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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32번가>는 미국 뉴욕의 한국 양아치를 뒤쫓는 누아르다. 뉴욕에서 촬영했고 한국계 배우들이 출연한 이 작품에는 인상적인 면이 많다. 작업에 참여한 스탭들이 자비를 털어 부산영화제에 참가했다는 사실도 범상치 않지만 존 조의 말대로 미국에서 찍은 영어영화가 “한국인의 정체성을 고민”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의미심장하다. <모텔>로 데뷔한 마이클 강 감독은 차기작으로 완전히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를 선택했다. <모텔>이 중국계 미국인 소년이 종종걸음하는 모텔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면, <웨스트 32번가>는 등장인물의 동선을 따라 떠들썩하게 한인타운의 곳곳을 휘젓는다. 이제 막 두 번째 작품을 내놨을 뿐이지만 마이클 강 감독은 앞으로도 우리를 놀라게 할 것 같다. “나는 도전을 좋아한다”는 단언이 이를 증명한다. 서울에서 촬영할 친구 우디 한 감독의 <러브 버스>를 프로듀싱하고 HBO에서 방영될 TV쇼의 각본을 쓰고 “아프리카 이야
악동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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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영화와 인생에 대한 러브스토리다.” 10일 스펀지 5층 컨퍼런스룸에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남과 여>(1966)로 유명한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마스터클래스가 열렸다. 이수원 프로그래머가 통역과 진행을 맡은 이 행사에는 100여명의 관객이 모여들어 를르슈 감독의 이야기에 열정적으로 귀를 기울였다. 오후 2시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마스터클래스에서 를르슈 감독이 가장 강조한 것은 “사랑”이었다. “많이 만나고 많이 사랑하라”면서 내내 사랑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던 를르슈 감독은 “알다시피 나는 5명의 여자와 살면서 7명의 아이를 낳았다. 나는 잘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영화를 만든다. 사랑이 많아지면서 내 영화도 더 많아졌다”고 말해 객석에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수원 프로그래머는 행사에 앞서 “를르슈 감독님은 50여년 동안 41편의 영화를 찍으셨다. 세계적인 거장 감독님을 모시고 마스터클래스를 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평했다. <역(驛
<남과 여>의 클로드 를르슈 감독 마스터클래스 관객들 큰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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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가 주관하는 필름 메이커스 디벨롭먼트 랩(FDL)의 5개 프로젝트가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 필름 마켓을 통해 투자자들을 만났다. 10월10일 오후 1시30분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FDL의 피칭 행사는 프로젝트를 맡은 5명의 감독과 한미 양국의 유명제작자인 이들의 멘토 5명이 함께한 가운데 프로듀서 로저 가르시아의 사회로 진행됐다. 나단 아돌프슨, 크리스티나 최, 제윤 최, 사무엘 기훈 리, 진 리 등 5명의 신인감독은 영화계 관계자들 앞에서 자신의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질문을 받았다. 이들은 FDL의 커리큘럼이 실용적이라고 평가하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동료와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2회를 맞이한 FDL은 한국영화 글로벌 기획·개발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매년 영어로 된 5개의 프로젝트를 선정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래의 감독과 아시아 투자자들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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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브루스 리가 온다. 10일 오후 2시30분 그랜드 호텔 6층 에메랄드홀에서 중국 JA미디어의 투자자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JA미디어의 컨텐츠 관련 프로듀서이기도 한 관금붕은 자신의 차기작이자 이소룡에 관한 전기영화인 <브루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는 “이소룡의 남동생인 로버트 리가 쓴 전기에 기초하고 있다”며 “그 남동생과 전기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던 이소룡의 부인 린다 리와 딸 섀넌 리의 입장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 말했다. 1억 위안 예산의 대작이 될 <브루스>는 내년 크랭크인해서 2009년 개봉이 목표다.
관금붕, 이소룡 전기영화 <브루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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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걸 잃어본 적 있어?” <백야>의 남자 주인공은 혼잣말을 하듯 옆에 있던 이에게 묻는다. 야니크 요한센의 영화에서 등장인물은 모두 소중한 걸 지키지 못해, 혹은 소유하지 못해 방황한다. 단편 <오프 트랙>에서 여자는 짝사랑하는 경찰관의 관심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장편 <암흑>에서 남자는 여동생을 지켜줄 수 없었기에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그녀의 죽음을 밝혀내려 한다. 이는 요한센 감독 개인의 과거사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여동생의 자살을 계기로 가족이 흩어지고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때문에 시나리오 작가 토마스 옌센이 <백야>의 스크립트를 보여주었을 때, 요한센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백야>는 용서를 비는 일과 용서하는 일, 그리고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아직 모든 상처가 아물지는 않았다”고 그는 말한다.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풀어내며 아픈 마음을 달랠 뿐이다.
라르
10년을 건넌, 평생의 영화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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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다. 이 영화들을 정말 배우를 기용해 로케이션 촬영을 했다고? 올해 부산영화제에 동시에 초청된 브리얀테 멘도사 감독의 <새총>과 <입양아>는 핸드헬드 기법으로 빈민가 군중의 일상을 거칠게 추적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믿을 만큼 사실적인 이 작품들은 실제 빈민가에서 그곳의 주민들을 동원해 찍었으리라는 추측과는 달리 전문 배우들을 캐스팅해 연출해낸 것. 멘도사 감독은 “그게 내가 영화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나는 현실을 영화 속에 옮기고 싶다. 인공미를 완전히 배제시킨 채.” 프리 프로덕션은 치밀한 계획 아래 공들여 진행시키는 대신 촬영은 10일 남짓한 기간 내에 재빨리 마무리 짓는 감독의 스타일 때문일까. 역동성 있는 카메라 워크, 에너지로 충만한 화면 등에서 같은 감독의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두 영화의 어조와 분위기는 또 눈에 띄게 다르다. <새총>이 사기와 강도 행각, 죽음으로 점철된 빈민가의 대혼란을 다
현실을 보여주고 싶다, 인공미는 완전히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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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야의 결혼> Tuya’s Marriage
왕취엔안 | 2007년 | 96분 | 35mm | 중국 | 아시아 영화의 창 | 16:30 | CGV5
오늘날의 중국은 온갖 사라져가는 것들의 무덤과 같은 곳이다. 동시대 중국의 젊은 감독들이,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속도로 진행되는 산업화와 자본주의화에 대해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미학적인 정당성까지 인정받은 (생물학적 나이는 젊지 않지만, 영화 경력으로는 젊은 편에 속하는) 왕취엔안 감독은 그중에서도 중국의 소수민족, 몽골의 유목민에 눈길을 돌렸다. 오직 생존만이 최고의 덕목이고 윤리인 그곳, 잊혀져가는 문화에 매료된 감독은 자신의 세 번째 장편에서 효율적이고 솔직한 그들의 삶의 태도를 전달한다. 목숨을 걸고 우물을 파던 남편이 불구가 된 뒤, 두 자식과 자신은 물론 지금의 남편까지 책임져줄 두 번째 남편을 찾기 위한 투야의 고군분투를 바라보는 그의 카메라는 늘
정감어린 유목민들의 유머 <투야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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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화산업을 책임지는 관료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10일 오전 열린 AFCNet(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 총회에서 각 회원국들은 2008년 10월11일부터 13일까지 ‘아시아-태평양 영화영상산업 정책 책임자 대회’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총회에서 AFCNet 의장인 박광수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은 “북미나 유럽에 비해 아시아는 정치, 사회적 차이만큼이나 정책 또한 차이가 난다”면서 “아시아 영화산업의 표준화 가능성과 각 도시, 국가의 산업정책을 진단하기 위해 이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아태지역 영화영상 정책 책임자 내년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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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7시 상영될 예정이었다가 취소된 누리 부지드 감독의 <만들기 두려운 영화>의 11일 상영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10일 상영이 취소된 것은 해외통관 문제로 인해 튀니지에서 사전 약속된 날짜에 필름을 보내지 못했기 때문. 환불은 12일 폐막일까지 임시매표소에서 가능하며(수수료 없음), 두 번째 상영일인 11일 오후 7시 상영(부산극장 2관)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만들기 두려운 영화> 오늘은 상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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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여왕과 베니스의 여왕이 만나다!
전도연과 강수연이 지난 6일 부산 해운대 피프 빌리지 야외 무대에서 만나 '오픈 토크'에 참석했다.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강수연과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의 만남은 부산국제영화제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이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취재진과 관객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로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와 애정이 넘치는 덕담을 아끼지 않은 두 사람.
한국영화의 든든한 버팀목인 이들 월드스타의 만남을 영상에 담았다.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 보기' 버튼을 누르세요.
[PIFF2007] 전도연 · 강수연 ‘칸과 베니스의 여왕’이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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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구> Blood Brothers
알렉시 탄 | 2007년 | 95분 | 35mm, 컬러 | 대만, 홍콩 | 오픈 시네마
<천당구>는 오우삼의 <첩혈가두>(1990)의 리메이크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더구나 <Blood Brothers>라는 영어 제목은 오우삼이 과거 조감독으로 참여했던 장철 감독의 <자마>(1973)의 영어제목이기도 하다. <첩혈가두>와 <자마> 모두 옛 우정의 파괴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천당구>와 맞닿아 있다. 아봉, 대강, 소호는 출세를 꿈꾸며 상하이로 간다. 거대한 파라다이스 클럽에서 일하게 된 그들은 암흑조직에 얽혀들면서 점차 우정이 깨져가기 시작한다. 대강은 조직에 빠르게 적응하며 난폭해져가고 그를 쳐다보는 친동생 소호와 아봉의 마음은 그럴수록 불길해진다. 또한 아봉은 보스의 오른팔인 마크가 보스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동시에 보스의 정부
할리우드 고전 필름누아르 <천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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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야키 웨스턴 장고> Sukiyaki Western Django
미이케 다카시 | 2007년 | 121분 | 35mm | 일본 | 미드나잇 패션
하긴 불가능한 게 뭐가 있겠는가. 마카로니 웨스턴이 영웅적인 앵글로 색슨들의 서부극을 비정한 라틴식 개싸움으로 바꾸어놓은 지 어언 40여년이 흘렀다. 이제는 스키야키 웨스턴이나 카레 웨스턴 혹은 김치 웨스턴도 나올 때도 된 모양이다. 마침 한국의 김지운 감독이 만주에서 김치 웨스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만드는 동안, 일본의 미이케 다카시는 장르의 재료들을 마구잡이로 끌어와서는 푸짐한 스키야키(すきやき: 일본식 소고기 전골요리) 웨스턴을 만들어냈다. 다이라 가문과 미나모토 가문이 대립했던 12세기 건페이 전쟁의 시대, 전설의 황금이 묻혀 있다는 산골마을 유타에 라이벌 갱단인 ‘겐지’와 ‘헤이케’가 찾아온다. 카우보이 모자와 권총을 쥐고 무사도를 논하는 두 갱단 멤버들은 마치 코스프레처럼 붉은색과 하
달려가는 롤러코스터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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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TV에는 낯익은 얼굴이 종종 등장한다. 할리우드 영화에도 반가운 이들이 속속들이 캐스팅되고 있다. 드라마 <로스트>의 김윤진과 대니얼 대 김,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산드라 오, 드라마 <히어로즈>의 제임스 기선 리, <디스터비아>의 아론 유, 드라마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그레이스 박, <해롤드와 쿠마>의 존 조, <007 어나더 데이>의 윌 윤 리, <패스트 &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의 레오나르도 남, <베터 럭 투모로우>의 성강. 그중에서도 근래 더욱 인상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3명의 한국계 미국 배우가 제12회 부산영화제를 찾았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발족된 아시아 연기자 네트워크(Asia Pacific Actors Network, 이하 APAN) 혹은 영화제 상영작 <웨스트 32번가>가 계기가 돼 부산행이 성사된 대니얼 대 김, 존 조
국경없는 배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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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대표 배우들을 소개합니다.’ 10월9일 오후 1시부터 60분간 그랜드 호텔 컨벤션홀에서 ‘스타서밋아시아 커튼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아시안필름마켓의 일부인 스타서밋아시아는 아시아 영화의 합작 활성화를 위해 그 주축이 될 배우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섹션이라고 할만한 커튼콜은 이번 영화제의 공식 상영작이나 마켓 스크리닝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 가운데 합작영화에 출연할 가능성이 있거나 출연한 경험이 있는 이들을 선정해 그들의 경력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2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는 태국의 아난다 에버링험, 일본의 후지와라 타츠야, 미국의 존 조, 한국의 임수정과 조인성, 중국의 위난이 참가해 수많은 취재진의 플래시 셰례를 받았다. 특히 등장했을 때부터 큰 함성을 자아냈던 조인성은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배우들과 부산에서 한자리에 모여 영광스럽다”고 참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박광수 아시안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은 “작년에 처음 열리면서 좋은 반응을
아시아의 대표 스타로 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