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레이드 러너>의 오리지널 극장판을 DVD로 만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가 9월8일 1982년 극장 상영 버전으로 리마스터링 해 재출시 될 예정이다.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원작으로 하는 <블레이드 러너>는 인간의 기억과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는 SF 걸작. 이번 DVD는 스콧 감독이 러닝타임 중 9분 가량의 분량을 줄여 선보인 1992년작이 아니라 1982년 오리지널 극장판을 담고 있다.
한편, 워너홈비디오코리아측는 “<블레이드 러너>의 재출시를 기념해 9월8일 저녁 7시 아트시네마에서 <블레이드 러너> 시연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시연회 후에는 SF전문 칼럼리스트 박상준 씨와 국내 최대 SF클럽 JoySF의 운영자 전홍식 평론가의 대담도 이어질 예정이다. 시연회 참가신청은 워너홈비디오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블레이드 러너>의 오리지널 극장판, DVD 출시
-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방영하는 영화채널이 생긴다. ㈜대원 디지털방송은 9월1일 TV시리즈가 아닌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OVA(Original Video Animation)을 위주로 내보내는 영화채널 애니박스를 개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국을 맞아 특별히 마련한 작품들은 일본 내 인기 TV시리즈 <강철의 연금술사>의 극장판 <샴발라를 정복하는 자>,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이노센스>, 유려한 액션신이 돋보이는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스팀보이> 등이다. 애니박스는 이후에도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으로 유명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극장판 애니매이션을 독점방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탐정물의 고전격인 <시티헌터 스페셜>, 스포츠애니메이션 명작 <챔피언 죠>, 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고전 <홍길동>, 이현세 감독의 <아마게돈> 등을 다양하게 준
극장판 애니메이션 전문 영화채널 애니박스 개국
-
쇼박스㈜미디어플렉스와 인네트가 영화제작 및 투자, 배급을 위해 손잡았다. 8월29일 쇼박스는 “주식회사 인네트와 함께 25억원을 투자해 영화 제작 중심의 투자, 배급사 Motion 101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8월28일 세워진 Motion 101은 연간 4~5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한편 배급 업무도 병행할 예정이다. 쇼박스㈜미디어플렉스 김우택 대표이사는 “자회사 설립을 통해 제작, 투자에 따른 인력 및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고 주요 영화 펀드로부터의 투자를 원활하게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쇼박스, 제2의 배급사 설립
-
장형윤 감독의 <아빠가 필요해>가 일본 히로시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경쟁부문에서 히로시마상을 수상했다. 11회로 접어든 히로시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국제애니메이션필름협회(ASIFA)가 공인한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중 하나. 2년에 한번씩 개최되며 사랑과 평화라는 페스티벌의 주제에 잘 부합하는 작품에게 그랑프리 상 및 히로시마상을 수여한다. 올해 히로시마상을 거머쥔 <아빠가 필요해>는 여섯 살 난 여자아이를 맡아 기르게 된 늑대 소설가의 일상을 조망하는 10분 분량의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장형윤 감독은 “국제적인 행사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 앞으로도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아빠가 필요해>는 2005년 대한민국애니메이션 대상에서 특별상을, 도쿄 인터내셔널 애니메 페어 2005에서 작품상을 각각 수상한 바 있다.
장형윤 감독, 히로시마 애니페스티벌 히로시마상 수상
-
-
조선, 고려, 꼬레아, 코리아가 영화를 통해 소통한다. 재외동포들의 삶을 영상으로 옮길 제2회 ‘재외동포영화제-SEOUL’이 10월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다. 일본, 아르헨티나, 독일 등지를 배경으로 한 23여편의 전체 상영작은 4개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먼저 재외동포들의 다양한 삶과 역사를 쫓는 ‘700만의 발자국’에는 고인봉 감독의 기록영화 <건국학교> 등이 포함돼 있다. 해방 직후 일본에 세워진 첫 번째 민족학교인 오사카 건국학교를 담은 <건국학교>는 미군정의 압수 단속에서도 보관돼온 귀한 자료다. 한편 가장 많은 9편의 작품이 포함된 ‘월드코리안의 목소리’는 세계 속 한국인의 의미를 짚어보는 섹션이다.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2005년 휴스턴 국제영화제, 2004년 뉴욕 국제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장재중 감독의 <천국의 요람>. 필리핀에서 8년째 한센인 공동체 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장재중 감독은
영화를 통해 소통하는 조선, 고려, 꼬레아, 코리아
-
홍대 거리공연, 댄스 배틀대회,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로 본 비보이의 세계
2002년 여름 대한민국 전체가 월드컵 4강 신화의 열기로 들끓고 있을 때, 독일에선 한국의 비보이(B-Boy) 열풍이 일어났다. 비보이 크루 익스프레션이 한국팀으로는 최초로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 이하 보티)에서 우승한 것. 보티(BOTY)는 스트리트 댄스 대회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의 비보이 축제다. 4월부터 각 지역에서 예선이 진행되고 여기서 선발된 팀이 9월 독일 본선대회에 진출한다. 한국은 2001년 비주얼쇼크가 이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뒤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들의 대회 영상은 이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화제가 됐고, 영국의 UK비보이챔피언십과 미국의 프리스타일 세션 등 세계 4대 스트리트 댄스 대회에서의 한국팀의 승전보도 연이어 들려왔다. “10회가 넘는 엘보 스핀”, “신기에 가까운 관절꺾기” 등, 네티즌의
비보이의 세계
-
스타벅스 본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8월 현재, 스타벅스는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37개국에서 1만178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단한 글로벌 기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수익 배분은 그다지 전 지구적이지 않다. 개인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가맹점이 없는 스타벅스는 본사가 모든 매장을 직접 운영한다. 따라서 순익도 미국 본사가 독점한다. 내 주변에는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원두를 볶은 지 오래된 듯 커피는 맛이 없는데도, 커피 한잔 값이 웬만한 한끼니 식사 가격을 상회한다. 게다가 스타벅스 회장 하워드 슐츠는 극우 시오니스트로 널리 알려진 인물. 서방 세계의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 ‘Innovative Minds’의 이스라엘 기업 불매 운동에 따르면(www.inminds.co.uk/boycott-starbucks.html) 스타벅스 회장은 이스라엘과 미 군부의 핵심 후원자다. 1998년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이스라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된장녀’와 탈식민주의
-
바르셀로나.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를 읽은 것이 발단이었다.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있던 차에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뒤늦게 <스페니쉬 아파트먼트>를 보았다. 걷잡을 수 없는 탈주의 욕구가 뭉클뭉클 솟아올랐다. 한시바삐 배낭을 둘러메고, 트렁크를 끌고, 공항에 들어서야 할 것만 같았다. 낯선 거리에 발을 내딛고, 지도를 펼쳐든 채 어눌한 현지어로 길을 묻고, 허름한 아파트를 숙소로 잡고, 다국적의 친구들과 속살대며 얼마 남지 않은 20대의 뒷머리를 불살라야 할 것만 같았다. 생각해보면, 이런 식의 두근거림은 무척이나 오래된 것이다. 처음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넌 순간부터 저 너머에 존재하는 낯선 공기는 솜털 한올한올을 곧추세울 듯한 짜릿함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흔히 말하는 여행의 미덕, 새로운 문화를 접할 때의 신선한 자극과 시야를 넓혀주는 가르침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원초적인 떨림, ‘낯섦’과 접촉했을 때 솟아나는 두려움과 흥
[오픈칼럼] 바르셀로나와 양재천
-
100만년 만에 치과에 갔다. ‘파로돈탁스’까진 아니더라도 이에 처방을 하고 싶단 생각은 애초부터 있었지만, ‘치과의사는 도둑놈’ 설 때문에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 와중 새로 생긴 치과가 있어 충동적으로 방문해보았다. 충동적이라 함은 양치질을 하지 않았단 뜻이었다. 당연히 재앙이 일어났다. 요새 의사 자격시험을 얼굴로 뽑는다는 얘기는 못 들어본 것 같은데…? 20대 후반의 그 의사는 확실히 도둑놈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도둑.
의사는 번쩍번쩍 무섭게 빛나는 치료 기구들을 내 입에 갖다댈 때마다 <X파일>의 멀더 같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조금 시리실 겁니다.”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바로 앞에 있는 고화질 모니터에 비쳐진 내 치아 상태 때문이었다. ‘타도! 치과 의료 기술 및 과학 문명!’을 속으로 외치고 있는 사이, 위생사와 간호사를 포함해 서너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돌아가며 내 치아를 마치 키보드 청소하는 사람처럼 꼼꼼히 들여다보았다. 그들은 DEL 키
[이창] 나약함을 견디는 법
-
마이클 만 감독은 오랜 세월 ‘갑빠’를 숭앙하여, 이 시대 갑빠의 올곧은 ‘道’를 찾고자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온, 아메리칸 네오 갑빠의 선두주자다. 한데 그냥 갑빠면 갑빠지, ‘네오’ 갑빠라 함은 또 무엇인가. 이는 그의 최고의 히트작 <히트>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실베스터 형님, 장 클로드 형님 또는 돌프 형님 등 근육적(즉 물질적) 관점에서의 갑빠를 보유한 배우에만 의존해왔던 기존 힘자랑 무비들과는 달리,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 등 그닥 근육적이지 못한 연세의 큰형님들을 과감히 기용, 당대 최고 수준의 박진감을 선보임으로써, 진정한 갑빠의 세계는 물질이 아닌 정신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던 <히트> 등의 영화들을, 기존 힘자랑 무비들과 구별하기 위해, 필자 홀로 사용하고 있는 개념이다.
그러나 <콜래트럴>까지, 나름대로 팽팽하면서도 세련된 갑빠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던 그 역시, <마이애미 바이스>를 리메
투덜군, <마이애미 바이스>의 ‘공허한 갑빠의 오류’를 답답해하다
-
김기덕 감독의 몇 차례 발언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다. <시간> 시사회 뒤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작해서 <100분 토론>을 거쳐 사죄문 소동까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김기덕 감독이 <연합뉴스>에 보낸 사죄문의 전문을 보지 못해 그의 진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보도된 내용이 맞다면 그걸 사죄문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일종의 코미디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 당신들이 맞고 내가 틀렸다, 당신들을 우롱해서 죄송하다, 는 말이긴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자학과 자책은 김기덕의 진심이라고 믿기 어렵다. 정말 김기덕 감독은 자신을 “열등감이 낳은 괴물”이라고, 자신의 작품을 “모두 쓰레기”라고 생각할까? 역설에 관한 약간의 상식을 동원한다면 그렇지 않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나는 그의 글을 사죄문이 아니라 차라리 격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쓰레기로, 괴물로 이름 붙인 사회를 비판하는 격문.
“쓰레기통을 뒤지면 향기가 난다.” 언젠가 김기덕은 자신
[편집장이 독자에게] 김기덕의 퍼포먼스
-
모든 영화 작업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헬보이>의 현장에서는 감독과 원작자 모두 무척 즐거워 보인다. 델 토로 감독은 기본적으로 원작 만화의 열렬한 팬이었고, 원작자 마이크 미뇰라 역시 전작을 통해 델 토로의 영상 세계에 신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델 토로는 비주얼은 원작을 가급적 충실하게 살리는 반면, 캐릭터 설정에서는 많은 변화를 주었다. 신참 요원 마이어스의 등장은 관객을 영화 속 세계로 쉽게 안내하기 위한 궁리의 결과였고, 리즈와 헬보이의 로맨스 구도는 ‘이형의 존재들’이 등장하는 영화다운 독특한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각색물의 요건이 원작의 향기를 보존하되 그것이 옮겨갈 매체에 맞는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라면, <헬보이>는 두 창작자의 행복했던 만남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또한, DVD에는 이들의 즐거운 작업을 담은 메이킹 다큐 외에도 시간을 들여 볼 만한 부록이 잔뜩 들어 있다. <만화의 이해>로 유명한 만화 연구가
[서플먼트] 만화 원작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헬보이 감독판>
-
에스비에스 〈돌아와요 순애씨〉(사진·연출 한정환, 극본 최순식)가 31일 16부작으로 막을 내린다. 지난 7월12일 첫 방송 때부터 시청률 15.2%로 순조로운 출발을 한 데 이어 평균 21.3%(티엔에스 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돌아와요…〉의 인기는 무엇보다도 일석(윤다훈)의 본처 순애(심혜진)와 내연녀 초은(박진희)의 영혼이 뒤바뀐다는 독특한 설정에 힘입었다. 덕분에 불륜이라는 통속적인 소재를 질질 짜는 신파조가 아닌 코믹 장르를 섞어 유쾌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어디선가 봤던 장면인데’ 하며 보는 이들의 낯익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요즘 드라마의 경향에도 충실했다. 영화 〈매트릭스〉 〈처녀들의 저녁식사〉 〈원초적 본능〉을 패러디하고, 퓨전 사극 형식으로 꾸민 전생 신을 곁들여 색다른 재미도 선사했다.
제작진은 “마냥 ‘웃긴’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극중에서 보인 진한 모성애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자평했다. 초은의 몸속으로 들어간 순애가 바뀐 외모
‘돌아와요 순애씨’ 돌아올 수 없나요?
-
<해변의 여인>까지 7편의 영화를 만들고 숱한 인터뷰를 해오면서 홍상수(45) 감독은 인터뷰 자체에 지친 듯했다. “아무래도 난 인터뷰 하기에 적합한 감독이 아닌 것 같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가 영화 만드는 방식이 똑 같고 그래서 같은 말 또 하고….” 그래도 홍 감독에게선, 이런 저런 얘길 하다보면 재미있는 말이 나온다. 쥐어 짜내는 수밖에.
-이 영화를 시작하게 한 모티브가 있다면.
=내가 영화판에서 알던 한 여자와 비슷한 여자를 시골에서 만난 적이 있다. 전혀 모르는 여자인데, 내가 그 여자를 아는 것처럼 미소 짓고 하더라. 그 여자는 나를 생판 모를 텐데. 그런 내 모습이 재밌었다. 그게 출발점이다. 비슷한 두 여자가 있다. 한 여자가 떠나고, 다른 비슷한 여자를 봤다…. 거기에 ‘이미지’라는 말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영화에서 고현정은 다른 때보다 살쪄보인다.
=나는 찌우라고 한 적 없다.(웃음) 배우들이 열심히 자발적으로 도와줬다. 고맙다. &l
홍상수 감독, “고현정은 옆에 함께 선 느낌 주는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