2관은 폭소는 아니었지만 ‘키득키득’의 연속이었다.
“정말 독특한 영화입니다. 자기 톤과 감수성을 가지고 이렇게 만든 영화는 정말 날이 갈 수록 드물어지고…” 허문영 한국영화 프로그래머의 평은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욕망> 등을 내놓았을 때만 하더라도 무겁고
<달려라 장미> 관객과의 대화에서 만난 김응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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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카이는 딸 시리안의 첫 출근복까지 골라주는 엄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는 린쳉솅 감독의 신작 <달은 다시 떠오른다>에서 양귀매가 맡은 이 캐릭터는 허리를 꼿꼿이 편 채 식사하고, 아무리 덥더라도 수선스럽게 손부채질을 하지 않는다. 감정을 억누르고 태도를 다스리는 중년의 여인. 그러나 바오카이와 달리 양귀매는 활달하고 애교가 넘치는 여인이다. <구멍>에서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 넋놓고 있던 얼굴이나 <애정만세>에서 고독에 몸부림치다 긴 울음을 터뜨려 버리던 얼굴도 찾아볼 수 없다. 그와 작업한 차이밍량과 린쳉솅 감독은 양귀매가 감성이 풍부하고 똑똑한 여자라고 여러 인터뷰에서 말하곤 했다. 양귀매는 “영화를 찍을 때는 나와 다른 사람이 되는 것뿐”이라며 소탈하게 웃는다. 그는 <달은 다시 떠오른다>로 지난해 겨울 대만 금마장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개막식에는 왜 참석을 못 했는지, 차이밍량의 <흔들리는 구름>
<달은 다시 떠오른다>의 양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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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시상! 여기 좀 봐주쒜요오!” <씨네21>이 급습한 두 번째 PIFF 게스트는 유키사다 이사오의 <봄의 눈>으로 부산을 찾은 쓰마부키 사토시. 고단한 하루일정을 마치고 호텔방에 들어선 그를 향해 사진기자의 플래시가 작렬한다. 쌍방향으로 뻗어오는 보디가드들의 우람한 손바닥도 절대 꽃미남의 미모를 가리지는 못했다. 이날 남포동에서 열린 <봄의 눈> GV는 여성팬들의 육탄공격으로 인해 그야말로 전시상황을 방불케 했다고. 인파에 떠밀린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은 사토시가 탑승한 밴에 다가가지 못해 버스를 타고 해운대로 돌아와야 했다는 후문이다.
[PIFF 습격사건] 사토시상! 날 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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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CG 애니메이션의 미학을 극한까지 끌어낸 수작이다.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펑크느낌 가득한 다채로운 색상, 그리고 화려한 이펙트와 광원효과 등 지금의 CG 애니메이션이 가진 매력을 한 데 쏟아 부은 듯하다.
우리 생활 속에 만나는 모든 사물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유비쿼터스의 시대. TV, 전자레인지, 에어컨 등 우리에게 친숙한 가전제품들에도 또 다른 디지털의 숨결이 스며들어 네트워크화 하고 있다. 기존 사용자들에게 친숙함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제품들이야말로 유비쿼터스 시대를 여는 제품들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굳이 유비쿼터스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애니메이션은 일찌감치 이러한 패러다임을 따르고 있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이하 CG 애니메이션)들이 소위 말하는 3D 애니메이션(<토이스토리>, <인크레더블>처럼 캐릭터, 배경 등의 오브젝트를 전부 렌더링하여 제작된 작품들)으로만 인식되던 시대. 이 때의 CG 애니메이션은 기존 애니메이션들과 크
지금까지의 애니메이션은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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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언론은 몸에 폭탄을 두르고 이스라엘로 향하는 젊은 테러리스트를 비난하지만, 물어보진 않는다. 스무살 나이에 왜 죽음과 살인을 택한 건지. 그렇게 무엇을 얻고 싶은 건지. <천국을 향하여>는 삶을 시작조차 해보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그 답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영화다. 그리고 드문드문 드러나는 대답 속에서, 현실의 지옥보다는, 비록 허구일지 몰라도 마음 속의 천국을 택하겠다는 어린 선언이 마음에 꽂혀온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사이드와 할레드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보복 테러를 수행하게 될 전사로 선택받는다. 그들은 폭탄 벨트를 착용하고 이스라엘로 향하지만, 국경을 넘는 순간 사소한 사고가 생겨 일이 틀어지고 만다. 기지로 돌아가는 자동차를 놓쳐 홀로 남겨진 사이드. 조직은 사이드가 배반한건지 낙오된건지 확신하지 못한채 수배령을 내리고, 그 하룻 동안 사이드와 할레드, 살해당한 팔레스타인 영웅의 딸인 수하는, 자살 테러를 두고 고백과 설전을 주고받는다.
<천국을 향하여> 마음에 꽂혀오는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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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단체 동성애자 결혼식. 그곳으로 향하는 다섯명의 엄마들이 있다. 판사인 헬레나의 아들 위고는 섹스중독증에 걸린 누리아의 아들 나르시소와 결혼할 예정이고, 영화배우 레이제스의 아들은 레이제스를 위해 일하는 정원사의 아들과 사랑에 빠졌다. 결혼식이 개최될 호텔 사장 마그다의 아들은 아르헨티나에서 온 뻔뻔스런 식당 주인 오펠리아의 아들과 맺어질 참이다.
<퀸즈>의 세계는 정치적으로 올바르다못해 초현실적으로 보이는 퀴어시네마의 천국이다. 엄마들은 아들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며 힘겨워하는 과정을 이미 넘어선지 오래고, 그들의 목표는 어떻게든 아들들의 단체 결혼식을 무사히 치러내는 것. 하지만 다섯명의 엄마와 한명의 아빠, 여섯명의 아들에다 개 한 마리가 쉴새없이 떠들어대니 일이 제대로 되어갈 리 없다. 엄마는 아들의 약혼자와 섹스를 하고, 아들의 엄마와 아빠는 사랑에 빠지고 만다. <보카보카>(1995)의 마누엘 고메즈 페레이라 감독은 이
<퀸즈> 유쾌하고 정신없는 스페인산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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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이 한창인 시절, 영국의 자그마한 항구도시에는 비틀거리는 소년들이 있다. 그들은 급우들의 돈을 빼앗고, 폭력을 행사하고, 소녀를 강간하며, 엑스터시와 대마초를 사탕처럼 소비한다. 중산층 홀엄마와 살아가는 로버트 카마이클은 학교 연주회를 위해 첼로를 켜는 반듯한 소년. 하지만 카마이클의 마음은 보이지 않는 심연으로부터 서서히 썩어가고, 친구들과 함께 유명 요리사의 집에 몰래 잠입한 그의 악마성은 비린내나도록 끔찍한 살육과 함께 폭발한다.
<로버트 카마이클의 엑스터시>는 21세기의 <시계태엽장치 오렌지>다. 전쟁과 살육과 마약과 미디어의 거짓으로 점철된 현대 영국의 아이들은 광기를 다스리는 데 능하지 못하다. 평범한 소년 카마이클의 시계에서도 태엽은 하나 빠져있고, 그것은 불꽃처럼 한순간에 인간성과 도덕성을 태워내린다. 아이들의 무심한 폭력성을 “이라크 전쟁에 대한 알레고리”로 받아들이는 것도 유효한 해석이다. 조지 부시와 토니 블레어의 목소리는 주
<로버트 카마이클의 엑스터시> 불쾌한 세상을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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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앙 양은 아버지가 없다. 그가 태어나던 해, 아버지는 해바라기라는 뜻의 이름을 지어주고선 어디론가 끌려갔다. 존재조차 몰랐으니 부재의 그늘이 있을까. 엄마에게 매타작을 당하면서도 시앙 양은 새총질을 멈추지 않는다. 이 철부지 꼬마에게 어느날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나타나면서 시련이 찾아든다. “너는 내 두번째 기회야!” 문화혁명의 격류에 휘말려 10년 하방생활을 해야 했고, 이로 인해 더이상 붓을 들 수 없게 된 아버지는 강제로 시앙 양을 화가로 키우려고 한다. 이때부터 태양이 될 수 없었던 아버지와 해바라기가 되기 싫었던 아들의 30년 전쟁이 시작된다.
과연 이 두 사람은 서로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껴안을 수 있을 것인가. 로큰롤과 마약으로 대표되는 문화개방의 파고를 실제 겪으며 혼란의 성장기를 보냈던 감독은 <샤워> <지난 날> 등 전작에서 다뤘던 세대간 갈등을 이번에도 끄집어낸다. 두 부자가 엉뚱하게 영웅이 되는 전반부의 한 에피소드에서도 보여지듯,
<해바라기> 중국에 대한 짜임새 있는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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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 HOT CLIP>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의 생생한 현장 스케치
-김희선,성룡,강동원,하지원,류승범,공효진,황정민,박중훈,앙드레김등
-최고의 스타들이 참여한 개막식 레드카펫현장.
<I LOVE CINEMA>
-1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날, 관객들의 열정적인 모습
<씨네초이스>
-HOT MOVIE : 현재 우리나라관객들에게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 봄의눈, 오페레타너구리저택, 홀드업다운 소개
-이만희 회고전 : 1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준비한 한국영화 회고전, 놓치지말아야할 이만희감독작품
-모바일 씨네21추천작 : 놓치면 아까운 작품들과 그 중 인어공주와 구두에 출연한 '비비안수'의 인터뷰
-숨은 화제작 : 현재 크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숨어있는 작품성있는 영화들 소개
<PIFF WEEKEND>
-주말에 있을 부산국제영화제 행사 일정
<PIFF 시사회>
-부산에서 상영되는 우리영화 <피터팬의 공식&
[모바일 씨네21] 2005 PIFF 씨네 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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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씨네21] 2005 PIFF 씨네 초이스-특집 프로그램 4부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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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들러 부산왔다!’ 2005 KT&G 상상메이킹 부산영화축제 제작발표회가 어제 7일 대영시네마 4층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동안 영화를 완성해야 하는 10개팀과 <씨네21> 김상윤 대표, 한겨레신문사 문화사업교육부 최영선 국장과 KT&G 부산지사 이철수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제작기간 동안 무사고를 기원하는 고사가 진행됐다. <씨네21> 김상윤 대표는 “이번 축제가 예비영화인들의 영화행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격려했다.
아름다운 영화인 바자회 열려
‘아름다운 영화인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바자회’가 영화제 첫날인 6일부터 2일간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 입구에서 열렸다. 이번 바자회에서는 <달콤한 인생>에서 영화배우 이병헌이 입었던 의상과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에 등장한 화첩, 그리고 <미스터 주부퀴즈왕>의 의상 소품들이 관객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수익금은 아름다운 영화인 기금
[단신] 상상메이킹 제작발표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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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눈> 상영이 끝난 부산극장 1관, 잔잔한 영화와는 다르게 상영장 안과 밖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공식 카메라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밀지 마세요, 밀지 마세요!” 자원봉사자들은 2층에서 뛰어내려온 관객과 취재진의 입장을 몸으로 막았고, 관객과의 대화를 맡은 모더레이터는 관객이 계속 앞으로 밀고 나오면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방송을 되풀이했다. <워터보이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등장하는 탓에 일어난 소동이었다. 보통 감독과 배우가 함께 무대에 서지만, 오늘만은 감독이 먼저 질문을 받고 분위기를 재차 진정시킨 다음, 츠마부키가 입장했다.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이 원작인 <봄의 눈>은 부유한 귀족 집안의 자제 기요아키와 사토코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말그대로 ‘그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름답고, 엄격한 형식미가 돋보이는 영화. 사랑의 감정을 인정하지 못해 매몰차게 굴던 기요아키가 사토
<봄의 눈> 관객과의 대화 가진 츠마부키 사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