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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주몽에 치여 시청률 6%
평범남의 사랑 ‘폐인’들은 지지
서른여덟살 노총각 ‘달재’의 우직한 사랑을 그린 에스비에스 월화드라마 <101번째 프로포즈>(극본 윤영미, 연출 장태유)가 ‘폐인’들의 조기 종영 반대에도 불구하고 25일 15부로 막을 내렸다. 당초 계획된 16부작으로 끝맺지 못한 데다 독일월드컵 중계 때문에 지난 6월12, 13, 19일 3회분이 결방되었고 같은 시간대의 사극 <주몽>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했다. 평균 시청률까지 6%(에이지비닐슨 미디어리서치)로 한자릿수에 머물렀지만 마니아층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지난 5월29일 첫 전파를 탄 <101번째 프로포즈>는 1991년 일본 후지티브이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동명작품이 원작이다. 직장에서 쫓겨난 가장이 전업주부가 된 일상을 다뤄 화제를 모았던 <불량주부>의 장태유 피디와 <내 사랑 토람이>로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윤영미 작가가 한국식 텔레비전 미
성적표에 짓밟힌 노총각 순정, <101번째 프러포즈> 조기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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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아니라면 카메라도 들지 마라. 경찰이 FTA 반대시위 농성을 지지하는 노동자와 학생들을 촬영한 독립영화감독을 ‘기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연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7월 12일 광화문 동아일보사 일민미술관 건물 옥상을 ‘한미FTA 반대, 노동탄압 중지’라는 구호와 함께 노동자 40여명이 점거했다. 이들을 지지하는 학생과 노동자들이 건물 아래에 모인 모습을 촬영하던 문성준 감독이 경찰에 연행됐고 10시간 넘는 인신구속 끝에 그날 밤에야 풀려났다. 문감독 뿐만 아니라 “다른 일반인 한명도 카메라를 들었다는 이유 만으로 연행됐다”고 한다. 150여명이 연행되는 과정에서 “연행은 면했지만 위협을 느꼈던 일반인도 다수 있었다”고 문감독은 말했다. 문성준 감독은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집단 다큐인에서 활동중이다. 그는 2003년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꼬빌과 비두의 험난한 한국생활을 다룬 <스탑 크랙 다운>이라는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독립영화인들과 시민운동 활동가들은
기자증이 없으면 카메라를 들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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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챙겨본 관객 중 웨타의 이름이 낯설다 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킹콩> 특수효과 작업으로 단박에 세계적 지명도를 얻은 뉴질랜드 특수효과 스튜디오 웨타워크숍이 한국을 방문했다. 방문단의 선두에는 리처드 테일러가 있다. 웨타워크숍 공동대표이자 피터 잭슨과 절친한 친구 사이인 리처드 테일러가 지난 7월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한국의 영화학도들에게 특수효과에 관한 강의를 하고 갔다.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1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던 이 자리를 지상중계한다.
DAY 1. 7월14일(금)
“상상력에는 한계도 경계도 없다”
“모든 것은 좋은 디자인에서 시작한다.”리처드 테일러의 첫날 수업은 이 말과 함께 시작됐다. 웨타워크숍은 특수분장, 특수모형 제작, 각종 소품 및 의상 제작, 세트 및 미니어처 제작 등의 일을 도맡은, 말하자면 ‘무엇이든 제작하고 보세요’가 슬로건인 곳이다. 미
<반지의 제왕> <킹콩>의 웨타워크숍의 특수효과 강의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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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를 떠올릴 때 빠질 수 없는 것은 <A특공대> <전격 Z작전> <맥가이버> 등 공중파에서 끊임없이 틀어주던 외화 시리즈에 대한 향수어린 기억이다. <마이애미 바이스>는 국내에서 방영된 적 있는, 미국에서 1984년부터 5시즌에 걸쳐 <NBC>에서 방영된 마이애미의 2명의 잠복근무형사의 얘기를 다룬 TV시리즈로 원색의 재킷을 쫙 빼입고 마이애미의 거리를 활보하는 소니 크로켓(돈 존슨)과 팝음악을 흥얼거리며 비키니 차림의 늘씬한 아가씨들을 곁눈질하고 다니는 리카도 텁스(마이클 토머스)는 당대의 아이콘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바 있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LA의 거리는 차갑고 푸른 <마이애미 바이스> 포스터가 블록마다 장식하고 있고, 웹에서는 전설적인 돈 존슨의 소니 크로켓과 마이클 토머스의 리카도 텁스를 2006년에 콜린 파렐과 제이미 폭스가 어떻게 재현해낼 수 있을까라는 우려와 기대가 관련 게시판을 뜨
[현지보고] 마이클 만의 신작 <마이애미 바이스>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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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아가 약속 장소인 카페로 들어왔다. 한눈에 명랑한 20대 아가씨라는 느낌이었지만 의외였다. 조잘조잘 풀어놓는 얘기에 귀기울이고 있자니 달콤한 백일몽보다 야무진 현실주의자의 태도가 읽혔다. “나는 남들보다 키가 크거나 늘씬하지 않다. 얼굴이 유난히 작거나 예쁜 것도 아니다. 다른 매력이 없으니 연기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대구 출신으로 한양대 무용학과에 입학한 그녀는 연예프로그램 <강호동의 천생연분>으로 처음 TV에 얼굴을 내비쳤다. 시작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운동을 하느라고 헬스장에 다녔는데 어느 날 그 앞에서 고향 친구를 만났다. 마침 친구와 함께 있던 사람이 연예업계에 종사하고 있었고, 그의 소개로 TV에 출연했다.” 이후 공부는 뒷전이고 딴짓만 한다며 분노한 아버지가 대구로 불러들였지만, 그녀는 “친구들에게 뭔가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지닌 채 서울로, 브라운관으로 되돌아왔다. 중학 시절 30kg 이상 체중을 감량한 계기가 짝사랑하던 남자아이를 사로잡기 위
명랑소녀는 아무도 못말려, <귀신이야기>의 이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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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맑다. 유건은 금세 눈물이라도 쏟아낼 듯 크고 깊은 눈을 가졌다. “꽃들도 친절하고, 빵들도 친절하고, 구두도 친절합니다.” 낯간지러운 이 대사가 어색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처럼 한없이 선한 눈매 때문이 아니었을까. KBS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의 하루는 단순히 지능이 모자라서 착한 아이가 아니었다. 그는 시간의 흐름을 멈추고 싶어하는, 백지상태의 순수함이 영원히 지속되길 바라는 모든 사람의 꿈과도 같았다. 그런데 유건이 이번엔 우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았다. 테리우스를 반 토막낸 작명법이 심상치 않다 싶더니 그 내용물은 한층 더 가관이다. <다세포소녀>의 꽃미남 클럽 A3의 멤버로 ‘미스터리 연구’에 앞장서는 우스의 연구 과제들은 다음과 같다. 여자들은 왜 화장실에 혼자 가지 않는 걸까 혹은 여자들은 왜 흰 팬티를 입을까.
“처음 만화를 봤을 때는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죠. 이걸 대체 영화로 어떻게 만들까 궁금했어요.” <정사> <스
AAA형 남자의 홀로서기, <다세포소녀>의 유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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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내 매점에서 디지털 컨텐츠를 판매하는 신규 서비스가 시작된다. CGV는“7월28일부터 영화관 매점 메뉴에 디지털 컨텐츠를 포함해 판매하는 리드락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드락 서비스는 음료 컵 뚜껑에 미니CD를 넣어 판매하는 방식. 이 미니CD에는 게임, 음악, 영화를 포함하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컨텐츠가 담긴다. CGV의 리드락 서비스를 통해 처음 선보일 컨텐츠는 온라인 게임 <서든 어택>의 스페셜CD. 9월초부터는 음반사와의 제휴를 통해 인기가수의 미발표 싱글 앨범을 공개할 예정이며, 향후 휴대폰 벨소리나 컬러링, 영화DVD까지 그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리드락 서비스를 포함한 음료 및 스낵 메뉴의 가격은 기존 세트 메뉴 가격에 천원 미만의 컨텐츠 이용료가 추가될 전망이다.
리드락 서비스는 2003년 인터넷 기업가 제프리 아놀드가 만들었다. 제프리 아놀드는 음료 컵 뚜껑에 할인쿠폰을 넣는 것을 보고 이 서비스를 고안해 현재는 컨벡스 그룹으로
영화관 매점, 디지털 컨텐츠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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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도 <한반도>의 흥행몰이를 막진 못했다. 개봉 8일만에 200만명을 돌파한 <한반도>가 2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한반도>는 지난 주말 하루 평균 28만명을 동원하며 일요일인 7월23일까지 27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기록을 연일 갱신 중인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은 <한반도>에 이어 2위를 지키고 있다. <한반도>는 38.7%, <캐리비안…>은 27.5%의 박스오피스 점유율을 기록해 10%대 격차를 기록하고 있다. 전주보다 비중이 줄었지만 두 작품은 여전히 전체 흥행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픽사의 일곱번째 애니메이션 <카>, 밀라 요보비치의 액션물 <울트라 바이올렛>이 3위와 5위로 박스오피스에 처음 등장했다. 이번 주 목요일인 7월27일에는 인터파크에서 경이적으로 97%대의 예매율을 기록 중인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극장가에
<한반도>, 개봉 2주만에 274만명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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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바캉스 서울 영화제
기간: 2006년7월25일~8월24일
장소: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서울아트시네마가 7월25일부터 8월24일까지 한달 동안 여름맞이 영화축제 ‘시네바캉스 서울’을 연다. 일상에 쫓겨 미뤄왔던 것들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여름 바캉스처럼, ‘시네바캉스 서울’은 일반 관객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으로 보지 못했던 고전·예술영화들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7월25일 개막작 <뜨거운 것이 좋아>(1959)를 시작으로, 총 6개의 메인 프로그램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들고 관객을 찾아간다.
영화제 개막, 감독들의 축하 메세지
▶박찬욱 감독 축하 메세지 및 추천작 보기
▶김지운 감독 축하 메세지 및 추천작 보기
▶류승완 감독 축하 메세지 및 추천작 보기
▶오승욱 감독 축하 메세지 및 추천작 보기
개막작
<뜨거운 것이 좋아> 빌리 와이더 감독
술집 악단에서 베이스와 색스폰은 연주하는 조와 제리는 직장을 잃고 방
[특집] 한 여름의 영화여행 - ‘시네바캉스’ 주요 상영작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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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7월29일(토) 밤 11시
길 위에서 삶을 찾는 빔 벤더스가 로드무비의 형식을 빌려 9·11 이후의 미국을 이야기한다. 제목은 <랜드 오브 플렌티>지만 그가 보여주는 것은 ‘풍요의 땅’이 아니라 그 화려함 뒤에 감춰진 미국의 황폐한 진실이다. 카메라는 ‘풍요의 땅’의 빈곤을 드러내기 위해 정신적 공황 상태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거리의 노숙자들을 비춘다. 그들은 모두 반쯤 넋이 나간 채, 폐허가 된 뒷골목을 배회한다. 빔 벤더스는 묻는다. 몰락한 ‘꿈의 나라’에 희망은 남아 있는가?
폴은 9·11 이후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빈민 지역 곳곳을 순찰하며 미래의 테러분자들을 색출하는 데 몰두한다. 그의 조카인 라나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부모와 함께 선교활동을 벌이다 마침내 고국인 미국으로 돌아온다. 영화는 폴을 통해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애국주의를 보여주는 한편, 라나를 통해 빈민층의 현실, 즉 미국의 모순된 현실을 보여주며 그 사이의 간극과 대면한다. 그런데
화려함 뒤에 감춰진 황폐한 진실, <랜드 오브 플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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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도 길어라. 맑은 하늘 못 본 지도 어언 한달이다. 한여름에 보일러 틀고 눅눅한 방에 누워 있을라치면 어딘가 시원하고 탁 트인 곳이 생각나게 마련. 그런 마음으로 여행사에 맞춤형 여행을 신청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비치섬, 발리섬, 피지섬, 주옥 같은 해변을 마다하고 구태여 설원 관광을 희망한 괴짜들이었다. 옹기종기 모인 이들 앞에 가이드 육대수라는 자가 나타났더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여행이 끝날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할 가이드, 육대수입니다. 우선 여러분의 왜곡된 취향에 박수를 보내고 싶군요. 좋은 데 다 놔두고 발 시린 설원관광을 하겠다고 나선 이유가 뭔지 묻지는 않겠습니다. 뭐, 각자 가슴속에 숨겨둔 사연이 있겠죠. 어쨌거나 확실히 해둘 것은 여름에 눈밭이 시원해 보여도 막상 발을 디디면 즉각 상황이 달라지실 거란 겁니다. 벌써부터 손끝이 얼얼해오지 않습니까? 화면으로 보기에나 시원하지 실제로 설원은 고생을 바가지로 할 게 분명할 최악의 여행지예요. 동상,
유쾌하고 오싹한 장르별 영화 속 설원 여행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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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아니 종종 아카데미영화제를 보고 있자면 너무 진지해 몸이 뒤틀린다. 진행 미숙하고 쇼의 성격도 부족한 국내 영화제들은 보고 있으면 썰렁하고 지루해서 끝까지 버티기조차 어렵다. 그럴 때 생각한다. 미국의 라스베리영화제나 MTV 영화 시상식처럼 말장난과 농담(거기엔 때로 뼈아픈 비판도 담겨 있다) 일색의 웃기는 영화상을 우리끼리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 마련했다. 2006 ME 무비 어워즈. 부제는 ‘지난 5년간 한국영화 최고의 연기 8선’이다. 2001~2005년까지 5년간(그리고 2006년 상반기를 살짝 더해서) 한국 영화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8명의 배우를 뽑았다. 특별상 부문에 해당하는 노력상과 인기상을 포함해 총 10개 부문의 상 이름은 <ME>에서 마음대로 정했다. 독자 여러분들은 그냥 즐겨주시길.
최고의 베드신 연기상
송강호(<살인의 추억>)
황정민(<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작업 기술상은 이영애
ME ‘내맘대로’ 뽑은 한국영화 연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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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은 나 자신의 근본으로 회귀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어떤 의미에서 나 자신과의 화해를 구하는 것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내 청춘과의 화해였다. 나의 젊은 시절을 정리한 것이다. 또한, 이 영화는 죽음에 대한 시선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고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밝혔다. <나쁜 교육> 이후 만들어진 알모도바르의 신작 또는 스스로 회귀에 관한 이야기라고 표명한 영화 <귀향>은 어린 시절을 라만차에서 보낸 알모도바르의 경험과 그의 독특한 영화적 구성이 결합되어 완성된 영화다.
라이문다(페넬로페 크루즈)와 그녀의 언니 솔레는 부모가 화재로 세상을 뜬 뒤 고향인 라만차에서 떨어져나왔고, 오랫동안 마드리드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라이문다에게는 쓸모라고는 없는 고주망태 남편과 사춘기에 접어든 어린 딸이 있고, 솔레는 남편과 이혼한 뒤 혼자 불법 미용실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라이문다는 언니 솔레에게서 고향에 있는 이모의 사망
고향에서 청하는 청춘과의 화해,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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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재미없지.” 식탁에 둘러앉은 채 수저를 든 이범수, 오지호, 조희봉을 향해 백동현 촬영감독이 한마디 던졌다. 그럼에도 오지호와 조희봉의 시선이 계속 어긋나자 이번엔 무전기를 통해 조진규 감독의 조언이 날아들었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이범수는 그 틈을 타 접근해온 방송사의 카메라를 향해 “여름엔 밥이죠”, 너스레를 떨었다. 멍을 그린 분장으로 얼굴이 온통 얼룩덜룩한 세 남자는 배역에 몰입한 때문인지 언뜻 보기에도 건달 같았다. 배우들이 보이지 않아서 답답했을까, 잠시 뒤 세트 안으로 걸어들어온 조진규 감독은 “시선이 너무 높다”며 지시를 내렸다. 모니터를 바깥에 설치해둔 탓에 조진규 감독은 전할 말이 있을 때마다 매번 세트 안팎을 오가야 했다. 그 사이 현영과 서기는 옌볜 사투리를 교습받느라, 통역과 대화를 나누느라 각자 바쁜 모습이었다.
쉽게 엮이지 않는 다섯 배우를 모은 것은 <조폭 마누라3>. <조폭 마누라>를 연출하며 충무로에 입성한 조진규 감독
조폭도 통역이 되나요? <조폭 마누라3> 촬영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