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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으로 영화제가 열린다. ‘제다 비주얼 쇼 페스티벌’은 2시간 동안 자국 단편들을 상영하는 것으로 7월12일 밤 막을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인들은 앞으로 한달 동안 일주일에 3번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공 영화상영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나라다. 영화제가 ‘시네마’ 대신 ‘비주얼 쇼’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성상숭배를 금지하는 이슬람교는 사람 형상을 묘사하는 일을 금기시해왔고, 1970년대에는 이 사항이 예술에도 적용된다고 못박았다. 영화의 내용도 문제가 된다. 남녀관계나 노출에 민감한 보수 종교학자들은 미국이 지배하는 영화산업을 섹스와 폭력으로 점철된 외설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1970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단 한편의 영화도 상영되지 못하다가 지난해에서야 어린이용 만화영화가 상영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은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통과 관습에 충돌하지 않는다. 영화들은 테
[What's Up] 아마추어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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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에 또다시 여름이 찾아왔다. 길고 긴 겨울의 끝에 봄 같지 않은 봄을 보낸 몬트리올 시민들은 여름만 되면 또다시 겨울이 닥치기 전에 열심히 놀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듯하다. 모든 축제는 여름을 향해 있고 그 중심에는 판타지아영화제가 있다. 올해도 여전히 참신하고 새로운 영화들로 무장한 영화제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축제의 열기 속에 몬트리올 영화 마니아들의 영원한 고향인 예술영화관 시네마 뒤팍이 잠정적으로 문을 닫는다는 침통한 소식이 전해져 관객들을 공황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시네마 뒤팍은 다가오는 8월3일이면 문을 닫고 언제 다시 열릴지는 미지수다. 이는 이미 몇달 전 예고된 사태로 프로그래머들의 집단 해고와 할리우드영화 집중 상영 등 파행의 길을 위태롭게 걷다가, 지난 2001년 로벨로부터 시네마 뒤팍을 인수한 다니엘 랑글루아즈 그룹이 결국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잠정폐업을 선언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전 수석프로그래머 돈 로벨은 이 같은 조치는 컬트영
[몬트리올] 시네마 뒤팍, 경영난 이유로 잠정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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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지성의 중심 델리대학이 이색적인 초청강연회를 준비 중이다. 델리대학교 산하 간디기념회의 책임자인 비노드 티야기는 “영화는 가장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매체다”라며 “영화를 이용해 간디의 생애와 사상을 알리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델리대의 계획은 간디를 다룬 영화 여러 편에 출연했던 발리우드의 두 중견 배우, 나세루딘 샤와 아누팜 케르를 초청해 간디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고취시키겠다는 것이다. 나세루딘 샤는 연극 <마하트마 vs 간디>, 영화 <헤이 람> 등에서 간디 역을 맡았던 배우로 인도인들에게 간디 이미지로 가장 깊이 각인된 배우다. 그는 1984년 영화 <파르>로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극중 간디를 연기한 적은 없지만 아누팜 케르 역시 다수의 간디 관련 영화에 출연한 배우. 그는 지난해 개봉된 <나는 간디를 죽이지 않았다>에서 간디 암살의 책임자가 자신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노교수
[델리] 발리우드의 두 배우, 간디 사상 전도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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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중, 관객의 반응을 편집에 반영하는 목적의 테스트 시사회를 가진 영화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카>를 제외하고는 단 한편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거대예산 영화의 통과의례처럼 여겨지던 테스트 시사회가 자취를 감춘 것은 인터넷에 내용이 유출되거나 악평이 떠도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스튜디오의 간섭을 피하고 싶어하는 감독들 때문이기도 하다. 스튜디오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요구를 관철시켜 테스트 시사회를 열지 않은 <다빈치 코드>의 론 하워드, <수퍼맨 리턴즈>의 브라이언 싱어가 좋은 예. 두 사람은 대신 가족과 친구들을 모아놓고 시사회를 열었고, 싱어는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여준 뒤 15분 정도를 잘라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감독들이 테스트 시사회를 기피하는 추세에 대해 스튜디오쪽은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마케팅 관계자는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 인터넷이 싫다고 그걸 이유로 영화가 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테스트 시사회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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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도가 침몰한다. 일본 열도가 침몰한다는 내용을 담은 재난영화 <일본침몰>(日本沈沒)이 일본 박스오피스에 흥행 지진을 일으켰다. <로렐라이>(2005)의 하구치 신지가 감독하고 구사나기 쓰요시(<호텔 비너스>)와 시바사키 고(<메종 드 히미코>)가 주연한 <일본침몰>은 제2의 관동 대지진으로 인해 화산들이 연쇄 폭발하고, 그 여파로 일본 열도가 바다 속으로 서서히 침몰해간다는 내용을 담은 제작비 20억엔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지난 7월15일 일본 전역의 316개 스크린에서 동시개봉한 <일본침몰>은 주말 3일 동안 61만7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모두 9억1천만엔(90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거두며 <미션 임파서블3>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는 일본 역대 최고 흥행작인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주말 3일 수익을 능가하는 성적으로, 일본 내 박스오피스 관계자들은 <일본침몰&g
<일본침몰> 열도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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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도 떠난 이를 향한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 정은임 아나운서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2년째가 되어오지만 그를 추모하는 작은 모임은 계속되고 있다. 1992년 11월부터 1995년 4월, 2003년 10월부터 2004년 4월까지 청취자를 만났던 <정은임의 FM영화음악>(이하 <정영음>)이 많은 시네필의 절절한 교감의 장이 됐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방송이 중단된 8년 남짓한 기간 중에도 팬들은 PC통신과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정영음>의 재개를 기다리며 활발히 활동한 바 있다. 정은임 아나운서 사망 1주기를 맞이한 지난해에는 정은임 아나운서의 팬페이지(www.worldost.com)가 ‘정은임추모사업회’라는 이름으로 개편됐다. 사이트를 만든 이영재씨는 이에 대해 “<정영음>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을 나누는 팬페이지를 넘어 좋은 일도 하고, 그걸 계기로 정은임 아나운서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한다. 현재까지 정은임추
[충무로는 통화중] 정든님, 뜻깊은 행사로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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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P에도 합법적인 영화 다운로드의 바람이 분다. 영화 PC다운로드 사이트 씨네로(www.cinero.com)는 “맥시안 T-600, 아이스테이션 V43, 코원 A2과 향후 출시될 빌립 n70, Tuvs를 포함한 5개 PMP에 영화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 유저들은 합법화된 콘텐츠가 유통되지 않는 상황 때문에 영화, 드라마를 보기 위해서는 불법 다운로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씨네로는 영화 콘텐츠를 디지털 저작권 관리 및 복제방지(DRM) 작업을 거쳐 AVI파일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월정액 8천원을 내면 한달간 해당 사이트의 영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음악 콘텐츠를 중심으로 구성됐던 삼성멀티미디어스튜디오(SMS)가 올해 연말에 영화 콘텐츠를 수급하기로 결정한 사실과 유사한 맥락이다. 지난 7월 KTH는 “PMP용 다운로드 서비스를 위해 200여편의 영화 콘텐츠 판권을 확보했고, 이를 SMS에
PMP도 이젠 합법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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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요한슨, 내털리 포트먼, 에릭 바나/
스칼렛 요한슨과 내털리 포트먼이 연적이 된다. 영국 튜더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물 <디 아더 볼린 걸>에 캐스팅된 것. 두 사람은 각각 헨리 8세의 사랑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앤 볼린과 언니 메리 볼린 역을 맡았다. 헨리 8세 역에는 에릭 바나가 낙점됐다.
존 쿠색, 케이트 월시/
<그레이스 아나토미>의 철없는 인턴 케이트 월시가 존 쿠색과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스티븐 킹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1408>에서 원혼들이 떠도는 호텔방에서 밤을 보내게 된 공포소설 작가와 그의 전 아내로 분할 예정이다.
존 트래볼타, 미셸 파이퍼/
왕년의 댄싱킹 존 트래볼타가 20년 만에 뮤지컬영화로 돌아온다. <웨딩 플래너>의 애덤 솅크먼이 메가폰을 잡은 <헤어 스프레이>에 캐스팅된 것. 존 워터스의 88년작 영화와 브로드웨이 뮤지컬로도 잘 알려진 이 작품은 60년대
[캐스팅 소식] 스칼렛 요한슨 VS 내털리 포트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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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의 예측 불가능성을 좋아한다
영화 <지옥갑자원> <크로마티고교> 등을 통해 엽기적인 상상력을 보여줬던 일본의 야마구치 유다이 감독이 신작 <미트볼머신>을 들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찾았다.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부문에서 상영된 <미트볼머신>은 인간에 기생하는 생물체 네크로보그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괴기스러운 이미지가 그의 전작 못지않다는 인상을 준다. 7월16일, 올해로 세 번째 부천을 찾은 야마구치 감독을 부천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이번 만남에는 <미트볼머신>의 주연배우 다카하시 잇세이도 함께했다.
-영화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야마구치 유다이=이번 작품은 야마모토 주니치와 공동 연출을 했다. 8년 전에 야마모토가 만든 같은 제목의 60분짜리 중편이 원작이다. 당시에 내가 조금 도와줬었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그래서 리메이크 이야기가 오갔고, 장편으로 만들자고 합의했다.
-네
<미트볼머신>의 야마구치 유다이 감독과 주연배우 다카하시 잇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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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크로가 럭비팀의 코치가 됐다. 영화 얘기 같지만 진짜 일어난 일이다. 6월 초 호주의 럭비팀 ‘사우스 시드니 래비토스’의 공동구단주가 된 크로는 이제 코치 역까지 넘겨 받았다. 사우스 시드니 래비토스는 이번 시즌 열여덟번의 경기에서 단 한번 승리한 최악의 팀. 초라한 성적이 성에 차지 않았는지 크로는 더 힘든 연습을 요구했고, 럭비팀 주장인 피터 쿠색은 이러한 과정이 “한결 단결된 느낌이 들게 했다”고. 쿠색의 말에 따르면 크로는 이후 그의 팀이 더 많은 승리를 거두길 바라고 있단다. 두배로 바쁘기야 하겠지만 <글래디에이터> <신데렐라 맨>에서 보여준 거친 모습을 떠올린다면, 럭비팀 코치는 크로에게 참 잘 어울리는 부업인 듯.
러셀 크로, 럭비팀 코치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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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비보다. 필름 누아르의 걸작 <키스 미 데들리>의 원작자 미키 스필레인(88)이 7월17일 눈을 감았다. 본래 만화가였던 스필레인은 46년 첫 소설 <내가 심판한다>를 발표하며 시리즈의 주인공인 탐정 마이크 해머를 세상에 내놓았다. 필립 말로, 샘 스페이드와 함께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을 대표하는 해머는 망치라는 뜻의 이름에 걸맞게 잔혹하고 무자비한 인물이었고, 윤색되지 않은 거친 영웅주의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자신의 손으로 빚은 영웅을 다른 이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던 걸까. 스필레인은 시리즈 중 한편을 영화화한 <걸 헌터즈>에서 아예 마이크 해머를 직접 연기하기도 했다.
<키스 미 데들리>의 원작자 미키 스필레인, 눈을 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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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레인이 토크쇼 <투데이>에 나와 머리카락 자르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치료 과정에서 머리숱이 적어지기 쉬운 여성 암환자에게 가발을 만들어 선물하자는 취지의 자선활동에 동참하기 위해서였다.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던 그녀은 가위질이 시작되자 오히려 “해방되는 느낌이 든다!”며 기뻐했지만, 또 다른 토크쇼 <더 뷰>에 출연해 “전날 밤 잠을 못 이뤘다”며 이번 일을 앞두고 느꼈던 두려움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레인이 이 같은 결심을 하게 된 데에는 남편인 조슈 브롤린의 적극적인 격려가 컸다고. 레인은 <더 뷰>를 통해 “지금 남편이 뉴멕시코에서 영화를 찍고 있어 이번 경험에 대한 심경을 음성메시지로 남겼다”며 남편에게 고마워했다.
여성 암환자들을 위한 다이앤 레인의 값진 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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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요나라, 버튼스. 미국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레드 버튼스(87)가 7월13일 세상을 떠났다. 거리의 코미디언에서 시작해 자신의 이름을 딴 토크쇼 <레드 버튼스 쇼>의 진행자로 발돋움한 버튼스는 스크린에도 또렷한 자취를 남긴 인물. <지상 최대의 작전> <포세이돈 어드벤쳐> 등 30편의 작품에 출연한 그는 말론 브랜도와 함께 출연한 <사요나라>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나이가 들어도 마음만은 늙지 않는 법일까. 영화 출연 제의가 뜸해지자 그는 TV로 발걸음을 돌렸고, <ER>의 루비 역으로 에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70년 동안 지치지 않고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볐던 그의 열정에 경의를.
‘레드 버튼스 쇼’, 막을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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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가 배우 겸 사진작가가 된다. 영화 촬영장에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던 그녀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담은 사진집 <두나’s 런던놀이>(옐로우 미디어)를 출간할 계획임을 밝혔다. 사진집의 배경이 되는 런던은 그곳 특유의 색감으로 인해 그녀가 매력을 느껴온 도시. 편집 과정에 참여하거나 가제본을 검수하는 일에 직접 나설 정도로 사진집 출간에 열의를 보여온 배두나는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여행 자체가 곧 놀이인 그녀만의 책”을 내놓을 것이며 여기에는 “사진과 짧은 글, 그리고 런던에 관한 정보”가 담길 예정이라고 귀띔한 바 있다. 사진에 빠지게 된 계기는 잘 몰라도 매일 밤 두꺼운 사진집을 보다 잠든다고 털어놓았을 만큼 그녀의 사진 사랑은 각별했다. “빨리 찍는 것보다 천천히 찍는 사진이 훨씬 더 잘 나오더라”던 배두나는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괴물>에서 행동이 굼뜬 양궁선수를 연기하기도 했다.
배두나의 새로운 도전, 사진집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