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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심정적으로는 정치권이 불만스럽지만, 이 영화로 정치권을 흔들거나 야유를 보낼 마음은 없었습니다. 싸우자고 하는 영화가 아니라, 멀게 느껴졌던 대통령에게 '당신들을 이해하니 당신들도 잘해 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죠."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연출한 장진 감독은 "오락 영화의 틀 안에서 상상할 수 있는 재미까지만 가려 했다"며 "(정치적인 면에서) 더 깊이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8일 오후 부산 센텀시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장 감독은 영화 촬영과 후반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두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일에 대해 "어떻게 보면 그분들이 영화를 보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왜 이럴까' 슬프고 속상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영화에는 세 명의 대통령이 등장하고, 한국의 현재 정치 상황들이 묘사되지만 장 감독은 "
<부산영화제> 장진 "재미로만 봐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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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멜로르가 개막식의 열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전날까지 해운대 길가의 나무들, 상인들이 깔아놓은 좌판들을 단숨에 집어삼킬 기세였던 강풍이 언제 그랬냐는 듯 모습을 쏙 감췄다. 쾌청한 날씨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더욱 빛나게 해줬다. 8일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은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가득 들어찬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속에 뜨거웠다.
역시 개막식의 꽃다웠다. 그 어느 때보다 게스트들이 화려했다.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장동건을 비롯해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두 주역 이병헌과 조쉬 하트넷, 노익장을 과시한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 이탈리아 호러무비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등, 국내외 많은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 역시 예상대로였다. 게스트들이 지나갈 때마다 영화팬들은 큰 소리로 환호성을 지르며 반갑게 맞이했다. 게스트들이 많다보니 몇몇 인상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우리는 영화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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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원집 딸> My Daughter
감독 샬롯 림|말레이시아|2009년|73분|칼라|뉴 커런츠
딸이 뿔났다. 신발 한쪽은 벗겨지고, 행색은 꼬질꼬질한 엄마를 ‘페이’는 폐허가 된 건물에서 발견한다. 보나마나 엄마는 시내에서 어떤 남자에게 몸을 팔았을 것이다. 그런 엄마에게 동네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수군거림이 따라오는 건 당연하다. 그런 시선이 싫은 페이는 “집에 절대 안 들어갈 거”라는 엄마의 손을 부여잡고 억지로 끌고 간다. 그렇게 엄마와 딸은 서로의 역할을 바꾼다. 미장원을 운영하는 엄마와 단둘이서 살아가는 페이의 일상을 말레이시아의 신예 샬롯 림이 비집고 들어가 ‘구경’한다.
애증의 모녀관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최근의 한국영화 <애자>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작품은 <애자>처럼 누군가가 불치병에 걸리는 것과 같은 극적인 사건은 없다. 그저 평범한 일상만 반복될 뿐. “동네 사람들이 엄마를 험담하는 거 알고 있나”는 딸의 잔소리에
철없는 엄마와 외롭고 불안정한 딸의 이야기 <미장원집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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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Dogtooth
요르고스 란티모스/그리스/2009년/108분/월드 시네마
어떤 영화제든 관객의 숨통을 끊어놓을 듯 날 선 영화가 한편 정도 있게 마련이다. 올해 부산영화제의 가장 날 선 영화는 부조리극의 형식을 빌어 관객에게 송곳니를 밀어넣는 그리스 영화 <송곳니>다. 영화는 거대한 담장으로 외부와 격리되어있는 교외 저택에 사는 한 가족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아버지는 아내와 자식들의 생활을 모조리 통제하는 독재자다. 초췌한 어머니는 아버지의 독재에 조용히 가담하는 힘없는 인간이다. 두 딸과 막내 아들은 어린 시절부터 외부와 완전히 격리되어 살아왔다. 백치같은 그들에게 바깥 세상은 고양이라는 괴물들이 자신들을 노리는 무시무시한 지옥일 따름이다. 그러나 막내 아들의 성욕 해소용으로 아버지가 정기적으로 데려오는 한 여자에 의해 그들만의 세계는 조금씩 망가지기 시작한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송곳니>는 억압적인 정치, 사회, 체제를 비판하는
숨통을 끊어놓을 듯 날 선, 사회적 부조리극 <송곳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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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리본>(The White Ribbon)
미하엘 하네케/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이탈리아/2009/145분/월드시네마
올해 부산영화제의 유럽영화들 중에서 딱 한편만 골라야한다면?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의 <아이 엠 러브>와 <하얀 리본> 둘 중 한편을 선택해도 좋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하얀 리본>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거장 미하엘 하네케의 또다른 걸작이다. 무대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독일의 작은 프로테스탄트 마을이다. 마을 아이들이 하나씩 끔찍하게 폭행당한 채 발견되고, 범인을 추리하던 마을 학교의 선생은 무시무시한 공동체의 비밀이 범죄의 뒤에 도사리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하네케는 종교적인 규율에 함몰당한 채 살아가는 한 공동체의 무의식이 빚어내는 집단적 폭력을 통해 지금 세계의 파시즘과 테러리즘을 읽어낸다. 인간성 내면의 탐구라는 하네케의 주제의식이 보다 넓은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된 결과라고 봐도 좋을
미하엘 하네케의 새로운 차원 <하얀 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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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볼>Symbol
감독 마츠모토 히토시 | 일본 | 2009년 | 93분 | 갈라프레젠테이션
제2의 기타노 다케시로 불리는 일본의 유명개그맨 마쓰모토 히토시의 신작이다. 전작 <대일본인>을 통해 일본사회의 무기력함을 기묘한 유머로 꼬집은 그다. 두 번째 영화 연출작인 <심볼>의 무대는 전 세계다. 시작은 멕시코에 살고 있는 한 프로레슬러의 아침이다. 중년선수인 에스카르고만은 어느 때와 다름없이 아이들을 다그치는 아내의 잔소리를 음악 삼아 커피를 마신다. 한편, 사방이 하얀색인 어느 방에서 잠옷을 입은 남자가 깨어난다. 그가 누군지, 왜 이 방에 왔는지는 모른다. 방벽에는 어린아이의 성기처럼 생긴 돌기들이 튀어나와있다. 남자는 돌기를 하나씩 눌러보는 데, 그때마다 온갖 물건들이 튀어나온다. 칫솔, 확성기, 도자기, 나무젓가락, 참치초밥등등. 남자는 방에서 탈출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지만, 탈출해보니 또 다른 방이다. 이 두 남자의 이야기가 어
전세계로 확장 된 문제의식 <심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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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난징!> 南京!南京!: City Of Life And Death
감독 루추안 | 중국 | 2009년 | 135분 |아시아 영화의 창|CGV 10:30
중국 박스오피스 1위의 실체를 확인할 때, 처음 떠올릴 질문은 ‘어떻게’일 것이다. 도대체 <난징, 난징>은 어떻게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의 상업적 성공을 기록했을까. 1937년 난징대학살을 그린 <난징, 난징>은 누군가를 구하거나, 누군가를 이기는 전쟁영화가 아니다. 시각적 쾌감을 주는 전쟁의 스펙터클, 혹은 감정적 동요를 일으킬 현악기의 강한 연주도 없다. 관객의 눈앞에 놓인 건 끝없이 펼쳐진 시체의 물결이고, 귀에 들리는 건 숨소리와 총소리뿐이다. 심지어 죽음을 앞둔 사람들도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중국의 감독이 1937년 난징대학살을 응시하는 영화의 첫 장면은 의외로 일본군의 얼굴이다. 전쟁은 가해자에게도 공포다. 수시로 날아오는 총알,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많은 난민들. 한편,
살아남는 것의 버거움 <난징!난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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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시클라우드 호텔의 직원A는 창밖을 내다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해운대 해변의 PIFF 빌리지 건물에 살수차가 무시무시한 물폭탄을 투여하고 있었다. 영화제 시작이 오늘내일인 상황에 화재라니. 대체 누가? 하지만 신고는 필요 없었다. 알고보니 작년 우천시 PIFF 빌리지의 물난리 소동을 겪은 영화제측에서 미리 살수차를 동원해 건물의 방수력을 시험했던 것이다. 올해는 걱정없다. PIFF 빌리지의 방수력은 역대 최강이다.
[Behind PIFF] 화재 경보는 울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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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문지 <씨네21>과 영화합법다운로드 사업을 하는 ‘씨네21i’가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는 막걸리 파티를 마련했다. 9일 금요일 오후 8시부터 해운대 씨랜드 6층 옥탑문화광장에서 열린다.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사전공연과 함께 합법다운로드 구축에 공헌한 이들을 시상하는 자리가 있을 예정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3D 입체 SF영화 <아바타>의 30분 영상 공개 일정이 변경됐다. 10일과 11일 오후 3시30분 롯데시네마에서 상영될 예정이던 <아바타> 30분 영상은 10월16일 목요일 오후 2시 CGV 센텀시티 3관에서 무료로 상영된다.
막걸리파티, 씨네21+씨네21i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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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듀서조합(PGK)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PGK in Busan 2009(이하 PIB)”라는 이름으로 각종 행사를 마련한다. 아시안필름마켓과 한국프로듀서조합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KPIF(Korean Producers in Focus 2009)는 한국영화의 도약을 이끌어낼 새로운 기획을 발견하고 차세대 프로듀서를 배출하고자 마련된 행사다.
총 39편의 작품이 응모한 올해는 제작가능성, 프로듀서의 역량, 작품의 독창성 등을 고려해 총 5편의 프로젝트를 선정했으며, 마켓 기간 국내외 영화관계자들에게 공개 피칭된다. 이 중 한 작품에는 (주)프라임 엔터테인먼트와의 공동제작 우선협상의 기회가 주어진다. ‘국제 공동 제작과 파이낸싱’을 주제로 하는 국제 컨퍼런스는 12일과 13일 양일간 진행되며, 11일 밤에는 국내외 프로듀서의 만남을 주선하는 PGK의 밤 행사가 진행된다.
한국프로듀서조합 각종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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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프로젝트가 발족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참여하는 영화 <부산 프로젝트>(가제)가 오는 10일 토요일 오전 11시 센텀시티 9층 문화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제작을 선언한다. <부산 프로젝트>는 일본의 유키사다 이사오, 태국의 위시트 사사나티엥, 한국의 장준환 감독이 ‘부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에 관한 스토리’라는 주제로 만드는 옴니버스 장편 영화로 김동호 위원장이 대표 프로듀서를 맡고있다. 같은날 오후 7시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 5층 씨네 드 셰프에서는 <부산 프로젝트> 오픈 파티도 열릴 예정이다.
영화 <부산 프로젝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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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9회째를 맞는 부산국제필름커미션 영화산업박람회(BIFCOM)가 12일부터 14일까지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2층에서 열린다. BIFCOM은 아시아의 주요 영상위원회와 영상산업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 정보와 기술을 교류하고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토탈 마켓이다.
아시아 최초의 로케이션 박람회이기도 한 BIFCOM은 올해 인간의 발이 쉽게 닿을 수 없었던 북극 지역과 고대도시 페트라, 와디룸 사막 등 다채로운 ‘로케이션’으로 영화인들을 유혹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출범해 일본의 영상위원회 70개 이상을 총괄하는 일본필름커미션이 첫 해외나들이로 BIFCOM에 참가하고, 북스칸디나비아 필름커미션 네트워크도 첫 아시아 나들이로 BIFCOM을 선택했다. 이밖에도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를 중심으로 9개의 국내 영상위원회가 참가하고, 태국, 뉴질랜드, 필리핀, 캄보디아 등 국가 단위 필름커미션도 대거 참가한다.
영화산업박람회 12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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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이 2010년 세계 최초로 온라인 마켓을 연다(남동철 인터뷰 참조). 영화제측은 내년 온라인 마켓 스크리닝 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홍보 동영상을 상영해 온라인 마켓 스크리닝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핵심은 마켓 스크리닝을 온라인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를 사고파는 양측 모두에게 상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이라면 누구나 쉽게 아시안필름마켓에 자신의 영화를 등록할 수 있다. 바이어 역시 아시안필름마켓 홈페이지에 영화가 올라오면 마켓 기간 이전에 미리 영화를 볼 수 있다. 시간이 절약된다. 이제까지는 4일간 열리는 마켓 기간 동안 바이어들이 영화도 보고 거래도 해야 했지만 미리 영화를 보게 됨으로써 기대에 못 미치는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물론 온라인 마켓 스크리닝이 극장에서 이뤄지는 마켓 스크리닝을 지금 당장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온라인으로 본 영화라도 극장에서 프린트로 확인하는
영화 미리 보고 마켓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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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독자들이라면 올해 해운대에서는 낯익은 얼굴과 마주칠 지도 모른다. <씨네21> 창간 멤버이자 편집장을 역임한 남동철 아시안필름마켓 실장이다(낯이 익지 않다면 그의 <씨네21> 시절 별명이 ‘잡지계의 조니 뎁’이었다는 걸 상기하시길). 남동철 실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부산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에 뛰어들었다. 그가 마켓을 선택한 이유는 “앞으로 주어진 과제들과 발전 가능성이 더 많은 장소이기 때문”이란다.
확실히 올해 아시안필름마켓은 작년보다 진화했다. 마켓 스크리닝과 영화사 부스의 숫자도 늘어났다. PPP를 비롯한 모든 행사를 시클라우드 호텔로 집결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도 높이 평가할 만 하다. EAVE 관련 행사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 프로듀서들 교육 기관인 EAVE는 아시안필름마켓과 함께 유럽, 아시아 제작자를 대상으로 하는 워크샵을 올해 발족한다. 그는 “EAVE와 함께 하는 이번 행사가 아시아와 유럽 프로듀서들의 다리 역할
“세계 최초 온라인필름마켓 론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