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리의 극장가는 제목부터 연말을 겨냥한 듯한 쉬밋 아민 감독의 <로켓 싱: 올해의 세일즈맨>이 지난해 12월11일 개봉한 이래 선전 중이다. 샤루 칸 주연의 <Chak De>에서 안정감있는 호흡을 맞췄던 쉬밋 아민 감독과 시나리오의 자이딥 사흐니가 다시금 재회한 영화라는 점에서 평론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한편 신예 란비르 카푸르에게는 완벽한 시크교도 세일즈맨을 연기했다는 호평과 함께 신인 꼬리표를 떼어줄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게다가 란비르 카푸르는 시크교도가 아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가 12월18일 개봉하면서 <로켓 싱…>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도 극장가에서 ‘야쉬 라즈 필름’의 브랜드 파워는 여전히 강력했다. 2010년 10월 인도에서 열리는 영연방경기대회를 앞두고 사방이 공사 중인 델리 시내 중심에 위치한 플라자 시네마에서 <로켓 싱…>을 보고 나오는 바이다브 싱 라토르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세계의 관객을 만나다-델리] 잘 됐다, 설문지 하나만 작성해줘요
-
최근에야 나는 두기봉의 <흑사회>(2005)와 <흑사회2>(2006)를 볼 기회가 있었다. 영화는 고색창연한 홍콩 조직깡패 사회를 보여준다. 조직의 연장자들이 2년에 한번씩 만나 새 회장을 선출한다.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마찰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이 영화들은 지난 십년간의 홍콩영화 중 최고작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두기봉은 그의 감독 경력에서 많은 갱스터영화를 만들어왔지만 이 두 작품에서는 훨씬 더 큰 무엇인가를 건드리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 같은 갱스터 에픽을 노린 것 같다.
갱스터 에픽은 보통의 갱스터영화와 달리, 피겨스케이팅의 트리플-트리플 점프처럼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섬광처럼 번쩍이며 굉장히 영화적이고 많은 테크닉을 사용해서 완벽하게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갱스터 에픽은 근본적으로 권력과 그 주위에 형성된 복잡한 관계성을 다룬다. 많은 캐릭터를 다루면서 갱스터 에픽은 개별 인물들의 성공과 몰락뿐
[외신기자클럽] 갱스터 에픽 <흑사회>
-
<앨빈과 슈퍼밴드2>를 보다가 잤다. 영화가 끝날 때쯤 몸이 개운해질 정도로 푹(!) 잤다. 함께 본 열살짜리 딸은 혀를 끌끌 찼다.
딸은 대신 <아바타>를 보다가 잠들었다. 애초에 보기 싫다고 투정을 부렸던 터다. <아바타>의 나비족보다는 <앨빈과 슈퍼밴드2>의 햄스터 주인공들이 훨씬 멋지단다. 그러자 세살 위 오빠가 한심하다고 면박을 준다. “야, 너는 <씨네21>에서 별점을 죄다 다섯개씩 받은 영화를 그렇게 몰라보냐?” 아들은 <아바타>를 두번이나 봤다.
외화 흥행사를 다시 쓰는 <아바타>를 무시하는 건 세상물정 모르는 꼬마만이 아니다. 2주 전 <아바타>를 둘러싼 대담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나왔다. “잘 만든 흥행영화이긴 하나 기념비적으로 훌륭한 영화라고 말하기엔 내러티브가 진부하다”는 게 요점이었다. 전영객잔 필자인 정성일 평론가의 말은 더 세다. 그는 3주 전엔 “시간이 갈수록 사람
[에디토리얼] 캇!!
-
<어리석은 여자> La mujer sin cabeza
2008년 감독 루크레시아 마르텔 상영시간 89분
화면포맷 2.35: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2.0 스페인어
자막 영어 출시사 스트랜드 릴리싱(미국)
화질 ★★★☆ 음질 ★★★ 부록 ★★★
귀족과 부르주아가 드라마와 코미디를 장식하던 시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인 ‘유한계급’은 손가락질하기에 딱 좋은 대상이었다.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과 에른스트 루비치가 비슷한 시기에 연출한 <어리석은 아낙네들>(1922)과 <혼인 관계>(1924)는 전후 유럽사회의 부패한 상류층의 적나라한 초상으로서, 주로 나태하고 한심한 부인들을 공격하고 비웃는다. <어리석은 아낙네들>은 몬테카를로를 방문한 미국 사절의 부인이 돈을 노린 가짜 러시아 귀족의 꾐에 넘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국제적인 난봉꾼의 얄팍한 매력에 정신을 잃은 그녀는 그의 야비한 본성을 읽지 못해 파국을 맞는다. <혼인
[dvd] 불안한 유한계급의 풍경화
-
-
올리버 파커 감독이 드디어 <도리언 그레이>를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실망스러웠다. 올리버 파커야말로 오스카 와일드 고증의 전문가일 테지만, 어떤 그림이 나올지 훤히 들여다보여 김빠지는 기분이랄까. E. M. 포스터와 제임스 아이보리처럼 안전하지만 지루한 답습이 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엉뚱한 감독이 소름 쫙쫙 끼치게 예쁜 남자애를 시골 구석에서 찾아낸 뒤 충동적이고 돌발적인 앵글에 퇴폐와 사악과 백치미와 나르시시즘을 덕지덕지 발라 온 신경세포를 들끓게 하길 기다렸건만. 백현진의 노래처럼 살아 움직이고 말하는 도리언 그레이를 ‘눈이 빠지고 목이 빠지게’ 학수고대했건만. 벤 반스라니. 등장하는 순간, 한숨과 탄식이 팡파르처럼 터져야 할 (<베니스에서 죽다>의 타지오처럼) 도리언 역할을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의 캐스피언 왕자에게 맡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벤 반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하얗고 촌스러운 채 얼빵해 보이
[그 액세서리] 파탄과 악행의 상징
-
매파가 된 기분이랄까. ‘영화계 인물과 비영화계 인사의 만남’이라는 포맷으로 새롭게 토크쇼 코너를 진행한 이후, 거의 매번 느낀다. 만나고 싶다는 대담 상대의 리스트를 받아 최선의 매치업을 성사시키는 것이 섭외자의 임무. 희한하게도 그렇게 이루어진 만남의 당사자들은 대개 많은 부분에서 닮은 점들을 보였다. 덕분에 초면에도 어렵지 않게 의기투합한 이들의 대화는, 즉석에서 공동 작업을 제안하는 단계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주선자의 보람이다.
<해운대>로 지난해 극장가를 제압했던 윤제균 감독과 <해피선데이-1박2일>과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으로 TV예능계를 평정한 이명한 PD의 조합은,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꼽을 만했다. 동년배인데다 성향도 비슷하니 이야기가 술술 통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미 ‘한 다리 건너’ 아는 사이였다는 두 사람은 대담이 끝나고 돌아가던 길에서도 ‘예능의 영화화’라는 주제로 한참이나 의견을 주고받았다.
윤제균: 제가 제작한
[talk show] <1박2일> 극장판, 함께 만들까요?
-
나비족이 골든글로브를 점령했다. 한국 시각으로 1월18일 오전 비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6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아바타>가 영화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최우수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다시 한번 세상의 왕이 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전 부인이자 골든글로브 작품상의 경쟁자였던 캐서린 비글로우(<허트 로커>)와 수상의 영예를 나누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뮤지컬·코미디영화 부문 최우수작품상으로는 토드 필립스 감독의 <행오버>가 선정됐다. 다음은 제6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전체 수상자 명단이다.
제67회 골든글로브 수상 결과
영화 부문
최우수작품상(드라마): <아바타>
최우수여우주연상(드라마): 산드라 블록 <더 블라인드 사이드>
최우수남우주연상(드라마): 제프 브리지스 <크레이지 하트>
최우수작품상(뮤지컬·코미디): <행오버>
최우수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메릴 스트립 <
제67회 골든글로브 수상 결과 발표
-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과 강동원, 송혜교의 만남,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일본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와 설경구의 결합, <시티즌 독> <검은 호랑이의 눈물>의 타이 감독 위시트 사사나티앙과 김민준의 조합. 이 모든 것은 이제 곧 촬영에 돌입하는 새 영화 <카멜리아> 안에 들어가게 된다. 무슨 영화기에 이렇게 화려한 감독과 배우가 참여하냐고? <카멜리아>는 바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부산 프로젝트>라는 가제로 발표됐던 옴니버스영화다. 이 영어 단어(camellia)의 뜻은 글쎄 동백꽃이란다. 이 프로젝트가 특이한 점은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신생 영화사 (주)발콘에서 제작한다는 사실이다. ‘영상도시’, ‘아시아영화의 중심’으로 불려왔지만 상업영화 한편 제작하기가 어려웠던 부산에서 이 글로벌 프로젝트가 탄생한 데는 발콘의 오석근 대표의 공헌이 컸다. <101번째 프로포즈> &l
[오석근] 해운대 백사장에 소주병 1천개 꽂는다?
-
민환기(42) 감독의 유년 시절. 영화보다 음악이 먼저였다. 새벽까지 라디오를 끼고 살았고, DJ 전영혁과 성시완이 불러주는 리스트를 행복의 족보라고 믿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와 칼아츠에서 영화를 전공한 것도 “영화로 돈 벌어서 음악하고 싶어서”였단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1월14일 개봉)는 뮤지션을 꿈꿨던 영화감독이 내놓은 차선의 연주이기도 하다.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교수로 일하는 그가 시간을 쪼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규모’)를 부지런히 스토킹한 사연을 들었다.
-‘소규모’의 오랜 팬인가.
=1집이랑 2집이랑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흥미를 갖게 됐다. 1집이 성공했는데도 2집에서 다른 걸 시도하는 게 신선했다. 처음 만난 건 2007년 이승영 감독의 <여기보다 어딘가에> 시사회 뒤풀이 자리였다.
-이승영 감독에게 ‘소규모’를 추천하기도 했다던데.
=서정적이면서 뽕짝 분위기가 있는 음악이 비루한 젊음을 다룬 영화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spot] 부지런히 ‘스토킹’한 교수의 사연
-
복수자. 알다시피 얘네들은 나쁜 놈을 대상으로 나쁜 놈질을 벌이는 특수 나쁜 놈으로서, 나쁜 놈질의 등가교환을 통해 나쁜 놈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독특한 생태학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얘들은 종종 복수 타깃뿐 아니라, 걔네들에게 안락한 서식 환경을 제공하는 사회에도 경종을 울리려는 공익광고협의회스러운 행태를 보임으로써 나쁜 놈과 착한 놈의 경계를 박쥐마냥 넘나드는 바, 이러한 범용성이야말로 복수무비 양산의 가장 큰 밑거름이라는 것이 본 칼럼의 판단이다. 아무튼.
나영이 사건과 맞물리는 시의적절성을 보였음에도, 한창 힘주다 말고 대충 끊어버리는, 복수자로서는 결코 저질러서는 안되는 치명적 과오를 저지름으로써 관객에게 차갑게 버림받고 말았던 <모범시민>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복수자의 성패는 어느 정도까지 밀어붙이는가에 따라 일차적으로 좌우된다 하겠다. 그리고 그러한 관점에서 <용서는 없다>의 나쁜 놈 ‘이성호(류승범)’는 나름 발군의 나쁜 놈性을 보여준
[나쁜 놈의 道] ‘비스무리하면’ 감흥없다네
-
남자는 대륙을 구하고, 여자는 남자를 구한다. <8인: 최후의 결사단>에서 타락한 전직 경찰 ‘도박꾼’(견자단)을 민주주의 영웅의 수호자로 바꿔놓는 건 그의 전 부인(판빙빙)이다. 홍콩 대부호 리옥당과 재혼해 ‘리 부인’이 된 그녀는, 분노하는 ‘도박꾼’에게 오히려 두 번째 남편의 일일경호를 부탁한다. 딸을 먹여살리기 위해 재혼했고, 그 딸의 미래를 위해 남편의 대의를 지지한다고 말하자 전 남편의 마음도 움직인다. 그렇게 남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혁명을 도모하는 이가 바로 리 부인이다.
음지에서 내조하는 현모양처 역할을 맡았지만, 남자들의 등 뒤에 머무르기에 판빙빙은 이미 너무 화려한 스타다. 가장 중국적으로 아름다운 배우로 평가받는 그녀는 2009년 저우쉰, 리빙빙 등을 제치고 대륙에서 가장 높은 개런티를 받는 여배우에 등극했다. 소지섭을 두고 장쯔이와 경쟁했던 <소피의 연애 매뉴얼>이 대히트하면서 ‘1억위안’ 흥행클럽에도 가입했고, 판빙빙이 커버 모델로 나
[판빙빙] 대륙은 이미 내가 접수했어!
-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서울시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등에 출연한 탤런트 장근석(23)을 서울시 홍보대사에 위촉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오세훈 서울시장은 개인 블로그에서 "장근석씨처럼 대중적으로 알려진 분들이 서울시에 관심을 가져주면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어 무척 반갑다. 그의 팬들도 서울에 좀 더 애정이 어린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장근석은 이에 앞서 서울시가 주최한 대학생 UCC 공모전에 참가해 은상을 받는 바 있다.홍보대사가 되면 장근석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대만, 홍콩 등 세계 각국을 방문할 때 서울을 알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장근석은 드라마 `쾌도 홍길동', `미남이시네요' 등을 통해 해외 팬들에게 널리 알려졌다.위촉식은 21일 오후 3시 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열린다.pan@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저작권자(c)연합뉴스.
탤런트 장근석 서울시 홍보대사 된다
-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국민요정' 그룹 S.E.S 출신 슈(본명 유수영ㆍ29)의 미소는 한층 여유로웠다. 그는 크게 웃었고, 아이돌 시절에는 꺼내지 않던 말도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듯 솔직하게 털어놓았다.1997년 S.E.S로 데뷔해 2002년 팀이 해체된 후 한국과 일본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온 그는 8년 만에 솔로 가수로 싱글음반을 냈다. 바다와 유진이 각각 가수와 연기자로 활동하는 가운데 그는 '뱃보이(Batboy)' '하이스쿨 뮤지컬(High School Musical)', '사랑은 비를 타고' 등 뮤지컬에만 매진했다. 다시 가수로 활동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최근 만난 그는 "뮤지컬에 빠져 있어서 음반을 내고 싶은 욕심이 없었다"며 "며칠 전 가수로 첫 방송을 하는데, 뮤지컬 할 때와 달리 긴장돼 죽는 줄 알았다"고 크게 웃었다.방송을 통해 거의 모습을 비추지 않아 긴 공백기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자 그는 &
슈 "SES는 인생에서 화려했던 시절이죠"
-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MBC 월화 사극 '동이'(극본 김이영, 연출 이병훈ㆍ김상협)가 주요 출연진의 캐스팅을 마치고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다고 MBC가 17일 밝혔다.
타이틀 롤인 동이 역에는 한효주, 숙종 역에는 지진희, 장희빈 역에는 이소연, 인현왕후 역에는 박하선 등이 각각 캐스팅됐다. 이밖에 배수빈과 정진영, 김유석, 이정길, 이계인, 최란, 김혜선 등이 '동이'에 출연한다.
'동이'는 조선 제21대 임금인 영조의 생모이자 19대 숙종의 후궁이었던 천민 출신 숙빈 최씨(淑嬪 崔氏)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아들 영조의 극적인 성장 과정을 다룬 작품으로, 드라마 '대장금'과 '이산' 등을 연출한 이병훈 감독이 3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3월 첫회가 방송된다.
engine@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MBC '동이' 주요 출연진 정하고 촬영 돌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