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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의 새 애니메이션이 왔다. 총책임자가 되어 한동안 일선에서는 물러나 있던 존 래세터가 오랜만에 연출을 맡았다. 장난감, 곤충, 벽장 괴물, 물고기 그리고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슈퍼히어로 가족. 그에 이어 픽사가 간택한 새 주인공은 자동차다. 달리기 위해 태어난 자동차의 본성을 말하듯 영화는 레이싱 대회로 문을 연다. 챔피언 킹, 2인자 칙과 경합하고 있는 빨간 레이싱카 한대. 최근 급부상한 신예 라이트닝 맥퀸(오언 윌슨)이다. 얼굴은 꽃미남이요 실력은 A급이니 필연적으로 불치 왕자병을 앓고 있다. ‘내 업적은 오롯이 내 능력 때문’이라 생각하는 그는 타인의 소중함을 모른다.
<카>는 이 오만한 루키를 지도에도 없는 국도로 던져넣는다. 맥퀸은 우승컵의 승자를 가릴 중차대한 대회를 앞두고 경기장으로 이동하던 중 시골 마을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마을에 거주하는 열대 남짓한 자동차들은 하나같이 별 볼일없는 존재들로, 쇠락해가는 마을과 닮은꼴이다. 맹렬한 성취의 삶을 사는
푸근한 주제, 무뎌진 위트,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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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10위권으로 간다.’ SBS 금요드라마 <나도야 간다>가 주간시청률 19.7%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14일 방영분에서는 청력을 잃어가고 있는 다슬이(이청이가 남자친구의 엄마와 충돌을 겪으면서도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이 방영되어 시청자의 눈시울을 자극했다. 다음 주에는 ‘현수’(정보석)가 다슬의 친아빠인 사실이 공개될 예정. 시청률 20%고지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 편, 지난 주 첫 방송에서 4위로 입성한 <연개소문>은 6위를 차지했다. 2계단을 하락했지만 3,4회가 연개소문의 어린 시절에 집중한 것을 고려한다면, 시청률 확보에 있어서는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밀렸던 <상상플러스>는 다시 비드라마 부문 1위를 탈환했다.
‘나도 10위권으로 간다’ <나도야 간다> 10위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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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사람의 아들을 도와야 나의 아들을 도울 수 있다.’ 일본인 아버지와 중국인 아버지는 각자 자신의 아들들에게 ‘죄’를 지었다. 이들이 다시 아들 얼굴을 마주보기 위해서는 상대방 부자의 화해를 도와야 한다. 이것은 장이모와 후루하타 야스오가 공동 감독한 <천리주단기>의 기본 설정이다. 잘 만들어진 멜로드라마인 이 영화는 애틋한 부정(父精)의 선과 동북아시아의 정치문제라는 굵직한 선을 절묘하게 조화시킨다.
원래 ‘천리주단기’라는 말은 친구와의 의리를 위해 천리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는 뜻으로, 조조에게 생포된 관우가 한나라를 탈출하여 유비를 만나러 가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흥미롭게도 ‘천리주단기’는 영화 속 경극의 제목임과 동시에 그 경극을 찍으러 천릿길 중국 여행을 떠나는 일본 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칠순이 넘은 다카타(다카쿠라 겐)는 오랫동안 어촌에서 떨어져 살다가 간암 말기의 아들(목소리 연기 나카이 기이치)을 보기 위해서 도쿄로 상경한다. 그러나
애틋한 부정(父精)과 정치문제의 조화, <천리주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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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흥행작들이 잇따라 저작권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의 부가판권 소유를 둘러싸고 원작자 김호식씨와 제작사 신씨네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투사부일체> 또한 저작권 논란에 휩싸였다. <두사부일체>의 투자사인 이코리아는 7월12일 <투사부일체> 제작사인 시네마제니스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8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투사부일체>는 <두사부일체>와 “등장인물, 사건구성, 전개과정 등이 실질적으로 유사한” ‘2차적 저작물’인데도 불구하고, 시네마제니스쪽이 공동저작권자인 자신들의 동의없이 무단 제작, 상영해 저작재산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이코리아쪽 입장. 이코리아는 “<두사부일체>의 40% 지분을 갖고 있다”며 <투사부일체>의 흥행수익 중 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네마제니스의 김두찬 대표는 “<두사부일체>의 저작권은 제작사였던
[충무로는 통화중] 흥행영화 치열한 주인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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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의 흥겨운 프로그램이 발표됐다. 27개국에서 온 45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올해 영화제의 개막작은 브라질 브레노 실베이라 감독의 <프란시스코의 두 아들>이 선정됐다. 현재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있는 음악가인 제제와 루치아노 디 카마르고 형제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는 힘든 살림 속에서 헌신적인 노력으로 두 아들을 뛰어난 뮤지션으로 성장시킨 아버지 프란시스코에 초점을 맞춘다. 폐막작은 인도 프라딥 사카르 감독의 뮤지컬 <파리니타>다.
음악과 영상의 결합이 돋보이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뮤직 인 사이트’ 섹션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랩가수가 음악을 통해 정치적·민족적 장벽을 뛰어넘는 과정을 그리는 다큐멘터리 <분노의 채널>, 프리츠 랑, 무르나우 등 무성영화 속 피아노 반주자 빌리 좀머펠트의 삶을 담은 <침묵의 소리> 등이 눈에 띈다. 이탈리아 영화음악가 니노 로타의 작품을 선보이는 ‘영화음악 회고전’에서
음악으로 영화보고, 영화로 음악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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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인지 나는 도저히 교정할 수 없는 결점을 가진 존재에게 강하게 끌린다. 파리가 꿀단지에 끌리듯. 예를 들면 바흐보다 비발디를 더 자주 듣고, 소설도 작가의 대표작보다 치기어린 초기작에 심금이 울린다. 적어도 내겐, 순도 높은 결함이 절충적 우수함보다 강렬한 신호를 보낸다. 내가 잉글랜드 국가대표 축구팀을 응원하는 사연도 대충 그러하다. 올해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이 보여준 플레이에 새로운 화젯거리는 없다. 승리를 꺼리는 듯한 선수들의 태도, 페널티킥를 일종의 무례한 짓으로 보는 게 틀림없는 어이없는 승부차기, 스벤 에릭손 감독의 뚱한 고집, 그리고 스콜라리 감독의 팀(이번엔 포르투갈)에게 져 토너먼트에서 탈락한 것까지. 이번 월드컵의 전말은 잉글랜드 팀에게 2002년 월드컵과 유로 2004의 데자뷰였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의 역사가 한줄 늘었을 뿐이다.
정작 나를 흥겹게 만든 건 잉글랜드 언론이다. 8강에서 탈락하기까지(이러니저러니 해도) 무패를 기록한 자국 대표팀에
[칼럼있수다] 웬수를 사랑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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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검색 카레이싱 어떻게 볼 수 있나요?
한국 카레이싱 경기의 대부분은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 웨이’와 태백 ‘준용 서킷’에서 치러진다. 안산에 생긴 새 서킷은 아직 본격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태다. 창원시도 종합운동장 외곽도로를 개조해 만든 서킷에서 매년 ‘F3 국제자동차대회’를 개최해왔으나 주민들의 반대와 재계약 문제로 사실상 폐지됐다.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요 대회로는 ‘KGTC 코리아 GT 챔피언십’ ‘엑스타 타임 트라이얼’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 등이 있다. 각 대회별로 1년에 7차례 정도 경기를 가지며, 경기 일정과 장소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다수 대회는 별도의 신청이나 관람료 없이 관람이 가능한데, KGTC는 경기 전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신청을 한 뒤 1만원 상당의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영화지식검색] 카레이싱 어떻게 볼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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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와 <내 청춘에게 고함>엔 도청장면이 나온다. <올드보이>에선 구두 안에서 도청장치가 발견된다. <내 청춘에게 고함>의 도청은 조금 더 아날로그적인데, 공중전화 수리공인 근우(이상우)는 불륜으로 추정되는 남녀의 전화 통화를 엿듣다가 그만 그 여자에게 푹 빠져들고 만다. 어떻게 하면 도청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사방이 금속으로 둘러싸인 방에 있으면 도청을 피할 수 있다. 금속이 도청 송신기에서 나온 전파를 모두 흡수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불가능에 가깝다. 주파수 체계를 흐트러뜨리는 기계를 쓰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도청과 상관없는 무선기기마저 작동을 멈춘다는 단점이 있다.
몇 가지 예방책은 있다. 갑자기 TV 화면이 흔들리거나 화면에 가로줄이 생길 경우 도청을 의심해볼 수 있다. TV 근처나 콘센트 안, 전화 코드가 도청기가 설치된 곳일 가능성이 있다. 전화를 쓸 경우엔 집 안의 무선전화는 되도록 쓰지
[배워봅시다] 너, 지금 엿듣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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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위대한 모험>의 남극
겨울이 하이라이트인 남극 펭귄 무리의 특별한 1년. 남극 곳곳에 흩어져 살던 황제펭귄들은 한날한시 문득 한곳에 모인다. 몇달에 걸쳐 주변에 바다가 없는 땅 ‘오모크’까지 걸어서 이동한 펭귄들은 부부의 연을 맺고 알을 낳는다. 거대한 펭귄 무리가 남극의 혹독한 겨울에 맞서 식음을 전폐하고 후손을 키워내는 모습이 드라마틱하다. 성장한 아기펭귄들이 바다로 뛰어드는 것이 마지막 장면. 언젠가 그들도 이 여정을 위해 모일 것이라는 예언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얼음왕국: 북극의 여름 이야기>의 북극
여름이 하이라이트가 된 북극 동물들의 사계절. 어미 북극곰은 눈과 얼음으로 된 보금자리에 두 마리 새끼를 낳는다. 엄마에게 먹이를 잡고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새끼들. 이들에게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여름은 힘겨운 시기다. 북극곰 일가의 여름 나기, 유라시아 순록 무리의 대이동, 북극고래의 귀향과 먹이 사냥, 사향소의 영역싸움 등 북극에 사는
[VS] 남극의 겨울과 북극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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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가장 듣기 싫은 잔소리 베스트를 꼽아보라면, 누가 뭐라 해도 ‘공부해라!’. 지긋지긋하지만, 공부하고 공부하고 공부하다 보면 세상을 구원하는 해답을 찾아내기도 하지 않는가. 독야청청 자신만의 연구 분야를 고집, 세상 사람들이 믿을 수 없는 결과를 내기도 하는 학자들. 아무도 믿지 않아, 미치광이라고 오해받고, 또 스스로 자신의 연구에서 오류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이 학자들의 시행착오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던가. 그래서 꼽아본, 너무 똑똑한 학자님!
5위는 <가위손>의 가위손 아빠! 가위손에게 아빠는 없다고? 그새 잊으셨나, 가위손은 마을사람들에게 미치광이로 오해받은 과학자의 발명품이라는 사실을. 물론 ‘말상대가 필요해서’ 인조인간을 창조한 과학적 성과는 인정하지만, 손을 가위로 만들어놓고 하늘나라로 가버린 죄, 마을에 내려가 험한 꼴을 당하게 한 죄를 곱게 못 보겠다. 어찌하여 아름다운 청년 가위손에게 그런 고통을 내리셨소!
[Rank by Me] 독야청청 학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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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분식집이라면 수다는 다시다다. “이번 애니메이션에는 수다쟁이 캐릭터가 안 나옵니다”라는 멘트는 “우리집 음식엔 조미료 하나도 안 써요”라는 말과 같은 반응을 끌어낸다. “거짓말!” 언제부턴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서 수다쟁이는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가 되었다. 떠들고 불평하면서도 주인공을 보좌하는 감초 캐릭터는 기본. 악당에게도 수다는 필수다. 과묵하고 안 웃기고 진지한 악당이 나온다면 일본 애니메이션 상영관을 잘못 찾아들어온 것이 아닌지 확인하는 게 좋다. 수다 바이러스는 주인공도 감염시켰다. 주인공이 푼수를 떨며 왕자병 멘트를 날리는가 싶더니, 요즘은 아예 주·조연 할 것 없이 단체로 수다 떤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조미료에서 주재료로 등극한 수다쟁이들. 이들이 어떤 변천사를 거쳐왔는지 슬쩍 짚어본다.
원류-‘주접스런 조력자’와 ‘장광설을 늘어놓는 악당’
태초에 가재와 문어가 계셨다. 디즈니의 <인어공주>가 배출한 이 두 원로는 각각 ‘
<인어공주>에서 <카>까지, 할리우드산 수다쟁이 캐릭터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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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드무비의 우리말로 국립국어원에서 채택한 여정영화는 로드무비의 ‘길’이 주는 느낌과 공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로드무비는 그저 여행영화가 아니라 인생의 비유인 ‘길’에 관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로드무비는 진지해’라는 진실 반 오해 반의 선입견이 생긴 것도 그 때문이다. 여정영화로는 또 말 그대로 ‘집을 나간다’는, ‘가출’이라는 오래된 로드무비의 주제를 끄집어내지 못한다. 로드무비는 바로 가출영화이기도 한 것이다. 아빠, 아내, 엄마, 아들, 언니, 오빠 등 집 나간 가족들의 이야기가 로드무비 아니던가. 길 위에서 비로소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과 가족을 돌아보고,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선다. 로드무비를 가출영화로 뒤집어보면, 가출은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한 아름다운 방황이 될 수도 있다. 혹시 집 나갔거나 집 나갈 식구가 있다면 로드무비를 다시 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집 나간 식구들은 길 위에서 어떻게 지내는가. 식구가 집을 나갔을 때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구성원
가족별 가출 대처 요령-로드무비 완전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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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흡연장면, 줄이세요!
세계금연실천단이 7월13일 워싱턴 컨벤션센터부터 미국영화협회(MPAA) 본사까지 거리시위를 벌였다. 비영리 금연단체로 구성된 시위대는 영화 속 흡연장면이 미성년자에게 인기가 있다는 조사를 근거로, R등급 이하 모든 영화의 불필요한 흡연장면을 축소하도록 MPAA에 요구한 상태. MPAA 관계자들은 이 요구가 영화 등급을 강요한다고 반대하면서도 영화산업은 미성년자의 금연캠페인을 후원한다고 밝혔다.
아카데미, 신규 멤버 120명 영입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120명의 신규 회원을 초청했다. 아카데미 14개 분야의 대표들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선발한 후보자 중 분야별 최소 기준에 적합한 자에게 회원 자격이 주어지는데, 아카데미 수상 성적 역시 고려되는 사항이다. 히스 레저와 제이크 질렌홀, 다코타 패닝 등의 배우를 비롯하여 베르너 헤어초크, 개빈 후드, 미야자키 하야오, 빌 콩 등 영화계 각 분야의 명사가 이번 명단에 포함되었다.
스페인 내 할리우드 영
[해외단신] 영화 속 흡연장면, 줄이세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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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늑대’ 영화 ‘가족의 탄생’
초기종영·흥행 실패로 가슴앓이
“강산호 인간적 인물이라 연기 편해요”
1인2역을 연기한 드라마 〈부활〉을 찍을 때 붙은 엄태웅(31)의 별명은 ‘엄포스’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위력적이다’라는 뜻에서다. 강렬한 눈빛, 선 굵은 외모, 저음의 목소리도 한몫했다. 그러나 이내 미소를 지으면 부드럽고 선한 얼굴로 바뀐다. 야누스의 얼굴이다. 여러 얼굴을 보여줘야 하는 연기자로서는 분명 장점이다. 14일 그가 〈한겨레〉를 찾았다.
지난 1월 출연한 드라마 〈늑대〉가 3회 만에 촬영사고로 예기치 않게 중단돼 아쉬움이 컸다. 5월에 개봉한 영화 〈가족의 탄생〉도 흥행이 밋밋해 가슴앓이를 했다. 그런 엄태웅이 31일 첫방송하는 에스비에스 월화드라마 〈천국보다 낯선〉의 ‘강산호’ 역으로 ‘부활’을 꿈꾼다. 〈천국보다 낯선〉은 입양아 출신의 변호사 노윤재(이성재)와 그에게 형제라고 속이고 접근한 건달 강산호(엄태웅), 한국 최고의 가수 유희란(김
SBS ‘천국보다 낯선’ 건달역 엄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