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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가리>(1999)로부터 7년, <디 워>는 한국형 SF장르의 혁신을 꿈꾸는 심형래 감독의 오랜 노고의 결과물이다. <용가리>를 통해 <쥬라기 공원>의 T렉스보다 50배나 더 큰 공룡 용가리를 만들었던 그는 이제 <디 워>의 이무기로 영화역사상 가장 큰 뱀 캐릭터에 도전한다. 이른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가장 첨예한 선두에 있는 <디 워>의 지난 기억을 되돌아본다.
“감독님 돌아가셨다면서요?” “응, 나 죽은 거 어떻게 알았어?” <디 워>의 본격적인 촬영이 이뤄지던 지난 몇년간도 심형래 감독은 온갖 괴소문에 시달렸다. 엎어질지도 모른단 얘기는 너무나 흔했고, 심지어 촬영 도중 사망했다는 유언비어까지 돌았다.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와 생사를 묻는 일이 부지기수였던 것이다. 하지만 영구아트 사람들은 7년이라는 긴 시간의 그 어떤 순간도 한가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2001년 한국에서 첫
임파서블 이무기의 7년 용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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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모더니즘의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향년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7월30일 월요일, 로마에 위치한 그의 사택에서 숨을 거뒀다는 안토니오니의 타계 소식은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의 죽음이 알려진지 채 24시간이 되기 전에 일어난 일이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0세기가 낳은 혁명적이고 독특한 영화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는 1912년 이탈리아의 북부도시 페레라에서 태어났다. 볼로냐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지역신문과 영화지 기자로 활동했고, 영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로마 영화실험센터를 졸업한 후의 일이다.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마르셀 카르네의 조감독을 거치고, 단편 다큐멘터리 <포 강의 사람들>을 연출하며 시작된 안토니오니의 초기 활동은 1940년대에 2차대전의 영향으로 때이른 쉼표를 맞는다. 전쟁으로 이탈리아의 영화산업이 기근에 있을 때, 그는 번역가로 활동했고, 그 후 루치노 비스콘티의 추천으로 영화 활동을 재개했다.
안토니오니
이탈리아의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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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 관련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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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블로그 글 모음
-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영면
- 남은 사람은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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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 주요 연출작
- <에로스> (2004)
- <여행자> (1975)
- <욕망> (1966)
- <정사> (1960)
- <외침>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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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특집]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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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프트랜드 영상사업부와 (주)토일렛픽쳐스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씨네21>이 후원하는 ‘All That Horror’ 시나리오 공모전의 수상작이 가려졌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최종적으로 212편(시나리오 170편, 트리트먼트 42편)이 출품되어 열띤 경쟁을 벌였으나 시나리오 부문에서는 당선작을 내지 못했고, 강윤성의 <손님>이 트리트먼트 부문 아이디어상의 영예를 안았다. <손님>은 한 신혼부부 집에 미스터리한 30대 중반의 불한당이 칩입해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장르적인 감수성으로 힘있게 밀어붙이는 스릴러물. 심사위원들은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영화화 가능성 면에서 <손님>이 다른 출품작들을 압도적으로 능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수상작은 향후 소프트랜드 영상사업부를 통해 적극적인 영화화 과정을 밟아나갈 예정이다.
심사평
이번에 공모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장르의 공식을 우직하게 밀고나가는 작품이 하나도 없었
‘All That Horror’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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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7월31일(화)
장소 롯데시네마 애비뉴얼
말말말
“(임영성 감독이 인사말을 짧게 끝낸 것을 두고) 데뷔작이라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말을 잘 못해요. 쑥스러워하고. 1년만에 무대인사를 하게 됐는데 이번엔 물 만난 선수입니다. 터프한 남자였으면 좋겠는데 쪼잔한 남자에요. 한국영화가 침체일로인데 이 영화가 활력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김원희 씨가 전과 달리 섬세한 내면연기를 보여주길 원했으나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김원희 표 연기가 있습니다”(정준호)
“15살에 옥희를 나아 기르는 엄마 역할인데. 그렇다고 날라리는 아니고요. 그만 어린 나이에 깊은 사랑을 나누다 보니. 새로 들어온 선수와 사랑하랴 다 큰 딸과 티격태격 하랴. 준비기간까지 합해서 1년 정도 준비한 영화인데, 이렇게 디테일한 연기에 공들인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에요”(김원희)
이 영화
15살 옥희(고은아)에게 이제 갓 서른이 된 엄마 혜주(김원희)는 골칫거리다. 혜주는 옥희가 공부 좀 하려고 들면
조숙한 딸과 미숙한 엄마의 코미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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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에 있었던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기자간담회 현장 영상입니다.
"네 배우 중 배드씬이 가장 능숙한 배우는 누구?"
"엄정화, 한채영이 말하는 박용우, 이동건의 매력은?"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보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지금 사랑하는 사람…> 찾았으니 지키도록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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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부일체>의 정준호와 <가문의 위기>의 김원희가 만났다!
그들은 반복되는 코미디 연기가 두렵지 않을까?
7월 31일에 있었던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기자간담회 현장!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보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코믹연기 많이 하는 것,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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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심부름이 싫었다.
빨간 바가지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가끔 그 빨간 플라스틱 바가지를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두부 한모만 사오너라.” 창피했다. 식료품 가게를 오가는 길에 동네 여자아이들을 만날까봐 두려웠다. 열네댓살쯤 때의 일이다. 한사코 피하려 했지만, 결국 빨간 바가지에 담아오던 두부의 야들야들한 느낌은 아직도 정감어린 기억으로 남아 있다.
두부처럼, 이라고 했다. 1980년대의 대학 교정에서 <오월의 노래>를 들으며, 나는 빨간 바가지 속의 두부를 떠올렸다. “두부처럼 잘려나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소름이 끼쳤다. 공수부대원이 어린 여학생의 가슴을 대검으로 난자했다고 했다. 80년 5월 광주 괴담이었다. 누가 언제 어떻게 당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실증적인 조사 결과나 증언이 나온 적도 없다. 풍문이 돌았을 뿐이다. 뻥이거나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영화 <화려한 휴가>와 <므이>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다. 두 영화가 ‘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하이 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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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지만 기자의 재미는 발견이다. 추적을 통한 특종이든, 탐사를 통한 분석이든, 취재원 수위를 넘어 발전된 우정이든 애정이든…. 사회를 뒤집어놓는 건 물론 송사에 휘말리는 것조차 발견의 쾌감으로 적어두는 선배들을 본 적이 있다. 전염일까. 비의 해외 공연이 잇따라 취소, 연기되는 이면을 발굴한 <PD수첩>을 보면서 ‘저 PD 선수, 취재하면서 신났겠다’ 싶어 잠시 부러웠다. 고생했을 발품은 내 알 바 아니다.
영화기자가 누리는 발견의 재미는 섬뜩한 작품과 만났을 때가 당연히 일순위,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람 발견의 재미와 그 우열을 가릴 수 있을까. 편식이 심해서 그 발견 후보자 중에서 스스로 빼놓은 리스트가 있는데, 그중 첫째가 배우다. 인공적이든 아니든 스크린에서 맡는 향기가 더 좋기도 하거니와, 잠깐 만나보고 어떻게 사람을 알겠냐는 회의적 소극성 탓도 있다. 나에게 배우는 그냥 공주님이고 왕자님이면 된다. 그 기품과 위세가 작품에서 녹슬지 않으면 불만없다.
[오픈칼럼] 공주님 알현, 배우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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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가 되려면 이렇게 하라! <영화잡지> 1964년 1월호 만평은 ‘여배우가 되는 열두 계단’을 소상히 적고 있다. 뭇 남성들의 탐욕과 뭇 여성들의 선망을 한몸에 받기 위한 자가(自家) 매니지먼트 공식 열두 가지. 일러준 대로 찬찬히 살펴보자. 학교는 반드시 중퇴한다→서투르게(라도) 유행을 따르고 이야기 끝마다 영화배우를 거론한다→무조건 정형수술을 해둔다→비록 촬영이 없더라도 ‘뷰우티 케이스’를 들고 충무로를 하루 종일 왕복한다→음성은 동시녹음을 할 수 없도록 쉬게 만든다→우선 배우의 가방모치로 들어간다→반드시 택시를 탄다. 하루에 두번 이상 옷을 갈아입는다. 또 돈이 없더라도 선글라스는 꼭 사고 언제든지 벗지 않는다→담배와 술과 댄스는 배워둔다→감독이 콘티를 짜는 호텔 옆방에 자리잡고 스탭들이 모일 때마다 미소를 잃지 않는다→개성을 인정받기 전까지는 무조건 노출증이라는 열병을 앓아야 한다→아낌없이 주련다라는 마음을 행동으로 암시해줄 수 있는 연기력이 필요하다→이렇게 해
[한국영화 후면비사] 감독님이 하사한 이름 달아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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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우주전쟁이다!!”
“우주에는 혼자서 못 가는 곳이 있다!!”
“대형화면을 뒤흔드는 굉음! 박진감 넘치는 입체음향! 이 영화에는 클라이맥스가 따로 없다!”
지금 보면 촌스럽기 그지없는 포스터 광고 문구. 1987년 2월의 쌀쌀한 겨울날, <에이리언2>는 그렇게 나에게 찾아왔다.
<에이리언2>와 처음 만난 20년 전의 나는 전라도 광주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어린 소년이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그걸 조금이나마 풀어내는 길은 틈날 때마다 빠져드는 공상이었다. 아니면 사회과부도를 펴놓고 세계지도의 곳곳을 상상으로 유랑하던 시절, 틀에 박힌 학교생활은 언제나 답답함 그 자체였다. 꽉 막힌 생활의 유일한 탈출구가 영화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영화는 박진감 넘치는 인생에 대한 대리만족과 갈 수 없는 드넓은 세상에 대한 판타지를 가져다 주었다.
당시 영화를 고르는 최선의 기준은 그저 포스터였다. 인터넷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그때, 별다르게 영화정보를
[내 인생의 영화] <에이리언2> -김유곤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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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1982)는 흥행에는 실패했다. 스필버그의 <E.T.>와 같은 시기에 개봉된 것이 이 사이버펑크 누아르 액션영화의 불운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굳이 <E.T.>가 아니었어도, 이 영화가 당시에 흥행에 성공했을 것 같지는 않다. 영화가 시대를 너무 앞섰기 때문이다. 외려 개봉 이후에 주로 비디오를 통해 알려졌다고 한다. 영화의 질에 대한 대중의 인정이 뒤늦게 나타난 게 아닐까?
<블레이드 러너>는 포스트모던하다. 내용이나 구성만이 아니라, 대중과 전문가를 모두 만족시키는 “이중코드”(찰스 젠크스) 역시 포스트모던한 전략이다. 대중은 대중대로 이 영화를 누아르 액션으로 즐길 것이고, 전문가는 전문가대로 영화의 바탕에 깔린 철학적 담론의 풍성함에 환호할 것이다. 열광은 인문학자들만의 것이 아니다. 얼마 전 영국의 과학자들 역시 이 영화를 20세기 최고의 SF로 꼽았다고 한다.
‘포스트모던’이라는 용어는 다의적이어서 크게 세
[진중권의 이매진] 너무 일찍 찾아온 포스트모던의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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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힘은 무섭다. 결코 잊혀질 수 없을 것 같은 상처들도 현재성을 상실하면 균질한 과거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경험한 이에게는 너무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고통과 실감의 순간들은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세대들의 감각 속에서 의미와 개념으로 전환되어버린다. 모든 현재는 과거가 될 운명을 거부할 수 없기에 조금이라도 앞서 태어난 이들은 자신이 경험한 어떤 것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발버둥쳐야만 한다. 과거를 어떻게 현재로 소환할 것인가, 역사를 어떻게 지금-여기와 관련시킬 것인가의 문제는 기억을 갖고 있는 자들, 지울 수 없는 사건을 몸속에 각인하고 있는 이들의 소명이다. 기억을 어떤 방식으로 서술할 것인가는 지금 이 자리에 어떻게 서 있을 것인가와 긴밀하게 연관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꽃잎>이 광주 금남로에 피를 뿌렸던 원혼을 어린 소녀의 몸을 통해 은유적으로 살려내며 지식인적 사유와 죄의식을 이야기한 영화였다면, <화려한 휴가>는 좀더 직접적이고 대중적인
[영화읽기] 대중적 코드로 구성된 5.18의 영화적 재현 <화려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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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요새 두뇌훈련하는 닌텐도 DS 게임기가 유행이라는 데 게임기 살 돈이 없는 나 같은 사람들이 두뇌훈련하는 데 적합한 방법을 찾아냈다. <해부학교실>을 보면서 생각난 건데 공포영화, 특히 한국 공포영화들의 DVD를 빌려다가 쌓아놓고 보는 것이다. 추리영화도 아니고 왜 공포영화인가. 한국에는 추리영화라고 할 만한 장르가 별로 없는데다 공포영화들이 사실상 추리영화의 형식을 띠고 있다. 형식이라기보다는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왜? 어떻게?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추리활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그렇다.
<해부학교실>을 보면서도 그랬다. 중간 이후로 넘어가면서 ‘왜 갑자기 저 사람을 죽이지?’, ‘왜 지금 저기를 들어가는 거야?’, ‘저 사건과 그 사건은 무슨 상관이 있는 거지?’ 끊임없이 질문을 하다보니 두 시간 동안 나오는 질문 개수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대학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서 내가 했던 질문들을 합한 것보다 몇개 더 많
[냉정과 열정 사이] 이해불능, 공포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