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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대형 트레일러를 요구하는 스타를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영화 자체가 단기적으로 조성된 스타덤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는 아예 트레일러가 주인공이다. ‘트랜스포머’는 영화 속에서 선악의 두 진영으로 나뉘어 싸우는 변신 로봇들을 통틀어 일컫는데 지구에 잠입한 이들은 주로 탈것으로 변장(?)하여 암약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N.B.T.’, 즉 비생물 외계인 (non-biotic extraterrestrial)으로 불리는 트랜스포머들은 사이버트론 행성 출신으로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조종되지 않는다. 사이버트론의 권력 투쟁 결과 평화를 애호하는 오토봇 진영에 축출된 호전적인 디셉티콘 일파는, 우주를 뒤흔들 가공할 에너지가 담긴 큐브를 손아귀에 넣으려고 한다. 19세기 말 하필 지구에 떨어진 이 큐브의 위치 정보는 탐험가였던 고조할아버지의 유품을 멋모르고 갖고 있는 미국의 10대 샘(샤이아 라보프)의 손에 있다. 자동차와 여자친구 갖기를
거대로봇들의 돌려차기 <트랜스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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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는 신용사회의 냉혹한 이면을 충격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척이나 편리한 시스템인 신용카드가 어떻게 개인에게 감당하지 못할 빚을 지게 하는지, 그래서 어떻게 가정이 망가지고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를 추리소설의 틀을 빌려 증언한다. <화차>를 읽고 나서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대부업 광고를 떠올렸다. 신용카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여론의 집중포화가 대부업으로 완전히 옮겨갔다. 대부업이 과장광고를 하는 것이 문제인지, 대부업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지, 대부업의 이율이 너무 높다는 게 문제인지 헛갈리는데 아무튼 대부업만 두들겨맞는 걸 보니까 신용카드 회사나 은행은 좋겠다는 심술궂은 생각마저 들었다.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때로 신용카드 회사와 은행도 대부업과 별반 차이없는 이자놀음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회사나 은행은 대부업에 쏟아지는 비난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것
[편집장이 독자에게] 광고모델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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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감독들의 ‘잇(It) 보이’ 샤이어 라버프가 <디스터비아>로 만난 D. J. 카루소 감독과 다시 팀을 이룰 예정이다. <버라이어티> <로이터> 등의 외신에 따르면, 드림웍스에서 준비하는 새 영화 <이글 아이>의 메가폰은 D. J. 카루소 감독에게, 타이틀 롤은 샤이어 라보프에게 맡길 예정이다. 올해 봄 개봉한 <디스터비아>는 2천만달러라는 저예산으로 제작돼 8천만달러의 흥행수익을 벌어들인 드림웍스의 효자로, <디스터비아>는 드림웍스 뿐만 아니라 샤이어 라버프에게 많은 행운을 열어준 영화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중에서 최초로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위 데뷔했으며, <디스터비아>에 출연하는 라버프를 본 스티븐 스필버그가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에 그를 추천하기도 했고 실제로 스필버그 자신의 영화 <인디아나 존스4>에도 캐스팅했다. <이글 아이>는 20대 백수 남자와
샤이어 라버프, <이글 아이> 출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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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 감독이 궁금해지는 작품들이 있다. 똑같은 이야기라도 흐름을 매만지는 손길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영화들.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 상영작 중에서도 그런 순간들이 있다.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의 야자키 히토시, <인 더 풀>의 미키 사토시, <신동>의 하기우다 고지가 그 주인공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화를 만들고 있는 일본의 세 감독을 소개한다.
여성의 감정을 어루만지는 손길 _야자키 히토시
야자키 히토시. 그의 작품을 기다리는 건 힘이 든다. 1980년 <오후의 미풍>으로 감독 데뷔한 뒤 거의 10년마다 한편씩 만들고 있는 그는 2006년이 돼서야 네 번째 장편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를 만들었다. 1991년에 발표한 <3월의 라이온>과 2000년에 만든 <꽃을 꺾는 소녀와 벌레 죽이는 소녀>까지 포함해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단 네편의 장편과 한편의 단편이 올라 있다. 매우 과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 이 감독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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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쿵하고 무겁게 떨어지는 대사, 눈시울을 천천히 적셔오는 음악, 소리 내진 않아도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게 해주는 이야기. <철큰 근크리트> <신동>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은 보고나면 가슴이 훈훈해지는 영화들이다. 말초적인 재미보단 진중한 울림을 주는 영화 3편을 모았다.
철콘 근크리트 鐵コン筋クリ-ト
감독 마이클 앨리어스 | 목소리 출연 니노미야 가즈나리, 아오이 유우, 이세야 우스케, 구도 간쿠로, 다나카 민 | 2006년 | 110분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도시, 삶은 무엇이 지탱하는가. 노숙자와 야쿠자들이 모여 사는 거리 ‘다카라쵸’에는 쿠로(黑)와 시로(白)란 이름을 가진 두명의 고아소년이 있다. 고양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다카라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해결하고 다니는 아이들. 하지만 다카라쵸에는 ‘어린이 성’ 프로젝트로 떼돈을 벌어보려는 외부인과 야쿠자의 음모가 다가온다. 다카라쵸를 자신의 근거지마냥 자유롭게 뛰어다니던 쿠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 진중한 울림의 A급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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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 가서 주먹밥을 만드는 여자의 손, 현금 수송차에서 3억엔을 강탈한 여자의 마음, 남자들을 콜걸과 연결해주는 전화교환 여자의 음성. 일본영화에서 여자들은 의외의 대목에서 섬세한 울림을 준다. <카모메 식당> <첫사랑>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도 그 감정의 잔향이 진한 작품들. 비밀을 벗고 이야기를 시작한 여자들의 영화 3편을 모아보았다.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 ストロベリ- ショットケイクス
감독 야자키 히토시 | 출연 이케와키 지즈루, 나카무라 유코, 나나난 기리코, 나카고시 노리코, 안도 마사노부 | 2006년 | 127분
“행복은 다 팔려버렸군.”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의 여자들은 행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리코(이케와키 지즈루)는 남자친구의 다리를 잡고 늘어졌음에도 실연했고, 아키요(나카무라 유코)는 좋아하는 대학동창 키쿠치(안도 마사노부)에게 건조한 섹스를 요청했으며, 일러스트레이터 도코(나나난 기리코)는 거식증에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 섬세한 울림의 여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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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기보다는 기묘하다. 충돌하지만 폭발하지 않는다. <인 더 풀> <파빌리온 살라만더>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은 은밀하고 끈적거리며 어딘가 어긋나 있는 작품들. 무엇보다 불협화음의 포인트가 확실하다. 밖으로 내지르기보다 안으로 삭이는 인물들의 기묘한 이야기 3편을 모아보았다.
인 더 풀 イン·ザ·プ-ル
감독 미키 사토시 | 출연 오다기리 조, 마쓰오 스즈키, 이치카와 미와코, 다나베 세이이치 | 2005년 | 101분
하루 종일 지속되는 발기로 고생하는 남자(오다기리 조), 강박증에 시달려 가스 밸브를 수도 없이 확인하는 여자(이치가와 미카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수영장이 아니면 풀지 못하는 남자(다나베 세이치). <인 더 풀>의 이라부 종합병원에는 심적으로 문제가 있는 세명의 환자가 찾아온다. 현대인의 질병은 모두 마음의 병이라고 했던가. 병을 치료하는 의사의 방식도 별스럽다. 괴짜의사로 불리는 이치로(마쓰오 스즈키)는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 기묘한 불협화음의 B급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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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경기에 폭탄이 등장하고, 신성한 성당에서 발차기가 오간다. 일상을 거칠게 도발하는 영화 <웃는 대천사 미카엘>과 <키사라즈 캐츠아이> 시리즈는 현실에서 맛보지 못할 쾌감을 선사할 작품들. 이번 영화제 상영작 12편 중 가장 많은 에너지를 뿜어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구도, 믿음도 거칠게 해야 성이 차는 인물들의 이야기 3편을 모아봤다.
<h3><키사라즈 캐츠아이 일본 시리즈> 木更津キャッツアイ 日本シリ-ズ
<키사라즈 캐츠아이 월드 시리즈> 木更津キャッツアイ ワ-ルドシリ-ズ
감독 가네코 후미노리 | 출연 오카다 준이치, 사쿠라이 쇼, 사토 류타, 쓰카모토 사토시, 오카다 요시노리, 윤손하 | 2003년, 2006년 | 131분
삶이 끝나면 다음엔 무엇이 올까. 야구부를 졸업하면 유니폼은 어떻게 될까. 드라마 <이케부쿠로 웨스트게이트 파크>의 콤비 가네코 후미노리와 구도 간쿠로가 다시 뭉친 시리즈 <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 엉뚱한 쾌감의 B급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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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 6월28일부터 스폰지하우스에서 총 12편 상영
이랏샤이! 2006년 여름, 일본의 작은 영화들을 소개해 좋은 평을 받았던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이 2007년 ‘어서 오세요’란 타이틀을 달고 다시 찾아온다. 6월28일부터 7월25일까지 서울 스폰지하우스(시네코아)를 시작으로 진행될 이번 영화제의 상영작은 총 12편. ‘망가, 논스톱’, ‘도쿄 팝 제너레이션’, ‘내 이름은 오다기리 조입니다’ 등 세개의 부문으로 나뉜다. 만화의 일본어 발음을 그대로 가져온 ‘망가, 논스톱’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의 모음.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여 좋은 평을 받은 <철콘 근크리트>, 우에노 주리가 출연한 <웃음의 대천사 미카엘>, 클래식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신동>, 2006년 일본 아카데미영화상을 휩쓴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 등이 준비되어 있다. 일본 청춘들의 이야기를 묶은 ‘도쿄 팝 제너레이션’에는 야자키 히토
망가, 일본의 청춘들 그리고 오다기리의 영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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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아르젠토의 영화
<수정 깃털의 새> The Bird with Crystal Plumage, 1970년, 98분
올해 다리오 아르젠토 회고전에서 단 한편의 영화를 보아야 한다면, 그 영화는 당연히 <수정 깃털의 새>가 될 것이다. 이 영화는 아르젠토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지만 가장 완벽한 아르젠토 영화이기도 하다. 사실 너무 잘 만들어서 오히려 덜 아르젠토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르젠토 영화는 적당히 어색하고 지루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수정 깃털의 새>는 날렵하고 잘 짜여졌으며 학살장면 사이의 이야기들도 꽤 재미있는 편이다. 게다가 그는 가장 훌륭한 서스펜스 장면 하나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멋지게 해치우는 재주를 부리기도 한다. 당시 평론가들이 아르젠토를 ‘이탈리아의 히치콕’이라고 불렀던 것도 이해가 된다. 물론 그는 그 뒤로 별명과 전혀 어울리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긴 했지만. 80년대만 해도 그 별명은 엉뚱한 병에 붙은
[2007 납량 공포 특선] 다리오 아르젠토 회고전 상영작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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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르젠토에 대한 장르 팬들의 관심은 최근 몇년 동안 다시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가 찍은 두편의 <마스터즈 오브 호러> 에피소드는 완성도나 취향과는 상관없이, 그가 여전히 날카롭게 날이 선 장르 도구들을 휘둘러대며 맹렬히 활동하는 현역임을 입증했다. 이번 칸영화제에서는 새로 디지털 리마스터링한 아르젠토 최고 히트작인 <서스페리아>를 공개했고, 20여년 넘게 미완성으로 방치되어 있었던 <세 어머니> 3부작의 마지막 편인 <눈물의 어머니>가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활동 소식만 들어보면 그는 지난 10여년 동안 지속되었던 슬럼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슬럼프라. 도대체 다들 쉽게 말하는 아르젠토의 슬럼프란 정체가 뭘까?
기간을 따진다면 아르젠토의 슬럼프 기간은 다들 그의 마지막 걸작이라 부르는 1987년작 <오페라>를 찍은 이후부터 지금까지를 가리킨다. 그의 첫 미국영화인 93년작 <
[2007 납량 공포 특선] 검은 장갑의 살인마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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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세상에는 ‘무서운 공포영화’라는 게 존재하는가. 공포영화는 이제 무섭다기보다는 감독과 제작자의 돈에 굶주린 욕망에 관한 장르가 되어가고 있다. 게다가 관객은 웨스 크레이븐의 <스크림> 이후 슬래셔를 포함한 호러 장르를 일종의 농담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누구도 여자주인공이 현관문 대신 2층으로 도망치는 ‘진지한 슬래셔영화’ 따위를 진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장르적인 고착상태을 벗어나기 위해 미국 호러 영화계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왔다. <아미티빌의 저주>나 <시체들의 새벽> 같은 고전들을 리메이크하거나, <데블스 리젝트>처럼 아예 장르 자체를 비트는 실험을 단행하거나 아니면 더욱 극단적인 방식의 장르적 진화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를테면 국내 개봉이 금지된 일라이 로스의 <호스텔> 시리즈나 <쏘우> 같은 ‘고문 호러영화’들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순수하게 ‘무서운 영화’를 발견하기란 쉬운 일이 아
[2007 납량 공포 특선] 클래식 공포의 새로운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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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묶어놓은 특집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호러영화의 팬들이라면 지금 특집으로 소개하는 세개의 공포들이 억지로라도 묶어야 할 만큼 끝내주는 기회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허술하고 고답적인데다 가끔은 눈뜨고 보아주기 힘들 만큼 졸렬한 호러영화들이 이미 여름의 스타트를 끊어버린 지금, 세개의 진짜 클래식 호러들이 찾아온다. 영국에서 건너온 진짜배기 장르영화 <디센트>, 제11회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될 ‘다리오 아르젠토 회고전’과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두 번째 시리즈다. 왜 삼색공포냐고? 피 색깔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르젠토 영화의 주황색 페인트 핏물, <디센트>의 괴이할 정도로 검붉고 찐득거리는 핏물, 그리고 <마스터스 오브 호러즈2>가 선보이는 각양각색의 핏물은 모두 미술시간에 보았던 먼셀색채표로 구분 가능할 만큼 다르다. 물론 같은 것도 있다. 삼색의 공포 모두 진정한 장인들이 빚어낸 최상급의 장르영화라는 사실이다. 오
[2007 납량 공포 특선] 세가지 색 공포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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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의 배우 성지루와 함께한 톡톡 튀는 인터뷰입니다.
관객의 재미있는 질문과, 배우의 톡톡튀는 답변! 씨네21에서만 볼 수 있는 2원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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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talk talk] 성지루의 톡톡 튀는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