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는 툭하면 장난치고 노래를 부르며 아이들처럼 즐거워하는 황정민과 류승범. 6년 만에 만난 그들이 배우로서 서로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했다. 따로 진행한 인터뷰는 공교롭게도 모두 두 사람의 밴 안에서 이뤄졌다. 황정민은 김해공항에서 촬영지를 향하는 차 안에서, 류승범은 감천항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러한 의문에 답해줬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첫 인연에서부터 현재의 변화까지 두 배우는 마주 앉아 이야기하듯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황정민: 예전에 <씨네21>이 주최한 ‘사상최대의 오디션’이라는 게 있었다. 8개 영화사가 참가했고 <와이키키 브라더스> <와니와 준하> <수취인불명> <선택> 등의 영화에 출연할 배우를 뽑는 과정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합류했다. 같이 지낼수록 승범이는 어린 나이에도 ‘생각이 깊다’는 느낌을
<사생결단> 촬영현장 [3]
-
#2 2006. 1. 15일_ 부산대교 난간, 협박하기 vs 버티기
이상도: (황당하다) 에이 갱장님도∼ 지는 그 할배 얼굴 구경도 몬 해봤심니다∼ 알면서….
도 경장: 이번에는 진짜로 싹쓸이다. 이 말이야. 니 줄줄이 같이 딸리 들으갈래 아이믄 살아나을래? 묵직함 놈 해서…. 내 훈장 타고 계급장 쫌 갈자! 그라모 니 구역은 내 챙기주께! 물준다꼬 연락왔을 때 전화 한통, 고것만 해도! 엉?
“서울 가서 찍어라, 이 미친놈들아.” 반대편 차선에서 차를 몰고 가는 운전자가 소리친다. 황정민과 류승범이 얇은 양복 차림으로 부산대교 난간에 몸을 기댄다. 살을 에이는 듯한 바람 속에 두 사람은 어깨동무한 채 “근심을 털어놓고 다함께 렛잇비”라며 노래를 불러댄다. 오늘 촬영은 도 경장이 중간책을 잡으려고 이상도를 협박하는 장면. 황정민은 “생각만큼 둘이 같이 나오는 장면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오늘처럼 도 경장이 상도를 설득, 협박, 재촉하는 시퀀스가 대부분이다. 너비 2m
<사생결단> 촬영현장 [2]
-
황정민은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뒤늦게 합류했다. 강수 역을 맡은 배우가 개인적 사정 때문에 중도하차했고 임순례 감독은 수소문 끝에 황정민을 오디션으로 발탁한다. 그리하여 1999년 10월 그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신사동 연습실을 찾아간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떤 양아치 같은 놈”이 부스에서 드럼을 치고 있었다. 황정민은 “물론 승범이가 보기에는 내가 더 양아치 같았겠지. 웬 시꺼먼 놈이 들어오니까”라고 말했다. 류승범은 크랭크인 직전 연포해수욕장에 워크숍을 갔을 때 “유독 정민이 형과는 터놓고 지내기 시작했다”고 기억한다. 이후 수서에 살던 류승범과 문정동에 살던 황정민은 류승범의 아토스를 타고 함께 출퇴근하는 일이 잦아졌다. 류승범의 말처럼 “정민이 형 어머니가 하시는 횟집에도 놀러가고 형 집에도 자주 들락거리던” 시절이었다. 영화 속 기태와 강수처럼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장군의 아들>과 <쉬리>의 단역이 영화 출연의
<사생결단> 촬영현장 [1]
-
한해의 마지막 밤. 강원도 숲속 카페의 주인인 재성(정웅인)과 그의 친구 명수(장현성)는, 3년 전 자살한 재성의 여자친구 자은(이승비)을 떠올리며 술잔을 기울인다. 한때 지은을 포함하여 ‘마법사’ 밴드로 활동했던 이들은 밴드의 마지막 구성원인 하영(강경헌)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리고 마법은 시작된다. 카페 2층에 올라간 재성은 과거의 자은과 싸우고, 카페 밖 숲속에선 사랑을 속삭인다. 하영을 찾으러 나간 명수는 과거와 현재의 자은을 번갈아가며 만나고, 하영은 자은이 자살하기 전 마지막 통화를 떠올린다.
<마법사들>의 형제들
원신 원컷 혹은 실시간으로 촬영된 영화들
<마법사들>은 94분의 러닝타임이 하나의 컷으로 이루어진 영화다. 카페 구석구석은 물론이고 숲속 이곳저곳을 움직이는 인물을 따라, 카메라는 이들의 주위를 유령처럼 맴돈다. 연극과 영화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형식적 실험은 많은 감독들을 매료시켜왔다. 알렉산더
친구의 자살이 트라우마로 남은 이들의 성장기, <마법사들>
-
-
한결 따뜻해진 봄날에 어울리는 영화, <청춘만화>(3월23일 개봉)가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82만명의 관객(이하 배급사 기준, 3월 26일까지 전국 누계)을 동원하며 박스 오피스 1위로 데뷔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이후 3년 만에 호흡을 맞추는 권상우, 김하늘 커플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든 봉태규 주연의 코믹 학원물 <방과후 옥상>은 표절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며 전국에서 65만5천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개봉 첫주 1위를 차지했던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은, 문소리와 지진희의 섹시코미디로 포장한 마케팅과 실제 영화 사이의 간극 때문인지 한 주 만에 5위로 내려앉았다.
지난주 개봉한 두 편의 외화 사이 중에서는, 봄바람과 어울리는 사랑영화가 우위를 차지했다. 제인 오스틴의 동명원작을 로맨틱코미디의 명가(名家) 워킹타이틀이 스크린에 옮긴 <오만과 편견>
<청춘만화>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
-
<시리아나>는 다국적 석유회사와 산유국, 미국 정부 사이의 암투와 공생관계를 다루는 영화. 중동의 암살전문가인 CIA 에이전트 봅 바네스(조지 클루니)는 테헤란에서 무기거래상을 암살하려다 일단의 이집트 남자에게 미사일을 강탈당한다. 한편 산유국 왕자(알렉산더 시딕)는 미국의 석유회사 코넥스 대신 중국 회사에 석유 채굴권을 양도하려 하고, 에너지 분석가인 바이런 우드맨(맷 데이먼)을 고용한다. 코넥스는 이를 막기 위해 소규모 석유회사와의 합병을 추진하며 야심찬 변호사 베넷 홀리데이(제프리 라이트)를 고용한다. 한편 오일필드에서는 파키스탄에서 온 젊은이가 점점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감화되기 시작한다.
석유회사와 산유국의 암투와 공생, 그 현재는
미국의 메이저 석유회사 현황
석유회사는 운영주체에 따라 국영석유회사와 민간회사로 나뉜다. 민간회사는 또다시 업무 범위에 따라 메이저와 독립계 석유회사로 구분된다. 국영석유회사는 정부를 대신하여 석유를 개발하며 자국 경제나 정
석유회사·산유국·미국, 얽히고 설킨 암투와 공생, <시리아나>
-
일본에서 3200만부 이상 팔린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나나>는 꿈과 희망에 관한 영화다. 한때 ‘블랙스톤’이란 밴드에서 보컬로 활동했던 오자키 나나(나카시마 미카)는 자신의 꿈을 위해 남자친구 렌(마쓰다 류헤이)과 이별한다. 대학 시험에 떨어져 남자친구가 있는 도쿄로 올라온 고마쓰 나나(미야자키 아오이)는 상경한 지 얼마 안 돼 시련을 겼는다. 이름은 같아도 성격은 매우 다른 두 나나는 우연히 한 집(707호)에 살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상처를 공유하게 된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던 이들은 노래와 사랑에서 마침내 희망을 발견한다.
꽃미남 모음집, <나나>
마쓰다 류헤이
오자키 나나의 남자친구인 렌 역. 일본의 대배우 마쓰다 유사쿠와 미유키 부부의 아들이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고하토>로 데뷔. 동성애를 다뤘다는 이유로 일본 대감독의 출연 제의를 단번에 거절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후 <연애사진> <사랑의
노래와 사랑에서 희망을 발견하다, <나나>
-
정한수(안재모)는 전학 간 첫날부터 고역이다. 패자의 몸에 승리의 칼자국을 남겨야 직성이 풀린다는 전설적인 싸움꾼과 이름이 똑같아서다. 누군가에게 자리를 뺏길까 노심초사하는 쌈짱 백성기(이정)가 싸움을 걸어오는 건 그렇다치고, 남자를 알기 위해선 일단 싸움부터 해봐야 안다는 독특한 세계관의 소유자 한민주(윤은혜)까지 도전장을 전해오니, 어찌 생활이 고달프지 않으리오. ‘이름’ 때문에 빚어진 것이 잠깐의 해프닝뿐이라면 좋으련만. 순간의 위기를 모면할수록 오해는 커져만 가고, 정한수의 시련은 배가 된다. 과연, 정한수는 원치 않는 ‘카리스마’를 벗어던질 수 있을까.
종횡무진 TV스타들
<긴급조치 19호>에 비할 정도는 아닐지라도, <카리스마 탈출기>는 TV 시트콤과 오락 프로그램의 스타들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한 영화다. 촬영횟수가 40회 정도인데, 촬영기간이 3개월이나 된다고. 출연 배우들의 스케줄을 감안하면 배우들 불러모아 카메라 앞에 세우기가 어디 말처럼
촬영부터 개봉까지 ‘TV’ 덕, <카리스마 탈출기>
-
잘 나가는 IT기업의 홍보담당자 딕(짐 캐리)은 요즘만큼 행복한 때가 없다. 자신의 집도 마련했고, 곧 부사장으로 승진까지 하니 세상을 다 얻었대도 이만큼 행복할 순 없을 터. 그래서 사랑하는 아내 제인(테아 레오니)에겐 회사를 그만두고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도 했다. 하지만 행복의 짝꿍이 불행이라고 했던가. 딕이 승진하고 첫 출근을 한 바로 그날, 회사가 파산하고 만다. 재취업을 해서라도 생계를 유지하려는 이 가련한 가장에게 하늘은 무심하게도 고개를 돌린다. 결국 그는 강도로 분장해 ‘별다방’ 커피를 무전취식하고 편의점에서 푼돈을 털어 생계를 꾸리는 ‘뻔뻔한’ 생활을 시작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이들은 그간의 노하우를 동원해 이전 회장을 향한 사상 최대의 뻔뻔한 복수극을 계획한다.
웃기는 짐 캐리 vs 안 웃기는 짐 캐리
<마스크>_ 사실 짐 캐리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코미디영화에서 재기를 마음껏 드러낼 때다. 1994년 자작
사상 최대의 뻔뻔한 복수극, <뻔뻔한 딕 & 제인>
-
1992년, 역사상 가장 유명한 다리 꼬기 자세로 전 세계 남성들을 일어서게(!) 했던 치명적 매력의 캐릭터 캐서린 트라멜(샤론 스톤)이 돌아왔다. <원초적 본능>에서 매력적인 육체로 유혹한 남성들을 얼음송곳으로 난자했던 이 이중인격자가 14년 만에 컴백한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 시간이 흘렀건만, 캐서린 트라멜 주변에선 살인사건이 그치지 않는다. 그녀와 카섹스를 나눈 약혼자가 의문의 사고를 당해 죽는 것을 시작으로 캐서린 주변의 남녀가 잇달아 시체로 발견되자, 정신과 의사 마이클 글리스(데이비드 모리시)가 나선다. 그녀의 정신감정을 하던 글리스 박사는 서서히 트라멜의 원초적 본능에 끌리기 시작한다.
<원초적 본능2>의 원초적 고난
전 세계적으로 3억5천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기록한 1편의 성공으로 <원초적 본능2>는 오래전부터 기획되었다. 본격적으로 속편 제작이 시작된 것은 2000년. 2002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이 추진된 이 프로젝트에서
원초적 고난, <원초적 본능 2>
-
<오만과 편견>은 ‘미운 정이 더 무섭다’는 연애의 교훈를 담은 로맨틱코미디다. 하트포트셔에 사는 베넷 부인은 다섯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장녀 제인(로자문드 파이크)은 런던에서 온 빙리(사이먼 우즈)와 사랑을 싹틔우려 한다. 둘째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는 빙리의 친구 다아시(매튜 맥퍼딘)에게 눈길이 간다. 냉정하고 무뚝뚝한 다아시의 성품과 군인 위컴의 거짓말 때문에 엘리자베스는 다아시를 나쁜 사람으로 여긴다. 내성적인 빙리는 제인에게 호감을 가진 채 런던으로 떠난다. 제인은 런던으로 뒤따라가지만 빙리는 이별을 고한다. 언니의 이별에 다아시가 일조했다고 생각하는 엘리자베스는 사랑하는 마음을 숨긴 채 그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제인 오스틴의 영화들
소녀들, 혼담, 작은 동네 아낙들의 수다로 가득찬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누구나 탐낼 만한 원작이다. 영국 TV 미니시리즈의 단골 메뉴였던 제인 오스틴 소설이 본격적으로 영화화된 것은 1990년대부터다. 19
‘미운 정이 더 무섭다’는 연애의 교훈, <오만과 편견>
-
지환(권상우)과 달래(김하늘)는 13년지기 소꿉친구다. 한 동네에서 자라 대학까지 한 대학에 입학한 둘은 날마다 투닥거려도 서로 생각해주는 마음이 남다른 사이. 이 감정을 우정이라 굳게 믿었던 둘에게 각자 애인이 생긴다. 달래에게는 지환보다 멋있는 남자친구가, 지환에게는 달래보다 매력적인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둘은 자신의 애인을 챙기기보다 서로의 애인에게 예민해진다. ’우정과 사랑 사이’류의 멜로가 정한 순서대로, 지환과 달래는 서로를 향한 진심을 시험받을 상황에 놓인다.
사랑과 우정 사이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날 보는 너의 그 마음을 이젠 떠나리/ 내 자신보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널 아끼던 내가 미워지네”(<사랑과 우정 사이> 노래 가사 중에서) 혹시 당신, 지금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 중인가? 비슷한 갈등 속에 놓여 있던 스크린 속 주인공들이 맞은 결말을 통해 쓸 만한 교훈을 찾아보길.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1997)
’우정과 사랑 사이’류의 멜로공식, <청춘만화>
-
“남들이 보고 있지만 않다면 몰래 내다버리고 싶은 것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기타노 다케시 감독만은 아니다. 백수생활 10년째인 남편과 치매를 앓는 아버지, 애어른 아들을 부양하고 보살펴야 하는 민경(김호정)도 그의 견해에 백번 동의할 것이다. 그녀의 남편 상훈(김유석)은 러시아 유학까지 다녀와 10년째 감독 지망생을 벗어나지 못하는 처지. “나는 거짓말쟁이지만 성실한 인간”이라고 상훈은 독백하지만, 진정 성실한 사람은 남편의 꿈을 위해 촉망받던 발레리나 시절을 접고 그악스런 학원 원장으로 전신한 민경이다. 한편, 왕년의 바람둥이 행각으로 복잡한 가정사를 민경의 어깨에 얹어준 아버지 원조는 시도때도 없이 집을 나가 딸의 심장을 내려앉힌다. 그러나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중에도 딸만은 언제나 제대로 알아보고 “공주야!”라고 부르는 아버지를 민경은 외면할 수 없다. 하지만 갈등과 해소를 반복하며 그럭저럭 유지되던 상훈과 민경의 관계에도 위기가 닥친다. 상훈의 바람기에서 비롯된 다툼이
무능한 남자들의 사과, <모두들, 괜찮아요?>
-
“판타지와 액션과 멜로가 결합된 독특한 영화”(김태희)
“성공한 판타지 영화가 없었다고? 〈중천〉이 성공할 것”(정우성)
중국 저장성 헝뎬 영시성(영화·텔레비전 촬영소)에서 영화 〈중천〉(조동오 감독)을 촬영중인 정우성, 김태희가 27일 오후 촬영지 근처 숙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순제작비만 110억원에 이르는 〈중천〉은 한국 자본과 인력을 바탕으로, 일본과 중국 스태프들이 참여하고 중국 올로케이션으로 이뤄진 범아시아 프로젝트다. 제목 〈중천〉은 죽은 영혼들이 7일씩 7단계를 거쳐 이승의 기억을 정리하고 환생을 준비하는 판타지 공간 ‘중천’에서 따왔다고 한다.
퇴마무사 ‘이곽’ 역을 맡은 정우성은 “기존의 한국 판타지 영화들이 판타지라는 장르를 개척하기 위해 기술력과 비주얼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면, 〈중천〉은 인간의 ‘기억’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러브스토리에 중점을 두고 기술력과 비주얼은 그 얘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동안 관객들에게 외면당했던 국내 판타지
중국서 3국 합작영화 <중천> 찍는 정우성·김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