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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평양>은 양영희 감독의 전작 <디어 평양>과 마찬가지로 감독 자신의 가족사를 담고 있다. 조총련계 간부였던 양영희의 아버지는 양영희의 세 오빠를 1970년에 북한에 보냈다. 양영희의 오빠들은 북한 사람으로 살면서 가정을 꾸렸고 유일하게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자기 삶을 살았던 양영희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어 자신의 가족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들은 자주 만날 수 없다. 양영희의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싸서 보내주는 온갖 생활필수품과 돈이 북에 사는 양영희 오빠 가족들의 생명선이다. 여기까지는 <디어 평양>에서 상세하게 다뤄진 부분이다. <디어 평양>에서 양영희는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자식들에게 전수한 아버지와 대립했지만 결국에는 화해한다. 아버지의 사상을 존중하고 자신의 입장도 지키는 가운데 그들은 화해한다.
<디어 평양>은 어쩔 수 없이 눈물을 흘리게 되는 감동적인 영화였다. 흔해 빠진 가족의 화해 같은 상투어로
[김영진의 인디라마] 공존이란 열망이 있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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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현의 <파수꾼>에 대해서는 이미 촌평(<씨네21> 782호 ‘2010 독립영화 결산 보고서’)을 쓴 바 있다. 짧게 썼지만 하려고 했던 말의 요체는 거기 다 들어 있다. <파수꾼>의 참된 성취는 2000년대 이후 세계영화의 흐름을 격변시킨 현대 내레이션의 혁신에서 찾을 수 있다. 홍상수와 박찬욱의 주목할 만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한국영화에서는 아주 드물게만 보여졌던 복합 내러티브(complex narrative)는 동시대 영화에 말할 수 없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과 장르를 불문하고 복잡화된 현대적 삶의 양상을 담아내려는 작가들의 모색은 영화 내레이션의 본질을 근간으로부터 바꾸어놓았다. <파수꾼>의 감독 윤성현이 이같은 변화의 흐름을 의식하고 있었는가와는 무관하게 영화보기의 습성에 근원적인 개량을 요구하는 창의의 바탕은 이들과 유사하달 수 있겠다.
<파수꾼>의 표면은 10대 성장영화의 꼴을 하고 있으나 그 실질은
[전영객잔] 오해를 통해 이해로 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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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은 사진의 본질로 여겨졌던 특성을 위협한다. 바로 피사체의 존재다. 손으로 그린 형상은 꼭 실재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그저 화가가 펼치는 상상의 산물일 수 있다. 사진의 이미지는 이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것이 무엇이었든 간에 일단 사진에 찍혔다면, 그 무언가가 그 언젠가 그 장소에 실제로 있었던 것이다. 법정에서 사진은 증거로 인정돼도, 그림은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은 사진과 그림의 구별을 무너뜨렸다. 앞으로 사진은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질 거다.
사진의 푼크툼
바르트는 <카메라 루시다>에서 ‘푼크툼’(punctum)을 사진의 가장 중요한 효과로 들었다. 푼크툼이란 (흔히 ‘필이 꽂힌다’고 할 때처럼) 사진 속의 이미지가 우리를 찌르는 어떤 촉각적 효과를 가리킨다. 바르트는 이를 ‘스투디움’(studium)에 대립시킨다. 스투디움이 사진의 의미를 읽게 해주는 어떤 관습적 코드라면 푼크툼은 일체의 해석의 코드를
[진중권의 아이콘] 무기물을 닮은 얼굴의 섬뜩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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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2일 일본에서는 다큐멘터리 한편이 개봉되었다. 이시오카 마사토 감독의 <요요추: 섹스와 다다시 요요기의 세계>가 바로 그것. 일본 AV의 아버지라 불리는 다다시 요요기(통칭 ‘요요추’)의 삶과 작품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올해로 74살인 요요추는 아직도 매달 한편씩의 작품을 만들고 있는 노장감독이다. 이 다큐멘터리가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일본사회가 AV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리고 요요추의 후기 작품의 경향이다.
요요추의 이력은 60년대 초부터 시작된 핑크영화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3년 핑크영화 제작사인 월드에이가에 들어간 그는 월드에이가의 세일즈 담당인 세이지 후지무라가 닛카쓰의 하청제작을 맡기 위해 세운 프리마 기획에서 연출 활동을 시작하였다. 자그마한 규모의 회사에서 요요추는 연출뿐 아니라 제작, 라인 프로듀서 역할까지 해야 했다. 그런데 1972년 그가 라인 프로듀서로 참여한 <여고생 게이샤>가 음란물 혐의로 피소되면서 6년간에
[김지석의 시네마나우] 섹스, AV 그리고 일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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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MBC 월화드라마 '짝패'가 방송 한 달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라섰다.8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짝패'는 전날 16.9%의 시청률을 기록, SBS '마이더스'(12.4%)와 KBS 2TV '강력반'(8.0%)을 앞섰다.지난달 7일 시청률 10.2%로 출발한 '짝패'는 탄탄한 대본과 아역 연기자들의 호연에 힘입어 KBS '드림하이'의 강세 속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그리고 전날 '드림하이' 후속으로 방영된 '강력반'의 첫 회 시청률이 8.0%에 그치면서 9회 만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이날 방송에서는 10년 후 이야기가 펼쳐지며 천둥 역의 천정명, 귀동 역의 이상윤, 동녀 역의 한지혜 등 성인 배우들이 첫 등장했다.또 다른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 기준 '짝패'는 13.8%, '마이더스'는 10.6%, '강력반'은 6.7%로 집계됐다.okko@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MBC '짝패', 월화극 1위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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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과속스캔들'의 박보영이 주연을 맡은 공포영화 '미확인동영상'이 지난 3일 전북 전주에서 촬영에 들어갔다고 투자배급사 쇼박스㈜미디어플렉스가 8일 밝혔다.
이 영화는 우연히 정체불명의 동영상을 접한 자매에게 벌어지는 섬뜩한 사건을 그린다. 박보영은 의문의 동영상 때문에 저주를 받은 동생을 구하려고 사투를 벌이는 세희 역을 맡았다.
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로 스타덤에 오른 주원이 세희의 남자친구 준혁으로, '김수로'에서 아효 역을 맡았던 강별이 세희의 동생 정미로 나온다.
공포영화 '령'과 '므이'를 연출했던 김태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미확인동영상'은 올여름 개봉될 예정이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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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주연 공포영화 '미확인동영상'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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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7일 해병대에 입대한 배우 현빈(본명 김태평)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업체가 '입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8일 아웃도어 의류업체 K2에 따르면 현빈이 입대한 7일 오전부터 그가 광고모델로 등장하는 이 회사 홈페이지 접속이 폭주해 서버가 수 시간 동안 마비됐다.K2는 현빈의 입대 일을 겨냥해 각 포털사이트에 '2011년 3월7일 새로운 나를 발견하러 떠납니다'라는 하루짜리 광고를 내보냈다. 이 광고를 클릭하면 이 회사의 홈페이지로 연결된다.이 홈페이지에선 현빈의 광고 촬영 모습을 담은 미공개 영상과 화보 등을 볼 수 있다.K2는 지난달 현빈과 6개월 기간으로 광고 모델 계약을 맺고 지난달 26일부터 TV 광고를 시작했다.K2는 그간 외국인 모델만을 써 왔지만 입대를 전후로 현빈의 인기가 절정에 오를 것으로 보고 처음으로 한국 연예인을 전속 모델로 기용했다.이 회사 관계자는 "현빈의 입대를 아쉬워하는 여성팬들의 접속이 갑자기 몰린 것 같다&quo
"그 모습 한번이라도 더"..현빈 광고 접속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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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김윤석ㆍ유아인 주연의 영화 '완득이'가 촬영에 들어갔다고 CJ E&M이 8일 밝혔다.
'완득이'는 문제아 고등학생 완득과 그의 삶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담임교사 동주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TV 드라마 '성균관 스캐들'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유아인이 완득 역을, 충무로의 연기파 중견배우 김윤석이 동주 역을 맡았다.
김려령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로, '연애소설'의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올 하반기께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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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ㆍ유아인 주연 '완득이'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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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톱스타 현빈(29)-송혜교(29) 커플이 결별했다.두 사람의 소속사인 에이엠엔터테인먼트과 이든나인은 8일 "배우 현빈과 송혜교가 올해 초 '결별'을 결정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려드린다"고 밝혔다.양측의 소속사는 "현빈과 송혜교는 각자 드라마 촬영과 해외활동 및 영화 촬영 등으로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이전에 비해 관계가 소원해지게 되었다"며 "주위의 지나친 관심도 부담이었고 근거 없는 결별설 또한 말 못할 스트레스였다. 이를 극복할 시간적 여유조차 부족했고, 서로의 간격은 더욱 벌어졌다"고 전했다.이어 "결국 올해 초 서로의 협의 하에 어쩔 수 없는 결별이라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며 "그동안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은 대중의 관심이 작품이 아닌 결별에 쏠리는 것을 원치 않았고, 현빈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군입대전 마지막 자리에서 개인적인 이슈
현빈-송혜교 "우리 결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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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영화진흥위원회가 처음으로 직접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이 서울 강남에 개관한다.영화진흥위원회는 8일 "오는 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플러스'를 개관한다"고 밝히고 "정식으로 개봉하기 어려운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등에 상영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기본적인 운영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새 전용관은 영진위가 기존에 있던 브로드웨이 극장 3관을 임대한 것으로, 모두 114석 규모다.영진위는 '아리랑 시네센터'와 '시네마테크 KOFA'를 독립영화전용관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각각 성북구 도시관리공단과 한국영상자료원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영진위는 제1 독립영화전용관인 광화문 '시네마루'와의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브로드웨이와 최근 임대차 계약을 최근 맺었다고 설명했다. 임대 기간은 2년이다.영진위 관계자는 "독립영화 상영을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 직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독립
서울 강남에 독립영화전용관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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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어쩜 저리 최고만을 뽑아놨을까. 가요시대 다시 왔다. 가혹한 기획이라 생각했는데 지금부터 응원합니다."(가수 윤종신 트위터 글)"외모와 춤을 앞세운 아이돌 가수가 주름잡는 가요계에서 가창의 중요성은 부각시키겠지만 이미 대중에게 검증받은 가수들에게 오디션을 적용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의 새 코너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가 지난 6일 많은 관심 속에 출발했다. 방송 직후 인터넷에는 '신선하다' '감동적이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그러나 가요계에서는 이 코너에 대한 환영과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비주얼을 무기로 한 아이돌 그룹이 홍수인 시대에 목소리로 감동을 전하는 가수의 참모습을 제시했다는 호평이 있는가 하면, 대중에게 이미 인정받은 가수들에게 등수를 매기는 것은 무례하고 무모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숨은 명
<가요계, '나는 가수다'에 호평.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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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씨네21> 793권의 표지를 다시 일람했다. 그건 영화와 더불어 청춘과 중년을 통과해 간 많은 한국 배우들의 얼굴로 이루어진 장려한 플래시백이기도 했다. 그중 스무권에 가까운 표지에 등장한 배우 정우성, <본투킬>에서 <검우강호>까지.
2월23일
머피의 법칙 하나. 드물게 내가 극장 앞좌석에 앉을 때마다, 왜 하필 그 영화들의 감독님은 (별칭 핸드헬드 촬영 종결자인) 다르덴 형제의 팬인 것일까? 첫 장면부터 흐린 초점 속에 흔들리며 다가오는 소년들의 모습에 내심 걱정하며 시작한 관람이었으나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은 두 시간 내내 나를 틀어쥐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맙소사! 멱살 잡힌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인정하자. 극장 안에서 우리는 다 변태다). <파수꾼>이 부여한 예외적인 긴장감은, 인물과 배경을 제시한 다음 사건이 터지는 순서로 영화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성격과 관계를 관객이 하나씩 발견하고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꺼져 버려!"라고 쓰고 "사랑해."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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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세 번째 노미네이션. <파이터>의 샬린 역은 에이미 애덤스의 놀라운 재발견이기도 하다. 그녀는 거의 웃지 않고 노래하듯 지저귀지도 않는다. 전설적인 복서 미키 워드의 여자친구로서 그와 나란히 서서 세상과 맞서 싸울 뿐이다. 그녀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영화 속 ‘파이터’다.
“사람들이 나를 되게 순진한 숙녀처럼 생각한다는 게 놀라워요. 전혀 아니거든요. 지금까지 주로 연기했던 캐릭터와 나는 많이 달라요. 심지어 임신했을 때 날 인터뷰한 누군가는 ‘당신이 섹스한다는 사실에 세상 사람들이 놀랄 거다’ 라는 말까지 하더라고요. 할 말을 잃었죠. 내가 20대 때에는 말이죠, 완전 핫했거든요! (웃음)” 타고난 얼굴의 선만으로 혹은 유명세를 얻었던 몇몇 역할들의 캐리커처만으로 배우 본연의 특질 역시 그러할 것이다라는 기대는 언제나, 너무 쉽다. 배우들은 그 거대한 공동의 선입견 앞에서 때로 웃어넘기고 때로 정면으로 거절한다. 순응과 저항 사이에서 절묘한
[에이미 애덤스] 터프하고 섹시하게 파이터가 된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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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우다>(이하 <오래된 미래>, 1992)의 저자이자 유명한 생태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방한했다. 이번에 그가 들고 온 것은 책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행복의 경제학>이다. 올해 5월 서울환경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행복의 경제학>은 “빵을 먼저 불려야 나눌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성장 패러다임이 실은 초국적 거대 자본들의 배만 불리는 허구와 기만의 술책임을 낱낱이 지적한다. 노르베리 호지는 2천년 동안 신뢰와 협동으로 구축한 이상적인 공동체 라다크가 자본의 유입으로 붕괴함을 목도한 뒤 탐욕과 경쟁만을 부추기는 ‘불행의 경제학’에 대해 오래전부터 비판해왔다. 환경재단(대표 최열)이 마련한 ‘350(기후변화방지를 위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으로 줄이자는 운동) 시네마 릴레이’ 행사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노르베리 호지는 “세계화에 맞선 지역화(localization)”만이 희망을 일궈낼 수 있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당신이 사는 지역사회, 땅과 교감을 나눌 때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