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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남' 제작 송병준 "만화의 판타지 선호"
2009-07-29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년), 환상의 커플(2006년), 궁(2007년), 꽃보다 남자(2009년)…

인기 드라마를 잇따라 제작하면서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리는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를 28일 서울 한남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꽃남'이 올해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으로 기록되면서 고무됐을 법도 한데 송 대표는 다음달 8일 MBC에서 첫 방송되는 새 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의 준비 때문인지 긴장된 모습이었다.

--'탐나는도다' 방송을 앞두고 있는데 '꽃남'과 같은 인기를 자신하는가.

▲글쎄,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같은 시간에 방송되는 KBS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이 자리를 잘 잡았다고 하더라. 더군다나 주말 오후 8∼9시는 가족들이 함께 보는 '안방 극장'이 방송되던 시간이라 '탐나는도다'처럼 트렌디 사극이라는 친숙하지 않은 형식의 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서 흥행할지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일반인을 상대로 시사회를 두 차례 했는데 신선하다,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드라마의 시작 부분에서 외국인이 등장하는 장면이 많다보니 조금 낯설다는 지적이 있어 그 부분을 줄였다. 시청자들이 느낄 이질감을 많이 줄이려고 노력했다.

--'궁'과 '꽃남'에 이어 '탐나는도다'도 신인을 기용했다.

▲신인만을 기용하거나 기존 연기자를 일부러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신인을 기용하는 건 더더군다나 아니다. 이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연기자가 누구일까만을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이미지가 고정화돼 있는 기존 연기자보다 신인을 기용하게 됐을 뿐이다. 다만 신인은 연기력이 검증이 안 됐다는 게 문제인데 요즘 신인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많이 향상돼 있어 발성과 태도 등을 조금만 도와주면 괜찮아지더라.

--캐스팅할 때 기준이 있다면.

▲연기력과 용모에서 풍기는 분위기, 기존 연기자일 경우에는 이미지, 원작과의 싱크로율(원작 캐릭터와의 동일한 정도) 등 크게 4가지 기준을 가지고 캐스팅한다. 물론 각 기준의 비중은 작품마다 달라진다. 예를 들어 '궁'의 윤은혜는 사실 싱크로율이 제로(zero)다. 만화 속에선 갸날프고 뼈만 앙상한 학생으로 묘사돼 있는데 윤은혜는 당시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소녀 장사'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러나 원작이 아니라 드라마 대본을 읽었을 때 떠올린 여주인공의 이미지, 그러니깐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말괄량이 여고생의 이미지에 윤은혜가 100% 부합해 캐스팅하게 됐다.

--그럼 '꽃남'의 이민호는 어떤 기준으로 캐스팅한 것인가.

▲'꽃남'의 F4 같은 경우 '원작자가 만화를 그릴 때 이 사람을 모델로 했을 것이다'라고 할 만한 인물을 찾아내는 게 캐스팅 기준 1순위였다. 그 다음이 용모에서 풍기는 분위기였다. 이민호는 만화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100%이지 않나. 물론 몇몇 드라마에 출연하긴 했으나 캐스팅 당시에는 무명이었다. 연기력이야 드라마 '고등어'를 통해 검증이 돼 있어 섭외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김현중은 싱크로율이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준 엉뚱한 이미지나 모든 것이 딱 윤지후였다. 즉 김현중은 1, 2순위 모두 다 맞아 떨어진 경우였다. 그래서 F4 중 김현중이 가장 먼저 캐스팅 됐다. 다만 김현중의 연기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는데 그건 연기 선생님 2명을 붙여 보강했다.

--'이민호 신드롬' 예상했나.

▲당연히 예상했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이민호에게 '이 작품의 전과 후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웃음)

-- '궁'과 '꽃남', '탐나는도다' 모두 만화가 원작이다.

▲우선 만화는 길게 시리즈로 나오니깐 드라마 분량이 나온다. (웃음) 사실 개인적으로 현실만을 다루거나 절실하게 울부짖는 남성 위주의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다. 조금은 가벼우면서 정감있는, 발은 땅바닥에 두고 있지만 머리는 구름 위로 뻗어서 다른 세계를 보고 있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약간의 판타지와 동화가 있는, 그러면서 인간미가 넘치는 주제를 만화에서 많이 찾을 수 있지 않나. 마치 현실엔 F4나, 재벌들만 다니는 신화고는 없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것처럼 말이다.

--'꽃남' 이후 그룹에이트와 송병준이란 이름이 新 한류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꽃남' 이후 '탐나는도다'를 제작ㆍ편성하고 제작비를 유치하는데 도움이 됐는가.

▲(국내에선) 전혀 없다. 사실 '탐나는도다'의 촬영을 먼저 시작했지만 그 중간에 '꽃남'을 제작하면서 투자 등에서 문제가 발생해 잠시 촬영을 중단했었다. 비록 '꽃남'이 성공하긴 했지만 국내에선 후속작인 '탐나는도다'에 대해 미리 방송 편성을 잡거나 투자를 유치하는데 도움이 된 것은 없다. '꽃남' 때처럼 배우가 신인이라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 등 주요 국가 같은 경우 '탐나는도다'는 '꽃남'과 함께 기획 단계부터 선판매가 됐다. 방송사와 작가, 연기자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선판매가 이뤄진 것이다. 주요국에선 그룹에이트가 이미 브랜드화 돼 있더라.

--'탐나는도다'는 70% 정도 제작된 상태에서 방송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쪽대본'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드라마 제작 환경은 열악하다.

▲너무 답답하다. 당연히 드라마는 사전 제작돼야 한다. 예전엔 방송사들이 세트장 등 촬영장 부족으로 사전 제작이 어렵다고 했지만 최근엔 외주 제작사들도 제작에 참여하지 않나. '탐나는도다' 같은 경우 촬영장과 편집실 등 모두 외부에서 했지 방송사 안에서 한 게 없다. 사전 제작이 어렵다면 첫 회를 시범적으로 방송해보고 제작을 결정하는 파일럿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조금 이른 질문일 수도 있지만 '탐나는도다' 이후 제작 일정은.

▲현재 일본 만화 '장난스런 키스'의 판권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만화 이외에도 영국 영화 '세이빙 그레이스'를 드라마로 리메이크 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eng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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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