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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을 대표하는 감독 카를로스 사우라의 특별전이 12월16일(화)부터 31일(수)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상영작은 <사냥> <사촌 앙헬리카> <까마귀 기르기> <카르멘> <마법사를 사랑하라> <아, 카르멜라!> <탱고> <보르도의 고야> <일곱번째 날> <이베리아> <파두> 등 11편이다. 카를로스 사우라의 초기작에서부터 근래에 접하기 힘들었던 그의 최근작까지 다양하다.
1959년 <개구쟁이들>로 데뷔할 당시 카를로스 사우라의 영화는 스페인 네오리얼리즘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사실적인 것으로 여겨졌지만 실상 그의 영화는 상징과 은유 등 좀더 유려한 수사학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나아간다. 그런 양식미를 바탕으로 프랑코 정권의 독재 기간에는 참여적인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로 접어들면 그의 예술혼을 사로잡은 플라멩코를 비롯하여 갖
고야의 그림들이 흘러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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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끝낸 목요일 저녁,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영화 <4요일>의 제작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재하엔터테인먼트의 박민 대표는 <4요일>을 비판한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12월10일 개봉한 <4요일>은 앞서 열린 기자시사회에서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광복절 특사> <나쁜 남자> 등 15편의 영화에서 조명부 스탭으로 활동하던 박 대표가 제작자로 나선 첫 영화인 만큼 영화에 대한 애정도, 하고 싶은 말도 많은 듯했다.
-영화를 비판한 기자와 평론가들에게 할 말이 많다고 했다.
=그렇다. 생각 같아서는 비판한 기자와 평론가들을 모두 만나 맞장토론을 해봤으면 좋겠다. 그들이 글로 비판했던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고 싶다. 그러고도 우리 영화에 공감을 못한다면 내가 영화를 잘못 만든 거겠지. 실제로 일반 시사 반응은 반반이었다. 기자들이 평가하는 것처럼 바닥은 아니었다.
-대체적
[박민] “뭐가 유치하다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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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초읽기에 들어간 영화가 있다. 만들어지지도 않았는데 다른 사람의 영화보다 배로 관심을 끈다. 영화 비평을 전업으로 하는 사람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유명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영화감독으로 나선다. 그가 만들 첫 작품의 제목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가제). 정 감독은 지난 12월7일 저녁 신사동에서 첫 촬영에 들어갔으며, 이날 주연배우 신하균과 김혜나가 걷는 장면을 3분30초의 롱테이크로 찍었다. 영화 제작은 처음이지만, 정성일의 시나리오 작업은 1989년 영화 <애란>에 이어 두 번째다.
정성일 평론가가 메가폰을 잡고 영화사 북극성이 제작하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다섯 사람의 사랑과 슬픔을 다룬 영화다. 한 여인(문정희)을 사랑하는 남자(신하균)와 그를 사랑하는 다른 여인(김혜나), 그리고 남자를 위로하는 두명의 여인(정유미, 요조)이 등장한다. 신하균은 일찌감치 정성일의 제의를 받고 시나리오가 완성될 때까지 2년간 기다렸으며, 홍대
[정성일] 영화감독 정성일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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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완전 호감 지수 ★★★★
사랑일까 스토킹일까 헛갈리는 지수 ★★★
솔로 부대 분노 지수 ★★★★
20대 후반이 되도록 방송작가 지호(박진희)의 인생은 우울하기만 하다.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해봤고, 손대는 작품마다 애국가보다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마침내 방송국에서도 “자리 빼라”는 통보를 받고 돌아오던 날 지호는 교통사고까지 당한다. 그런데 이럴 수가, 차 주인은 지호가 10년 동안 그리워하던 첫사랑 민우(이기우)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지호는 얼떨결에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늘어놓고, 민우는 내키지 않게 그녀의 임시 보호자가 된다. 한편 행방불명된 그녀를 찾아 헤매던 동네 소꿉친구 동식(조한선)은, 지호의 기억상실 소식을 듣자 그녀의 기억을 멋대로 조작하려 든다.
정정화 감독의 데뷔작 <달콤한 거짓말>은 <과속스캔들>과 더불어 2008년을 마무리짓는 한국영화계의 작고도 알찬 수확으로 기록될 만하다. 사실 <달콤한 거짓
한국영화계의 작고도 알찬 수확 <달콤한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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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뇨 중독 지수 ★★★★★
하야오 팬 만족도 지수 ★★★
한국 흥행 따논 당상 지수 ★★★★★
포뇨의 인기가 거세다. 일본에서 7월 개봉한 <벼랑 위의 포뇨>(이하 <포뇨>)는 6주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1263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한번 들으면 중독된다는 포뇨송이 영화 개봉 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불리는 동안 포뇨의 위력도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포뇨>는 올 일본 최고 흥행영화로 등극했으며, 역대 흥행성적 10위권 안에 드는 기록을 세웠다. 주인공 포뇨의 막강 인기에 힘입어 ‘포뇨처럼 귀엽다’라는 뜻의 신조어 ‘포뇨루’(ポニョる)가 생겨날 정도. 이쯤 되면 누구도 쉽게 막을 수 없는 초강력 바이러스다.
<포뇨>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해석한 지브리표 <인어공주>다. 바닷속에 사는 물고기 소녀 포뇨는 바다생활이 마냥 따분하다. 아빠 몰래 해파리를 타고 외출을 시도한 포뇨는 우연히 바닷속을 청소하던 그물에 휩쓸려 유리
미야자키 하야오가 해석한 지브리표 ‘인어공주’ <벼랑 위의 포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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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충실 지수 ★★
멈췄다 다시 봐도 괜찮은 지수 ★★★★
우열 편차 지수 ★★★★
나쓰메 소세키가 꾼 열번의 꿈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열흘 밤의 꿈>은 나쓰메 소세키의 1908년작 <몽십야>를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100념 넘는 역사를 가진 영화사 닛카쓰가 소설 발행 100주년을 기념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에 두 거장 이치카와 곤(<버마의 하프> <열쇠> <고도>)과 짓소지 아키오(<땅거미가 지면> <무상> <우부메의 여름>)를 비롯해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젊은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린다 린다 린다>), 니시카와 미와(<산딸기> <유레루>), 그리고 일본 호러영화의 거장 시미즈 다카시(<주온>)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일야(一夜)씩 맡아 10분 남짓의 단편영화로 나쓰메의 소설을 옮겼고 나이, 장르가
재치있게 이어붙인 꿈과 현실 <열흘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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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안경착용 권장 지수 ★★★★★
기시감 지수 ★★★★★
10세 이상 관람 난감 지수 ★★★★
*이 글은 3D 영상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지질학자 트레버(브렌단 프레이저)는 10년 전 역시 지질학자였던 형이 실종된 아픈 기억이 있다. 열흘간 함께 지내기로 한 형의 아들 션(조시 허처슨)은 아버지의 보물상자를 가져오고, 트레버는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암호가 가득 적힌 쥘 베른의 소설 <지구 속 여행>을 발견한다. 쥘 베른이 ‘지구의 중심부’로 언급한 아이슬란드로 떠난 둘은 지질학자의 딸이자 미모의 산악가이드인 한나(애니타 브리엠)를 만난다. 세 사람은 함께 바위산을 오르던 도중 갑작스러운 번개로 동굴 속에 갇히고, 지구의 중심부로 향하는 통로를 발견한다. 원시적인 환경을 그대로 간직한 지구의 중심부는 <지구 속 여행>의 주인공 리덴부르크 교수가 묘사한 그대로다. 트레버 일행은 그곳에서 트레버의 형이 남긴 연구노트를 발견하고, 노트의 지시에 따
전형적인 어드벤처물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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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의 한국말 솜씨 지수 ★★
주이 디샤넬의 노래 솜씨 지수 ★★★
한번쯤 ‘노’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지수 ★★★★
2005년 <뻔뻔한 딕 & 제인> 이후 오랜만에 짐 캐리가 코미디 <예스맨>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선보였던 <넘버23>의 우울한 뒷맛은 잊어도 좋다. 짐 캐리 특유의 토끼 같은 앞이빨을 드러내는 장난스런 표정을 전면에 내세운 <예스맨>은 유쾌한 에너지로 넘쳐난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아내와도 이혼하고 삶의 낙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은행원 칼(짐 캐리)은 매사에 ‘아니오’(NO)로 일관한다. 그러나 옛 친구의 권유로 ‘인생 역전 자립 프로그램-YES MAN’에 참여한 이래 칼의 인생은 완전히 뒤바뀐다. 그는 모든 일에 ‘예스’(YES)라고 답하면서 지금까지 생각도 못해본 일들에 전부 도전한다. 경비행기를 조종하고, 한국말을 배우고, 대출 신청 서류는 무조건 승인하고, 홈쇼핑에서 새로운 물건을 구입하고, 온라인 데
버락 오바마 시대의 성인동화 <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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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 고치기 힘듭니다.
제가 아는 한 대선배는 이야기의 단락이 끝날 때마다 꼭 이런 말을 뒤에 붙입니다. “어 정말! 정말로!” 누가 거짓말이라 의심하지도 않는데, 반드시 강조의 추임새를 스스로 넣어야 직성이 풀리나 봅니다. 한 시간 이야기하면 ‘어 정말로!’가 정말 열번 정도 나옵니다. 10년 전에 그랬는데, 여전히 변함이 없으시더군요. 17년 전에 다녔던 옛 직장의 상사는 직원회의 시간에 열변을 토할 때마다 ‘소위’를 남발했습니다. 중요한 단어만 나오면 그 앞에 강렬한 악센트를 주며 ‘소위’(소위 계급 말고 ‘이른바’의 한자어)를 찍어누르듯 발음한 뒤 한 박자 쉬곤 했습니다. 20분 열변에 ‘소위’가 20번은 나왔던 것 같습니다. 또 어떤 선배는 회의시간에 문어체로 장황하게 말하는 게 특기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광팬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제 마음이 ‘불구’가 되는 듯 살짝 불편했습니다.
글에도 일정한 버릇이 있습니다. 대학생 시절에 읽은, 지금은 고인이 된
[편집장이 독자에게] 내가 만주에서 개 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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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북극의 연인들> 북극곰, 사랑을 찾아 남극으로!
[정훈이 만화] <북극의 연인들> 북극곰, 사랑을 찾아 남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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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누 리브스의 <지구가 멈추는 날>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8천만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지구가 멈추는 날>은 1951년작 SF <지구가 정지한 날>의 리메이크다. 12월12일 금요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한 <지구가 멈추는 날>은 주말 3일간 31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같은 주말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도 3900만달러를 벌어들여 세계 순위에서도 왕좌에 앉았다. 첫주 총수입을 8천만달러라고 밝힌 제작사 이십세기폭스는 동시개봉한 90개 국가 중 영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53개 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지구가 멈추는 날>은 외계인 클라투(키아누 리브스)가 종말로부터 지구를 구원한다는 이야기. 정치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시사점이 있다는 스튜디오 쪽 홍보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평론가들로부터는 호평을 듣지는 못했다.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의 감독 스콧 데릭슨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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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멈추는 날> 1위, 오스카 앞둔 영화들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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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은 이 영화에서 음악이 중요하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음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람들이다. 라디오 DJ인 현수(차태현)나 가수가 꿈인 정남(박보영)이 줄곧 접하는 것도, 이 귀엽고 이상한 가족을 화해시키는 것도 전부 음악이다. 그러니 음악감독의 중요도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거다. <말죽거리 잔혹사> <추격자> 등을 작업했던 김준석씨가 <과속스캔들>을 했다. 결과적으로 음악이 재미있고 적절하게 쓰였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그를 만나러 사무실 앞으로 갔을 때 그는 여전히 바빴다. 인터뷰 중에도 틈틈이 전화를 받았으며 벌겋게 해가 뜬 낮인데도 좀 전에 집에 겨우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왔단다. 한 마디로 음악 일에 관한 한 과속의 사나이다.
-또 어떤 작업을 하기에 이렇게 바쁜가.
=<쌍화점> 막바지다. 사실 이런 말 하면 안되는데… 유하 감독이 변덕이 좀 심하다. (웃음) 아, 근
[김준석] “원곡의 느낌을 확 틀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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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 노동조합이 강한섭 영진위 위원장의 업무 방식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국영화 대공황’ 등 적절하지 못한 발언으로 영화계 안팎에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은 지 두달 만이다. 영진위 노조는 12월9일 ‘귀는 닫는다! 원칙은 없다! 결정은 내가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영화계와 영진위 구성원을 배제한” 강 위원장의 독선적 태도는 준비된 ‘프로’가 아닌 불성실한 ‘아마추어’의 행태라고 비난했다. 노조와 함께 영진위 조직개편을 추진하기로 약속했으나 이후 추진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하자 강 위원장이 영진위 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해당 사안을 처리했다는 내용이다.
영진위 노조의 비판은 강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조직개편으로 비롯됐지만, 실제 내용은 강 위원장의 실책으로 영진위가 지난 시기 표류했다는 지적으로 가득하다. 영진위 노조는 “(영화진흥)위원회의 핵심 사업인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 중형투자조합 등의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까닭은 강 위원장의
[포커스] 강위원장님, 뒷짐 풀고 귀를 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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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들도 ’과속삼대’를 추월하지 못했다. 지난 12월 11일, 개봉 9일만에 전국 100만명을 돌파한 <과속스캔들>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트와일라잇>과 <오스트레일리아>등의 대작이 레이스에 합류했는데도 불구하고 거둬낸 성적이다. 지난 주말까지 <과속스캔들>이 동원한 관객은 약 160만명. 손익분기점인 150만명을 넘겼다. 관계자에 따르면 <과속스캔들>의 관객동원량은 2주차로 접어들면서 26%가량 증가했다. 이는 개봉 2주차에 전국 132만명을 기록한 <미인도>의 열풍에 비해서도 빠른 수치다.
미국에서 문화현상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트와일라잇>은 2위로 진입하는 데 그쳤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트와일라잇>이 개봉 첫주에 동원한 관객은 53만4604명이다. 2주전 개봉 첫 주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순정만화>가 약 40만명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할
<과속스캔들>,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