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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어둠 속의 마닐라> Manila in the Fangs of Darkness
필리핀/2008/72분/DV/컬러/카븐 드 라 크루즈
필리핀 영화의 정신적 지주 리노 브로카의 대표작 <네온 불빛 속의 마닐라>에서 따온 제목이 분명하다. 그 영화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 1975년의 마닐라를 떠돌던 젊은이 줄리오 마디아가 역을 맡았던 배우 밤볼 로코가 세월을 건너 <짙은 어둠 속의 마닐라>에 다시 출연한다. 한 편 리노 브로카가 연출하고 밤볼 로코가 군사령관 콘트라로 출연했던 또 한 편의 영화 <우리를 위한 싸움>(1989)도 여기 겹친다.
그렇게 하여 밤볼 로코가 맡았던 이 두 역할의 이름을 엮어 만든 ‘콘트라 마디아가’라는 인물이 지금의 마닐라를 떠돈다. <네온 불빛 속의 마닐라>와 <우리를 위한 싸움>, 두 영화의 클립도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감독 카븐 드 라 크루즈는 리노 브로카의 두 편의 영화 주인공을
필리핀의 과거와 현재 <짙은 어둠 속의 마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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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와 거인 미구 Mia and the Migoo
자크-레미 지르/프랑스, 이탈리아|2008년|92분|전북대문화관/오후 5시
거대한 나무 한 그루. 아름다운 화음이 들려오는 가운데 그 둘레로 빛이 모여든다. 이 나무가 “세계의 중심”으로, 이 신성한 존재가 숨을 거두면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이를 지키는 자가 미구, 주인공 소녀 미아와 우연히 마주친 귀엽고도 짓궂은 거인 요정이다.
미아는 어느 날 아버지 페드로가 비극적인 사건을 맞았음을 직감한다. 아니나 다를까,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페드로는 터널에 갇히는 사고를 당해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지경에 놓인다. 할머니들의 반대에도 여행길에 오른 미아는 아버지가 머물던 열대우림, 사람들이 “저주 받았다”고 믿는 그 울창하고도 아름다운 숲에 도달하게 된다. 한편 그곳에 호화 리조트를 건설하고자 하던 건설회사 사장은 투자자들과 아들 알드린을 데리고 숲을 방문한다. 투자자들은 환상적인 풍광에 만족해하지만, 정체불명
두 소년소녀의 신나는 모험담 <미아와 거인 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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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기원> The Origin of Water
감독 김응수|한국|2009년|72분|HD|컬러+흑백|한국장편경쟁
<물의 기원>은 1964년 한일협정에 반발해 약350만 명의 학생들이 토론, 시위에 참여한 6.3 학생운동에 관한 뉴스클립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때 희생된 한 남학생의 행적을 뒤따라간다. 영화는 겨울장면인 1부와 여름장면인 2부로 나뉘는데, 시작을 알리는 격인 1부에서는 어느 남녀가 등장해 당시 대학시절의 소소한 추억들을 이야기한다. 학교가 있는 장충동에 얽힌 에피소드, 당시 젊은이들의 우상 신중현과 관련한 사소한 경험부터 충무로, 종로를 지나 경무대로 향한 학생시위의 풍경까지. 이들은 옛일을 회상하며 죽은 남자를 그리워한다. 그리곤 되묻는다. “우리들의 행적은 어디에 있는 걸까.”
2부에서는 엄마가 남긴 그림 속의 풍경을 찾아 떠나는 한 남자(김태훈)의 여행을 그린다. 그는 ‘자신’의 묘지 앞에 서서 지난날을 회고한다. “비겁하지 않고 싶
장엄한 댐 뒤의 어떤 희생 <물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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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셀 더 데드 I sell the dead
글렌 맥퀘이드/미국/2008년/85분/전북대문화관/밤 12시
무대는 18세기 영국.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도굴꾼 윌리의 목을 댕강 잘라 버린다. 동료 아서 블레이크 또한 내일이면 단두대에 서게 될 처지다. 사형을 앞두고 아서는 자신을 찾아온 더피 신부에게 윌리와 함께 한 시체 도굴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고해 성사가 아닌 굉장한 모험담이다. 모험담의 핵심은 ‘절대 시체를 믿지 말 것!’. 아서와 윌리가 오랜 도굴 생활 끝에 얻은 교훈이라면 교훈이다. 시체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격해올지 모른다. 가슴에 칼을 꽂고 누워있던 여자가 미친 듯이 날뛰고, 외계 생명체의 것으로 보이는 해골이 뿅 하고 사라지고, 나무 궤짝에 갇혀있던 좀비가 사람의 목을 물어뜯는다.
그러나 눈을 질끈 감을 필요는 없다. <아이 셀 더 데드>는 웃으며 볼 수 있는 호러-코미디 영화다. 혹은 익숙하지만 유쾌한 버디 영화다. 중간 중간 삽입되는 애니메이션
유쾌하고 귀여운 호러 영화 <아이 셀 더 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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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랑데부> Tokyo Rendezvous 감독 이케다 치히로
일본|2008년|104분|35mm|칼라|국제경쟁부문
최근 일본영화의 두드러진 특징은 ‘아버지의 부재’다. 가정의 부재로 인해 아이들이 혼자 자란다거나(<새드 배케이션>), 작은 균열이 어떻게 가족을 한 순간에 붕괴시킬 수 있는지(<도쿄 소나타>)와 같은 소재를 다루어왔다. 여성감독 이케다 치히로의 데뷔작 <도쿄 랑데부> 역시 그런 경향들에 편승하는 듯하면서도, 반면 현실을 그려내는 시선은 긍정적이다.
노가미(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은행 빚 때문에 할아버지에게 그들이 살고 있는 오래된 아파트를 팔자고 설득한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요지부동. 둘의 갈등이 깊어갈 쯤, 직장을 그만두고 갈 곳 없는 미사키(카세 료)와 역시 마땅히 하는 일없이 선을 보러 다니는 료코(카가와 쿄코)가 이 아파트에 들어와 살게 된다. 그리고 세 명의 젊은이들은 우연히 어느 방에서 할아버지와 그를 보살
서로를 이해하고 교감하는 두 세대 <도쿄 랑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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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있는 교실 School Days with a Pig
마이다 테츠/일본/2008년/109분/전북대문화관/오후 2시
“이 돼지를 함께 키우고, 다 크면 잡아먹자.” 새끼 돼지를 교실에 끌고 온 6학년2반의 담임교사 호시의 말이다. 새 학년이 시작된 지 겨우 한 달 째, 갓 부임한 젊은 교사는 이 체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생명이 무엇인지 가르치려고 한다. 마지막에 그들에게 닥칠 죄의식과 고통을 내다보지 못한 채 아이들은 무작정 신이 났다. 보는 것만으로도 귀여운 핑크빛 아기 돼지는 “P짱”이란 이름을 얻었고, 자연스레 그들의 친구가 됐다. 학교 안팎의 눈총으로 우여곡절도 겪지만, 2월이 될 때까지 아이들은 돼지와 함께 훌쩍 자라난다. 그리고 졸업을 한 달 앞둔 날부터 그들은 처음에 전제한‘잡아먹기’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18년 전 오사카의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실화가 바탕이 된 <돼지가 있는 교실>은 당시에 크게 화제가 된 이야기로, 살기 위해 다른 존재를
잡아먹을까? 말까? <돼지가 있는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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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포튼은 사실 그리 낯선 인물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 국내에서 열렸던 국제영화제를 찾은 적도 있고 그 때 영화잡지에 실린 적도 있다. 전주의 열혈 관객이라면 올해 영화평론 마스터 클래스 ‘삼총사’ 중 한 명인 그가 미국의 영향력 있는 영화 계간지 <시네아스트>의 공동 편집장이라는 것을 알 것이며 진보적인 영화학도라면 <영화, 아나키스트의 상상력>의 저자로 기억할 것이다. 그가 이번에 강연할 내용도 당연히 영화적 아나키스트의 상상력에 관해서다. “아나키즘에 대한 오해가 많았다. 두상 마카베예프의 작품 <WR: 유기체의 신비>를 통해 아나키즘을 말하려고 한다. 나는 이 영화가 아나키즘적인 영화를 대변하는 것으로 보였다”.
전주영화제에 대한 그의 인상은 명쾌하다. “산업을 위한 영화제가 있고 관객을 위한 영화제가 있다. 전주는 후자일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화두는 영화잡지 시장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씨네21>은 온
“진짜 아나키즘을 알려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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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 10주년 기념전: JIFF를 추억하다>/5월31일까지/전주영화제작소 1층 기획전시실/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영화제 기간 중에는 오전 11시~오후 8시까지.
짧은 러닝타임으로 극장에서 일찍 나와 다음 상영시간까지 어떻게 보내야할지 고민하는 관객들에게 건네는 한 가지 팁. 프리머스 극장 옆에 위치한 전주영화제작소 건물 1층에서 열리는 10주년 기념전을 보러 가라. ‘JIFF를 추억하다’라는 부제가 달린 이 기념전은 10주년을 맞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기 위해 기획한 것. 그래서인지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연도순으로 266점의 행사사진들과 277점의 스틸컷들이 순간 압도한다.
아직 개장시간인 오전 11시라 관람객이 고작 한두 명이 전부다. 아침부터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극장 주변과는 달리 이곳은 꽤 조용하고 한산하다. 불현듯 기념전이 열리는 장소가 영화의 거리 구석이라 관객이 적게 오진 않을까
전주영화제 10년이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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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이 되어야 할 텐데요.” 제1회 전주 프로젝트 프로모션의 ‘프로듀서 피칭’ 준비에 한창인 박은영 전주프로젝트 마켓(JPM) 코디네이터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감독이 아닌 프로듀서가 투자제작사들을 상대로 자신의 작품을 공개 피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부담감도, 긴장감도 클 것. 하지만 그런 코디네이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프로듀서들은 피칭 리허설에 여념이 없다. 누구는 마이크를, 누구는 피칭 때 쓰일 파워포인트를 점검 또 점검한다.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프로듀서, 언론 및 영화산업관계자들이 하나 둘씩 입장해 좌석이 가득 채워진다.
이번 행사에 선보이는 작품은 총 다섯 편으로, 제각기 다른 장르들로 구성되어 있다. 피칭 순서대로 정연 프로듀서의 ‘청춘멜로’ <그녀는 주인공>, 고두현 프로듀서의 ‘드라마’ <바캉스>, 김태훈 프로듀서의 ‘공포스릴러’ <우물>, 이진은 프로듀서의 ‘음악성장드라마’ <보이즈비엠비언스
PD가 기획만 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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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나카무라 유코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행 안 갈래? 시간 비었으면 여행 가자.” <호타루>(2000)를 함께 작업한 뒤 가와세 감독과 가깝게 지내던 그녀는 여행 가는 기분으로 짐을 싸들고 <코마>에 승선했으리라. 태고의 흔적을 간직한 나라 지방을 배경으로 전문배우와 비전문배우들이 뒤섞여 품어내는 묘한 신비로움. 재일교포 3세 강준일과 교감하는 하츠코 역을 맡은 나카무라는 코마라는 마을, 그 고즈넉한 저택에서 실제로 “살았다”고 말했다. “극중 어머니를 연기한 분은 원래 집주인이다. (웃음) 그 저택에서 잠자고 밥 지어먹으면서 촬영했다.”
<코마>는 홍상수의 <첩첩산중>, 라브 디아즈의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와 더불어 <디지털 삼인삼색 2009: 어떤 방문>에 이름을 올린 영화. <수자쿠> <너를 보내는 숲> 등을 마음에 새긴 이라면 가와세 감독의 신작이 녹
인생처럼, 영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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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게스트에게 전주가 오기 쉬운 영화제는 아니다. 올해 71살인 폴란드의 돌아온 ‘강펀치’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도 좀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전천후 예술가의 삶을 살아온 스콜리모프스키가 원기를 회복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스콜리모프스키에 관한 헌정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를 만든 다미앙 베르트랑도 “오늘날의 스콜리모프스키는 여전히 젊으며, 여전히 성났으며, 여전히 현대적이다”라고 외치지 않았던가. 17년의 긴 휴식 뒤 그와 함께 돌아온 신작 <안나와의 나흘 밤>은 지난해 각종 세계 영화지의 톱 텐을 순례했다. 이 사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힌트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이스턴 프라미스>.
- <안나와의 나흘 밤>과 전작 사이에 간격이 길다. 오랜만에 영화를 내놓은 소회가 어떤가?
= 17년이나 쉰 이유는 전작 <페르디두르케>가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영화를 만들었어야 했나를 다
“삶은 거대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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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초보자들은 이렇게 묻는다. 가맥집에 가자고? 가맥? 외국어 같기도 하고 무슨 생선 이름 같기도 하고. 가맥이란 ‘가게맥주’의 줄임말이다. 미국드라마를 미드로, 소녀시대를 소시라고 부르지 않던가. 가게에서 파는 맥주 가격 그대로 파는 술집을 말한다. 전일슈퍼와 임실슈퍼가 가장 유명하다. <씨네21> 데일리에서 일하는 전주 출신 사진기자 소모 씨에 따르면 인근 공사인부들이 맥주와 간단한 안주로 싸게 목을 축이던 곳인데 유명해진 것이라고(확실하냐고 따지지는 않았다). 그러니 전주 토박이 친구가 “오늘은 전주에 온 벗을 위해 전일슈퍼나 임실슈퍼에 가서 가맥을 쏠 테니 어딜 가고 싶은지 골라 보라”고 할 때 “쫀쫀한 녀석”이라고 흉보지 말자. 전일슈퍼의 일품은 황태포와 장맛이다. 금방 구운 큼지막한 황태포를 그 유명한 전일슈퍼의 간장에 찍어 먹으면 탁자 위에 쌓인 맥주병 수를 잊게 된다. 단, 맛있는 음식보다 남녀 구분 확실한 화장실을 원하는 남성 손님에게는 무리하게 권하지
[전주 맛 대 맛] 가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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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아 열리는 주요 대담 행사를 놓치지 말자. 스리랑카 영화 특별 대담은 메가박스 5관에서 8시 <늙은 군인> 상영 뒤, 필리핀의 신예 감독 라야 마틴 특별대담은 메가박스 9관에서 8시 <다음 상영작> 상영 뒤에 열린다. 전주시네마타운 7관에서 8시에 시작하는 <최후의 증인> 상영 뒤에는 이두용 감독과의 시네토크가 있을 예정이다.
주말 대담 행사,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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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일 오후 1시 프레스센터 1층 기자회견장에서 <디지털 삼인삼색 2009: 어떤 방문>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1부에선 감독 3인, 홍상수·가와세 나오미·라브 디아즈가 핸드프린팅을 남겼다. 정수완 수석프로그래머는 “모두 누군가의 방문에서 출발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제목을 ‘어떤 방문’이라고 지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2부에선 <코마>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과 배우들이, 3부에선 <첩첩산중>의 홍상수 감독과 배우들이 자신의 영화를 소개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시간이 이어졌다.
‘디지털 삼인삼색’ 기자회견 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