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스 어드벤처>의 오프닝은 드넓은 초원이다. 동물보호소에서 나온 한 사내가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운전 중이다.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살쾡이를 드디어 찾았기 때문이다. 기쁨에 들떠 도착해보니 살쾡이는 죽어 있는 상태. 남자의 어깨가 축 처진다. 살아 움직이는 살쾡이를 찾는 일은 이전까지도 전무했음이 분명하다. 아동을 겨냥한 3D애니메이션치고 의외의 시작 아닐까. 영문제목 역시 ‘missing link’를 이용한 말장난인 ‘실종된 살쾡이’(Missing Lynx). 경고의 느낌이 강한 첫 장면과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어드벤처물로 포장된 이 영화는 환경과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따끔한 메시지를 품고 있다.
교육용으로 안성맞춤인 어린이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볼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아스타르트는 한바탕 공중전을 펼치고, 잔인한 사냥꾼 뉴먼이 링스 일당을 추적하면서 긴장감이 발생한다. 뉴먼의 덜떨어진 부하 둘은 코미디를 담당하는데, 그보다 웃긴 건 거스의 행각이다. 투덜거리기 일쑤인 이 캐릭터가 몸의 색을 바꾸면서 벌이는 후반부의 소동극은 꽤 귀엽다. ‘노아의 방주’라는 성경 속 소재를 차용한 점도 눈에 띈다. 노아는 동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타고났는데, 그가 부를 축적한 것도 모두 동물들의 도움 덕분이다. 멸종 동물을 암수 한쌍씩 수집하려 한 건 그들을 해치기보다 보호하기 위한 것. 픽사나 디즈니,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과 견준다면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그 가치관만큼은 긍정적으로 살 만하다.
<슈렉> 시리즈에서 ‘장화 신은 고양이’로 목소리 출연한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제작자로 나섰다. 연출을 담당한 라울 가르시아, 마누엘 시실리아 역시 스페인 출신. 은지원이 살쾡이 링스, <과속스캔들>의 기동이 왕석현이 카멜레온 거스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100% 더빙판으로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