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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모(유건)의 아이스하키팀과 상대팀이 패싸움을 벌이자 소휘(신민아)가 괴력을 발휘해 준모를 구하는 장면을 찍는 날이었다. 현장에는 키득거리는 웃음이 가득했는데 바로 또 한명의 소휘 때문. 신민아의 대역으로 나선 홍콩 무술스탭은 신민아와 똑같은 의상을 입고, 똑같은 헤어스타일로 아이스링크에 들어섰다. ‘똑같다’ ‘예쁘다’ ‘완전 신민아다!’ 뒷모습을 본 스탭들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정작 그가 정면으로 돌아서면 분위기가 싸늘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미끄러운 얼음 위에 레일을 고정할 수 없어 썰매 형식의 돌리를 만드느라 애쓰고, 더운 여름날 오리털 파카를 입고 추위에 싸워야 했던 바로 그날, 두 얼굴을 가진 소휘의 익살 때문에 잠깐이나마 훈훈해졌던 것 같다.
[숨은 스틸 찾기] <무림여대생> 누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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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을 펴보면 ‘숨은 스틸 찾기’라는 꼭지가 있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스틸사진가 한세준은 이 꼭지의 산파 중 한명이다. 사연은 이렇다. 거슬러 올라, 때는 <괴물>이 개봉하기 전이었다. 우연히 제작사에 들러 스틸북을 들춰봤다. 붉은 교각 위에서 혼자 떨고 있는 배두나의 손이 보였다. 그리고 배우를 달래기 위해 감독과 스탭이 한강의 교각 위를 서커스맨처럼 수시로 오가는 사진도 있었다. 아니 저 위험천만한 스틸은 도대체 어떻게 찍은 걸까.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나 인사만 나눴던 스틸사진가 한세준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졌고, 이후 우연한 자리에서 본 그가 찍은 다른 현장 사진들은 호기심을 더 끓게 만들었다. 다섯명의 스틸작가들의 화첩 공개 특집 기사(<씨네21> 551호)에 이어 지난해 봄 개편 때 ‘숨은 스틸 찾기’라는 고정꼭지가 만들어졌던 건 그런 배경에서다. <해피엔드> <섬>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한세준] 찍어내야 한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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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모두 어쩔 수 없이 조금씩의 오해를 품고 시작된다. 당연히 수긍해주리라 생각했던 가벼운 질문이 끊이지 않는 논쟁으로 옮겨가고, 호의를 갖고 건넨 말도 까칠한 날을 달고 돌아온다. 서로 다른 입장의 두 사람이 같은 주제를 놓고 말을 하니 이야기가 쉽게 만나는 건 어쩌면 이상한 일인지 모른다. 게다가 대화의 상대가 배우라면 오해의 골은 더 깊어진다. 매번의 인터뷰를 일정한 틀 속에 넣고 사고하려는 기자와 반쯤 답을 담고 물어오는 질문에 같지 않은 답을 꺼내려 고민하는 배우. 수애와의 인터뷰를 기다리며 이전 인터뷰 기사들을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단아함, 강인함, 고전미 등. 그녀를 수식하고 있는 말들은 서로가 비슷했고 그걸 보고 꺼내놓았을 질문도 뻔해 보였다. 다시 한번 답을 담아 질문을 던져야 하나. 게다가 <님은 먼곳에>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베트남까지 가는 여인 순이의 이야기다. 시대극이고, 고전적이며, 강단도 있다. 수애와 순이를 놓고, 단아함과 강단을 놓고 이
[수애] 내 안의 나를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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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고만고만하시군요.
=웨슬리: 기자분도 고만고만하긴 마찬가지신데요 뭘.
=레이: 그러게. 근데 첫 인사부터 고만고만하다니. 사람을 고만고만하게 보는 모양이군.
-아이고 그럴 리가 있나요. 평소 멀대 같은 한국 남자배우들만 만나다보니까 저랑 고만고만하게 비슷한 고도에서 거주하는 분들을 뵙는 게 너무 반가워서 그랬습니다.
=레이: 거참. 또 고만고만이래. 그 표현 왠지 기분 나쁘네. 고만고만한 고도에서 고만고만하게 거주하니까 고만고만한 게 좋냐? 좋아? 난 고만고만한 기자양반이랑 고만고만하게 같은 공기 마시면서 살기 싫은데. 웨슬리. 이 기자양반 어쩔까. 다리 두개만 톡 부러뜨리면 우리랑 다른 고도에서 거주할 수 있으실 거 같은데. 기자양반. 고만 살고 싶냐?
=웨슬리: 거참 형. 왜 그래. 죄송합니다 기자님. 이 형님이 알고보면 군바리 출신이라 성질이 좀 불같아요.
-아이고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기분 나쁘시다는데도 계속 같은 표현을 쓴 제 잘못이죠. 제가 들어도 기분
[가상인터뷰] 단신 최강 액션 스타! <플래닛 테러>의 레이와 <원티드>의 웨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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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1월31일, 미국의 유인우주선 프로젝트 머큐리 계획에 참여한 침팬지 ‘햄’은 MR-2라고 쓰인 캡슐에 싸여 우주선에 올라 17분간 비행에 성공했다. <스페이스 침스: 우주선을 찾아서>는 웜홀에 빠진 무인탐사선을 찾기 위해 햄의 자손들을 보낸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다. 생리학적으로 유사하다는 과학적 근거 외에도 훈련이 가능한 실용적인 근거로 채택된 침팬지와 우주비행의 역사, 그리고 그와 연결된 이야기들을 들여다보자.
1.우주를 여는 손잡이, 머큐리 계획
1960년대 초까지 미국과 러시아는 우주를 여는 문의 손잡이를 누가 먼저 잡을 것인가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머큐리 계획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설립 당시 발표한 목표로, 1957년 10월 러시아가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동반자)를 발사해 미국을 큰 충격으로 몰아넣은 뒤 미국에서 질세라 발표한 유인우주선 프로젝트다. 미국은 공개로, 러시아는 비공개로 진행한 이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알고 봅시다] 최초의 우주비행사는 가가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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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8일(화) 서울극장, <님은 먼곳에> 무대인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이준익 감독은 “지난 45년 동안 편집기사를 하셨던 김희수 선생님께서 돌아가셔서 오늘 아침 상가에 다녀왔다”는 인사를 먼저 전했다. 고 김희수 선생은 <님은 먼곳에>는 물론 <텔미썸딩> <엽기적인 그녀> <올드보이> <혈의 누> <사생결단> <라디오 스타> <걸스카우트> 등 지난 20여년간 한국영화의 굵직한 주요 작품들을 편집해온 김상범, 김재범 형제 편집기사의 부친이기도 하다. 이에 이준익 감독은 “2대에 걸쳐 일하는 이런 분들 덕분에 우리 영화가 만들어졌고 한국영화가 발전해왔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1926년 평북 정주 출생으로 신의주 신영극장에서 영사기사로 일하던 김희수씨는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꿈을 펼치기 위해 월남했다. 그와의 인터뷰가 실려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발간한 <한국영화를
[김희수] 님은 먼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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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들이 아이들과 놀아주기 위해 뭉쳤다. 환경단체인 맑은지구문화사업단이 주최하는 반딧불문화캠프가 이들의 놀이터다. 보육원과 다문화가정, 새터민의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보는 이 행사는 오는 10월11일부터 한달간 열릴 반딧불영화제를 통해 아이들의 눈으로 본 환경을 담아낼 예정이다. 지난 7월5일 열린 출범식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어린이 환경영화제’다. <포도나무를 베어라> <괜찮아, 울지마>를 연출한 영화감독이자 반딧불영화제의 공동집행위원장인 민병훈 감독은 “사업계획서상의 타이틀일 뿐 그렇게 큰 목적을 가진 행사는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로 아이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반딧불영화제는 맑은지구란 단체가 출범하면서 기획된 행사다. 어떻게 결성된 단체인가.
=단순한 동기였다. 환경문제의 주범은 인간이지 않나. NGO만큼은 아니어도 환경에 대한 의무와 책임의식을 조금이라도 가져보자는 거였다. 특히 지금의
[민병훈] “지금의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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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22일, 한 남자가 집 근처 식당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억3천만원의 빚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언장이 그가 남긴 전부였다. 다음해 1월, 그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를 읽고 한 여자가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메이저 신문사의 지국장이었던 남자가 신용불량자로 세상을 등졌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었다. 남자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질문은 여자의 취재를 거쳐 신문사의 불법 판촉 경쟁과 사법부의 외면이라는 사회적 병폐와 마주하게 된다. 이상이 김은경 감독의 40분짜리 다큐멘터리 <뉴스페이퍼맨-어느 신문지국장의 죽음>의 탄생 배경이다. 김 감독은 “동아일보사 갈현지국장이었던 고 박정수씨의 죽음을 통해 개인에 대한 거대 신문사의 횡포를 고발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6월30일 인디스페이스의 공식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김은경 감독의 다큐멘터리는 네티즌의 높은 관심 속에 7월5일 공공미디어연구소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뉴스페이퍼맨-어느 신문지국
[김은경] 거대 신문사의 횡포를 고발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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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 포스터는 <님스 아일랜드>에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언제나 진지하고, 자기 자신보다 가족의 가치를 더 우선하며, 하여간 언젠가부터 늘 흔들림없는 모성을 연기해온 배우였기에 <님스 아일랜드>에서 ‘무장해제’된 그녀의 모습을 보는 건 즐겁다. 주인공 ‘님’과 달리 그녀가 연기하는 소설가 알렉산드라 로버는 샌프란시스코의 아파트에 갇혀 사는 캐릭터다. 마당 우체통에 있는 우편물 꺼내러 가는 것도 꺼릴 정도로 세상의 모든 것을 두려워하는 ‘광장공포증’을 가진 엉뚱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하지만 <님스 아일랜드>를 택하게 된 것은 실제 그녀의 큰아들의 여름방학 독서 리스트에 올라 있던 원작 소설을 함께 읽으면서였다고. 지난 10년간 가장 편한 모습으로 영화 촬영을 끝낸 조디 포스터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나눴다.
-의외라는 생각이 드는데, 구체적으로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영화 촬영을 시작하기 전, <님스 아일랜드>는 이미 내 아
[조디 포스터] 내 아들이 좋아한 소설이라 함께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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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연은 <망종> 시사회 뒤풀이 자리에서 ‘솜씨 좋은’ 한국 배우를 찾기 위해 옌볜에서 날아온 김광호 감독을 처음 만났다. “청각장애인을 언제 한번 연기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죠. 그런데 감독님이 아무 말도 안 거시는 거예요. 오죽 뻘쭘했으면 묻지도 않았는데 ‘저 중국어 할 줄 알아요’라고 했겠어요.” <궤도>의 향숙은 그러나 애초에 장소연의 몫이었다. “안질(눈동자)이 맘에 들었다”는 김광호 감독의 말처럼, 얼마 뒤 장소연은 옌지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남자주인공 최금호씨의 집을 본떠 만든 세트에 도착한 뒤 그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청소. “의상 스탭이랑 둘이서 세트를 치웠어요. 배우고 스탭이고 따로 없어요. 촬영할 때도 미술하시던 분이 붐도 들고 그랬는걸요, 뭘.” 각오하고 덤볐다지만, 예상치 못한 난적도 많았다. “산파리가 장난 아니에요. 게다가 어에라고 부르는 독벌레가 있었거든요. 피부에 파고들면 전신이 마비된다는데, 숲속에 쓰러져 있는 장면 찍을 때
[장소연] 옌볜으로 간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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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제작사에 마케터가 없다? 한국영화 제작사들이 속속 마케팅팀을 해산하고 있다. 한때 마케팅팀 인원이 15명을 넘나들었던 싸이더스FNH의 경우, 관련 업무를 위한 최소 관리 인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회사를 떠났다. 싸이더스FNH는 관련 인력들이 퇴사한 뒤에 신규 인력을 충원하지 않았다. 아이필름 또한 얼마 전 구조조정 차원에서 상주 제작팀과 마케팅팀을 정리했다. 이유는 역시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이다. 한때 기획실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영화인력 양성소로 기능했던 마케팅 인력 중 상당수는 새로 홍보대행사를 차리거나 아니면 영화쪽이 아닌 타 분야 마케팅 회사로 빠져나간 상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필름있수다도 마케팅 업무 직원들을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동안 씨네라인2, 아이엠픽쳐스, 프라임엔터테인먼트 등 투자, 제작사들이 마케팅 부서를 없애거나 영화사업을 정리했다. 현재 제작사 안에 마케팅팀을 두고 있는 회사는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포커스] 마케팅 다이어트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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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필요해요…. 돈이 필요하다고요!” 금속과 기계가 날카로운 마찰음을 내며 맞돌아가는 정밀 공장. 지금 이곳에서는 또 하나의 충돌이 진행 중이다. 느닷없이 나타난 교복 차림의 소녀는 당신 아들의 아이를 임신했으니 아이 지울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데, 사고뭉치 아들 탓에 산전수전 다 겪은 노동자 아버지는 그리 놀라지도 않는 눈치다. 하지만 소녀의 방문은 남자의 일상에 꽤 큰 파장을 일으킬 예정이다. “돌멩이처럼 와서 박히는 것”이란 홍성훈 감독의 설명처럼, <아들의 여자>는 공통분모라고는 ‘아들’뿐인 너무 다른 두 사람이 하루 동안 서로의 삶에 강렬한 흔적을 남기는 이야기다. 이 특별한 하루가 시작되는 장면을 촬영하는 날이기에 6월28일 토요일의 촬영장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선배님은 소녀가 올 줄 몰랐던 거니까, 예상 못했다는 느낌으로 보세요.” “(나)해령이(소녀 역)는 망설이다가 큰마음 먹고 들어온 거야.” 감독은 배우의 사소한 행동에도 신경을 곤두세운다
아주 특별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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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 <헬보이2: 골든 아미>(이하 <헬보이2>)가 박스오피스에서 승전고를 올렸다. 그 동안 신작이 한 주에 많아야 2편이었던 북미 극장가에 <헬보이2> <져니 3-D> <스타십 데이브>까지, 타깃 관객층이 분명한 영화 3편이 개봉했고 그 중 <헬보이2>가 3590만달러를 벌어들여 가장 많은 관객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헬보이2>는 2004년 개봉한 <헬보이>의 속편으로, 지옥에서 올라온 헬보이가 미국의 안보를 위해 초자연현상 조사처리국에서 활동하는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다. <헬보이2>의 관객은 원작과 전편의 팬이었던 남성관객들이 주를 이뤘는데, 개봉일 입장객의 69%가 남성이었으며 이중 58%가 25살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관객의 10%가 50대였고, 그 중 34%는 35살 이상이었다.
지난주 1위로 개봉한 <핸콕>은 한계단 내려서
<헬보이2: 골든 아미>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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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노나 라이더
위노나 라이더와 <로스트>의 ‘소이어’ 조시 홀로웨이가 <스테이 쿨>에 캐스팅됐다. 졸업 뒤 대성공을 거둬 금의환향한 한 작가가 고등학생 시절 짝사랑이었던 여자와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위노나 라이더가 추억의 그녀를, 조시 홀로웨이가 그녀의 예전 남자친구를 연기한다. 감독·각본의 마크 폴리시가 주인공 역할까지 세 몫을 겸할 예정.
니콜라스 케이지, 발 킬머, 엑스지빗
니콜라스 케이지와 발 킬머가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의 <배드 캅>에 승선했다. 영화는 아벨 페라라의 1992년작을 리메이크하는 작품. 케이지가 구원을 갈구하는 타락한 경찰을, 킬머가 그의 파트너를 연기할 예정이다. 힙합 가수이자 <트리플X2: 넥스트 레벨> <디레일드> 등에 출연했던 엑스지빗이 이들에 맞서는 갱으로 출연한다.
박용하, 박희순
박용하와 박희순이 영화 <작전>에 투입됐다. 이들은 증권가를 겨냥해 주가 조작을 시
[캐스팅] 위노나 라이더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