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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감독 프란티세크 블라칠 상영시간 159분 화면포맷 2.33: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2.0 체코어 자막 영어 출시사 세컨트 런(영국)
화질 ★★★☆ 음질 ★★★☆ 부록 없음
우리에게 친근한 체코의 영화감독, 즉 밀로스 포먼, 이리 멘젤, 이반 파세르, 베라 키틸로바 등은 모두 1960년대의 체코 뉴웨이브와 관계했던 자들이다. 1998년, 거의 잊혀진 미지의 감독이 주목받는 일이 벌어진다. 체코의 영화평론가들이 ‘최고의 체코영화’로 <마르케타 라자로바>를 선정하고, 프란티세크 블라칠 감독이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것이다. <마르케타 라자로바>는 역사와 인간애에 천착한 (그래서 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한 동시대 영화들에 비해 저평가된) 블라칠 영화의 스타일과 주제가 집약된 대표작이다.
때는 13세기, 코즐리크 부족의 두 아들이 작센 귀족을 습격한다. 이에 분노한 왕은 군대를 보내 이교도 부족을 다스리려 하고, 기독교로 개종한 이웃
최고의 체코영화, 영적인 미장센, <마르케타 라자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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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경성을 달군 청년 예술가들의 스캔들. 소설가 구보 박태원과 시인 이상, 그들의 친구 정인택, 그리고 이상의 두 번째 여자 권순영 사이에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이 운영하던 술집 ‘쓰루’의 여급이자 소설 <환시기>에서 “처녀가 아닌 대신 고리키 전집을 한권도 빼놓지 않고 독파했다는 처녀 이상의 보배”로 묘사된 권순영. 이상과 정인택 사이를 오가던 그녀는 정인택이 음독자살을 기도하게 할 만큼 매력적인 모던걸이었다. 이후 정인택과 결혼해 월북한 권순영은 그러나 정인택의 죽음 이후 다시 박태원의 아내가 된다.
‘모던보이, 모던걸의 사랑을 둘러싼 미스터리’라는 키워드가 진부하다면, 연출과 각본을 겸한 성기웅이 <조선형사 홍윤식>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로 이미 일제치하 경성을 수차례 탐방했음을 기억하시길. 한결 생기로운 경성의 공기를 채우는 건 동경과 콤플렉스라는 상반된 감정에 빠져 허우적대던 천재들의 고뇌. 당대 최고의 엘리트였
천재 예술가들의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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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DC의 신보다. 무려 8년 만의 신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얼굴이 얼마나 감개무량한지는 안 봐도 알겠다. 고등학생 이후로 하드록과 헤비메탈은 졸업한데다가 더이상 고막도 예전만큼 성하지 않다고? 그래도 영국 신문 <가디언>의 말을 들어보면 마음이 바뀔 거다. “거의 ≪Back In Black2≫라고 해도 좋다”지 않은가(다들 알다시피 ≪Back In Black≫은 하드록의 교과서다).
어째 좀 느긋한 은퇴작처럼 보였던 전작 ≪Stiff Upper Lip≫과는 달리 ≪Black Ice≫는 정말로 전성기 하드록 스피릿으로의 복귀에 가깝다. 옛시절을 연상시키는 복고풍의 뮤직비디오와 함께 선행 공개된 첫 싱글 <Rock N Roll Train>은 ≪Let There Be Rock≫ 앨범의 동명 타이틀곡을 연상시키는 그야말로 원초적인 로큰롤이고, 이어지는 14곡 역시 반바지와 넥타이를 걸친 앵거스 영의 에너제틱한 기타와 브라이언 존슨의 고음역 보컬로 타오른다.
오, 원초적인 로큰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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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오이에 대해 대충 파악이 된 것 같다고요? 다행이군요. 이제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볼까요. 야오이 문화의 꽃! 동인녀의 본능! 바로 커플놀이입니다.
<놈놈놈> 도(원)-창(이) 커플
아마도 올해 영화·드라마계가 낳은 가장 대형 커플이 있다면 이들일 것이다. ‘비주얼적인 아름다움’에서 압도적일 뿐 아니라 ‘바람직한 키 차이’로 인해 단숨에 메이저 커플로 등극한 도원(정우성)과 창이(이병헌)는 <놈놈놈>과 관련한 각종 2차 창작물에서 가장 많은 내용물을 쏟아냈다. 더 나아가 창이는 총수(모든 상대 캐릭터들에 대해 수의 위치에 처하는 캐릭터)의 입지까지 다졌다. 이 와중에 병춘(윤제문)-만길(류승수)과 같은 커플 지지자도 존재했는데 이들은 <놈놈놈> 팬덤 내에서도 마이너의 길을 외롭게 걸었다는 후문이다. 정우성의 조용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에 이끌린 도-창 커플 지지자들도 꽤 있었다. 지금도 이 영화 팬덤에서는 팬북 및 각종 팬시 상품들이 자체 생산돼
[야오이 알아보기] 짝짓기 제1원칙은 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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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여기는 야오이 전문 상담데스크입니다. 동인녀가 되고 싶으시다고요? 네,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잠깐, 용어를 틀리게 사용하셨네요.
동인? 동인계? 야오이? 야오이녀?
동인(同人)이란 말은 아마추어 만화계에서 생겨난 말이다. 만화 그리기 및 감상에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한 가지 주제로 만화를 그리고 그것을 회지 형태의 결과물로 내놓았는데 이 회지를 동인지, 이러한 동호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동인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 만화 동호회들의 ‘주제’가 점차 여성향(女性向: 일본식 한자어로서, ‘여성 취향’이란 뜻을 지녔다) 남성동성애물 즉 야오이물에 집중되면서 동인은 야오이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의미가 축소되었다. 워낙 음성적으로 발달해온 문화라 정확한 사전적 정의는 찾기 어렵다. 다만 야오이계와 (본래적 의미의) 동인계에서 ‘여성향 남성동성애물=동인’의 등식을 깨고 정확한 말을 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오래 전
[야오이 알아보기] 공·수는 뭐고 장미물은 또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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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일렉트로니카의 터치가 짜릿하게 감기는 첫 싱글 커트곡 <Green Light>을 듣자니, 존 레전드도 이제 솔장르로 전자음악을 하는구나 싶다. 이 분야에 탁월한 인재들을 미국 팝신에서 꼽아보라면 윌 아이 엠이나 카니예 웨스트가 아닌가. 이 두명의 프로듀서들은 전형적인 복고 사운드를 가장 미래지향적 스타일로 ‘리폼’하는 샘플링과 편곡의 귀재들이다. 카니예 웨스트가 존 레전드의 음악 세계 절반을 책임지는 파트너라는 점은 다 알 테고, 이번 앨범은 윌 아이 엠도 프로듀서로 참여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클래식한 아날로그 솔 앨범 ≪Get Lifted≫(2004)로 데뷔해 2집 ≪Once Again≫(2006)에서는 팝적인 감각을 부쩍 강조했던 존 레전드는 이번 3집 ≪Evolver≫를 통해 앨범 타이틀 그대로 진화의 노력을 역력하게 보여준다. ‘짬뽕’ 사운드 만들기에 탁월한 카니예 웨스트와 윌 아이 엠의 개성 그리고 존 레전드 자신의 3집에 대한 목표가 한곳에서 만
존 레전드가 솔과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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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오이는 지금 트렌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와 곧 개봉할 단편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 내년 초 개봉예정인 <쌍화점> 그리고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작품은 ‘백합물’로 분류되는 것이 정확한데, 용어 정리는 다시 하도록 하자)까지 최근 대중에게 주목받고, 기대를 모으는 일련의 작품들은 모두 동성애 코드 혹은 야오이 코드를 적극적으로 차용하거나 그것을 주제 자체로 삼은 것들이다. 이런 제작 경향은 분명히 일반 대중이 야오이/동성애 코드를 거부감없이 받아들인다는 믿음에 어느 정도 바탕할 것이다. 관계자들도 이 부분에 대해 부정하진 않는다. 야오이는 어쩌다 트렌드가 되었는가. 아니, 이보다도 먼저, 당신은 이 특정한 문화 코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하 <앤티크>)의 원작 만화를 그린 요시나가 후미는 유명한 <슬램덩크> 동인계 출
[야오이 알아보기] 남남녀녀상열지사가 더 짜릿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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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누 리브스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날아온다. 모두가 그를 의심하고 그 역시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매트릭스>의 네오와 <콘스탄틴>의 퇴마사 콘스탄틴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곧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다. 그가 꼭 지구를 구해주리란 것을. <지구가 정지된 날>로부터 무려 60여년, 키아누 리브스는 리메이크작의 선한 외계인 클라투로 찾아온다.
<지구가 멈추는 날>에서 키아누 리브스는 외계인이다. 뉴욕 센트럴파크에 거대한 미확인 비행물체가 착지하고, 그 안에서 정체불명의 한 남자 클라투(키아누 리브스)가 나타난다. 외모는 지구인과 똑같고 영어도 구사한다. 그는 수세기 동안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을 멸하기 위한 거대한 공격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를 비롯한 세계는 그가 어디서 왔는지 무엇 때문에 이러한 공격을 감행하려는지, 그 어떤 실마리도 찾지 못한다. 하지만 인류를 말살해서 지구를 청소하려던 클라투는 점점
[키아누 리브스] 외계인, 지구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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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얼어붙어 힘들었어요”
영하 30도를 견딘 주연 카레 헤데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듯한 배우 카레 헤데브란트(오스칼·사진 오른쪽)와 리나 레안데르손(이엘리·사진 왼쪽). 금발의 머리에 섬세하고 나약한 외모를 지닌 헤데브란트와 검은 머리에 또렷한 눈망울을 지닌 레안데르손은 빛과 어둠을 온몸으로 설명하듯 완벽하게 대조적이다. 전문 아역배우가 전무한 스웨덴의 현실. 알프레드슨 감독은 장장 1년의 공을 들여 마치 오스칼과 이엘리의 영혼을 가진 듯한 두 배우를 캐스팅했다. “실제 뱀파이어를 만난다면 당장 그 자리에서 도망가겠다”는 헤데브란트는 스웨덴의 각 학교를 돌며 진행된 오디션을 통해서, “엄청난 양의 가짜 피에 둘러싸인 뱀파이어 연기가 독특하고 신나는 경험이었다”는 레안데르손은 오디션 광고를 통해 캐스팅했다.
아름답다고밖에 설명이 안되는 두 배우의 감정선은 알프레드슨 감독의 연출에 의해서 조율된다. “아이들에게 절대 종이에 적힌 대본을 보여주지
<렛미인> 주연 배우,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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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사로잡을 현란한 CG도 화려한 액션도 없다. 스웨덴의 시린 겨울, 뱀파이어 소녀와 왕따 소년의 사랑을 그린 <렛미인>은 뱀파이어 영화도 아름다울 수 있는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둔다. 공허한 침묵이 전하는 이 기이한 공포에 당신이 매혹당할 확률은 100%다. 뱀파이어 동화 <렛미인>의 책장을 넘겨본다.
‘할리우드가 망쳐버리기 전에 하루빨리 이 영화를 보길 바란다.’ 스웨덴영화 <렛미인>이 <클로버필드>를 연출한 매트 리브스 감독에 의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하기로 결정됐을 때 <롤링 스톤>은 마치 리메이크가 순도 100%의 이 영화를 훼손시키기라도 한다는 듯, 어서 빨리 차가운 북구에서 온 아름다운 동화를 볼 것을 촉구했다. 뱀파이어 영화이자 성장영화, 멜로드라마, 그리고 블랙코미디까지 온갖 장르가 뒤섞인 장르의 집합체 <렛미인>은 그 어떤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는 독특하고도 기이한 영화다. 왕따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
<렛미인> 나 뱀파이어, 들어가도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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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한여름, 강원도 양양에 교회 오픈세트를 지었다. 햇살은 눈부시고 냇가에는 시원한 물이 흐르는 멋진 곳이었다. 거기서 이완과 송창의 일행이 어머니 시체를 안고 우는 꼬마를 처음 만나는 장면을 촬영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다같이 그 어머니의 무덤을 만들어 묻어주게 된다. 정말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하는 꼬마들이었는데,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는 자기들끼리 냇가에서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이들 노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계속 카메라로 그 모습을 담았는데, 특히 이완을 많이 따랐다. 쉴 새없이 이완에게 장난을 쳤는데 한번은 막내 꼬마가 이완에게 뽀뽀를 하려 했다. 순간 움찔하는 것 같은 이완의 모습이 재밌었다. 영화가 좀 늦게 개봉해서 그 꼬마는 지금쯤 중학생이 됐을 텐데 지금 이 사진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숨은 스틸 찾기] <소년은 울지 않는다> 완이 형, 뽀뽀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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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미라클>은 캘리포니아 와인이 세계적 수준임을 증명한 ‘파리의 심판’을 다룬 영화다.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지 20여년 남짓했던 캘리포니아 와인이 수백년의 전통을 가진 프랑스 와인을 맛으로 이겼다는 점에서 기적이라 할 수 있는 이 역사적 사건의 실체를 파악해본다.
1. 파리의 심판
1976년은 미국이 독립한 지 200주년을 맞는 해였지만, 미국 와인으로서는 독립 원년에 해당한다. 그해 5월24일 프랑스 파리 인터콘티넨탈 호텔 테라스에서 열린 와인 비교 시음회에서 캘리포니아 와인은 세계 최고라는 권좌에 푹신하게 눌러앉아 있던 프랑스 와인을 당당히 물리쳤다. 이 행사는 와인판매상인 영국인 스티븐 스퍼리어의 제안으로 열렸다. 그는 이 행사를 통해 캘리포니아 와인의 가능성을 타진해보려 했던 것. 심사는 와인의 라벨을 완전히 가린 뒤 오로지 잔에 담긴 내용물로만 진행됐다. 와인잡지 <라 레뷔 뒤 뱅 드 프랑스> 편집인 오데트 칸, 프랑스 와인연구소의 미셸
[알고봅시다] MB도 취임만찬 때 마셨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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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년, 소년을 만나다>를 연출한 김조광수 감독이 김혜성을 캐스팅한 이유는 다소 놀랍다. “내 어린 시절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푸훗.” 그의 말에 주위 사람들이 비웃은 이유는 순전히 김혜성의 가공할 외모 때문이었을 것이다. 곱상하다 못해 예쁜 얼굴을 가진 스무살 배우를 놓고 ‘닮음’을 논하는 건 그처럼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10대 소년들의 ‘샤방샤방’한 첫 만남을 묘사하고자 했을 때, 김혜성의 외모는 거역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을 것이다. 심사숙고한 쪽은 당연히 김혜성이었다. 대사 한줄없는 시나리오, 그리고 동성애의 사랑. 처음 본 시나리오는 “별로”였고 두번, 세번을 읽고 나서야 출연을 결정했다. “대사가 없는 대신 미묘한 표정연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더라. 동성애의 감정은 감독님과 이야기하면 될 것 같았다.”
물론 기존의 이미지를 답습하는 건 아닐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 <제니, 주노>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김혜성] 내 얼굴도 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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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의학 드라마의 효시로 꼽히며 인기리에 방영됐던 문화방송 드라마 <종합병원>이 14년 만에 '시즌 2'로 돌아왔다. '시즌 1'에서는 젊은 의사들이 고된 수련 과정을 통해 진정한 의사로 발돋움하는 이야기를 그리며, 주연배우 이재룡, 신은경을 비롯, 전광렬, 전도연, 김지수 등 수많은 톱스타들을 키워냈다.
14년 만에 제작되는 <종합병원2>는 <종합병원1>을 비롯, <주몽>, <허준>, <올인> 등을 집필했던 최완규 작가가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제작에 참여하며 전체적인 극본을 조율한다. 또, 연출은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소울메이트> 등을 감독한 노도철PD가 예능국에서 드라마국으로 자리를 옮겨 메가폰을 잡는다.
12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노도철 PD는 "<종합병원2>는 14년 전 원작이 지향했던 환자와 의사간의 인간애를 되살릴 것"이라며 제작
돌아온 원조 의학드라마 <종합병원2>, 과거 영광 재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