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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4. 집에 찾아가다
전차남: 밤을 꼬박 새웠어. 그녀의 집에 간다는 생각을 하니, 온갖 상상이 다 떠올라서 잠이 오질 않는거야. 나란 인간이란… OTL. 어쨌거나, D-day가 찾아왔지. 집 앞에서 크게 심호흡(후우~)을 하고, 초인종을 눌렀어. “들어오세요.” 단아한 목소리. 근데 집에 나와 그녀, 단둘이라는 거야!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렸어. 하지만 일단 마음을 가라앉히라는 너희들의 충고가 떠오르더라. 그래서 맘을 진정시키고 집 안을 살폈어. 낡은 컴퓨터가 한대 있었어. “무척 오래된 모델이네요.” “네, 컴퓨터를 새로 사려고요. 도와주시겠어요?” 나, 드디어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생긴 것 같아. 소심하고 못난 나지만, 그녀를 기쁘게 해줄 수만 있다면…!!
루벤: 오호~, 에르메스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기 위한 절호의 기회야. 지금까지 어리버리한 모습과 완벽히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해. 난 폴리를 위해 비밀리에 살사를 연습했었지. 마침내 클럽에서 실력
소심남 연애성공 프로젝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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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전차남(電車男). 전철을 타고 집과 직장을 쳇바퀴 돌 듯 오가던 나의 대화명이야. 애니메이션과 게임에만 빠져 있던 날 사람들은 오타쿠라 부르며 기피하곤 했지. 22살이 되도록 난 철저히 혼자였어. 그런데 이런 내게도 일생일대의 찬스가 찾아왔어. 전철 안에서 꿈의 여인을 만난 거야. 그녀를 붙잡고 싶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접속했지. 한눈에 나를 사로잡은 곳은 <소심남 클럽>! 그곳에서 5명의 친구들을 만났어. 최고의 영웅이지만 정작 사랑에는 서툰 클라크(<수퍼맨 리턴즈>), 뒤늦게 첫 연애를 시작한 대학 강사 대우(<달콤, 살벌한 연인>), 자유분방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 꼼꼼남 루벤(<폴리와 함께>), 거만하다는 편견 탓에 맘고생이 심한 다아시(<오만과 편견>), 늘 망설이다가 사랑하는 여자를 주위 사람에게 빼앗기는 광식이(<광식이 동생 광태>). 이들의 조언으로 나는 기적처럼 그녀와 맺어졌어. 사랑하는 여인을
소심남 연애성공 프로젝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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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트랜스젠더라면(소사전 참조), 멋쟁이 이모 헤드윅은 트랜스섹슈얼이죠. 제가 <라이크 어 버진>을 부르는 마돈나를 꿈꾸었듯, 이모는 동베를린에서 어릴 적부터 AFKN으로 흐르는 루 리드, 이기 팝, 데이비드 보위 등의 야시시한 음악을 들으며 로커를 꿈꾸었답니다. 자, 제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이모 헤드윅에게 마이크를 넘깁니다.
“여자로 세상을 활보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헤드윅>-헤드윅
안녕, 안녕, 안녕. 이런 드넓은 잔디밭에 앰프 스피커 다 갖춰놨는데 손님들은 모두 토미한테 가버리고. 아, 토미는 날 사랑했던 소년이었어요. 성전환 수술을 받고 스펙 장군의 보모로 들어갔는데 그집 둘째인 서툰 로커 토미가 날 넘보더라구요. 그래서 록음악 ABC부터 눈썹 다듬기, 로커처럼 입기 등등을 가르쳐줬는데 내가 쓴 곡을 갖고 튀어서는 최고의 록스타가 됐죠. 왜 도망쳤냐구요? 내 늘씬한 다리를 넘봤는데 돌팔이 의사가 수술하다가 남겨놓은 1인치를 알고선 줄행랑을
영화 속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캐릭터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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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힘이 장사인지 부두에서 소금을 한번에 네 부대나 지게로 나르는 동구(류덕환). 어쩐 일인지 밤에 팬티를 빨면서 서럽게 울고 있다. 꿈을 꾸었는데 “드디어 우리 동구가 해냈구나. 고맙다. 정말 고마워”라고 일어 선생님(초난강)이 칭찬을 해줬던 것이다. 칭찬의 내용은 뭐고, 왜 동구는 일어나 팬티를 빨고 있을까. 그것도 서럽게 울면서. <천하장사 마돈나>는 신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말하는 영화다.
<다세포 소녀>에도 동구 못지않은 꿈을 꾸는 소년/소녀가 있다. 두눈박이가 그 주인공인데, 어찌된 일인지 차분하게 생긴 소녀가 마루에서 오빠를 마구 쥐어패고 있다. 오빠 외눈박이가 욕을 한 것도 아니다. “이것이 현실이다”라고 한마디했을 뿐이다. 스커트 속에 숨길 수 없는 그 무엇을 발견하고 두눈박이는 자신의 현실을 아프게 꼬집은 오빠 외눈박이를 두들겨팬 것이다. 스커트를 입어도 남자 화장실에 가서 서서 일을 봐야 하는 두눈박이의 아픔은 동구의
영화 속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캐릭터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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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연>
감독: 펑샤오강
배우: 장쯔이, 다니엘 우, 유 게, 주신, 마정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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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배우: 야쿠쇼 코지, 코니시 마나미, 히라야마 히로유키, 오다기리 조, 하즈키 리오나, 카세 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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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성자를 알아보는 방법>
감독: 디토 몬티엘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로사리오 도슨, 시아 라뵈프, 채즈 팔민테리, 다이앤 위스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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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퀸>
감독: 스티븐 프리어즈
배우: 헬렌 미렌, 마이클 쉰, 제임스 크롬웰, 실비아 사임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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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커 맨>
감독: 닐 라뷰트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엘렌 버스틴, 몰리 파커, 릴리 소비에스키, 케이트 비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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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2006] 화려한 스타들의 생생 화보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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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뜨거운 순간>
감독: 에단 호크
배우: 마크 웨버, 로라 리니, 제시 해리스, 에단 호크, 미셸 윌리엄스, 카탈리나 산디노 모레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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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흐르는 사랑>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배우: 휴 잭맨, 레이첼 와이즈, 엘렌 버스틴, 클리프 커티스, 숀 길레트, 숀 패트릭 토마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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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오브 맨>
감독: 알폰소 쿠아론
배우: 클라이브 오언, 줄리앤 무어, 마이클 케인, 치웨텔 에지오포, 찰리 휴냄, 클레어 호프 아쉬테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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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안권>
감독: 차이밍량
배우: 이강생, 첸샹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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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감독: 바바라 알베르트
배우: 니나 프롤, 버지트 미니쉬메이어, 우슬라 스트라우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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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2006] 화려한 스타들의 생생 화보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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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맡까지 졸졸 따라오는 멜로디
우리는 간혹 논증을 비난으로 오인한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인생 별거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 똑바로 보자는 이야기다. 조롱도 냉소도 아닌 영화가 맑고 예쁘지 말라는 법이 있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 <해변의 여인>에 흐르는 정용진(37)의 음악은 홍상수 영화에 산들바람을 불어넣었다.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버둥대는 여자와 남자 곁에서 투명하고 간소한 정용진의 음악은 시냇물을 흘리고 나뭇가지의 잎사귀를 흔든다. <해변의 여인>에 이르러서는 소주처럼 맑은 눈물마저 솟게 한다. 4살부터 피아노를 연주한 정용진 음악감독에게 건반은 가장 사랑스럽고 긴요한 악기다. “피아노는 자유로워요. 느낌을 받는 즉시 열 손가락만 뻗으면 모든 음과 리듬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어요. 기타만 해도 줄을 뜯는 손으로는 음높이를 조절할 수 없죠. 그래서 피아노를 쓸 때는 전능함을 남용하지 않는 게 중요해요.” 단순하고
<여자는 남자의..> <극장전> <해변의 여인>의 음악감독 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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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목구멍까지 슬픔이 차오른다. 눈가에 맺힌 눈물은 곧 어깨를 들썩이는 통곡으로 바뀐다. “그녀의 남다른 신통력은, 그녀가 농사를 지어도 충분할 정도로 많이 흘렸다는 눈물의 대가에 지나지 않는다.” 소설가 이외수의 표현은 굿판으로 흘러온 넋의 설움에 울고 또 우는 이해경의 모습을 적확하게 짚어낸다. 무당 혹은 무당 아줌마, 무당 선생님이라고 불린다는 이해경. 점집 근처에 가본 적조차 없던 그녀는 신병을 앓는 중에도 무당 되기를 맹렬히 거부했었다. “숙명은 타고나는 것이라서 바뀌지 않는다. 이것은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하는 숙명이다.” 이후 한 무당에게서 눈이 동그란 아기가 엄마를 살려달라며 자꾸 맴돈다는 말을 전해 들은 이해경은 숙명처럼 내림굿을 받기로 결심한다. 5살 난 아들의 죽음을 되새기며 들어선 무속인의 삶. 이창재 감독의 다큐멘터리 <사이에서>는 이처럼 자신의 고통을 통해 “타인의 아픔을 껴안”는 무당 이해경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과 인간 사이, 이승과 저승 사
이승과 저승 사이에 서있는 중재자, <사이에서>의 이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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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 현장공개 때의 일이다. 따로 마련된 룸에서 최동훈 감독과의 인터뷰가 있었다. 한 기자가 물었다. 멀찍이 떨어져 있어서 정확하게 옮길 자신은 없지만, 적지 않은 비중의 아귀 역을 김윤석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에게 맡긴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던 것 같다. 최 감독은 나중에 영화를 보면 이 알려지지 않은 연극 출신 배우의 내공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될 것이라는, 자신에 찬 답변을 내놓았다. 김, 윤, 석, 이라. 그 무시무시한 저력을 맛보는 날은 예상보다 빨리 왔다. 8월31일 개봉한 <천하장사 마돈나>를 보면 최 감독의 이야기가 허풍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극중 동구 아버지는 그야말로 ‘괴물’이었다. 10년 넘게 대학로에서 수련하다 느지막이 충무로를 노크한 이 사내. <범죄의 재구성> <시실리 2km>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야수> 등 최근 2년 동안 단역으로 스크린에 얼굴을 내비쳤던 그가 드
<천하장사 마돈나> <타짜>의 배우 김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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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지난호에 이어 두 번째 서신이 도착했다. <유레루>에 관한 질문과 답으로 채워졌던 첫 번째 서신에 이어 이번에는 <괴물>이 화제의 중심이다. 니시카와 미와 감독은 마치 자신의 영화처럼 내밀하고 조용한 어법으로 <괴물>의 이모저모를 물었고, 봉준호 감독은 거기에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첫 번째 편지에서 서로 안부를 물었던 두 감독, 이번에는 편지를 뜯자마자 바로 질문과 답을 건넨다. 그러고나서, 니시카와 미와 감독은 아쉬웠는지 “영화에 대한 감상을 더 전하고 싶지만, 그것은 다음에 직접 만나서 말하고 싶다”고 첨언을 전했다. 그건 봉준호 감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국경을 떠나 신뢰하는 두 영화감독이 서로의 영화에 대해 진심으로 묻고 답하는 건 근사한 일이다. 그걸 읽는 즐거움도 크게 다르진 않다. 두 감독이 다시 만나 못다한 이야기꽃을 피우기를 바라면서 <괴물>과 <유레루>, 봉준호와 니시카와 미와 감독의 두
니시카와 미와 감독이 <괴물>의 봉준호 감독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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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주의는 모두가 한곳만 바라보게 만든다. 영화제작 현장의 수직적 구성은 업무 중복은 물론, 작업 효율을 떨어뜨리고, 팀원간의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가로막는다. 영진위 인적자원 육성과 제작환경 개선 소위원회 산하 실무추진단이 내놓을 ‘한국 영화산업의 직무분석과 직무표준을 위한 연구’(가제)의 골자는 지난주 기획리포트에서 강조했듯이 “그러한 일렬 종대를 수평적인 횡대로 자연스럽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수직적 위계와 남아 있는 도제 시스템은 스탭 업무 자체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혼란을 일으킨다. 개인 능력과 상관없이 직급으로 업무영역과 기능이 설정되고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팀장(혹은 헤드급 기사)이 되거나 그렇지 못한 인력은 현장을 떠나는 일이 지속적으로 벌어진다. 이것은 충무로 전체의 경쟁력 저하이며, 노하우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게다가 이러한 악순환은 충무로뿐만 아니라 영화교육 현장에서도 악몽처럼 반복된다. 최근 충무로에서는 “유능한, 아니 제대로 된 포커스풀러나 붐오퍼레이터 구
수평적 시스템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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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Labor’s Day) 휴일이 있던 4일 연휴의 1위는 디즈니의 <인빈시블>이 차지했다. 주말 수입 1520만 달러로 2주 연속 1위를 지켜낸 <인빈시블>은 지난 주와 비교하여 30% 하락한 수치를 보였으며, 스튜디오가 발표한 개봉 후 11일 동안의 누적수입은 3780만 달러다. 마크 월버그가 스포츠영웅으로서의 인생역전을 보여주는 ‘불굴의’ 빈스 퍼페일로 출연한다.
이번 주 북미 박스오피스 2위와 3위는 신규 진입한 <크랭크>와 <위커 맨>으로 두 영화 모두 1위를 넘기에는 부족했다. 2위는 라이온스게이트에서 만든 저예산 영화 <크랭크>로 <스내치><이탈리안 잡>에 출연한 제이슨 스테이섬이 독극물에 노출된 자신을 위해 해독제를 구하는 암살자로 등장한다. <크랭크>의 개봉성적은 1300만 달러다. 3위로 데뷔한 워너브라더스의 <위커 맨>은 1170만 달러의 개봉 성적을 기록했다.
<인빈시블>, 2주연속 1위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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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끝나는 영화보다 더 큰 영화적 스릴을 주는 게 과연 있을까? 영화는 모름지기 다이아몬드나 다른 보석과도 같아서, 원석의 질이 중요하지만 어떻게 빛나게 할지 결정하는 세공 기술이 더 결정적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세공은 마지막 부분에 온다. 드물긴 하지만 영화가 정말 딱 맞게 끝나면 관객은 극장 밖으로 나올 때 머리가 어찔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제일 좋은 결말은 고통스러운 결말이다. 먼저 영화가 끝났다는 실망의 충격이 있다. 그리고 재빨리 지나가버린 것을 갈망하는 느낌이 뒤따르고, 관객은 돌아가서 그것을 다시 보고 싶어하게 된다. 더 많은 것을 기대했기 때문에 그런 결말은 일종의 놀라움으로 다가오지만, 생각해보면 영화는 말해야 할 것을 이미 다 말했다. 일본영화 <나나>는 아마도 그런 본보기가 될 것이다. 영화는 흥미롭고, 잘 만들어졌지만, 극히 잘 만들어졌다고 말할 순 없다. 그러나 완벽하게 자리에 맞게 들어간 결말은 그 영화를 전체적으로 훨씬 더
[외신기자클럽] 완벽한 결말을 만나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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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는 흑인 예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가. 멜 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이어 또 한편의 예수 영화가 논쟁을 불러일으킬 조짐이다. 8월23일 미국의 뉴라이트 엔터테인먼트 영화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흑인 유대인으로 묘사한 독립영화 <컬러즈 오브 더 크로스>을 올해 10월27일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뉴욕, LA 등 미국 7대 도시에서 먼저 개봉할 이 작품은 점차 미국 전역으로 확대 개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의 개봉이 발표되자마자 <컬러즈 오브 더 크로스>의 홈페이지는 백인 인종주의자들의 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직접 예수 그리스도 역을 맡기도 한 감독 장 클로드 라마르는 “내 영화는 흑인 예수에 대한 스파이크 리식의 논쟁적인 영화는 아니다. 미국의 흑인들은 자신의 피부색과 다른 신을 믿는 유일한 사람들이며, 그들에게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말로 영화와 관련한 인종 논쟁을 일축했다. 역사적으로도 흑인 유대인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집
[What's Up] 검은 예수는 안 된다굽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