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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당시>에 이어 <송사> <원곡>이라는 3부작을 만들겠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 구체화된 계획인가. 3부작을 하나로 묶는 테마는 무엇이며, 3부작이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장률: 생각은 거의 끝났다. <당시>처럼 시나리오 없이 찍을 생각이다. 그러자면 투자는 어렵겠지만. 당시, 송사, 원곡은 중국 시의 정신세계에서 큰 변화를 나타낸다. 송사는 당시의 형식에서 약간 벗어난 형태고, 원곡은 몽골 유목민의 힘으로 그게 다시 변한다. 송은 중국 역사에서 가장 문란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송사를 염사라고도 한다. 제일 문란한 시가 바로 송사다. 남녀상열지사를 표현하는 그림도 그 시대에 가장 유행했고. 요즘의 중국도 굉장히 문란하다. 제일 먼저 흐트러지는 게 바로 성(性)이다. 그것은 꼭 영상으로 표현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원곡은 뮤지컬. 재밌는 영화 한번 찍고 싶다. 아무 데서도 본 적이 없는 뮤지컬이 될 것 같다.
장률 vs 정성일 대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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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한국 감독 중에서도 조선족 동포로는 첫 번째 감독이고 중국 감독 중에서도 첫 번째 조선족 감독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자료를 찾아봤는데,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자신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장률: 생년월일부터 시작하면 되는 건가? (웃음) 1962년 5월30일 옌지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돈화라고, 옌볜인데 한족들이 사는 마을에서 살았다. 조선 사람은 우리 가족뿐이었다. 어머니가 세 누이와 나를 데리고 문화혁명 시절에 그곳에 살았다. 다시 옌지로 이사한 다음에도 조선말을 모르니 계속 한족학교를 다녔다. 대학까지 옌지에서 다녔는데 그때부터 자유주의분자였다. 공부를 거의 안 했고, 졸업 뒤 학교에 남았지만 그때도 일은 별로 안 했다. 1989년부터 베이징에서 글을 썼다. 십몇년을 집에 있으려니 마누라에게도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어서, 글을 쓰는 척했다. (웃음) 십몇년간 마누라 월급으로 애 키우고 장 보면서 열심히 살았다. 그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도
장률 vs 정성일 대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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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률 감독은 한국과 중국, 두개의 국가에 속한 동포감독이고, 소설에서 영화로 활동무대를 옮긴 과거를 지니고 있다. 경계에 선 존재는 아무래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씨네21>은 그의 첫 번째 장편영화 <당시>가 전주영화제에서 상영된 2년 전, 아시아 동포감독 중 한명으로 그를 소개한 바 있다. 그로부터 1년 뒤 한국에서 개봉한 <당시>는 실로 참담한 관객 수를 확인해야 했다. 그러나 뒤늦게 시작한 그의 영화인생은 그때부터 본격화된다. 비슷한 시기 장률 감독은 <망종>을 들고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을 찾았고, 그해 <망종>을 상영한 부산영화제는 뉴커런츠상을 안김과 동시에 그의 세 번째 장편 <두만강>을 부산프로모션플랜(PPP) 지원작으로 선정했다. 오는 3월24일 개봉을 앞둔 <망종>은 장률 감독이 첫 번째 단편부터 일관된 철학과 스타일을 우직하게 밀어붙인 흔적이 역력한 영화다. 그의 두 번째 영화가 좀더 많은
장률 vs 정성일 대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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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의 입장이란 것도 곤란할 경우가 없지 않다. 예컨대 스필버그 영화를 이야기할 때 그렇지 않을까 싶다. 스필버그 영화를 비하한다면 대중영화에 관한 식견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기 쉽겠다. 반대로 지나치게 칭찬한다면 비평가로서의 자격을 심각하게 의심받을지 모른다. 같은 이유로 비평가적 시각으로 스필버그 영화를 논한다는 것은 사실,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스필버그 영화 중에서 개인적으로 아끼는 작품을 하나 들자면 <A.I.>다.
<A.I.>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킨다. <우주소년 아톰>이 그것. 비록 기계의 몸을 지니고 있지만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며 누구보다 절실하게 “인간이기를 갈망하는” 소년의 이야기인 것. 어느 미래, 하비 박사는 감정을 지닌 로봇을 개발한다. 데이비드라는 이름의 로봇이다. 데이비드는 사이버트로닉스사의 직원 헨리와 모니카 부부에게 입양된다. 부부는 아들 마틴이 식물인간인 상태라 로봇을 입양한 것이다. 처음에
스필버그와 큐브릭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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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민수 PD가 1년8개월 만에 내놓은 작품 <넌 어느 별에서 왔니>가 지난 3월13일 첫선을 보였다. 첫 방송 시청률은 12.2%(TNS미디어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로 다소 부진했지만 <풀하우스>의 경쾌함과 <거짓말>의 애절함이 적절히 담긴 또 하나의 ‘표민수표 드라마’로 기대를 모은다. 표민수 PD는 “네 꼭지점이 한뿔을 이루듯 네명의 캐릭터가 사랑을 통해 만나고 화해하고 치유하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라며 “그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이 드라마의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드라마는 한 남자(김래원, 승희 역)가 죽은 옛 애인과 똑 닮은 산골 처녀(정려원, 복실 역)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발단을 ‘알고 보니 그 여자가 죽은 옛 애인의 동생’이고, ‘알고 보니 그 여자 엄마도 친엄마가 아니더라’ 식의 ‘알고 보니’ 스토리로 풀어낸다. 하지만 진부한 주제에 매달리지 않기 위해 사람들이 치고받고 싸우는 과정이 아니라 내면적인 갈등에 주목
표민수 별에서 온 러브스토리, <넌 어느 별에서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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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사랑과 야망>의 태준(조민기)의 가족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캐릭터들이다. 태준은 홍조(전노민)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지만 언제나 당당하고, 그의 어머니(정애리)는 파주댁(이경실)의 돈을 끌어다 쓰면서도 되레 그에게 큰소리를 친다. 또 태수(이훈)는 돈 한푼 없는 상황에서도 자기 집 재산을 훔쳐온 정자(추상미)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다리가 불편한 선희(이유리)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끝내 자기 일을 가진다. 심지어 그들은 없는 살림에 정신이상자 명자(김나운)를 돌본다.
돈있는 사람에겐 당당하고 없는 사람에겐 동정을 베푸는 그들의 행동은 마치 가난하지만 품위있는 귀족을 연상시킨다. 돈보다 ‘자존심’과 ‘품위’가 중요하다. 돈을 좇는 인간들은 경멸의 대상이거나 악인이 된다. 세속적인 성공에만 집착하는 미자의 매니저(하유미)는 속물적으로 그려지고, 악덕 고리대금업자 동철(최준영)은 이 드라마의 유일한 악역이다. 하다못해 거리의 구두닦이도 그냥
가난한 사람들의 자존심을 보여준다, <사랑과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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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팝의 전설 비틀스가 정신적 스승으로 모시던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를 방문하기 위해 들렀던 요가의 고장 리시케시가 최근 다시 한번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할리우드의 슈퍼스타 브래드 피트가 최근 비밀리에 이곳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브래드 피트의 리시케시 방문은 철통같은 보안 속에 이루어져 현지 언론들도 그가 방문한 3월7일이 훨씬 지난 17일경에서야 보도를 하기 시작했다.
인도의 최대 유력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지난 3월7일 브래드 피트 일행은 인도에 도착한 직후 헬리콥터를 이용해 인도의 중북부에 자리한 리시케시로 이동했다. 리시케시에 도착한 브래드 피트 일행은 6시간 정도 머물면서 갠지스강 래프팅을 즐겼다고 한다. 이번 브래드 피트의 리시케시 방문에는 현재 임신 중인 안젤리나 졸리가 아닌 익명의 여성 보디가드와 1953년 에베레스트를 최초 등정했던 에드먼드 힐러리도 이용했다는 한 인도 현지 여행사 대표 라비 카를라가 동행했다
[델리] 브래드 피트가 인도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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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DVD 대여라는 새로운 유통 방식으로 DVD 대여시장을 정복한 넷플릭스(NetFlix)가 등장한 지 7여년이 됐다. 한달에 약 18달러(서비스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만 내면 5만5천개의 타이틀 중 무제한 대여, 연체료 면제, 하루 만에 배달, 우송료와 포장 무료 제공이라는 파격적인 비즈니스 전략은 현재 420만명의 미국인들 마음을 사로잡은 상태다. 넷플릭스가 특허낸 이 대여와 배달 시스템은 ‘고의 배달 지연 전략’(공식적으로 throttling이라 불리는, 너무 많이 빌리는 고객 압박 작전이라고나 할까)에 대한 집단 소송 등의 잡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유통 사업의 표준 모델이 되었다. 시스템과 법적 제약으로 인해 ‘콘텐츠 다운로드’가 한국만큼 쉽지 않은 미국에서 ‘온라인 대여’가 미디어를 소비하는 주요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티보’(TiVo)와 ‘아이팟’의 성공에 비견되는 넷플릭스의 인기에는 남다른 부분이 있다.
[LA] 온라인 DVD 대여시장 정복한 ‘넷플릭스’식 영화보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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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한국에서 뮤지컬영화의 전례를 찾기는 힘들다. 1970년대 뮤지컬을 표방한 몇몇 영화들이 있었지만 창작곡이 한두곡뿐인 ‘무늬만 뮤지컬’ 영화였다. 안성기, 소찬휘 주연의 <미스터 레이디>는 2002년 촬영에 들어갔지만 도중에 제작이 중단되었다. 극장에 사는 혼령들이 펼치는 향연을 그린 <삼거리 극장>은 그런 점에서 한국 뮤지컬영화의 신호탄이다. <발레교습소> 사운드트랙에 참여한 김동기와 뮤지컬 음악을 만들어온 황강록이 공동으로 음악감독을 맡았다. 촬영장 한켠에서 김동기 음악감독을 만났다.
-영화음악쪽 경력이 길지는 않다. 언제부터 영화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나.
=철학과를 졸업했다. 알다시피 철학과라는 데가 졸업하고 할 일 없는 과이지 않나. (웃음) 대학 다닐 때 딴짓을 많이 했는데, 음악을 좋아해서 밴드도 하고 단편영화의 음악도 만들었었다. 졸업하고 학습 프랜차이즈 회사에 들어갔는데 음악에 대한 미련이란 게 쉽게
뮤지컬영화 <삼거리 극장>의 김동기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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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샤 캐슬 휴즈/
예수가 아니라 마리아와 요셉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영화가 제작된다. 궁금해지는 것은 단연 마리아. <웨일 라이더>의 신비한 소녀 케이샤 캐슬 휴즈가 그 역을 맡는다. 모로코와 이탈리아에서 촬영될 <탄생>은 오는 5월, 나사렛에서 베들레헴에 이르는 두 사람의 여정을 영화 속에 담을 예정이다.
조시 하트넷, 새뮤얼 L. 잭슨/
<타임> 기자의 연작 기사를 소재로 한 <챔피언 부활시키기>에 새뮤얼 L. 잭슨과 조시 하트넷이 캐스팅됐다. 홈리스로 살고 있는 전직 복서와 젊은 기자가 서로 우정을 쌓아간다는 이야기다. 다 좋은데 한 가지 걱정되는 것. 새뮤얼 잭슨의 강한 눈빛에 눌려 안 그래도 작은 조시 하트넷의 눈이 아예 안 보이면 어쩌지? 그래서야 둘이 우정을 나눌 수 없을 것 같은데.
마이클 케인, 데미 무어/
마이클 케인과 데미 무어가 <플로리스>에 캐스팅됐다. 두 사람은 12년 전 <리오의
[캐스팅 소식] 고래를 타고 온 소녀, 예수 어머니가 되시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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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가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엽기애니메이션 <사우스파크>의 제작자 테리 파커와 매튜 스톤이 “톰이 자신과 사이언톨로지를 다룬 이야기의 방영을 막지 않으면 <미션 임파서블3> 홍보에 나서지 않겠다고 제작사를 협박해 그 에피소드만 전파를 타지 못했다”고 주장했기 때문. 이에 대해 크루즈와 파라마운트사는 강하게 부정했고, 방송사쪽도 크루즈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이봐요들, 진실을 밝혀주면 안 되겠니∼.
톰 크루즈, 이번엔 협박으로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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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나는 남성과 여성을 똑같이 사랑한다”고 말한 안젤리나 졸리에게 ‘위대한 양성애자’(Great Bisexual)라고 극찬했던 동성애자 전문지 <디바>가 이번에는 그를 ‘레즈비언이 꼽은 최고의 잠자리 상대’로 추켜세웠다. <디바> 독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그가 <앨리의 사랑만들기>의 포티아 드 로시와 <바운드>의 지나 거손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것. “여성이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제대로” 알고 있지만 요즘에는 ‘피트 주니어’에만 집중하고 있는 졸리씨, 이래저래 감축드리오!
안젤리나 졸리, 레즈비언이 꼽은 최고의 잠자리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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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드 선생님 새 장가 가시네. <홀랜드 오퍼스>의 주인공 리처드 드레이퍼스가 세 번째 신부를 맞았다. 지난 3월16일 예고없이 로킹엄 지방 법원에 나타난 그는 결혼 서류를 작성하고 스베틀라나 에로킨과 식을 올렸다. 드레이퍼스는 올해 58살, 신부는 46살이다. 그가 출강하는 제임스매디슨대학 관계자는 “아무도 결혼 사실을 몰랐던 터라 깜짝 놀랐다”며 그들이 “서로가 아니면 채울 수 없는 젊은 연인처럼 행복해 보였다”고 술회했다.
홀랜드 선생님 리처드 드레이퍼스, 세 번째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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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셋>의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록밴드 라디오헤드와 만난다. SF소설의 거장 필립 K. 딕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스캐너 다클리>에서 라디오헤드가 음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의 제작사인 ‘워너인디펜던트픽처스’에 의하면 라디오헤드의 리더인 톰 요크의 솔로 곡도 포함될 거라고. 키아누 리브스와 위노라 라이더가 출연하며, 그의 전작인 <웨이킹 라이프>처럼 로토스코핑 기법이 사용된다. 배우들의 실사 촬영 위에 덮일 애니메이션이 라디오헤드의 몽롱한 사운드와 어떤 조화를 만들어낼지 기대가 되는구려.
리처드 링클레이터, 록밴드 라디오헤드와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