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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의 독도 주연 영화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극장 개봉용 다큐멘터리 <미안하다 독도야>의 제작보고회가 지난 15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현묵 감독, 서경덕 기획피디, 그리고 가수 김장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미안하다 독도야>는 독도에 홀로 살고 있는 김성도 할아버지 부부의 인간적이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까지 독도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전개된다.
‘반크’의 홍보대사이면서 <뉴욕 타임스>에 자비로 독도 전면 광고를 내기도 했던 가수 김장훈은 이번 영화에서 내레이션 녹음에 참여하며 다시 한번 독도 지키기에 나선다.
김장훈은 이날 간담회에서 “산을 하나 만드는데 거기에 흙을 한 줌 얹은 것 같은 담담한 심정으로 참여했다”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완성된 영화를 본 뒤 밋밋한 느낌이 있어 좀 더 자극적으로 선동해야 하지 않나 싶었는데
김장훈 “독도 문제 정치인들에게 기대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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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주진모 두 조각미남의 동성애 연기로 화제를 모은 영화 <쌍화점>이 1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오후 2시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행사에는 유하 감독과 출연배우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심지호 등이 참석했다.
<쌍화점>은 개봉 전부터 수위 높은 정사 장면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유하 감독은 “<쌍화점>의 노출 장면이 생각보다 약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일본영화 <감각의 제국>과 같은 노출 수위를 원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덧붙이며 “이 정도 수위를 가지고 세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한국영화가 여전히 보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쌍화점>에서 조인성은 동성인 주진모, 이성인 송지효와 각각 베드씬을 펼친다. 조인성은 데뷔 후 처음으로 찍은 베드씬이 어색한지 연신 “저의 모든 것을 보여드린 것 같아 민망하다”며 부끄러워했다. 이어 그는 자신을 쫓아다닌 ‘게이 루머’에 관한 질문에는
<쌍화점> 조인성 “동성애자 루머 때문에 좋은 작품 포기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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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달콤한 거짓말> 출구조사
영화 <달콤한 거짓말> 줄거리
술만 마시면 첫사랑 얘기로 주정을 부리는 조기종영 전문 방송작가 지호. 애국가보다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방송국에서도 짤린 채 집에 돌아가던 어느 날, 차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한다. 사고를 낸 사람은 다름 아닌 10년 전 첫사랑 민우! 일생일대 다시 없을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지호는 기억을 잃은 “척” 연기를 시작하고, 얼떨결에 그녀의 보호자가 된 민우는 그녀가 기억을 되찾을 때까지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한다. 민우의 이상형이 현모양처라는 것을 알게 된 지호. 요리 잘하는 척부터 다소곳한 척, 여성스러운 척, 온갖 “척” 연기를 하며 민우의 마음을 얻으려 한다. 그러나 순탄할 것 같던 그녀의 거짓말 생활에 들어온 태클! 소꿉친구 동식이 우연히 지호를 발견하고, 그녀의 기억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제멋대로 지호의 기억을 재구성하기 시작한다. 이제와 “없는 척” 연기를 멈출 수 없는 지호. 민우를 잡기 위한
[출구조사] <달콤한 거짓말> 어떻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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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가와 곤, 니시카와 미와, 야마시타 노부히로 등 일본 감독 10인이 모여 만든 영화 <열흘 밤의 꿈>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몽십야>를 그대로 옮긴 작품이다. 나쓰메 소세키가 꾼 10개의 꿈이 소설과 현실, 소설 속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로 변주된다. 소설 발표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 <열흘 밤의 꿈>의 이모저모를 알아보았다.
1. 일본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국민작가. 1984년부터 2004년까지 1천엔짜리 지폐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에도(현 도쿄) 출신으로 처음엔 영문학자로 활동했으나 1905년부터 나쓰메 소세키란 필명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본명은 나쓰메 긴노스케. 아사히신문사에 입사한 뒤 <양귀비> <산시로> 등을 발표했다. 인생에 여유를 갖고 고답적인 방식으로 삶을 대처하는 내용의 작품들이 많아 모리 오가이, 다카하마 교시, 데라다 도라히코 등과 함께 여
[알고봅시다] 나는 ‘여유파’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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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카메라와 친해지고 싶었고 나아가 사랑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그 대상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기에 그 사랑을 표현할 길은 묘연했고 멀게만 느껴졌다.” 1999년 출간된 <스크린 연기의 비밀> 역자후기에서 배우 방은진이 고백했을 때만 해도 그녀가 그 사랑에 얼마나 집요할 수 있는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책을 번역한 그해, 한때 ‘제2의 윤석화’라 불렸던 여배우는 김진한 감독의 단편 <장롱> 연출부로 뛰어다녔다. 맷돌처럼 무거운 6년의 시간이 굴러갔고 그녀의 첫 장편 <오로라 공주>(2005)가 세상에 나왔다. 다시 두 번째 장편을 더디게 산 위로 밀어올리는 2008년 12월 현재 방은진이 감독하거나 출연한 독립영화는 열편을 헤아린다. 방은진은 무엇을 이루었느냐보다 어떻게 이루었느냐가, 낱낱의 성취보다 그려온 궤적이 한층 주의를 사로잡는 인물이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그가 아는 방은진을 “하고 싶은 일을 정하면 조금씩 이루어낸다
[김혜리가 만난 사람] 영화인 방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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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kg의 살을 뺐다. 사랑에 애타하는 왕의 마음을 느껴보려 꼭꼭 묻어둔 안 좋은 기억까지 끄집어낸 탓에 촬영장과 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밤에는 숙소에서 악몽을 꾸는 일이 다반사였고 무리한 체중감량으로 촬영장에서 쓰러질 뻔하기도 했다. <쌍화점>을 만난 지 1년, 촬영장에서의 5개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주진모는 자신을 무진장 괴롭혔다. 그런데 괴롭힘의 강도가 커질수록 묘하게도 그에게 쾌감이 왔다. <쌍화점>은 주진모에게 단순히 영화 한편이 아니다. 한때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영화계를 향한, 배우 주진모의 ‘주진모 아직 살아 있다’라는 커다란 외침이다.
-시나리오부터 남다르다는 유하 감독의 작품이다. <쌍화점>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랑> 찍고 있을 때부터 <쌍화점>이 제작된다는 건 이미 충무로의 화제였다. 그때 인성이는 캐스팅 된 상태였는데 나한테 제안이 올 줄은 몰랐다. 책을 보는데 다 읽고 덮고
[주진모] 폭풍전야의 광기 느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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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것을 빼앗길세라 불안하게 흔들리던 눈빛은 거기 없었다. 2년 만에 돌아온 조인성은 <발리에서 생긴 일> <봄날> <비열한 거리> 등을 거치며 아로새겨왔던 불안정한 청춘의 그림자를 지웠다. 그 자리를 채운 건 모든 고뇌를 마음속으로 끌어안고 사는 왕의 호위무사 홍림이다. 왕을 연인으로, 왕후를 이성으로 둔 호위무사의 복잡미묘한 감정은 칼을 휘두르거나 사랑을 나눌 때에나 비로소 엿볼 수 있다. 홍림 역을 맡아 감정을 억누르고 그것을 몸으로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배우 조인성 역시 자기 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경험을 했다. 조인성은 그것을 ‘기분 좋은 배신’이라 부른다.
-2년 만이다. <비열한 거리>를 끝내고 공백이 길었다.
=의도한 건 아니었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기다리다보니 그렇게 됐다. <비열한 거리> 끝나고 들어오는 시나리오들이 대부분 로맨틱코미디나 조폭영화였다.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작품이 다양하지 않더라
[조인성] 내 안의 성역을 깨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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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은 고려 말, 왕(주진모)과 왕이 사랑한 호위무사 ‘홍림’(조인성), 그리고 둘의 관계를 어긋나게 하는 왕후간에 펼쳐지는 운명적인 사랑의 노래다. 격정의 세월, 파국을 향해 치닫는 금기의 사랑. <쌍화점>은 영화계를 넘어 사회의 금기를 스크린에 불러온다. 그러나 단순히 영화 한편의 성공만을 기원하기에 <쌍화점>이 짊어진 짐은 너무 크다. 2008년 한국영화의 침체라는 부침은 <쌍화점>에 내려진 가혹한 운명이다.
지금 충무로는 누구나 <쌍화점>을 말하고 <쌍화점>을 기대한다. 한팔 움켜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린 기대에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이유가 존재한다. 동성애라는 금기에 관한 가장 적극적인 정면 도전을 담보하는 영화. 봇짐 가득 끝없이 이야기를 풀어놓을 것 같은 이야기꾼 감독 유하가 이를 뒷받침하고, <비열한 거리>부터 유하 감독과 호흡을 맞춰온 조인성이라는 배우의 아우라가 함께한다.
[조인성, 주진모] 격정의 고려, 금기가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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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은 없지만 최악의 경우 야간통금을 불사할 수도 있다는 비상한 각오와 의식으로 임해야 하는 게 아니냐.” 지금 청와대 일각에서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단다. 자기들 스스로 “현실성은 없다”고 하지만, 언제 MB 정권이 현실적이었던가? 이 정권하에서 우리는 도저히 ‘현실’이라고 믿을 수 없는 초현실주의 현상들을 이미 충분히 보았다. “비상한 각오와 의식”으로 생각해낸 게 야간통금. 텅 빈 ‘의식’이 ‘비상’하게 하는 ‘각오’만큼 끔찍한 게 또 있을까?
2009년 3월의 어느 날 밤 열두시. 전국에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진다. 서울 시내의 주요 도로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골목은 경찰들의 호루라기 소리로 가득 찬다. 전국의 도시는 경찰과 시민들이 쫓고 쫓기는 거대한 술래잡기 놀이판이 된다. 경찰서에는 술김에 귀가 시간을 놓친 취객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쭈그리고 앉아 새벽이 오기를 기다리고, 파출소의 철장 너머로는 데이트를 하다가 얼떨결에 끌려온 젊은 남녀의 모습도 보인다.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야간통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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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마지막 한달이 간다. 그래서일까 왠지 시작과 끝을 얘기 안 할 수가 없다. 특히 올 한해 나에게 시작과 끝은 의미가 남다르다.
연초 어딘가에서 본 토정비결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원래 이런 정해진 운명 따위는 믿지 않는다. 그래도 재미삼아 앞으로의 일을 알아보는 건 반기는 편이다.
올해 나의 정해져 있다는 그 운명은 한마디로 XXX가 들어간 단어들만 연발할 만큼 좋지 아니했다. 회사는 절대 옮기면 안되고(당시 다니던 회사는 정말 맘에 안 들었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 있는 듯 없는 듯 일 벌이지 말고 하던 일만 충실히 해라 등. 수도 없이 좋지 아니한 일들만 열거되어 있었다. 그리고 정말 현실에서 그놈의 악재들이 하나둘 벌어졌다. 1년 전 오픈한 사이트가 힘들어지고 선배들도 하나둘 나가게 되고 한마디로 일할 맛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들지 않았다. 그렇게 흠씬 두드려맞은 빨래처럼 축 처진 어깨로 한해를 시작하게 되었고 처음으로 일이 재미없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오픈칼럼] 토정비결 넉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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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합기도의 달인, 황인식
홍콩으로 건너간 한국 액션배우 중 최고의 카리스마는 역시 합기도의 달인 황인식이다. <맹룡과강>(1972)에 하얀 도복을 차려 입은 일본인 무술가로 나와 이소룡과 일대일 대결을 펼쳤고, 성룡의 <사제출마>(1980)와 <용소야>(1982)에서는 상대 주인공 악역으로 출연해 특유의 관절꺾기와 놀라운 스피드의 박력있는 액션을 선보여 절찬을 받았다. 현재 견자단 정도의 스피드를 떠올리면 될까? 이소룡은 <사망유희>(1978)를 구상하면서 5층 석탑 안에서 싸울 인물들 중 그를 1층의 남자로 콘티에 그려넣기도 했다.
1940년생인 황인식은 한국 무술배우를 물색하던 골든하베스트사의 권유로 황풍 감독의 <합기도>(국내 개봉 제목 <흑연비수>(1972))에 캐스팅됐다. 기존 홍콩 무술영화에서 볼 수 없던 과감한 관절기와 날렵한 발차기를 선보인 황인식의 실력은 단연 돋보였고, 이 영화의 단역이었던
[무술영화열전] 한국액션영화의 다섯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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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자>(1956)에서 존 웨인이 석양으로 사라질 때, 웨스턴의 팬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문밖 저쪽 황야로 존 웨인이 사라지는 마지막 장면은 <수색자>의 끝장면이기도 했지만, 왠지 웨스턴이 끝나가는 예감까지 전달했다. 먼지가 풀풀 이는 서부에서 오직 자기만의 법으로 고독하게 살아가던 무법자의 모습을 더이상 못 볼 것 같은 불안감이 드는 것이다. 사실 웨스턴은, 그리고 존 웨인은 <수색자>를 통해 고별을 알린 것이나 다름없다.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1962)는 존 웨인과 그리고 웨스턴과의 이별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관객에게 주어진 여분의 기회였다.
당시는 누가 봐도 진 켈리의 시대
이렇게 배우와의 이별이 곧 장르와의 이별이 되는 또 다른 경우가 <밴드 웨건>(1953)이다. 뮤지컬의 역사를 이끈 프레드 아스테어 때문이다. 그가 RKO에서 진저 로저스와 팀을 이뤄 뮤지컬을 만들어낼 때인 193
[걸작 오디세이] 안녕 프레드 아스테어, 안녕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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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시사회에서 돌아오니 누군가가 묻더군요. “전 로버트 패틴슨 때문에 볼 거예요. 어때요?” 그래서 전 대답했지요. “연기를 못해요.” 거짓말은 아니었어요. 로버트 패틴슨은 <트와일라잇>에서 그냥 연기를 못했죠.
이 이야기는 여기서 그냥 끝날 수도 있었죠. 하지만 “올랜도 블룸을 잇는 제2의 나무토막 배우가 나온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전 그 답변이 너무 단순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잘하는 연기에 수만 가지 종류가 있는 것처럼 못하는 연기도 그만큼 다양하지요.
올랜도 블룸과 비교하면 어떤가? 일대일 비교는 불가능하죠. 일단 블룸이 패틴슨보다 나은 배우예요. 그는 나무토막 배우라는 말을 들을지 몰라도 어색하지는 않아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그의 연기는 적절했어요. 적당히 투명하고 적당히 영웅적이라 받아들이기 쉬웠죠. 대단치는 않아 보이더라도 자기에게 맞는 역을 찾고 그걸 적절하게 해낸다면 우리가 트집 잡을 필요는 없지요
[듀나의 배우스케치] 로버트 패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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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리는 ‘한국 무술영화 열전’의 프로그래머인 오승욱 감독이 긴 회고를 보내왔다. 이른바 한국의 ‘만주 웨스턴’과 ‘다찌마와리’ 영화를 거쳐 이소룡과 성룡으로 대표되는 홍콩 무협영화와 조우했던 한국 액션영화의 어지러운 기억과 기이한 욕망 속으로 안내한다. 한국 액션영화의 슬픈 역사는 그렇게 기록됐다.
한 사나이가 거리에 들어선다. 사나이는 회한에 잠긴 눈으로 거리를 둘러본다. 그의 어깨 위에는 차가운 눈이 내리고, 그의 상념에 젖은 눈에는 그가 이 거리를 떠나게 된 과거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머리에 이가 득시글거리는 깡통을 든 거지 전쟁고아였던 그는 검은 장갑을 끼고 사람들에게 협박을 하는 주먹 인생이 안되었더라면 절대 생존할 수 없었던 이 거리에 돌아왔다. 거지였던 자신을 거둬들여 밥을 먹여주고 거리의 자식으로 생존하는 법을 알려준 그의 은인이자, 그의 아내를 죽이고 자신을 배신한 복수의 대상인 큰형님을 찾아 그는 이 거리에 돌아왔다.
[무술영화열전] 원한의 거리여, 내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