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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설경구와 류승범은 관객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현대 한국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짊어진 <박하사탕>의 ‘김영호’(설경구), 또 미래라는 희망을 가져본 적 없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불량청소년 ‘상환’(류승범). 둘 모두는 관객이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가여운 우리 시대의 캐릭터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각자의 방식으로 두 배우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캐릭터를 잡아낼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을 습득하게 됐다.
<용서는 없다>는 이 두 베테랑 배우가 만나 이루는 고도의 화음이다. 영문도 모른 채 딸을 납치당한 부검의 강민호와 강민호를 궁지에 몰아넣은 환경운동가 이성호의 게임. 스릴러의 재미를 배가해줄 장치는 배제된다. 대신 철저하게 두 배우의 연기를 좇아가는 날것 그대로의 차림이 이 영화의 진짜 스릴이다. 게임의 승패는 결국 둘의 화음에 달려 있다.
[설경구, 류승범] 두 열혈남아의 사생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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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개봉작 줄줄이 남았는데…
브리타니 머피 Brittany Murphy 1977. 11 ~ 2009. 12
배우 브리타니 머피가 32살의 아까운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났다. 12월20일 집 안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머피는 시나리오작가인 남편 사이먼 먼잭의 호출로 찾아온 응급요원의 비상조치에도 정신을 되찾지 못했다. 현재까지 사인은 자연적인 심장마비로 알려진 상태. 부검 결과는 수주 뒤에나 나올 예정이다.
14살 때 TV시리즈 <드렉슬의 교실>로 데뷔한 이후 꾸준히 활동범위를 넓혀오던 그녀는 1995년 <클루리스>에 출연하면서 스타로 떠오른다. 영화에서 알리샤 실버스톤의 장난감 노릇을 하다 일약 백조로 날아오른 것처럼 머피는 이후 할리우드의 기대주가 됐다. <처음 만난 자유>(1999), <돈 세이 워드>(2001), <8마일>(2002),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2003), <업타운 걸스>(20
2000년대와 함께 사라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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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막바지, 영화계의 중요한 인물들이 타계했다. 너무도 갑작스러운데다 한꺼번에 찾아온 이들의 죽음에 망연자실할 뿐이다. 배우 브리타니 머피와 제니퍼 존스, 시나리오작가이자 감독 댄 오배넌, 그리고 저명한 영화평론가 로빈 우드의 삶과 죽음을 돌아본다. 편집자
‘울부짖는다’는 이것이었다
로빈 우드 Robin Wood 1931. 2~ 2009. 12
비평은 창작의 그늘에서 자라는 꽃이다. 꽃은 아름답지만 한순간 흐드러지게 피어났다가 덧없이 사라진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느끼는 자괴감은 여기서 출발할 것이다. 고전은 시간에 풍화되기는커녕 매 순간 우리 앞에 나타나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데 반해 비평은 순간이나마 시대를 풍미했던 글조차도 단지 그 시절에 묶여 있을 뿐이다. 이 먹먹한 좌절감 앞에 많은 평론가들이 재창조의 책임을 저버린 채 걸작과 거장의 그늘에서 편하고 공허한 말잔치를 벌여왔다. 적어도 로빈 우드가 나오기 전까진 쉽게 그럴 수 있었다.
1931년 런던에서
2000년대와 함께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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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만한 여가공간이 없다는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미국의 경기침체로 소비지출이 위축됐지만 오히려 극장가의 영화 흥행수입은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캐나다의 박스오피스 수입이 지난해보다 8.6% 늘어 연말까지 사상 최대인 100억달러를 돌파한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경기침체로 수입이 줄다 보니 여행이나 스포츠 경기관람, 외식 같은 고비용의 지출은 꺼리는 대신에 상대적으로 지출이 적은 극장을 더 많이 찾았다는 분석이지요. 10달러만 있으면 하루 저녁 최소 두 시간(아니, 세 시간도 가능하군요)은 보장된 공간이 흔치 않은 게 사실이지요. 물론, 극장으로 직접 가는 경우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DVD 판매는 오히려 13% 이상 감소했으니까요. 여전히 극장에 가서 팝콘과 콜라를 먹으며 영화를 즐기는 전통적인 소비방식이 우세하다는 증거지요. 기술의 발전도 극장의 수입증가에 한몫했습니다. 3D영화 제작이 올 들어 증가하면서 이른바 ‘꼭
[월드액션] 불경기의 절친은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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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배우로 한 걸음~. 송혜교가 왕가위의 신작 <일대종사>(The Grand Master)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다. 영춘권 고수요, 이소룡의 스승이기도 한 엽문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로, 그녀 외에도 양조위, 장첸, 임청하, 장쯔이 등 중화권의 별들이 대거 출연한다고. 소속사는 “아직 맡은 역할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송혜교가 영화를 위해 광둥어를 익히고 무술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 또 보고? <데이트 나이트>에서 협업할 예정인 코미디 듀오 스티브 카렐과 티나 페이가 <우편 주문 신랑>에서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다. 워너브러더스에서 제작하는 이 영화는 한 싱글 여성이 연인을 찾다 못해 동유럽의 남성을 남편으로 골라 미국으로 배달시킨다는 내용의 코미디. 페이의 남편인 작곡가 제프 리치먼드가 초안의 아이디어를 냈고, 로버트 칼록(<서티 락>)과 스콧 실베리(<프렌즈>)가 각본을 맡았다.
터프가이들, 마
[캐스팅] 송혜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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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캐치온, 투니버스 등 10개 채널을 소유한 온미디어가 CJ그룹에 인수됐습니다. 12월24일 CJ오쇼핑은 약 4345억원을 들여 오리온그룹이 지니고 있던 온미디어 지분 52.2%를 확보했습니다. 방송,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와 관련,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옵니다. 분명한 건 오리온그룹이 극장 사업에 이어 케이블에서도 사실상 손을 뗐다는 사실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미디어 산업에서 CJ의 영향력은 더욱 증대될 전망입니다.
롯데시네마 영등포점에 로봇이 나타났습니다. 관객을 안내하는 로봇도우미 ‘시로미’인데요. 관람객에게 인사도 하고 춤도 추고, 상영 중인 영화 및 이벤트 안내를 한다고 합니다.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이메일로 보낼 수 있는 기능도 있다네요. 시로미는 ‘시네마 로봇 드리미’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김수영 작가의 <종말의 새>가 2009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 대상을 받았습니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신종 바이러스
[에누리 & 자투리] 휴대폰으로 <워낭소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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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수 비(본명 정지훈.27)가 3년 만에 미국 단독 공연을 개최했다.2006년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호텔 내 콜로세움에서 공연한 그는 24-25일 같은 장소에서 '레전드 오브 레이니즘(Legend of rainism)'이라는 타이틀로 무대에 올랐다.비의 미국 공연은 2006년 2월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시어터, 같은 해 12월 라스베이거스 공연에 이어 이번이 단독 콘서트로는 세 번째다.26일 소속사인 제이튠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공연에서 비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며 "공연장을 채운 관객의 절반 이상이 백인이었으며 오페라 극장처럼 좌석이 고정된 공연장이었지만 비가 노래를 시작하자 사람들이 무대로 돌진해 비에게 손을 뻗었다"고 말했다.이날 비가 공연 중 옷을 찢으며 할리우드 첫 주연영화 '닌자 어쌔신'에서 보여준 몸매를 선보이자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분위기에 고무된 비도 관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비, 성탄절 라스베이거스서 단독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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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해피선데이- 1박2일'의 강호동이 'KBS 연예대상' 대상을 차지했다.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과 'KBS 연예대상' 등 2관왕에 오른 강호동은 이번 수상으로 'KBS 연예대상' 최초로 2년 연속 대상을 받게됐다.이날 오후 10시15분부터 KBS 2TV의 생중계로 여의도 KBS 별관 공개홀에서 열린 '2009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은 '개그콘서트 - 남성인권보장위원회'의 박성호(코미디 부문)와 '해피투게더 시즌3'ㆍ'개그스타'의 박미선(쇼오락 부문)이 차지했다.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은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으로 구성된 '해피선데이', 최우수 아이디어상은 '개그콘서트'에서 인기를 끌었던 '분장실의 강선생님'이 각각 받았다.우수상은 코미디 부문 '개그콘서트 - 봉숭아학당'의 윤형빈과 '개그콘서트 - 분장실의 강선생님'의 강유미ㆍ안영미, 쇼오락 부문 '1박2일'ㆍ'상상더하기'의 이수근과 '해피투게더 시즌3'ㆍ'샴페인'의
강호동, 'KBS 연예대상' 2년 연속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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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장장 7개월 동안 월화드라마의 패권을 쥐고 호령하던 MBC '선덕여왕'이 드디어 끝났다. 그동안 '선덕여왕'의 카리스마에 눌려 기를 제대로 펴지 못했던 다른 방송사에도 기회가 온 것이다.MBC를 포함한 방송 3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년 1월4일부터 일제히 새로운 월화드라마를 시작한다. 각 사의 전략도 다양해 요리사가 주인공인 감각적인 현대물부터 근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만화를 원작으로 한 명랑 학원물 등이 포진돼 있다.◇ 맛있는 사랑 이야기…MBC '파스타' = MBC는 '선덕여왕'의 후속으로 젊은 남녀의 사랑을 산뜻하고 감각적으로 담은 '파스타'(극본 서숙향ㆍ연출 권석장)를 준비했다.'대장금'(2003년), '내 이름은 김삼순'(2005년), '커피 프린스 1호점'(2007년) 등 음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의 불패 신화를 자랑하는 MBC는 '파스타'로 '선덕여왕'의 영광을 이어나갈 계획이다.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스페라가 배경인 '파스타'는 지금은
<선덕여왕> 끝났다..월화극 왕좌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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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가수 신승훈이 29일 오후 11시30분 방송되는 KBS 1TV '낭독의 발견'에 출연한다.27일 제작진에 따르면 신승훈은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자신이 직접 쓴 글 '개와 고양이'를 낭독하며 무대에 올라 "일상생활에서 좋은 가사가 떠오를 때마다 작은 메모지에 옮겨 적는다"면서 "언젠가는 글을 모아 수필집을 한 권 내고 싶다"고 말했다.지난 20년간 사랑을 테마로 한 노래를 불러온 그는 "이별도, 그리움도 사랑 때문에 존재하기에 평생 사랑만 노래해도 그 수많은 감정을 다 못 끌어낼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소리를 멀리 보내기 위해서 아픔을 견디는 종이 음악인들과 닮아있어 좋아하는 시"라며 이문재의 시 '농담'을 소개하고, 자신의 히트곡 '미소 속에 비친 그대'와 '아이 빌리브'를 잇따라 불렀다.신승훈은 영화 음악에 대해 "평소 영화를 즐겨보는데 영화에서 음악은 지나가는 행
신승훈 "쉽게 따라부를 명곡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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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인기 그룹인 슈퍼주니어의 중국인 멤버 한경이 소속사와 전속계약소송을 제기한 것을 두고 중국인 네티즌은 "더 활동할 수 없다"며 한경의 탈퇴를 지지했다고 동포 매체 온바오 닷컴이 최근 보도했다.온바오는 중국의 한 포털 사이트가 한경의 슈퍼주니어 탈퇴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인터넷 설문 결과를 인용, 설문 참가자의 57%가 "불공정한 계약 관계에서 더 연예계 활동을 할 수 없다"며 한경의 탈퇴를 지지한 반면 24%는 "슈퍼주니어는 하나다"며 탈퇴를 반대했다고 전했다.또 한경이 소속사에 계약 해지를 요구한 이유에 대해 설문 참가자의 상당수는 "계약의 불공정성"(46%)이라고 지적했으나 "우리가 알지 못할 속사정이 있을 것"(24%)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온바오는 아울러 한류스타 장나라의 금전과 관련한 발언이 중국에서 파문을 일으켰고,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한
중국 네티즌 "슈주 한경 돌아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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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연기자 조민기가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연말 특집으로 칼럼을 연재했다고 소속사인 멘토엔터테인먼트가 26일 밝혔다.
조민기는 22-25일 4일에 걸쳐 이 칼럼에 배우로서의 연기관, 사진작가 및 봉사 활동 등 다양한 아티스트 활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이 칼럼은 TBS에서 방송 중인 드라마 '에덴의 동쪽'의 프로모션을 위해 최근 조민기가 일본을 방문해 진행됐다.
소속사는 "조민기 씨가 내년 일본에서 배우 뿐 아니라 사진작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5월 도쿄 금산갤러리의 초청을 받아 사진전도 준비 중이다.
현재 조민기는 MBC TV '선덕여왕'을 마치고 SBS TV 일일극 '아내가 돌아왔다'에 출연 중이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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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日 마이니치신문에 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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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한류스타 이서진이 27일 일본에서 디너쇼를 열었다.이서진은 이날 저녁 도쿄의 더프린스 파크타워호텔에서 열린 '이서진 2009 연말 도쿄 디너쇼'에 환호하는 팬들과 악수하면서 등장, "여러분과 함께 올해를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 새해에도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일찌감치 새해 인사를 전했다.현재 NHK BS2를 통해 방송 중인 인기사극 '이산'의 정조 역으로 일본에서도 인기를 누리는 이서진은 디너쇼에 앞서 기자회견에도 참석, "올해는 드라마 '혼' 촬영 외에 일본에서의 팬 미팅과 하토야마 총리와의 만남 등 일본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새해 계획에 대해서는 "연기에 전념할 생각인데, 지금까지 내가 생각도 못해 본 작품을 해 보고 싶다"며 "가족도 돈도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힘든 삶을 사는 사람 역할을 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go
이서진 "가진 것 없는 삶 연기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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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크리스마스 연휴에 맞붙은 한미 블록버스터가 흥행 기록을 경신하며 각축을 벌였다. 결과는 '아바타'의 승리다.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는 지난 25-27일 사흘 동안 전국 838개 상영관에서 관객 157만3천270명(39.7%)을 끌어모으며 2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17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은 419만4천333명이다. '아바타'는 개봉 11일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해 올해 개봉 영화 중 최단 기록을 세웠다.23일 개봉한 '전우치'도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으로 '아바타'를 뒤쫓았다. 이는 올해 최고 흥행작인 '해운대'보다 하루 앞선 것으로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단 기록이다.'전우치'는 692개 상영관에서 126만9천409명(32%)을 모아 2위에 올랐다. 총 누적 관객은 177만1천384명이다.'전우치'와 같은 날 개봉한 '셜록 홈즈'와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이 나란히
성탄절 각축 벌인 <아바타>와 <전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