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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의 공연 리허설을 담은 영화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의 사운드트랙이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순서대로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들이 오리지널 앨범 마스터 버전으로 실렸고 미공개 트랙들도 포함됐다. 한마디로 말하면 마이클 잭슨의 커리어를 완전히 정리하는 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하다. 모두가 이 앨범에서 가장 기대하는 건 물론 동명 타이틀 신곡인 <This Is It>일 거다.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도움으로 진행되는 이 아름다운 발라드의 노랫말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래 이거야. 난 여기 서 있어. 난 세상의 빛이야. 난 당당해.” 무슨 말을 덧붙이겠는가. 2CD 디럭스 에디션을 구입하면 마지막 잭슨의 리허설 모습을 담은 24페이지 화보집과 국내 오리지널 포스터가 들어 있다. 앨범의 부클릿에 적혀 있는 시 <Planet Earth>를 직접 낭송한 트랙도 있다. 이 트랙은 이렇게 끝난다. “작은 행성 지구. 온화하고 푸르다. 내 모든 마음을 담아,
[음반] 잭슨의 마지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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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동안 우리 모두 너무 많은 죽음을 경험했고, 너무 많이 상심했다. 그런데 우리는 대체 무엇을 위해 눈물을 흘린 걸까. 죽음들의 허무함? 함께할 수 없다는 슬픔? 죽음을 부추긴 세상의 부조리? 그 무엇도 가장 큰 답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 울었을 것이다. 허무함을 이해하고, 슬픔을 이겨내며, 부조리를 참고 사는 건 온전히 남겨진 자들의 몫이다. 애도는 그래서 (김훈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비루하고, 치사하고, 던적스러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산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김훈의 신작 <공무도하>는 레테의 강을 건너지 않은 ‘이쪽 편’ 사람들에 대한 우회적인 애도다. 굳이 ‘우회’라는 표현을 사용한 건 이 애도가 ‘애도의 형식을 갖추지 않은’ 애도이기 때문이다.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찾아와 폭우를 쏟아내는 첫 장면부터, <공무도하>는 김훈 특유의 스트레이트한 문장들을 맹렬히 쏟아낸다. 형용사와 부사, 혹은 그 어
[한국 소설 품는 밤] 이 세상에 사는 우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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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2시에 남자친구와 전화로 싸우고 손톱을 물어뜯다가 트레이닝 차림으로 편의점에 달려가 초콜릿바를 사와서 한입에 해치운 뒤 굳이 이를 닦지 않고 잘 때의 이상한 만족감이라는 걸 아시는지. ‘현 상황에 대한 불만족+욕구 불만+분노+나쁜 짓+더 나쁜 짓’인 일련의 행동을 했을 때 느끼는 딱 그런 것. <워너비 윈투어>를 읽으면서 즐거웠던 기분이 그랬다. 뒤표지 문구는 ‘고졸 학력의 어시스턴트로 시작해 <타임> 선정 세계 파워우먼이 되기까지’로 되어 있지만, 이 책을 보면 (<보그> 편집장이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안나 윈투어는 유명한 언론인 아버지를 두었고, 유명 예술가와 상류층에 닿는 연줄을 어려서부터 잘 활용할 줄 아는 여자였다. 애초에 타고난 계급부터 남달랐는데 야망은 더 남달랐다. 일반화가 불가능한 아주 특별한 성공담인 셈이다. 이 책을 읽고 ‘나도 할 수 있다’고 분발했다가는 회사에서 쫓겨날 듯. 하지만
[도서] 마녀의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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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살림꾼이자 유희형 요리인을 자처하는 <이기적 식탁>의 저자 이주희는 이 책이 감동의 음식 에세이도, 유용한 밑반찬과 찌개 요리책도, 화려한 사진의 쿡북(cook book)도 아니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을 위한 이타적인 식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기적인 식탁을 차리는 사람이라고. 정말이지 딱 그런 책이다. 아들, 딸, 남편이나 아내, 애인에게 차려줄 식탁의 힌트를 얻기에도 유용한 책이긴 하지만 이 책에 환호할 사람은 먹기를 좋아하는 독신자다. 요리를 잘할 필요도 없다. 먹는 걸 좋아해서 먹어본 맛을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시도를 할 정도면 충분하다.
일상 이야기 하나와 그에 맞는 음식의 레시피 하나. 그 둘이 얼마나 개연성있게 붙어 있는지를 따지면 약간 의아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야기는 읽는 맛이 쏠쏠하고 레시피는 매우 실현 가능하다. 토마토소스 만들기부터 똠양꿍에 조개탕까지, 참 중구난방의 메뉴를 잘도 끌어모았다. 먹고 싶은 건 많고 변덕은 죽
[도서] 끝내주는 푸드포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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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모어 레너드는 흑백 카메라처럼 묘사하고 폭죽놀이처럼 대화를 끌어간다. 범죄물, 스릴러, 서스펜스. 뭐라고 부르건, 엘모어 레너드는 언제나 아드레날린이 책장을 타고 흐르는 소설을 쓰면서도 유머와 우아함을 잃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의 소설이 한국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것은 아마도, 그가 욕을 너무 많이 쓰고 범죄자와 창녀들에 대해 너무 긍정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의 설정만 읽으면 <블랙 달리아> <LA 컨피덴셜>의 제임스 엘로이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는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엘모어 레너드는 웃길 줄 아는 남자다. 그는 자기 주인공이 시가를 피워 물고 죽음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을 연기하길 원치 않는다. 그 대신, 농담하고 섹스하고 총질하고 잘난 척하고 무사히 살아남아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겟 쇼티>와 <재키 브라운>, 그리고 조지 클루니 주연의 <표적>이 영화로 성공을 거
[도서] 매력적인 남자라는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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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고 누운 한쌍의 날개만 없었더라면 온종일 골목에서 뛰어놀다 벌거숭이로 곤히 잠든 시골 소년이거니 여길 뻔했다. 카라바조(1571~1610)의 <잠자는 큐피드>가 묘사한 어린 신은 이상적 미소년과는 거리가 있다. 그리고 무방비하다. 아무 데나 열정의 화살을 쏘아대어 각종 분란을 일으키는 장난꾸러기 신이 잠들어 있으니 안심이 되어야 마땅할 텐데 안쓰러움이 앞선다. 황금전동을 베고 곯아떨어진 큐피드의 손은 화살을 놓았다. 활시위는 느슨히 풀렸다. 구경꾼들쪽으로 부끄러움도 없이 내민 볼록한 배는 뭔가를 무절제하게 탐식한 직후임이 틀림없다. 살짝 튀어나온 앞니를 드러내며 가볍게 벌어지는 입술에 귀를 기울이면 쌕쌕 나직한 코골이가 들려올 태세다.
<잠자는 큐피드>의 소재는 신성하고 구도는 고전적이나, 그 안을 채운 살과 피는 17세기 이탈리아에 살았던 아무개의 것으로 느껴진다. 그림 속 큐피드는 저잣거리의 평범한 사내아이인 동시에 신이다. 관념과 실물의 이토록 과격한
[김혜리의 그림과 그림자] 죽음을 내려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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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좋아한다. 때를 벗기고 광을 내는 대청소까진 아니더라도 무언가 치우면서 만족을 느끼는 편이다. 방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수첩에 메모해둔 것들을 정리하면서, 컴퓨터 하드에 쌓아놓았던 드라마 파일들을 하나둘 지워내면서도 기분을 전환한다. 책상 위에 놓인 소지품의 배열을 재정돈하는 것도 좋다. 마감을 하면서는 뽑아놓았던 자료들을 뭉텅이로 휴지통에 쑤셔 박는다. 뒤늦게 다시 찾는 후회가 없는 건 아니지만 말끔히 비어진 자리를 보면 안심이 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학생 무렵부터였던 것 같다. 그때는 생각을 정리하느라 바빴다. A형 같은 B형인지라 밤만 되면 침대에 누워 그날의 일과를 더듬었다. 뒤죽박죽 뒤엉킨 일들을 나름의 결론으로 정리했다. 내일의 일정도 시간대별로 그려봤다. 매일을 그렇게 두세번 반복해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여행이라도 한번 갈라치면 그 시간은 몇배로 늘어졌다. 취업 고민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그때는 뭐라도 얼른 정리해 그려놔야 마음이 놓였다. 참 피곤했다.
[오픈칼럼] 아주 큰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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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9>과 <파주>를 생각한다. 생각했다라기보다는 어떤 특정한 지역, 지리적 공간을 지칭하는 제목을 단 두편의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극장가를 찾아와 만들어낸 몽타주에 대한 글쓰기가 될 것이다.
<디스트릭트9>의 초반은 이상한 방식으로 관객을 흥분시킨다. 디스트릭트9이라는 게토에 거주하는 외계인의 굴종성, 비천함에 대한 재현과 동시에 프레임을 지배하는 불시착 우주선이라는 ‘숭고’한 스펙터클의 기묘한 동거 때문이다. 혹은 영화의 속도 때문이다. 이 속도는 다른 액션영화들이 속도의 효과를 거두어내는 방식, 감지하게 하는 방식과 다르다. 예컨대 풀 스피드의 자동차나 항공기 혹은 그것을 기가 막히게 통제하면서 가속도를 얻어내는 주인공의 몸으로부터 튀어나오는 땀과 에너지, 근육이 액션영화의 속도의 지표라고 한다면, <디스트릭트9>에서 느끼는 속도감에는 그러한 것들이 없다. 그 부재를 대신하는 것이 예의 우주선 공중 부양, 인물에 대한 동일화
[전영객잔] 심리적 놀라움을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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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파주>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시종일관 영화를 감싸는 안개 때문일까. <파주>의 울림은 명확한 사실관계가 아니라 모호함에서 퍼져나왔다. 어떤 사람들은 그 점을 불평하는 것 같은데,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그 모호함을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점점 더 납득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영화만은 익숙한 감정, 익숙한 인과관계에 기댈 때 설득력이 있다는 저들의 강고한 믿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여름의 대작들이 그렇게 성공을 거둔 뒤, 이 가을에 찾아온, 박찬옥 감독의 7년 만의 작품인 <파주>를 치밀하고 노련하게 만들어진 영화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영화가 그 모호함을 끌어안고 대면하며 세상 안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 <파주>의 힘이 있고, 나는 그 점에 위로를 받는다. 그 모호함이 영화 서사상의 모호함이 아니라 세상의 모호함을 대하는 이 영
[영화읽기] 침묵의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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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Best Restaurant>이라는 외식전문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한 적이 있다. 현재 <씨네21>에서 ‘그 요리’라는 멋진 칼럼을 연재중인 요리사 박찬일씨가 편집장이었고, 나는 요리의 ‘요’자도 모르지만 한국말을 비교적 정확하게 쓸 줄 안다는(게 어디냐며!), 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수석 기자가 되었다. 수석기자와 수습기자는 습자지 한장 차이였다. 나는 선배들이 추천해주는 음식 잡지와 각종 전문서적을 읽으며 (그래요, 저, 요리를 글로 배웠어요) 용어를 익혔고, 사전보다 두꺼운 와인 책을 읽으며 카베르네 소비뇽이니 메를로 같은 외계인의 언어나 다름없는 생소한 단어들을 처음 대했다.
추어탕집 전격해부, 정말 고역이더라
나에게 처음 배당된 기사는 ‘서울의 유명 추어탕집 전격 해부’라는 꼭지였는데 이름만 거창했지 실은 ‘네가 이 바닥에서 굴러먹으려면 처음부터 한번 된통 당해봐야 하지 않겠느냐, 하하하’라는 음험한 의도가 밑바닥에 찐득하게 깔려 있는 ‘
[나의 친구 그의 영화] 맛있는 대한민국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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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톱스타, 한국과 일본 최정상의 작가가 만나 큰 이슈를 불러일으킨 <텔레시네마 7> 작품으로 영웅재중과 한효주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천국의 우편배달부>가 11월9일 CGV 왕십리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되었다.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이 함께 공동작업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텔레시네마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었다" 며 이번 작품에 함께하게 된 의의를 전한 이형민 감독의 소감에 이어 이번 작품을 통해 가수에서 연기자로 첫 도전을 선보인 영웅재중은 "첫 스크린 데뷔작이어서 감회가 새롭다. 열심히 촬영한 만큼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다소 상기된 모습으로 기대와 설렘을 전했다.
스크린을 통해 노래 만큼이나 연기에 있어서도 특별한 매력을 보여줄 영웅재중과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인 한효주의 커플 호흡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천국의 우편배달부>는 오는 11월11일 전국 CGV 극장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영웅재중 첫 연기] 굉장히 신선한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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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KBS 특별 기획 드라마 <추노>의 스틸컷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이번에 공개된 스틸은 드라마의 주인공 장혁을 포함해 영화 <국가대표>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지석,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한정수가 몸담고 있는 추노패의 모습이다.
드라마 타이틀이기도 한 ‘추노’는 도망노비를 쫓는 인간사냥꾼을 일컫는 말로, 장혁은 이 추노패의 대장 대길 역을 맡았다.
극 중에서 대길은 자신의 집안을 패가망신 시킨 도망노비 송태하(오지호 분)와 정인으로 생각했던 언년(이다해)을 찾기 위해 추노패를 만들었다.
<한성별곡>으로 많은 매니아팬을 거느리고 있는 곽정환 PD가 2년의 준비 끝에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드라마 <추노>는 영화 <7급 공무원>의 천성일 작가가 집필하고, 하이킥 시리즈 등 많은 히트작을 만든 초록뱀 미디어에서 제작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된 바 있다.
<아이리스> 후속으로 2010
KBS 특별 기획 드라마 <추노>스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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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복판에 거대한 구멍이 생기고, <천지창조> 속 신과 아담의 손가락이 ‘끊어지며’ 달리던 기차가 ‘은하철도 999’처럼 허공으로 추락한다. <타이타닉>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형 크루즈호가 실감나게 뒤집힌다. 롤랜드 에머리히의 <2012>가 보여주는 재난 스펙터클은 그날 밤 악몽으로 재현될까 두려울 만큼, 단연 압도적인 현실성으로 능란하게 펼쳐진다. 지난 11월1일 LA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2012> 프리미어 시사회에서 감독과 각본가, 주연배우들을 만났다.
“우리에게 시간이 좀더 있을 줄 알았는데….” <2012>의 과학자 애드리언이 망연자실하게 내뱉을 때, 열렬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처럼 지구멸망설이 실감나는 때가 또 있었던가. 이건 온갖 휴거설과 밀레니엄 바이러스 앞에 덜덜 떨던 1999년보다 더하다. 극지방의 빙하는 놀라운 속도로 사라지고, 북극곰은 서커스 묘기하듯 얼음덩어리 위에 불편하게 버티다가 결국
<2012> 묻자, 누구를 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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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13일은 배우 최무룡이 눈을 감은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을 한달 앞둔 지난 10월,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영화 <그때 그사람들>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던 양 실장을 연기했고,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 극중 손예진을 치료하던 의사를 연기한 배우 권병길의 전화였다. 그는 외국의 배우는 추억하면서도 한국영화사에서 오랫동안 기억돼야 할 배우에게 주목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씨네21>은 최무룡의 오랜 팬이라는 그에게 글을 부탁했고, 그는 글과 한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다음의 글은 최무룡의 연기와 삶을 담은 기록이자, 한 배우를 사랑한 또 다른 배우의 고백록이다.
어린 시절, 옆 동네 대천해수욕장에서는 해마다 ‘바다의 여왕’ 선발대회가 열렸다. 그해 피서객을 대상으로 한 미인대회쯤 되는 행사다. 사진을 좋아하던 권병홍 형님은 해마다 대천을 찾아 사진을 찍곤 하셨다. 김진규와 최무룡, 김지미가 함께 찍힌 이 사진도 어느
[최무룡 10주기] 모범답안의 위선을 연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