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의 신작 <플라이 대디>가 모습을 드러냈다. 7월 26일 오후 2시 서울극장에서 <플라이 대디>의 기자 시사회가 열렸다. 최종태 감독과 함께 무대에 오른 이준기는 “어제밤 잠을 못잘 정도로 긴장했다. 좋은 시선으로 따뜻하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인사했다. 유난히 큰 환호를 받으며 마이크를 잡은 이문식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소심한 가장의 모습을 보면 여러분도 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드실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이 대디>는 재일교포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원작으로 했다. 딸의 폭력사건을 겪은 가필(이문식)은 무력감에 괴로워한다. 권력가의 아들이자 복싱선수 태욱에게 얻어맞은 딸 앞에서 가필은 아무런 항의도 보복도 할 수 없다. 고민 끝에 칼을 들고 태욱의 학교로 찾아간 가필은 우연히 승석(이준기)과 마주친다. 승석은 가필에게 정정당당히 태욱에게 맞서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트레이닝이 시작되고, 승석과 친구들의 계획에 의해 태욱과 가필은 학교체육관의 링에 마주선다.
<플라이 대디>의 꽃은 이준기가 아니라 이문식이다. <반칙왕>에서 송강호가 보여준 소시민의 복잡다단한 감정과 비루한 일상을 이문식은 또다른 방식으로 구현한다. 부조리한 현실에 부딪쳐서 어눌한 표정을 짓는 그의 얼굴은 원작소설의 스즈키와 그대로 겹쳐진다. 승석에게 싸움을 배워가면서 중간 중간 드러내는 이문식 특유의 유머도 이야기에 활력을 더해주기 충분하다. 병실에서 관조적으로 시작하는 <플라이 대디>는 체육관 시합으로 구성된 결말에서 묘한 비애와 소박한 쾌감을 선사한다. 냉정한 표정으로 어른에게 반말로 훈계하는 승석을 연기한 이준기도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최종태 감독은 장르적 개성은 별로 드러나지 않지만, 부수적인 이야기를 이루는 소시민들의 일상이나 주인공 가필의 쓸쓸한 뒷모습을 담담하게 포착한다. 최종태 감독의 <플라이 대디>는 8월 3일 극장가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