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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에서 시작하는 글입니다.
<두만강>의 쟁점에 대해서는 이미 795호에 정한석(‘마술처럼 흔들리는 취권의 순간들’)과 정성일, 허문영의 씨네산책(‘그는 경계에 서 있다’)이 상세히 밝혔다. 그들이 짚어낸 공통된 쟁점은 이 영화 속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데, 순희가 탈북자에게 겁탈당하는 장면, 그때 생긴 아이를 낙태하는 결정, 그리고 영화 말미에 창호가 스스로 몸을 던져 죽는 장면에 대한 것이다.
영화에 대한 호의를 전제로 이들이 제기한 문제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정한석은 장면의 내용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진행하는 방식”이 장률의 영화답지 않게 도식적이고 관념적이며 구체성을 상실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성일은 그 죽음들에 대해 영화가 희망의 가능성을 거세한 것은 아닌지 물었다. 허문영 또한 창호의 선택에 “과도한 순교의 책임”이 부과된 건 아닌지 질문하며, 영화가 아이의 죽음을 취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인 불편함에 대해 말했다. <두만강>은 이
[전영객잔]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이 낳은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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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가끔, 드물게 찾게 되는 용품이 있다. 전동공구가 대표적인 예다. 일년에 한두번 정도 될까? 전동공구로 나사를 박거나 드릴로 구멍을 뚫는 일은 연례행사다. 하지만 막상 필요한 순간이 닥치면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도 일, 힘들게 찾았다고 해도 배터리가 방전되어 정작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도 방전되지 않고 항상 똑같은 출력을 유지하는 전동공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랜 시간 방치해도 방전 걱정 뚝
보쉬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한 리튬이온 방식 전동공구는 사용자의 이런 바람을 현실화할지도 모른다. 그중에서 컴퓨터를 조립하거나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모델이 GSR 10.8-2-LI이다.
GSR 10.8-2-LI은 임팩트 드릴, 드라이버 제품이다. 기존에 익숙한 전동드릴의 모습이 아닌 몽땅한 모습을 가진 이 제품은 다소 우스꽝스런 외모에 기능성이 숨어 있다. 전동공구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좁은 장소, 혹은 PC의 조
[디지털] 전동공구의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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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스톤의 이지 Easy A (2010)
감독 윌 글럭
상영시간 92분
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 / 음성포맷 DD 5.1
자막 영어,한글 / 출시사 (주)유이케이스
화질 ★★★☆ / 음질 ★★★★ / 부록 ★★☆
<엠마 스톤의 이지>(이하 <이지>)의 엔딩은 하이틴로맨스를 상징하는 위대한 장면에 오마주를 바친다. 80년대식 로맨스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소녀의 방 창문 너머로 남자친구가 스피커를 양손에 들고 있는’ 장면을 보고 곧바로 카메론 크로의 <금지된 사랑>을 떠올릴 거다. 그런데 <이지>의 감독 윌 글럭은 <금지된 사랑>에 나온 피터 가브리엘의 <네 눈 속에> 대신 심플 마인즈의 <나를 잊으려 하지 마>를 사용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심플 마인즈를 불러내 1980년대 하이틴로맨스의 전설 존 휴스와 그의 친구들을 기억하려는 속셈이다. 글럭은 영화 곳곳에서 그 시절의 영화를 인용하며, 주인공
[DVD] 페이스북 시대 하이틴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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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이 돌아왔다. 특별출연한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2007)를 제외하면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2006) 이후 거의 5년 만의 영화현장 복귀다. 그것도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로 함께 호흡을 맞춘 거장 임권택 감독과 23년 만의 만남이다. 임권택 감독의 신작 <달빛 길어올리기>에서 그가 맡은 ‘지원’은 한지를 소재로 하는 다큐멘터리를 찍는 감독으로, 극중 몸이 불편한 아내를 두고 있는 필용(박중훈)과 잠깐의 로맨스를 나누는 중년 여성이다. 강인한 여성 혹은 감내하기 힘든 운명을 등에 지고 가는 여성을 주로 연기했던 과거와 달리 지원은 강수연의 맨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상을 표현하는 캐릭터다. ‘그간 어디서, 어떻게 지냈는지’ 등 다소 거창한 질문에 강수연의 대답은 역시 예상대로 시원했다. “저는 어디에도 가지 않았어요, 항상 제자리에 있었어요.”
-사실 인터뷰 오는 길에 살짝 긴장했습니다. ‘배우 강수연’
[강수연] 한 작품 한 작품, 40년은 더 연기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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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됐다. 에이브릴 라빈도 스스로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발버둥치는 시기가 온 것이다. 수천만장을 팔아치운 그녀의 지난 앨범들은 기타와 드럼 소리를 더한 듣기 좋은 틴팝이었다. 사실 라빈의 노래에서 기타 소리를 빼고 덥스텝 같은 걸 끼얹는다면? 그대로 훌륭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싱글이 될 거다. 지금 라빈을 싫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라빈만큼 단단하고 훅이 매력적인 틴록 앨범을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분들은 린제이 로한이 내놓은 앨범 따위를 들어보시라. 라빈은 좋은 팝스타다. 새 앨범 ≪Goodbye Lullaby≫는 Sum41의 프론트맨인 데릭 위블리와의 이혼이 꽤 영향을 미친 앨범인 듯하다. 지금까지 라빈이 내놓은 앨범 중에서 가장 우울하고 어른스러운 곡이 몇곡 있다(어른스럽다고 다 우울하거나, 우울하다고 다 어른스럽다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라빈은 이 앨범에서 유독 앨라니스 모리세트를 자주 흉내낸다. 같은 캐나다 출신 선배에 대한 오마주라기보다는 아직 라빈이 제 목소
[추천음반] ≪Goodbye Lull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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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90년대까지만 해도 꽤 세련된 음악이라 생각했는데, 등장과 함께 ‘칼리지록’으로 통하던 시절엔 오죽했을까.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들은 센스가 아닌 신뢰라는 미덕을 얻었고, 오늘의 열다섯 번째 앨범에는 패티 스미스, 에디 베더 같은 또 다른 신뢰의 동반자들이 참여했다. 쟁글쟁글하다가도 무겁고 날카로워지는 연주, 화사한 듯 풀풀 날아다니지 않는 힘의 멜로디와 화음은 밴드의 지위를 재차 설명한다. 얼터너티브계의 생생한 클래식.
김학선 웹진 ‘보다’ 편집장 ★★★★
이젠 아무도 R.E.M.에게 대단한 걸 기대하지 않는다. 2000년대 이후 R.E.M.의 역사가 그래왔고 R.E.M.의 팬이나 비평 집단 역시 그 기대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Collapse Into Now≫는 그 기대의 최대치에 가깝다. R.E.M.은 자신들이 늘 하던 방식으로 훌륭한 팝송을 만들어냈다. 새천년 R.E.M.의 앨범 가운데 맨 앞자락에 놓을 만하다
[hot tracks] 얼터너티브계의 생생한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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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글쓰기 책은 더도 덜고 아니고 딱 자기계발서다. 일단 가려운곳을 긁어준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독자를 준엄하게 꾸짖고 냉엄한 현실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그러고는 하나씩 따라하면 누구나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당근을 흔들며 실용적인 조언을 해준다. 읽다보면 ‘이렇게 하면 글쓰기도 어렵지만은 않겠는걸!’ 하고 홀딱 속아넘어가게된다. 눈앞에서 스티븐 킹이 환하게 웃으며 어서 오라는 듯 손을 흔들고(여기부터 뭔가 단단히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눈치챘어야 하건만), 그러고 보니 헤밍웨이도 저기 멀지 않은 곳에 서있는 것처럼 보이고(환상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먼 곳에 있습니다), 조이스 캐럴 오츠는 마냥 인자한 할머니처럼 느껴지는데다(그녀가 평생 쓴 책 리스트가 웬만한 성인의 10년치 소설 독서량을 가뿐히 넘긴다는 사실은 이미 망각하고 있다)….
희망에 부푼 독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런 책을 읽는 것은 마치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구입하지만 매일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써라, 써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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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를 볼 수 있는 여자가 범죄를 해결한다는 내용의 미국 드라마 <미디엄> 1시즌 1회는 주인공이 세상의 편견과 싸우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애들 키우기에 지친 가정주부가 죽은 자 운운하는 사기를 친다는 식의 시선. 미쳤거나 사기꾼이거나 둘 중 하나일 거라는 냉담한 반응. <프로파일러>를 쓴 팻 브라운도 프로파일러로 자리를 잡기까지 그런 시선과 싸워야 했다. 프로파일러의 일이 어디까지나 증거를 바탕으로 한 추론인데도 그렇다. 보수를 받지 않고 프로파일러로 일하며 유명해진 팻 브라운은 그렇게 세상과 싸워가며 지금의 자리를 얻기까지의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프로파일러에 대한 기존의 책들이 연쇄살인범에 대한 사례 분석을 위주로 하고 있다면 이번 책은 평범한 가정주부가 프로파일러가 되기까지의 사연에 직접 다룬 연쇄살인사건 이야기를 더했다. 커리어의 시작은 동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었다. 팻 브라운은 집에 세들어있는 남자가 범인
[도서] 프로파일러가 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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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오해. <히어애프터>는 재난영화인가. 영화의 초반부, 타이를 휩쓰는 쓰나미의 가공할 위력을 묘사한 장면 덕분에 <히어애프터>는 2011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히어애프터>는 <2012>나 <딥임팩트> <해운대> 같은 재난영화가 아니며 펑샤오강의 <대지진>처럼 재난이 남기고 간 상처를 가족애로 위무하는 영화도 아니다. 두 번째 오해.<히어애프터>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소재로 한 스릴러영화인가? 죽음 너머의 세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스릴러영화는 아니다. 세 번째 오해는 <히어애프터>가 <식스 센스> 같은 영화와 비슷할 것이란 예상으로 두 번째 오해와 맞물린다. 극중에서 맷 데이먼이 연기한 조지가 죽은 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심령술사이기 때문에, 죽은 자들을 볼 수 있었던 <식스 센스>의 말콤(브루스 윌리스)을 연상시킬 수는 있지만 이 영
만연한 죽음의 위기에 놓인 우리들에게 던지는 질문 <히어애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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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리프’라는 설정에서 더이상 새로울 건 없다. 하지만 쓰쓰이 야스타카의 단편 <시간을 달리는 소녀>(1963)가 50여년의 세월을 이겨내며 지금까지 8번(실사영화, 애니메이션, TV드라마까지)이나 리메이크되면서 매번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무래도 10대 소녀가 주인공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며 힘껏 달려가는 소녀의 생기야말로 그 매혹의 근원이 아니었을까. 그러니까 이 소녀 앞에서라면, 심심하기 짝이 없던 타임 리프 로맨스물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잊어도 좋다.
연구실에서 혼자만의 연구에 몰두하던 카즈코(야스다 나루미)는 어느 날 잊고 있던 중학생 시절 사진을 받는다. 그날 카즈코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녀의 딸 아카리(나카 리이사)에게 1972년 4월 토요일 중학교 과학실로 가달라고 부탁한다. 카즈코는 그동안 시간여행이 가능한 약을 개발하고 있었던 것. “후카마치 카즈오에게, 약속을 기억하고 있다고 전해줘.” 아카리는 영문을
전작은 잊자! 17살로 돌아가고 싶게 만드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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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배우 고현정이 동국대 연극영화과 동기들과 뭉쳐 영화를 찍는다.고현정은 영화사 도로시가 제작하고 '기담'을 연출한 정가형제의 정범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영화 '미스고 프로젝트'(가제)에서 마약거래에 우연히 휘말린 공황장애 환자인 주인공 '천수로' 역으로 캐스팅됐다.고현정은 제작사인 도로시의 장소정 대표, 정범식 감독과 같은 동국대 연극영화과 90학번이다.영화는 함께 작품을 하자는 동기들의 약속이 약 20년만에 이뤄지는 것이라 특히 눈길을 끈다.장소정 대표는 "대학 다닐 때 단편영화를 같이 찍으면서 나중에도 같이 하자는 말을 서로 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오래 준비한 작품인데 캐릭터에 맞는다는 생각으로 대본을 줬더니 (고현정이)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고 21일 말했다.'미스고 프로젝트'는 국내 최대 범죄 조직과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들, 마약거래에 우연히 휘말린 공황장애 환자 '천수로' 등이 등장하는 액션 코미디 영화다.투자배급
<고현정, 대학 동기들과 영화로 뭉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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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오디션만 수 백번 떨어졌어요. 나중에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연기자가 더욱 되고 싶어졌죠."화제의 복서 겸 연기자 이시영(29)을 21일 서울 인사동의 한 레지던스호텔에서 만났다. '4전 5기'의 복싱 신화를 이뤘던 홍수환을 스승으로 삼은 이시영은 복싱에서도 연기에서도 '4전 5기'를 떠올리게 했다. 수많은 실패, 그리고 그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연기자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다.이시영은 26살 때인 2008년 드라마 '도시괴담 데자뷰 시즌3-신드롬'에 출연하면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영화 '홍길동의 후예'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그는 채 3년이 되지 않아 주연급 연기자로 발돋움했다.지금은 '복싱퀸'으로, 상업영화의 어엿한 여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데뷔까지 이시영의 역정은 험난함의 연속이었다.어렸을 적부터 연예인이 꿈이었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컸다. '정 연예인이
<이시영 "오디션 수백번 낙방..오기로 버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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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배우 이다해에 이어 김승우와 그룹 JYJ의 박유천, 강혜정이 MBC 새 월화드라마 '리플리'(가제)에 캐스팅됐다.
21일 드라마 홍보사에 따르면 '리플리'는 성공을 향한 욕망 때문에 거짓말의 수렁에 빠지게 된 여인 장미리(이다해)와 두 남자의 사랑과 파멸을 그린 정통 멜로물로, 5월 말 '짝패' 후속으로 방송된다.
김승우는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호텔 지배인의 자리까지 오르는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 장명훈 역을 맡았고 작년 '성균관 스캔들'로 성공적인 연기자 데뷔식을 치른 박유천이 일본 유명 리조트사 회장의 아들 유타카로 분해 이다해, 김승우와 삼각 관계를 이룬다.
강혜정은 언니 장미리의 음모를 알고 이를 밝히려다 위험에 빠지는 동생 나희주를 연기한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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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우ㆍ박유천ㆍ강혜정, '리플리'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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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배우 한석규(47)가 16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제작사 싸이더스HQ는 한석규가 이 드라마에서 조선 4대 왕 세종 역을 맡는다고 22일 밝혔다.한석규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1995년 MBC TV '호텔' 이후 16년 만이다.오는 9월28일 SBS TV를 통해 첫선을 보일 '뿌리깊은 나무'는 인기 작가 이정명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훈민정음' 반포 전 7일간 경복궁에서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사건을 그린다.이 작품은 '대장금', '선덕여왕'의 스타 콤비 작가 김영현-박상연이 공동집필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제작사는 "한석규가 연기할 세종은 겉으로는 위엄이 넘치지만, 알고 보면 성질이 급하고 다혈질인 데다가 백성들이 쓰는 욕을 흉내내기도 하는 엉뚱한 인간미를 가진 인물로 그려질 것"이라고 밝혔다.극중 한석규와 카리스마 대결을 펼칠 노비 출신 겸사복 관원 강채윤 역에는 장혁
한석규, 16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