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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악을 발견한다는 건 좋은 사람을 발견해 사랑에 빠지는 것만큼이나 설레는 일이다. 정말 좋은 음악이 대중과 만나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게 안타까운 것도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그런 인연을 놓칠 까닭이다. 그래서 이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인디신과 오버그라운드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인디신의 기대주 3인’이라는 제목은 다소 거칠지만, 홍대 라이브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뮤지션들을 이른바 ‘인디뮤지션’이라고 부르는 것에 따랐다. 드라이하고 굵직한 모던록을 추구하는 임주연, 국악과 재즈와 발라드 사이에서 쉽고 감동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외피 속에 성숙한 사운드와 정서를 갖고 있는 밴드 도나웨일이 그들이다. 한정된 채널로 인해 더 많은 대중과 만날 기회가 적은 이들의 음악이 이 지면을 통해 당신에게 좋은 인연이 되기를 바란다.
[인디 뮤지션 3인] 너의 목소리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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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소품팀에서 그냥 필름으로 소품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었다. 하지만 폴라로이드 사진이 더 어울릴 것 같더라. 알츠하이머 환자인 수진은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데, 단 하나밖에 없는 사진이고 복제가 안 된다는 점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이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표현하는 데 적절할 듯싶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스틸을 촬영하면서도 군데군데는 일부러 폴라로이드로 찍곤 했다. 나에게도 매번 똑같은 영화가 찾아오는 건 아니니까. 소품용 사진을 찍을 때는 배우들도 무척 즐거워했다.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들은 그냥 주기도 했고. 그런 과정에서 폴라로이드 사진들이 배우와 나 사이에 좋은 매개물이 된 것도 같다.
[숨은 스틸 찾기] <내 머리속의 지우개> 폴라로이드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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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표지라고 할지 모르겠다. 왜 지금 김민희였냐고 묻는다면 ‘너무 궁금했다’고 말하는 게 가장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잡지모델로 시작해 CF, 드라마, 영화를 아우르던 지난 10년 동안 그녀는 1페이지 이상의 인터뷰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검색창을 가득 메운 기사들은 대부분 그녀의 사생활을 들추거나 몸매를 찬양했고, 패션 스타일을 품평했다. 김민희 자신은 “처음 만난 사람과 편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어렵기 때문”에 사양한 인터뷰가 많았다고 하지만 어쩌면 우리의 시선 자체가 그녀의 입을 닫아버렸는지도 모른다. 비로소 사람들이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했던 건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굿바이 솔로>에서 미리를 연기했을 때였다. 사랑을 찾아 가족을 버린 미리는 바보 같은 사랑에 웃고 울던 노희경의 여자들과 다를 바 없는 인물이었고,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김민희는 온몸으로 웃고 울며 미리를 완성해냈다. 과연 그녀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했지만 드라마의 종영
굿바이 미리, 굿모닝 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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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많~이! 수다도 많~이! 새침한 영화매니아 씨네 리 양이 소개하는
흥미진진한 화제의 영화!
그녀의 수다를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영화 한 편이 뚝딱~!
까다롭고 까탈스런 씨네 리 양이 오늘 고른 영화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입니다~!
다 함께 그녀의 유익한 수다 속으로~
[씨네리, 영화랑 놀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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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목소리 삼부작: 낮은 목소리, 낮은 목소리2, 숨결>
1970년대의 어느 날, TV를 보다 ‘일본군위안부’(당시엔 ‘정신대’라는 끔찍한 이름을 썼다)에 대해 처음 들었다. 뜻을 묻자 어머니는 놀란 듯 대답을 얼버무렸으니, 군위안부는 수치스럽고 숨겨야 하는 것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기억에 남았다. 김학순 할머니가 전쟁터에서 성노예로 착취당했다고 처음 증언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뒤에는 화가 났다. 피해자로서 떳떳하게 사죄와 배상을 요구해야 할 사람들이 권리를 빼앗긴 채 음지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어쩌다 언론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흥밋거리로 다루거나, 민족주의적 감정을 자극하는 TV물이 나돌 때면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즈음, 변영주와 기록영화제작소 ‘보임’은 <낮은 목소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어떠한 제작지원도 받지 못한 그들은 ‘100피트 회원’을 모으고, 기념품을 만들어 팔고, 영화가 완성된 다음엔 직접 필름을
위안부 할머니들의 낮지만 당당한 목소리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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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주한멕시코대사관에서 주최하는 멕시코영화제가 올해 8회를 맞는다. 멕시코영화의 전설인 아르투로 립스테인, 루이스 브뉘엘 등 대가들의 회고전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멕시코영화들을 해마다 상영해온 멕시코영화제는, 올해엔 2002년부터 2006년 사이에 제작된 최신 멕시코영화들과 그들의 감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들을 공개한다. 근래의 멕시코영화는 할리우드 및 스페인어 영화권에 새로운 감각을 제공하는 3인의 스타감독으로도 유명해졌다.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의 기예르모 델 토로, <이투마마>의 알폰소 쿠아론, <바벨>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그들로, 낯선 서사와 감각적인 이미지 그리고 대안적인 세계관으로 주류 영화판에서 인정받고 있는 1960년대생 감독들이다. 이번 영화제에 소개되는 감독들은 아직 세계적이라기보다는 긍정적 의미에서 토착적인 이미지와 감수성들을 보여주는 감독들이다. 도로, 매춘굴,
오늘, 멕시코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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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알고 있다. 10여년 전쯤 영화계에 나타났고 6년 전 작은 외화 수입사 ‘스폰지’를 세우더니 어느새 브랜드형 극장까지 갖춰 전진기지로 삼은 뒤 특색있는 외국영화를 장기 상영하거나 특화된 영화제를 열면서 대안적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근래는 소규모지만 놓쳐서는 안 될 한국영화를 배급하는가 싶더니, 그걸 넘어 국내외를 넘나들며 서서히 제작전선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즐겁게 하고 싶은 걸 하다 보니 일을 막 벌리게 되는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그걸 뒷받침하는 추진력이나 계산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가 또 모종의 프로젝트들을 무작정(!?) ‘벌리고’ 있다는 걸 알고 사무실을 찾았다. “인터뷰는 무슨. 독자들 식상하다”고 말했지만, 이것저것 빼놓지 않고 챙긴다. 그가 조성규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다고 들었다.
=한국영화는 외화하고 또 달라서 좀 조심스럽기는 한데, 여하간 이윤기 감독의 <멋진 하루>, 용이 감독의 <오이시 맨>, 공식
“스폰지는 마이너의 어떤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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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라는 이름은 많은 설명을 갖고 있다. 그룹 ‘에픽하이’의 리더, 스탠퍼드대 영문학과 석사 출신, 말 잘하고 유머감각 있는 연예인, 취미 다양하고 문화예술 관련 지식 많고 의식도 뚜렷한 스물여덟살의 청년. 적어도 대중이나 언론 앞에서는 이런 설명 중 어느 하나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이미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그가 요즘은 영화를 찍고 있다. <암흑 속의 세 사람>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독특한 상상을 펼치는 단편. 사제 폭탄으로 학교를 폭파해 세계 평화를 이루려는 아웃사이더 남학생, 같은 학교 여고생에게 연정을 품는 양호선생님, 자기가 살해당할 거란 망상에 시달리고 사는 학생 주임선생님 그리고 자살에 실패하는 여고생이 주인공이다. 연출은 독립단편 코미디 <핵분열 가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박수영 감독이 맡았다. <암흑 속의 세 사람>은 MBC드라마넷과 (주)인디스토리가 공동제작하는 HD옴니버스영화 <판타스틱 자살소동>의 3편
뭐든지 될 수 있고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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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판가이(Pifan Guy), 어감이 청량하다. 큰 눈과 구릿빛 피부, 환한 미소의 이완은 여름날의 바다처럼 뜨겁지만 시원하다. 영화제 홍보대사를 맡긴다면 무엇보다 여름에 열리는 부천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홍보대사로 선정된 이완은 인터뷰 장소에도 소매가 없는 하얀 셔츠에 흰색 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머리는 무협영화의 남자처럼 뒤로 흩어 묶었다. 수영코치로 출연했던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의 장태풍이 생각난다. 혹은 예전에 방영됐던 누나 김태희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는 모 이동통신사의 CM. 노란색 셔츠를 입고 귀여운 남동생의 애교를 부리던 그는 누나의 휴대폰 번호를 기계음으로 처리했다. 뚜, 두, 두, 둥. 음을 달리한 소리가 판타스틱하게 들린다. 판타스틱. 이완이 좋아하는 영화도 “잔잔하기보다 스펙터클하고, 이미지가 충격적이며 약간 현실적이지 않은, 판타스틱한 영화”다. 부천영화제의 섹션을 빌리자면 “금지구역”. “낯을 가리긴 하지만” 그는
판타스틱 청춘의 밝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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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7월2일 오후2시
장소 : CGV 용산
이 영화
존 맥클레인이 돌아왔다. <다이하드 3> 이후 무려 12년만이다. 이번에 맥클레인 형사가 맞서야 하는 상대는 미국의 주요 네트웍을 장악하려는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다.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가 시작되는 시점, 해커들이 잇달아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뉴욕시의 고참 경찰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은 뉴저지로 가서 해커 용의자 매튜 패럴(저스틴 롱)을 워싱턴의 FBI 본부로 호송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맥클레인은 살해당할 위험에 처한 패럴을 간신히 구해내 워싱턴으로 향하지만 미국의 기간 컴퓨터망을 통해 교통, 통신시스템을 장악한 테러리스트들은 패럴과 맥클레인의 생명 뿐 아니라 미국 전체를 위협한다. 이제 디지털적 수단을 이용해 미국을 공황으로 몰고가려는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맥클레인의 ‘아날로그’ 스타일 액션이 폭발한다.
100자평
세월이 흘러 브루스 윌리스의 육체는 쇠했지만, 존 맥클레인의 근성은 죽지 않았
12년만에 돌아온 존 맥클레인의 액션, <다이하드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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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8일 타이완의 에드워드 양(楊德昌) 감독이 미국 베버리 힐스의 자택에서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59세. <버라이어티>는 7월1일 “에드워드 양 감독이 암과의 싸움에서 지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양 감독은 지난 7년 동안 대장암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우샤오시엔 감독과 함께 타이완 뉴웨이브의 기수로 손꼽혔던 그는 특히 한 가족이 할머니의 영정을 앞에 두고 마음에 품은 이야기를 쏟아낸다는 내용의 <하나 그리고 둘>로 이름을 알렸다. 이 작품은 그에게 2000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안겼을 뿐 아니라 시카고 영화평론가협회상을 비롯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는 <타이베이 스토리> <공포분자> <고령가 소년살인사건> 등 대도시의 우울하고 쓸쓸한 삶을 현실적으로 그리는 영화를 통해 현존하는 가장 중요한 감독 중 한명으로 손꼽혀왔다.
그는 2002년부터 <바람>(The Wind)이라는 제목의 무협 애
<하나 그리고 둘>의 에드워드 양 감독,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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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양 감독 관련 기사 보기
- <하나 그리고 둘>의 에드워드 양 감독, 타계
- 대만 뉴웨이브의 씨를 뿌린 거장 에드워드 양을 만나다
- <하나 그리고 둘> 감독 에드워드 양 인터뷰
- 아시아에 찾아온 비극의 연쇄고리, 에드워드 양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씨네 블로그 글 모음
- 대만 영화감독 에드워드 양 타계
- 진짜 좋아했습니다, 에드워드
에드워드 양 감독 연출작
- <하나 그리고 둘> (2000)
- <마종> (1996)
- <독립시대> (1994)
-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 (1991)
- <공포분자> (1986)
- <청매죽마> (1985)
- <해탄척일천> (1983)
- <광음적고사> (1982)
동영상
[긴급특집] 에드워드 양 감독님을 추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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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로봇들이 지구를 점령했다. <트랜스포머>가 개봉 첫 주 전국 186만 명(배급사 집계)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미 사전예매점유율이 72%에 달했던 <트랜스포머>는 박스오피스에서도 75.5%를 기록했다. 주말동안 전국에서 모여든 관객만 약125만2000명. 개봉 첫 주 256만 명을 동원한 <스파이더맨 3>와 271만 3302명을 불러 모은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보다는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잠재적 폭발력은 월등할 전망이다. 개봉 당일 기록으로만 보면 <트랜스포머>는 <캐리비안의 해적~>이 동원한 30만 8000명 보다 6000명이 많은 31만 4000명을 동원했다. 스크린 수 또한 <스파이더맨 3>나 <캐리비안의 해적>보다 낮은 전국 697개인 점을 감안할 때, <트랜스포머>의 흥행가속도는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한편, 지난 주 1위를 기록한 <검은
<트랜스포머>, 개봉 첫 주 186만명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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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검은집> 30년 전통 자동차 생명보험
[정훈이 만화] <검은집> 30년 전통 자동차 생명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