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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오시엔은 투자한 8부작 드라마 〈가족연애사〉(김성덕 극본·감독, 제이엔미디어홀딩스 제작)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초까지 짭짤한 재미를 봤다. 밤 12시20분에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 2~3%를 기록해 지상파 3사를 뛰어넘었다. 세 딸과 부모의 성생활을 지상파에선 꿈도 못 꿀 수위로 보여주며 유머를 섞은 덕도 있다. 오시엔은 여세를 몰아 올 10월 세 아들의 이야기 〈가족연애사 2〉를 내보낸다.
김성덕(48·사진) 감독은 코미디와 시트콤으로 잔뼈가 굵었다. 1986년 문화방송 코미디작가 공채 1기로 시작해 시트콤 〈세 친구〉 〈남자 셋 여자 셋〉을 만들었다. 영화 〈보스상륙작전〉(2002년) 〈은장도〉(2003년)도 그의 작품이다. “노총각들의 이야기인 〈세 친구〉 뒤엔 신혼부부를 다루고 싶었어요. 지상파에선 도저히 안 되니까 상대적으로 심의 적용이 덜 까다로운 케이블에서 19살 시청가로 만든 거죠. 품격 있는, 보는 게 창피하지 않은 섹스 이야기를 하고 싶었
‘가족연애사 2’의 김성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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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부작인 〈시리즈 다세포 소녀〉(슈퍼액션, 수·목 밤 10시)에서 곽지민(22·사진)은 7개의 에피소드에 등장한다. 지난 24일 시사회에서 선보인 ‘어떤 그리움’편에서는 극중 꽃미남 집단 에프 포(F4)가 보는 가운데 남자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장면이 등장했다. ‘거사’를 치른 후 ‘부르르’ 떠는 능청스러움에 박장대소가 터졌다.
인터넷 연재만화를 원작으로 영화와 동시에 제작된 〈시리즈 다세포 소녀〉에서 곽지민은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두눈박이를 연기한다. 28명의 주인공 중 가장 예쁜 인물로 에프 포의 명진에서 스님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지만 실은 싸움도 잘하고 야한 동영상에도 즉각 ‘반응’하는 인물이다. 최근에 업데이트된 시리즈까지 다 봤을 정도로 만화의 광팬이라는 곽지민은 “두눈박이의 애환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두눈박이를 여성스럽게만 표현했고, 만화에는 가족관계나 친구 등 두눈박이가 살아온 환경을 생략했지만 전 두눈박이의 성장배경을 많이 생각했어
‘시리즈 다세포 소녀’의 곽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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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과 투자자를 연결해 주는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의 올해 행사에 참여하는 감독의 진용이 한층 화려해졌다.
올해 11회인 부산국제영화제 쪽은 29일, 행사 기간 중인 10월15~18일 열릴 PPP에 참여할 프로젝트 내역을 발표했다. 영화제 쪽은 그동안 참가를 신청해 온 130편의 프로젝트 가운데 추려서 36편을 뽑았다.
행사의 폭을 전세계로 넓힌 결과, 〈클림트〉 등을 연출한 칠레의 거장 라울 루이즈, 〈인트랩먼트〉 등을 연출한 할리우드 감독 존 아미엘 등의 신작 프로젝트가 참가하게 됐다. 아시아 지역에서 참가하는 감독들의 명단은 여전히 쟁쟁하다. 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프(오른쪽 두번째), 대만의 차이밍량, 일본의 아오야마 신지(맨 왼쪽), 타이의 펜엑 라타나누앙, 중국의 자장커(왼쪽 두번째), 홍콩의 프루트 챈 등이 신작 프로젝트를 가지고 참가한다.
한국에서도 차기작이 궁금한 감독들이 이번 행사에 참가한다. 이명세(맨 오른쪽) 감독은 30대 소설가의 환영과 현실
올 부산영화제 감독들 더 쟁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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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의 의리를 위해 사람을 찌르고 자수한 수현과 뭣하나 되는 것 없는 강력계 형사 성우가 인질과 인질범이 되면서 벌어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 전형적 버디무비인 <강적>은 결코 섞일 수 없는 두 사람이, 누명을 쓰면서 하나가 되는 과정을 거칠게 묘사한다. 부가영상으로 조민호 감독과 영화평론가 강유정의 음성해설, 감독에게 들어보는 수현과 성우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배경 설명,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액션 만들기, 삭제장면 모음 등을 제공한다.
인질과 인질범의 묘한 우정, <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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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 영화는 대략 100여편이다. 지난해 82편이 제작됐던 것에 비해 20%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동통신사 자금 유입과 우회 상장 등으로 메이저 제작사들이 라인 업을 확대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한국 영화 연간 100편 시대’. 한국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곳곳에서 영화 한편 만들어서 개봉하기가 갑자기 너무 힘들어졌다는 신음소리가 들린다. 영화 제작·배급 인프라는 그대로인데, 제작 편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스태프나 장비·세트장은 물론이고, 개봉일정 잡는 게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예전에는 배우 일정에 맞춰서 촬영 스케줄을 잡았지만, 요즘은 장비 스케줄에 따라 스케줄을 짠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종호 엠케이픽쳐스 프로듀서는 최근 충무로의 ‘장비 대여 러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카메라는 물론 조명이나 크레인까지 장비 하나 빌리는 게 배우들 스케줄 빼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촬
[팝콘&콜라] ‘한국영화 연간 100편시대’ 개봉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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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호러 세계 공략을 위한 프로젝트 ‘J 호러 시어터’의 세 번째 작품. 무차별적으로 살해당한 과거의 희생자들이 환생한다. 과거의 사건을 재현하려는 영화 촬영진들이 겪는 의문의 죽음. 최근 가장 주목받는 호러 영화감독 시미즈 다카시의 안정된 연출력이 돋보인다. 부가영상은 1시간 분량의 꼼꼼한 메이킹 필름과 인터뷰가 볼 만하다. DVD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로 인터뷰를 시작하는 시미즈 다카시. <환생>의 주제와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주온> 감독이 선보이는 미스터리호러,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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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를 대표하는 캐릭터들.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덕, 플로토 그리고 구피. 이들의 활약을 그린 여섯 편의 에피소드를 수록한 클래식 단편애니메이션 DVD가 나왔다. 지금은 모든 애니메이션이 3D로 제작되고 있어,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평면적인 2D화면의 느낌이 새롭다. 구피의 슬랩스틱코미디가 인상적인 <구피처럼 야구해봐!>, 암벽 등반에 나선 미키와 도널드 그리고 플로토의 위험천만한 상황을 그린 <등산은 즐거워> 등이 수록이 되었다.
반가워! 미키와 친구들, <미키의 폭소 대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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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부인이 될 여자와 영화를 본다. 소리로 들리는, 줄스 다신의 <리피피>. 주인공이 항상 행운에서 비켜나 운명처럼 비극을 맞는 프랑스산 범죄영화의 대표작이다. <매치 포인트>의 남자도 기어코 범죄를 저지르지만 용케도 그에겐 운이 따른다. 소포클레스의 말- ‘태어나지 않는 게 가장 큰 은혜다’- 이 인용되는 <매치 포인트>는 얼핏 염세주의를 표방하는 듯하다. ‘상류계층과 결혼하기 위한 보통 사람의 고군분투’라는 고전적 주제는 몇 세기를 넘어오면서도 그 결말이 항상 우울했다. 하지만 <매치 포인트>는 ‘행복이 꼭 즐거울 수는 없다’는 식의, 그저 그렇게 씁쓸한 코미디가 아니다. 죄를 지은 자 뒤에서 단죄나 구원이 아닌 행운을 노래하는 <매치 포인트>는 악을 정당화한 사샤 기트리의 후기작과 전복성이 넘치는 막스 브러더스의 희극에 근접한 영화다. 더불어 누군가가 도덕적 문제를 들고 나온다 하더라도 양가적 해석이 가능한 결론 앞에서
우디 앨런의 영국산 블랙코미디, <매치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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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에는 형제 같은 영화 두편이 있다. 리처드 브룩스의 <냉혈한>(1967)이 살인사건과 여파에 관한 살인자쪽 기록이라면, 베넷 밀러의 <카포티>는 책의 보이지 않는 손인 작가 쪽 기록에 해당한다. <카포티>는 사건이 일어난 1959년 11월15일부터 살인자가 사형을 당할 즈음까지 트루먼 카포티의 행적을 뒤따른다. 그런데 <카포티, 캔자스에 가다> 정도의 그럴싸한 제목을 제쳐두고, 전기도 아닌 영화의 제목을 <카포티>로 정한 까닭이 궁금했다. 미국 DVD와 책으로 먼저 보고, 이어 극장에서, 다시 한국 DVD로 접한 다음 어렴풋이 짐작한 바는 이렇다. 작가와 감독은 카포티가 보낸 한 시기를 불러와 작가로서의 그에 관한 정설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인 콜드 블러드> <티파니에서 아침을>과 여러 재기 넘치는 글의 작가로, 뉴욕 사교계의 유명인사로, 손과 혀끝을 조심하
천재 작가의 이중 심리, <카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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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누아르를 만들겠다고 나대는 세상이다. 거친 형사가 총질한다고, 멍청한 여자가 눈을 부라린다고 누아르가 만들어지는 줄 안다. 누아르의 탐정들은 암흑 속을 헤매는 자들이며, 그들의 두뇌가 명석하다 해서 사건이 풀리진 않는다. 그리고 팜므파탈이란 자연스레 태어나는 법이다. 그녀의 얼굴과 몸과 말에 남자가 정신을 잃고 함정에 빠질 때, 두 사람은 위험하고 우아한 밤의 세계로 진입한다. 그 세계가 어디 쉽게 만들어지겠나. <원초적 본능2>는 가짜 누아르가 판치는 요즘 옛 누아르의 정취를 부활시킨 영화다. 캐서린 트레멜은 어떤 면에서 선배 팜므파탈을 능가한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동정심이라곤 없는 그녀는 냉혹하고 위험하기로 역대 최강이며, 그 어두운 유혹에 샤론 스톤의 나이 든 몸매도 장애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트레멜을 돕겠다면 영화마저 거짓말을 지어낼 것 같으니 남자는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초적 본능2>
옛 누아르의 정취를 부활시키다, <원초적 본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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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씨네피플을 모집한다. ‘시네마테크 부산과 부산국제영화제를 사랑하는 사람들’(People of Cinematheque Pusan & PIFF)이라는 뜻의 씨네피플은 일정한 가입비를 내면 부산국제영화제와 시네마테크 부산을 1년 동안 할인된 관람료로 이용할 수 있는 회원제도다. 일반회원과 VIP회원으로 구분돼 운영되며 씨네피플 홈페이지를 접속하거나 시네마테크 부산을 직접 방문해 가입가능하다. 일반회원 가입비 3만원, VIP회원 가입비 50만원.
PIFF는 또한 부산 외 지역 관객을 위한 숙소인 피플 하우스(PIFFle House)의 예약도 받고 있다. PIFF측이 올해 피플 하우스로 지정한 숙소는 함지골 청소년 수련관과 해운대 아르피나(부산유스호스텔). 이들 숙소는 개막일인 10월12일부터 폐막일인 10월20일까지 제공되며 씨네피플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용요금 및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부산국제영화제, 씨네피플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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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침몰>이 <괴물>을 제치고 예매율 1위에 등극했다. 제목 그대로 일본이 침몰하는 과정을 그린 <일본침몰>은 1973년 400만부 이상 팔려나간 고마쓰 사쿄의 동명소설을 토대로 한 재난영화. 자국에서 7월15일 개봉해 첫주에만 100억원 가까이 벌어들인 블록버스터다. 한국에서도 일본만큼의 성적을 거둘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주요 예매사이트에서 25% 내외의 고른 예매율을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5주 동안 1위 자리를 고수해온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일본침몰>의 기세에 2위로 밀려났지만 15% 안팎의 예매율을 유지하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마돈나가 되고픈 소년을 내세운 <천하장사 마돈나>는 인터파크의 기록(26.2%)을 제외하면 15% 정도의 예매율로 <괴물>을 바싹 추격하는 중이다. 이밖에도 <시월애>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인 <레이크 하우스>, 고현정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주
<일본침몰>, <괴물> 제치고 예매율 1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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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 하우스>의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와 샌드라 불럭을 4월10일 LA에서 만났다. 12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추는 것이라 해도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두 사람은 살가운 분위기로 인터뷰에 응했다. 두 사람이 그간 꾸려온 삶과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레이크 하우스>에서의 호흡에 대해 들어보았다.
연인으로 출연하기에 키아누 리브스와 샌드라 불럭은 쉽게 그림이 그려지는 커플은 아니다. 12년 전 <스피드>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라면 더더욱. 12년 전 <스피드>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함께 액션을 하는 장면이 마지막 키스신보다 더 강렬해서, 두 사람이 <레이크 하우스>의 원작 <시월애>의 두 주인공 이정재와 전지현처럼 멜로영화에 어울리는 ‘꽃 같은’ 느낌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검은 옷차림에 말수가 적은 키아누 리브스와 막힘없이 활발한 성격에 시종일관 이야기를 늘어놓는 샌드라
<레이크 하우스>의 샌드라 불럭, 키아누 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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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위해 노력하는 아이
류덕환_동구
-어떻게 출연했나.
=<웰컴 투 동막골>이 관객 500만명을 동원하고 있을 즈음 <천하장사 마돈나>의 시나리오를 받았던 것 같다. 처음부터 너무 하고 싶어서 두달 안에 몸무게 25kg을 찌우겠다고 이해영, 이해준 감독에게 약속을 해버렸다. 동구는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캐릭터였으니까, 지금 놓치면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체중을 늘리는 데 실패한다면 영화 자체를 시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두달 동안 정말 열심히 먹었다. 20kg까지는 순조롭게 늘어나다가 몸무게가 정체돼서 정말 5분만 빼고 하루 종일 먹다가 밤에 피자를 토한 적도 있다. 영화를 찍으면서는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을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흔히 남자가 여자를 연기할 때 어머, 한다든지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곤 하는데, 자칫 비호감으로 보여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신 포크를 입에 물거나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으면서 어깨를 살짝
<천하장사 마돈나> 류덕환과 씨름부 3인방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