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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뵨사마’의 2010년 첫 작품은 디지털영화가 될 예정이다. 배우 이병헌이 이재규 PD(<다모> <베토벤 바이러스>)의 첫 영화 연출작인 <인플루언스>의 출연을 확정했다. 총 60분에 세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될 이 영화는 1907년부터 2010년까지, 100년의 시공간을 거스른 사랑을 다룬다. 한채영이 이병헌의 상대역을 맡아 비운의 연인을 연기한다.
정재영이 <아는 여자>에 이어 다시 한번 야구선수로 변신한다. 강우석 감독이 연출할 예정인 <글로브>(G-LOVE)의 주연을 맡은 것. <글로브>는 시골 고교 야구부를 배경으로 퇴물 프로 야구선수와 야구부원들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다. 유선이 정재영과 교감을 나누는 여교사 역으로 출연한다.
김명민을 파괴하는 사나이는… 허세 해성? <히어로>의 엄기준이 영화 <파괴된 사나이>에 출연한다. 엄기준은 유괴된 딸을 찾아나선 목사 김명민에게 쫓기는 사이코패스
[캐스팅] 이병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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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 기억하십니까? 브라질 원시민족과 함께 생활하는 선교사를 다룬 한국의 종교 다큐였습니다. 2009년 4월 단관개봉하여 10만 관객을 모았습니다. 제2의 <소명>으로 기대되는 영화가 조용히 개봉했다고 합니다. <회복>입니다. 1월14일 씨너스 명동에서 단관개봉했고 1주일 동안 약 2천명이 관람했다고 합니다. <회복>은 한국 감독이 연출한 다큐입니다만, 특이하게도 이스라엘의 종교간 분쟁의 역사를 되짚으며 용서와 구원의 메시지를 찾는 영화라고 합니다. 한국 기독교단에서는 이미 단체 관람 분위기가 일고 있는 모양입니다. <소명>의 뒤를 이어 교단의 2010년 올해의 영화가 될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12세 관람가입니다.
날씨가 춥다고, 지원이 끊겼다고 날개를 접고 있을 수만은 없지요. 인디포럼이 새해 첫 비행을 준비 중이네요. 인디포럼 작가회의 ‘월례비행’ 1월 프로그램은 경순 감독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로 정
[에누리 & 자투리] 임권택 감독, 달빛을 길어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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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서학(西學)을 막기 위해 <한서> <논어> 등 중국 고전의 건조한 문체를 문장의 기본으로 삼는다. 일상을 다룬 감각적인 소설 문체는 무조건 안된단다. <한서>와 정조 사이에는 대략 1600년이라는 간극이 존재한다. 이미 북촌마님들이 연애소설에 목을 매고 행인들이 영웅소설을 들으려 거리를 메우는 시대라 타임머신 타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을, 정조는 밀고 나갔다. 세상에, ‘빵꾸똥구’ 검열은 명함도 못 내밀겠다.
역사소설 <꾼>은 바로 정조의 문체 반정을 다룬다. 부제는 ‘이야기 하나로 세상을 희롱한 조선의 책 읽어주는 남자’. 어느 누가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로 대세를 거스르는 정조의 쇠고집을 꺾을 것인지 기대하게 된다. 그런데 <꾼>은 사뭇 다른 노선을 택했다. 우선 임금의 명을 어기고 소설에 탐닉하는 이들이 등장한다. 소설 문체에 빠진 죄로 귀양 가는 성균관 유생, 몰래 대중소설 읽고 필사하는 일이 인생의 낙이 되어버
[한국 소설 품는 밤] 안된다니까 더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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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상관없이 밖에서 읽으려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책들이 있다. 표지의 광고 카피가 촌스럽다거나, 책 제목이 손발을 오그라들게 한다거나, 그림이 도발적인 작품들. 바스티앙 비베스의 만화 <그녀(들)> 역시 표지 때문에 밖에서 읽는 것이 약간은 망설여지는 책이다. 가슴이 너무 커서 허리까지 내려온 아름다운 언니들이 엉덩이를 격렬하게 흔들고, 오타쿠처럼 생긴 남자가 그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는 그림이란…. 일본 만화였다면 십중팔구 몸매 좋은 백치미 언니들과 특별할 것 없는 소심남의 삼각 로맨스를 예상하면 되지만, 이건 프랑스 만화다. 무심한 듯 쿨한 국민적 기질 때문인지, <그녀(들)>는 열여덟 미소녀들과 스물여섯 백수 청년의 만남을 그렸는데도 담백하고 조금은 쓸쓸하다. 이처럼 예측 가능한 줄거리에서 느껴지는 예측 불가능한 이국의 정서가 이 책의 매력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알리스는 단짝친구 샤를로트를 만나 하루 종일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가는 장소마다 한 남자와
[도서]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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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김치전쟁>의 언론시사회가 1월21일(목) 롯데시네마 애비뉴엘에서 개최됐다.
기자 간담회에서 진구가 비빔 국수를 먹는 장면에서 절로 군침이 돌았다는 질문에 진구는 "내가 입이 커서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처럼 보였을 것 같다. 하지만 현장에서 모든 음식이 정말 맛있었고, 그중에 비빔국수가 최고였다."라고 답했고, 영화 <우생순>의 핸드볼 선수부터, 드라마 '종합병원'의 외과의사 이번 영화의 천재 요리사까지 육체적으로 힘이 드는 캐릭터를 많이 한 것 같다는 질문에 김정은은 "우연히 몸으로 습득해서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가 많았다. 하지만 나의 고정된 이미지를 극복하고 믿음을 드리기 위해서는 몸을 써서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한 이보희는 "너무 오랜만의 영화 출연이라 떨린다. 어제 밤잠을 설칠 정도였다. 신인 같은 마음으로 지금 이 자리에 서있고 많은 분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소감을 말했다.
오랜 전
진구, "김정은 손맛 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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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흘러요. 코끝에 맺히는 빵냄새 때문에 입안 가득 침이 고여요. 몇대째 비법을 전수받은 셰프가 있는 먼 이국의 이야기도 아니고 상상만으로 모든 걸 가능케 할 수 있는 만화책도 아니에요. 한국에 진짜 있는 빵집들 중 좋은 집을 골라 소개한대요. 저도 빵 좀 먹을 줄 아는 여자예요. 목차를 열어 내가 생각하기에 꼭 들어가야 하는 집들 이름을 찾아봤어요. 여기, 여기 있어요. 이런 집을 알고 있는 사람이 발로 뛰어 쓴 책이라면 나의 지갑과 배를 맡겨도 손해볼 일 없겠어요. 아아, 정말 가슴이 뛰어요.
배고프세요? 밀가루 음식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아하세요? 일본식 홈메이드 스타일의 빵과 과자를 판매하는 미루카레는 어떤가요. 이곳의 ‘명란젓 프랑스’는 이름 그대로 명란젓을 넣어 만든 빵이랍니다. 빵에 웬 명란젓이냐고 지레짐작하지 마세요. 짜거나 맵지 않은데도 명란젓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커피 한잔에 곁들이는 몽블랑 데니시 페이스트리는 어떠세요? 도곡동 김영모 과자점
[도서] 침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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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에 반하다 지수 ★★★★★
친구에게 꼭 권하고 싶다 지수 ★★★★★
“탄광의 여건이 지금보다 열악했던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젊을 때 땅속에서 허리에 마구馬具 같은 띠를 차고 두 다리를 사슬로 이은 채, 팔다리로 기고 광차를 끌며 일하던 할머니들이 아직도 더러 살아 있다. 그들은 임신한 상태로도 그런 일을 하곤 했다. 나는 심지어 지금도 만일 임신한 여자들이 땅속을 기어다니지 않으면 석탄을 얻을 수 없다고 한다면, 우리가 석탄 없이 살기보다는 그들에게 그런 일을 시키리라 생각한다. 어떤 육체노동이든 다 그렇다. 그것 덕분에 살면서도 우리는 그것의 존재를 망각한다.”
노동과 계급, 그리고 삶(의 질)에 얽힌 문제는 조지 오웰을 따라다녔다. 아니, 조지 오웰이 기꺼이 그런 문제들을 찾아다녔다는 쪽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1903년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태어난 그는 자칭 ‘하급 상류 중산층’이었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그가 랭크셔와 요크셔 지
[도서] <동물농장>과 <1984>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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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아이돌> 시즌8을 보다가 기절할 뻔했다. 사탕발림 같은 아이돌 리얼리티쇼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참가자가 조니 캐시의 노래를 프레디 머큐리풍으로 소화하고 있었다. 그것도 끝을 알 수 없는 카스트라로의 음역으로 말이다. 결국 시즌8의 준우승자로 결정된 이 기묘한 참가자의 이름이 바로 애덤 램버트다. 뒷이야기에 따르면 애덤 램버트가 우승을 놓친 이유는 게이임을 거리낌없이 드러내는 게 못마땅했던 보수적인 남부 할머니들의 표를 얻지 못해서란다. 차라리 다행이다. 애덤 램버트는 아이돌 쇼 우승자의 낙인을 찍기에는 아까운 엔터테이너니까 말이다.
데뷔 앨범 ≪For Your Entertainment≫ 역시 그러하다. 이건 아이돌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신이 내놨다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한 엔터테인먼트다. 레이디 가가, 핑크, (심지어!) 뮤즈 같은 뮤지션들이 앞다투어 피처링에 참가한 이유를 한번 생각해보시라. 기묘할 정도의 과잉으로 넘치면서도 온몸을 들썩이게
[음반] 눈을 감고 들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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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오케이 고야말로 21세기적인 밴드였다. 발랄한 (혹은 어이없는) 뮤직비디오로 유튜브 조회수 1억회를 달성한 이 밴드는 그 여파로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하고 세계적인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인기를 누렸다. 2년 전 펜타포트에 초청되었을 때도 사람들은 그들의 노래를 다 따라부르기도 했다. 사실 이 모든 걸 단지 유튜브 때문이라고 한다면 억울할지도 모른다. 그건 멤버들의 말마따나 운이 좋았던 것뿐이니까. 오케이 고의 새 앨범은 그런 부당한 시선에 대한 자기과시 같다. 묵직하게 세고, 블루지하고, 인디풀한 음악으로 가득하다. <WTF(what the f***)>의 노이즈와 <Skyscrapers>의 부유하는 멜로디, 그리고 <End Love>의 멈칫대는 (불협)화음, 우아하면서도 인상적인 비트의 <In The Glass>가 그렇다. 어쨌든 이 앨범은 그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 같다. 유튜브의 폭발적인 인기는 이들에게 단지 기회를 줬을 뿐
[음반] 유튜브 대박 다음이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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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같기도 하고, 사탕 같기도 하다. 보자마자 ‘먹고’ 싶고, ‘만지고’ 싶다는 두 가지 욕구가 떠오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떡도 아니고 사탕도 아니지만, 어쨌든 여기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정서는 친근함이다.
아마도르는 합성수지와 브론즈 등을 사용해 작업하는 스페인 출신의 예술가다. 그는 개인과 환경에 대한 사유를 간결하고 압축된 이미지로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아마도르가 승부를 거는 지점은 색감과 질감이다. 형광색을 비롯해 눈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색깔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합성수지를 사용해 만드는 독특한 질감으로 접촉의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국내 최초로 이와 같은 아마도르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회의 부제인 ‘Creuer’란 영어로 ‘크로스’를 의미하며, 작가가 튀니스를 여행하며 마주한 여러 가지 테마를 뜻한다. 형형색색의 작품들마다 튀니스의 길과 사람들, 문화의 흔적이 묻어 있다. 이 작품들 안에서 인간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와 미학에
[전시] 인간과 미학의 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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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지난해 가을 <무릎팍도사>를 보다가 마음이 찡했던 그였다. 안재욱의 팬심은 뮤지컬의 한류신화를 기원하는 모양이다. 공연이 열리는 유니버설아트센터 로비에는 안재욱의 아시아 팬들이 보낸 화환들로 가득했다. 멀리 한국의 공연장까지 찾은 열성 아줌마 팬도 여럿 봤다. 팬들의 기운을 팍팍 받은 안재욱의 연기와 노래는 감미로웠다. 대사 전달도 정확했다. 그의 부드럽고 달콤한 카리스마가 로맨틱한 뮤지컬과 잘 어울리는구나. 깜짝 놀랐다.
로맨틱한 뮤지컬이라고 해서 당황했나. 그렇다면 당신도 ‘잭 더 리퍼’에 좀 끌리는군요. 뮤지컬 <살인마 잭>은 19세기 말 런던의 미치광이 살인마 ‘잭 더 리퍼’를 불러낸다. 잭 더 리퍼는 영구미결 사건이다. 고로 우리가 아는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모두 떠도는 소문일 뿐이다. 피해자가 모두 술집여자이며, 배를 갈라 장기를 꺼내고 다시 봉합하는 그의 범죄 스타일로 봐서 범인은 의사이지 않을까 추정하는 정도랄까. 뮤지컬 &l
[공연이 끝난 뒤] 미치광이의 최강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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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입문서 지수 ★★★☆
재즈 완성본 지수 ★★★★
얼마 전 노라 존스의 새 앨범을 들으면서 이것은 이제까지 노라 존스를 규정하던 키워드, 그러니까 ‘재지한 팝’이 아니라 ‘블루지한 록’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고 사실 그랬다. 작곡뿐 아니라 앨범의 프로듀서와 세션들도 재즈 음악가 대신 밴드의 세션들이 참여했으므로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노라 존스가 속한 레이블은 재즈의 명가 블루 노트다. 블루 노트가 노라 존스와 계약하던 2001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노라 존스와 블루 노트의 정체성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지금은 시대의 변화에 영민하게(그리고 신중하게) 반응하는 레이블이라는 평을 받는다. 노라 존스 1집은 블루 노트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이다.
2009년은 블루 노트의 창립 70주년이었다. 이 컬렉터스 에디션은 그걸 기념하는 이벤트다. 말이 70년이지 그야말로 한 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한 회사가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족적을 남겼)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변화와
[음반] 블루 노트로 재즈 공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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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관람자: 김준규 검찰총장, 보수국민연합, 대한민국어버이연합
기분 좋은 한주였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됐던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무죄선고, 대체 뭐가 켕기는지 끝까지 공개에 불응하던 검찰쪽 용산참사 미공개 수사 기록 공개에 이어 지난 1월20일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 사건에 대한 무죄 판결까지 나왔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사법부의 판단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죄송하지만 저는 불안하지 않습니다)라며 즉각 항소와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고 한다. 검찰쪽의 거대한 희비극에는 어김없이 코러스가 뒤따른다. 보수국민연합과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은 법정에서 “대법원장 XXX 따버려”, “(MBC)너희들은 김정일의 앞잡이다”라고 소란을 피웠다고. 그 전날에는 또 다른 보수단체회원들이 강기갑 의원의 무죄 선고에 항의해 해당 판사의 집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21일에는 이용훈 대법원장 출근 차량에 계란을 던졌다. 이
[시사 티켓] 진실을 외면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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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싱크로율이면 아예 입을 다물어야 하지 않을까. <PD수첩> 광우병 보도 제작진 무죄 판결,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무죄 판결,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 결정, 전교조 교사 시국선언 무죄 판결,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 무효 판결…. 최근 두어달 사이에 나온 법원의 판단은 이들 사건이 애초부터 무리한 수사 및 기소였다는 지적을 뒷받침해준다. 그런데도 검찰(내 정치세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다. 족벌언론과 여당은 판사들이 정치적으로 오염됐다고 호들갑이다. 특정 동아리로 묶으려다가 안 묶이자 나이대를 거론하며 운동권 출신 운운하기도 한다. 그럼 검사들 중에는 1980~90년대 대학 다닌 이들이 없니?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는? 족벌언론에는? 왠 난데없는 세대론인지 모르겠는데 이 추위에 판사들 집 앞까지 몰려가 시위하시는 대한어르신들을 보니 일말의 연민과 함께 짐작이 간다. 그것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는 게다. 애초에 비논리적인 행위였으니까. 마치
[오마이이슈] 무리와 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