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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괴물〉을 꺾고 영화계 최고의 이슈가 된 건 김기덕 감독이다. 베니스나 베를린 영화제 수상 때도 받지 못했던 관심을 데뷔 10여 년 만에 한꺼번에 받는 것 같다. 관심의 초점은 영화가 아니라 그의 입에 있다. 〈시간〉 시사회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괴물〉의 흥행에 대해 꺼내놓은 말을 시작으로 문화방송 〈100분 토론〉에서 언급한 이야기, 21일 연합뉴스에 보낸 사과문에 대한 반응까지 김 감독은 연일 누리꾼들로부터 ‘두들겨 맞고’ 있다.
사실 김 감독이 던진 아슬아슬한 말들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니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상식’으로 행동했다면 그는 〈괴물〉의 흥행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을 피해 가거나 우회적으로 대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직접적인 이야기를 꺼냈고, 그게 관객, 또는 한국사회 전반을 도발하는 무모한 싸움처럼 번져나갔다.
자신이 던지는 이야기가 일으킬 거부감을 김 감독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지금
[팝콘&콜라] ‘김기덕 설화’ 소통은 없고 스캔들만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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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농구 역사상 최초로 흑인 선수들만을 스타팅 멤버로 내보내 우승을 차지한, 텍사스 웨스턴 대학 농구팀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 인종차별이 한창이던 시기에 거둔 값진 승리이기에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박진감 넘치는 농구 경기도 큰 볼거리. 부가영상으로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들려주는 영화 제작 이야기, 삭제장면 모음, 당시 활약했던 농구 감독과 선수들과의 인터뷰를 제공한다. 왜 흑인 선수로만 팀을 구성했는지 단순하지만 힘있는 답변을 들을 수 있다.
흑인 농구선수들의 감동 승리, <글로리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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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선사하는 가족영화. 일에 파묻혀 가정을 등한시하던 아빠가 어느 날, 유전자 실험 대상인 개에 물리면서 하루아침에 개로 변신한다. 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가족의 또 다른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우치는 이야기다. 디즈니 영화답게 부가영상들이 꽤 흥미롭다. 4개의 삭제장면을 통해 공원에서 나누는 개들의 이야기와 또 다른 결말을 감상할 수 있다. 그외 NG장면, 영화에 출연한 견공들의 노래자랑과 뮤직비디오를 수록했다.
아빠가 개로 변신했다~!!! <섀기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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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 반 산트의 2002년작 <제리>가 아보 패르트의 <거울 속의 거울>로 시작한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반 산트 자신도 의도하지 않은 채 시작된 ‘명상 시리즈’는 무의식중에 앞길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불러내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인간은 말에 인색하다. <제리> <엘리펀트> <라스트 데이즈>의 침묵이 숨막혔다면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봐야 한다. 실제 벌어진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세 영화는 모두 젊은 나이에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반 산트는 리버 피닉스를 떠나보내며 느낀 고통을 ‘죽은 자들이 살아 있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달래려 했다. 세 영화가 죽음 직전의 시간과 형상에 집착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라스트 데이즈>는 자연과 은신처를 맴돌다 죽은 한 록스타의 마지막 날들을 붙잡는다. 별다른 의미를 찾기 힘든 그의 말과 행동은 그래서 부질없어 보이지만, 예고된 죽
죽음을 앞둔 자의 마지막 평안, <라스트 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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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은 세상에 홀로 남겨진 두 자매의 이야기다. 메메와 아네따는 교통사고로 부모와 동생을 한꺼번에 잃는다. 영화는 사고 당시 십대 소녀였던 메메와 어린 아네따의 이후 십년간의 삶을 따라간다. 사고로 다리를 저는 언니 메메는 아네따의 엄마이자 친구가 되고 아네따는 메메의 동생이자 딸이 된다. 사랑에 상처받고 삶의 냉혹함과 대면하면서 자매는 성장한다. 여느 자매들처럼, 이들 역시 다투고 화해하며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견뎌낸다. 메메와 아네따가 조잘거리며 걸어가는 뒷모습은 언뜻 <팻걸>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처럼 다정한 순간은 한때의 추억이다. 시간은 흐르고 그녀들의 관계는 영원할 수 없다. <팻걸>의 결말이 비극이었듯, <작별>도 제목처럼 슬픈 이별을 예견한다.
영화는 도입부의 교통사고 장면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에피소드 없이 그저 흘러간다. 자매를 둘러싼 이야기와 그녀들이 나누는 대화는 때때로 세밀하기는 하지만 지극히 일상적이다. 시종일
슬픈 이별을 향한 전주곡,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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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드라마 제작소로 성장한 외주제작사들의 차기작을 보면 이후 드라마 경향이 보인다.
무엇보다도 제작비용이 급격히 늘어났다. 2007년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고구려 판타지 사극 〈태왕사신기〉는 김종학프로덕션이 준비하는 야심작이다. 내년 상반기에 문화방송에서 방영할 예정이고, 제작비 400억원 이상을 들여 준비하고 있다. 제작을 위해 최초로 드라마 펀드를 조성, 100억원을 모았다. 감우성, 손예진 주연의 〈연애시대〉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 옐로우필름에서는 배두나, 김민준 주연의 16부작 미니시리즈 〈썸데이〉를 제작하고 있다. 영화 〈실미도〉의 김희재 작가가 집필하고 제작비 45억원을 들여 11월 지상파가 아닌 위성케이블채널 오시엔에서 방송한다. 옐로우필름 관계자는 “100% 사전 제작을 목표로 진행 중이고 40% 정도 촬영을 마친 상태”라며, “9월에 일본 로케이션을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멜로에서 벗어나 색다른 이야기를 하는 작품도 눈에 띈다.
덩치 커진 제작비, 치열해진 원작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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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원피스를 입은 한지민(24·사진) 뒤로 검은 양복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어깨들’ 28명이 몰려온다. 큰일이 벌어질 듯 긴박한 상황이다. 예상과 달리 검은 무리 속에 있던 문정혁이 한지민에게 장미꽃을 주고 지나간다. 카메라가 멀어지는 문정혁을 바라보는 한지민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컷’.
지난 17일 오후 에스비에스 일산제작센터의 야외. 9월6일 첫 방송이 나가는 에스비에스 드라마 〈무적의 낙하산 요원〉(이용석 연출, 이선미·김기호 극본) 첫 촬영이 숨가쁘게 진행됐다. 이날 촬영분은 첩보와 멜로물 성격만 암시해주는 ‘맛보기용’ 예고편이다. 이곳에서 문정혁의 동료 정보요원이자 연인 공주연 역의 한지민을 만났다.
“에릭씨는 〈늑대〉에서 호흡을 맞춰 편했어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지민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공주연은 모범생이고, 단추를 끝까지 잠그는 단정한 스타일이죠. 정보요원으로서 자부심이 강하고 맡은 일을 당차게 해내요.” 캐릭터에 숨
변형 시즌물 ‘무적의 낙하산 요원’ 주연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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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와 같은 사전제작물 국내서도 조심스런 기지개
‘에이전트 제로’ ‘궁2’ 등 준비 제작·시장여건 미흡 성공 미지수
미국식 제작 시스템인 ‘시즌제’가 한국 드라마에도 적용될까? 외주제작사들이 타진 중이다. 〈에이전트 제로〉 〈궁 2〉 〈무적의 낙하산 요원(신입사원 2)〉 등. 제작사들은 적어도 이 드라마들이 시즌물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식 시즌제는 보통 12~24개 에피소드를 예닐곱달 동안 일주일에 한 차례씩 내보낸 뒤 6~7개월은 재방송한다. 재방송 기간에 기존 주인공이나 설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 다음 여섯달 동안 내보내는 것이다. 〈CSI: 과학수사대〉 〈섹스 앤 더 시티〉 등의 뒤에 숫자가 붙는 까닭이다. 시즌제 도입은 속편을 계속 만든다는 의미를 넘어서 드라마 제작 환경의 변화를 드러낸다. 사전제작이 이뤄져야 하고, 탄탄한 에피소드를 오래 끌고갈 만한 작가들이 모여야 한다. 드라마를 만들어 팔 만한 충분한 시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우리는 시
여러분~ 시즌드라마 만들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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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영상교류가 깊이를 더할 수 있게 됐다. 지난 8월221일 영화진흥위원회와 일본 영상산업진흥기구가 양국간 영상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인력양성 등 상호교류촉진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체결식은 8월19일부터 25일까지 일본 이미지포럼에서 개최되는 ‘일본 한국독립영화제 2006’ 기간 중에 도쿄 경제단체연맹회관에서 진행됐다. 일본 영상산업진흥기구 이시가와 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조인식에는 일본문화청 다카시오부장, 경제통상청 고이토 과장, 유니재팬 니시무라, 일본영화제작자 연맹 고이토 사무국장, 도시바 엔터테인먼트 가토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한국독립영화제’는 한류스타 위주로만 일본에 소개되는 한국영화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지난 3년간 계속된 행사로, 새로운 한국독립영화를 일본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창구가 되어왔다. 올해는 ‘여성과 젠더’를 주제로 <쇼킹 패밀리>(경순), <살결>(이성강), <나와 인형놀이>(김경묵) 등 24편의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한-일 영상콘텐츠 동반발전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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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8일 개봉한 <형사 Duelist>가 개봉 1주년을 맞이한다. 오는 9월8일 오후 8시 코엑스 메가박스 1관에서 1년 전의 감동을 스크린에서 함께 맛보기 위한 상영회가 열린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 이명세 감독의 복귀작으로, 특유의 영상미가 화제를 불러모았던 <형사…>는 작년 9월 개봉 당시 다소 부진한 흥행성적을 기록했지만 뉴욕 아시안 필름 페스티발, 토론토 국제 영화제 등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국내 영화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등을 수상하는 등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형사…>의 공식까페 ‘형사중독’(http://cafe.daum.net/Duelist )의 회원들은 그간 이 영화를 스크린에서 감상하기 위해 1년간 총 8번의 상영회를 개최했고, 지난 연말 CGV 강변에서는 디지털 재상영을 성사시키기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이들이 영화관계자와 함께 마련한 기금으로 개최되는 이번 상영회는 참여자
<형사 DUELIST> 1주년 기념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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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빵 독립영화 상영회가 1주년을 맞이한다. 독립영화가 보다 다양한 공간에서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된 이 행사로 지난 1년간 32편의 독립영화가 500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상영될 수 있었다. 오는 8월30일 오후 7시30분 홍대의 까페 빵에서 진행되는 이번 상영회는 ‘마지막 여름밤의 락쑈!’라는 이름으로 최근 완성된 락다큐멘터리 두 편을 상영한다. 선환영 감독의 <60분>은 9년만의 첫앨범 발매를 앞둔 인디밴드 모레인과 그 친구들의 일상을 담은 작품이고, 2006 제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공식 초청작 <In The Cold Cold Night 01_Prologue>(연출 기채생)는 부산 지역 인디밴드를 주인공으로 한다. 영화상영과 함께 ‘골든팝스’ ‘도란스’ 등 또다른 인디밴드의 공연까지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극장이 아닌 곳에서 인디 음악과 인디 영화가 만나는 새로운 방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입장료 5천원(청소년 3천원)에 음료수
까페 빵, ‘마지막 여름밤의 락쑈!’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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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영향력이 다소 주춤해지는 조짐이다. 개봉 4주차에 전국 관객 1100만을 돌파한 <괴물>은 5주차 주말에 이르러 네군데 영화예매 사이트 중 두군데에서만 1위를 차지하는 것에 그쳤다. 네군데에서 모두 50%를 넘나드는 예매율로 1위를 기록한 지난 주와는 다소 달라진 양상이다. <괴물>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예의없는 것들> <아이스케키> 등 이주에 개봉하는 새로운 한국영화들. 두 영화는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3위 안에 오르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개봉 2주차 이상의 영화 대부분이 5위권 밖으로 밀려난 가운데 <각설탕> 만이 네군데 모두에서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10% 내외의 예매율을 기록하면서 비교적 꾸준한 모습이다. <신데렐라> <마이애미 바이스> 등 지난주에 등장한 영화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원탁의 천사>가 한군데 사이트에서 5위에 올랐을 뿐이다. “내 영화는 쓰
<괴물> 개봉 5주차, 다소 주춤한 예매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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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비디오아트를 감상하자. 9월1일부터 30일까지 한달동안 전국 CGV 37개 체인 280개관에서 비디오아트 작품 총 10편을 무료로 상영한다. ‘2006 CGV Video Art Festival-다른 공간, 다른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CJ CGV(주)와 (주)로렌스 제프리스가 함께 마련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그간 SeNef영화제 등에서 전시기회를 가졌을 뿐 대중영화와 뚜렷한 조우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순수미술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컴퓨터로 재현한 보잉 747기의 에어쇼, 견인차를 운행하는 거대한 손, 절개된 공간에서 길을 잃은 금붕어 등 실사영화는 물론 대중적인 영상에서는 쉽게 마주할 수 없었던 새로운 영상경험이 가능한 이번 상영회의 참여작가 명단은 다음과 같다. 노현탁(<유기체>), 류호열(<747> <태그>), Mioon(<미로>), 박준범(<퍼즐3&
2006 CGV 비디오아트 페스티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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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10월29일 사이타마 가와구치에서 태어난 가네시로 가즈키는 일본에서도 이제 단순히 성공한 재일동포 작가가 아니라 마이너리티 혹은 아웃사이더의 대변자로서 일본 대중문화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현해탄 너머의 그에게 서면인터뷰를 청하면서 촉박한 일정 탓에 조바심이 났지만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더 좀비스’의 멤버들처럼 가네시로 가즈키는 재기넘치고 진지한 마음이 담긴 답장을 보내왔다. 심지어 잘못 알려진 사실에는 자신의 소설을 쓰듯 각주를 달기도 했다. <씨네21>로 날아든 가네시로 가즈키의 답신을 공개한다.
-당신은 조선중학교 시절 지각 120일, 결석 60일을 기록했다. 게다가 파친코, 마작, 음주에도 능숙했던 조숙한 중학생으로 알려졌다. <레벌루션 No.3>나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더 좀비스’는 그러한 당신의 과거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내 작품에는 학창 시절에 겪은 에피소드와 추억이 진하게 묻어 있다. 실제로 중학
가네시로 가즈키 소설의 매력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