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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이라는 단어에 자연스레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에디슨 시티>의 에디슨은 영화 속 가상 도시의 이름이다. 한때 최악의 범죄율로 악명이 높았으나, 특수경찰팀 F.R.A.T의 활약으로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성장한 에디슨시(市)는 변화의 일등공신인 F.R.A.T에 불문의 권력을 부여한다. 어느 날 한 마약중개업자가 살해되고, 사건을 취재하던 신참 기자 조쉬 폴락(저스틴 팀버레이크)은 배후에 F.R.A.T이 연루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던 <에디슨 시티>는 F.R.A.T라는 집단을 통해 시민에 고용된 경찰이 거꾸로 하나의 권력이 되어버린 세태를 꼬집는다. BE재단이라고 쓰여진 깃발이 휘날리며 “넌 거대한 구심점이야”라며 비장하게 읊조리는 오프닝이 암시하듯 도시의 부패는 경찰 조직 하나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F.R.A.T가 범죄현장에서 빼돌린 마약과 현금이 B
음모 속에 갇혀버린 진실, <에디슨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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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의 진실>은 동화 <빨간 두건>의 현대적 재해석을 꿈꾸는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빨간 모자가 할머니로 변장한 늑대와 승강이를 벌이는 장면으로 문을 연다. 그러나 이야기는 원작 동화와 달리 조금씩 삐딱선을 탄다. 할머니는 늑대 뱃속이 아닌 벽장 안에서 뛰쳐나오고, 도끼를 든 거대한 사내가 집 안으로 난입한다. 넷은 이게 무슨 일이냐는 듯 너나 할 것 없이 비명을 질러댄다. 경찰의 개입으로 난동이 정리될 때쯤 등장하는 개구리 탐정. 알고 보니 이 마을은 제빵 비법이 담긴 요리책 도난으로 뒤숭숭한 터다. 빨간 모자, 늑대, 사냥꾼, 할머니는 도난사건의 용의자 선상에 오르고 영화는 미스터리물의 모습을 띤다.
이야기의 큰 구조는 탐정과 용의자가 진실게임을 벌이는 추리물을 따르지만 정교한 트릭과 추리를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범인은 예상보다 쉽게 밝혀진다. <빨간 모자…>가 가진 진짜 매력은 캐릭터가 가진 의외성에 있다. 천진한 소녀 빨간 모
재치와 유머가 빛나는 캐릭터의 매력, <빨간 모자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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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과 건물의 42cm 사이에 낀 남자와 바닷가 백사장에 좌초된 고래는 같은 처지다. 공간의 크기와 상관없이 오도가도 못하는 갇힌 상태여서 누군가의 구조가 필요한 포유류들이다. 먹지도 자지도 못한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미스터리한 사연을 갖고 있다는 것도 닮았다. <오늘의 사건사고>는 전혀 연관성없어 보이는 사건과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의 사람들을 흔적없이 조립해 묵직한 물건을 만들려고 한다. 하얀 천 위에 미리 디자인된 그림을 따라 꼼꼼히 꿰매다 보면 스케치의 흔적은 사라지고 짜임새있는 십자수만 남는 것처럼.
드라마의 중심을 굳이 부여잡자면, 대학원생 마사미치(가시와바라 슈지)의 교토 집들이에 모인 친구들이다. 영화감독 지망생 나카자와(쓰마부키 사토시)와 그의 애인 마키(다나카 레나) 그리고 나카자와의 여자 죽마고우 케이토(이토 아유미)가 한차로 교토로 향한다. 이들 사이에는 작은 진동이 울리고 있다. 나카자와는 연출 데뷔의 미래가 기약없고, 마키는 나카자와의 과거에
평범한 일상 속 묵직한 사연, <오늘의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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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작가 폴 해기스는 무장한 두 청년에게 자동차를 뺏긴 적이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두려움을 털지 못했던 그는 자물쇠를 모두 바꾸었고, 강도들에 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왔을까, 그들은 재미로 자동차를 털었던 걸까 아니면 스스로 범죄자라고 생각했을까.” 폴 해기스는 그 경험에 25년 동안 LA에서 보고 겪었던 일들을 보태어 현실에 기반한 <크래쉬>의 시나리오를 썼다.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 편집상을 수상한 <크래쉬>는 그가 연출한 첫 번째 장편영화가 되었다.
<크래쉬>는 다양한 인종이 모여드는 LA에서 서른여섯 시간 동안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고 있다. 흑인 형사 그레이엄(돈 치들)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한밤의 LA 도로변에서 총에 맞아 죽은 청년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리고 영화는 서른여섯 시간 전으로 돌아가 청년이 살해당하기까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여준다. 지방검사 릭
인종차별에 대한 수동적인 판타지, <크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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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룸>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와 함께 캐나다의 대표적인 감독인 아톰 에고이얀의 작품이다. 에고이얀이 자신의 두 번째 작품인 <패밀리 뷰잉>을 몬트리올영화제에서 선보였을 때, 그 영화를 본 빔 벤더스는 자신에게 주어질 상금을 양보하려 했을 만큼 그의 재능을 알아보았고, <스피킹 파츠> <엑조티카> <달콤한 내세> 등으로 이어지는 에고이얀의 영화는 빔 벤더스의 감식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아라라트>에서 동시대를 배경으로 하던 영화적 경향에서 벗어나 ‘아르메니아인 학살’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영화 속 영화’의 형태로 재현하며 과거로 시선을 돌렸던 에고이얀은 다시 한번 과거의 시간을 배경으로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그늘진 이면을 들춰내고자 한다.
<스위트룸>은 1950년대 최고의 코미디언 콤비였던 래니(케빈 베이컨)와 빈스(콜린 퍼스)가 소아마비 환자들의 치료 기금을 모금하는 텔레톤 공연의 무대에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그늘진 이면, <스위트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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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1999년, 손재곤 감독은 끼니를 줄여 마련한 35만원으로 디지털비디오영화 <너무 많이 본 남자>를 찍었다. 살인 증거가 녹화된 채 반납된 테이프를 찾아내기 위해 동네 대여점의 비디오를 모조리 빌려보던 범인이 히치콕에 감화되어 졸지에 감독지망생으로 변모한다는 미담(?)이었다. 한겨레 영화학교 동기들과 만든 <너무 많이 본 남자>는 52분 러닝타임이 너무 길어 애초 목표한 ‘십만원영화제’에 출품도 못했다. 그런데 “엄청나게 재미있다”는 소문이 후원자를 불러모아 속편 <감독 허치국>이 만들어졌다. 제작비는 500만원, 길이는 60분이었다. 이후 감독은 방송 코미디 대본을 의뢰받았고 2002년에는 <재밌는 영화> 각본을 썼다. 그러니까 영화를 너무 많이 보고, 히치콕 감독을 숭배하던 청년이,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역량을 공인받았다는 미담(!)이다. HD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은 손재곤 감독의 첫 장
스토리텔링의 묘(妙)에 매료된 코미디, <달콤, 살벌한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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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상황 발생시 대처 계획이 부실한 극장에 대해, 영화 상영을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12월 실시한 전국영화관 실태조사 결과 214개(복합 170개, 단독 44개) 영화관 중 86.9%가 화재 등 재난상황에 대한 대처환경이 열악함을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지상 4층 이상의 고층이나 지하에서 재난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인원의 긴급피난이 어려워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에 반해, 90%에 달하는 영화관 특히 500명 이상의 관객을 일시에 수용하는 복합영화상영관 등 신설 영화관 대부분이 그러한 고층이나 지하층에 설치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소방방재청은 영화의 내용을 기준으로 상영 제한조치를 내릴 수 있는 기존 영화진흥법에, 재난대처계획을 기준으로 상영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을 포함시키는 것을 문화관광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영화관 안전관리요원의 연간 8시간 이상 사전 안전교육 의무화와 일정규모 별로 안전요원 배치 의무화 등의 규정 역시 현
재해대처계획 불량 영화관, 상영제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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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의 흥행열풍이 미국까지 전해졌다. 지난 1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일본계 오니시 노리미쓰 특파원의 서울발 기사를 통해 <왕의 남자>의 관객동원 기록과 영화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관계자들의 상세한 인터뷰까지 덧붙인 것이다. <왕의 남자>를 <타이타닉>에 버금가는 영화라는 소개한 이 기사는, <왕의 남자>가 1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여 한국의 관객동원기록을 갱신함으로써 한국사람 4명 중 1명이 이 영화를 관람한 셈이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최근 아카데미 감독상 등 주요한 영화상을 석권하면서 관심을 끌었던 <브로크백 마운틴>과 마찬가지로 <왕의 남자> 역시 동성애를 다룬 영화임에 주목하여 한국의 동성애 문화에 대해서도 상세히 보도했지만, 두 영화는 서로 다르며 <왕의 남자>를 동성애 영화로 보지 않는다는 이준익 감독의 멘트를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나는 확실한 이성애자
뉴욕타임즈, <왕의 남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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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도 한국영화의 기세는 강했다. 4월3일 CJ CGV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영화는 3월의 흥행순위에서 1위부터 7위까지, 그리고 9위를 차지하며 73.7%의 시장점유율(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3월의 최고 흥행작은 <음란서생>이었다. 그 뒤를 <청춘만화> <데이지> <왕의 남자> <방과 후 옥상>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구세주>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로망스>는 9위였다. 3월의 톱 10 안에 들어온 외화는 <브이 포 벤데타> <브로크백 마운틴>, 단 두편이었다. ‘한국영화의 지나친 편식’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는 가운데,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8개월 연속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3월의 관객수는 서울 323만8421명, 전국 975만5027명으로, 지난해 3월에 비해 1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국 기준으로 전년보다 관객수가 증가한
3월에도 한국영화 성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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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저예산/독립영화를 둘러싼 담론을 이끌어갈 주체를 직접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관객평론가 제도를 신설한 전주국제영화제가, 2006년 영화제를 앞두고 관객평론가 5명을 선정했다.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 한국독립장편영화 리뷰를 제출한 73명의 신청자 중에서 선정된 이들은, 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제 사이트와 공식데일리 지면에 ‘한국영화의 흐름’ 섹션 상영작의 평론을 개재하게 된다. 또한 이들은 이 섹션 우수작품을 선정하여 관객평론가상을 수여하며, 영화제가 개최되기 전인 4월10일에는 영화평론가 김영진으로부터 영화평론 1:1 실전 교육을 받게 된다.
영화제 측은 올해의 관객평론가단이 영화 연출 혹은 현장 스탭 경험이 있는 영화인과, 현직 교사 혹은 교사 지망생 등으로 구성되어, 보다 현실적이고 전문적인 평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객평론가들은 영화제 기간 동안 각종 행사 초청장과 ID카드를 발급받고, 숙소를 제공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리게 된다.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 관객평론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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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 조한선 주연의 멜로영화 <연리지>가 4월 3일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기자시사를 가졌다. 김성중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불치병에 걸린 여자 혜원(최지우)과 처음으로 사랑에 빠지는 바람둥이 민수(조한선)의 이야기. 영화의 제목인 연리지는 두 그루의 나무가 자라다 가지가 붙어 하나가 되는 자연현상을 의미한다.
영화는 혜원과 민수의 사랑을 연리지에 비유한다. 자연현상이라는 절대적 진리를 통해 그들의 사랑이 영원 불멸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 이야기는 없다. 영화는 연리지라는 기이한 현상과 사랑을 이미지로만 매치하려고 하고, 혜원과 민수 사이의 이야기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무모한 노력속에 사랑의 감정은 휘발되고 러브 스토리는 맥락을 잃는다.
연출을 맡은 김성중 감독은 “삶 자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떠나보내는 것의 연속이어서, 사랑과 죽음이라는 코드가 많이 쓰인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는 연리지라는 자연 현상을 통해 사랑을 보다 아름답게 보여주
최지우, 조한선 주연의 멜로영화 <연리지> 언론에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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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만화>가 연속 2주 박스오피스를 점령하고 있다. <청춘만화>는 지난 3월23일 개봉한 뒤, 지난 4월1일까지 서울에서 43만5천명의 관객(전국 153만. 이하 배급사 기준, 4월2일까지 전국 누계)을 동원했고, 전국관객 100만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개봉 첫주에 비해서 관객수 하락이 심하지 않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권상우, 김하늘 커플의 뒤를 잇고 있는 것은 코믹 커플 짐 캐리와 티아 레오니. 이들의 콤비 플레이를 펼친 <뻔뻔한 딕&제인>이 개봉 첫주 서울 9만7천명, 전국 24만7200명의 관객을 끌어들여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고, 14년 만에 돌아온 샤론 스톤의 <원초적 본능2>가 3위로 데뷔했다.
10위권 안에 개봉작 5편이 포함된 4월 첫째주 박스오피스의 특징은 외국영화의 선전.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로망스> 등의 한국영화가 개봉 3주만에 10위권 밖으로 내려 앉았고, 최고 관객수 기록을
<청춘만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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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의 일본의 저명한 작가 무라카미 류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다. 곽 감독이 만들게 되는 소설은 지난해 3월 발간된 <반도에서 나가라>. 2010년을 배경으로 북한 특수 부대가 일본의 후쿠오카 섬을 점령해 독립국을 만든다는 내용으로, 빠르면 내년 초 제작에 돌입하게 된다. 한국의 진인사필름과 소설의 영화판권을 갖고 있는 일본의 아뮤즈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제작하게 되며, 제작비는 <태풍>(약 180억원)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화는 <태풍> 제작 당시 무라카미 류가 곽 감독에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곽 감독은 “일본 측에서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위기감을 조성해 극우적 분위기를 부추기는 작품이 아닐까 염려했지만, 전체 내용을 읽은 다음 연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곽 감독은 무라카미 류가 우경화 되고 있는 일본 사회에 경고를 하기 위해 쓴 작품이라고 밝힌 데서도 확신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곽경택 감독, 무라카미 류 소설 영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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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제작하는 HD 공포영화 프로젝트 <어느날 갑자기-4주간의 공포>의 두번째 작품인 <D-day>가 4월2일 대전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브래지어> <오르골> <허밍> 등 단편영화를 만들었던 김은경 감독이 연출하는 는 여학생 전용 기숙학원의 한방에서 살아가는 네명의 여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공포영화. 어느날 유진에게 예전 이 학원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화재사건이 환영처럼 보이기 시작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유진은 점차 공포에 빠져들고 친하게 지내던 학생들의 관계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네 주인공은 지난 달 열린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극중에서 관찰자가 되는 보람 역에는 KBS 성장드라마 <반올림>에 출연했던 이은성이, 유진 역은 <다세포 소녀>에 출연 중인 유주희가 맡았다. 또 모 이동통신사 CF 모델 출신 김리나가 1등 강박증에 시달리는 은수 역을, 연세대 정외과에
공포영화 촬영 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