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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주인공 40대 부부 프랑크와 지모네와 담당의사의 면담장면은 거의 8분짜리 롱테이크다. 의사가 뇌 엑스레이 사진을 가리키며 진지하지만 담담하게 검사결과를 전해주는 동안 카메라는 둘의 표정을 살핀다. 이런 와중에도 의사에겐 전화가 걸려와 일상적인 통화가 이뤄진다. 블랙홀에 빠진 부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아내 지모네의 눈에선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리고 남편 프랑크의 표정은 소리없이 흔들린다. 프랑크의 병명은 뇌종양이다. 수술은 불가능하고, 남은 시간은 불과 몇 개월이다. 죽음은 여느 영화에서나 단골로 등장하는 테마지만 안드레아스 드레젠 감독의 영화 <스탑 비트윈 스테이션스>(Halt auf der freier Strecke)는 특별하다. 언제나 실업자, 이혼녀, 노인 등 소외된 계층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다큐멘터리적 극영화를 만들어온 그의 이번 17번째 영화도 적당한 거리감을 두며 자제력을 잃지 않는다(영화 속에 등장하는 의사, 심리치료사 역은
독일 - 2011 칸이 주목한 시선 <스탑 비트윈 스테이션스> / 최고 흥행작 <코코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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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뒤 정말 좋은 영화들을 지속적으로 만들며 성장해간다면? 아마 그녀는 어떤 국민적인 영화적 보배가 되리라. 그런데 캐나다는 정말로 국민 여동생 출신의 감독을 한명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는 <스플라이스>와 <새벽의 저주>의 주연으로 잘 알려진 배우 사라 폴리다. 그녀는 80년대 중반부터 이미 TV시리즈를 통해 캐나다의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았고, 이후에는 아톰 에고이얀의 <엑조티카> 등에 출연하며 성인 여배우로 성장했다. 그녀가 연출에도 재능이 있음을 알린 첫 번째 영화는 주연 줄리 크리스티를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로 만든 <어웨이 프롬 허>였다. 그리고 올해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왈츠를 타고>(Take This Waltz) 역시 캐나다 현지에서 잔잔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영화는 젊은 여인 마르갓(미셸 윌리엄스)과 남편 로 루빈(세스 로건), 불륜 상대 남자 다
캐나다 - 감독으로서의 빛나는 재능 <왈츠를 타고> / 최고 흥행작 <선생님 라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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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줄라이의 2005년작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을 본 관객이라면 신작 <더 퓨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감이 올 것이다. 약간은 엉뚱하지만 진실한 줄라이의 연출과 각본, 연기가 만들어내는 어떤 감수성 말이다. 그런데 <더 퓨처>는 거 기서 더 나아간다. 어느 30대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더 퓨처>에서는 고양이가 내레이션을 하고,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나오며, 달이 이야기를 하고, 노란 티셔츠가 주인을 찾아 계속 기어다닌다. 이게 무슨 장르의 영화냐고? 말하자면 <더 퓨처>는 어느 한 장르에 넣을 수 없는 영화다. 소피(미란다 줄라이)와 제이슨(해미시 링클레이터)은 30대 커플이다. LA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4년간 동거 중인 이들은 자신들을 자유인이라고 생각한다. 물질과 금전적인 욕구에 연연하지 않는 이 커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미니멀한 직업(소피는 어린이 무용강사, 제이슨은 컴퓨터 전화 상
미국 - 마력의 감수성 <더 퓨처> / 최고 흥행작 <미드나잇 인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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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는 건 아니다. 어쩌겠는가. 한 영화가 국내에 개봉하기 위해서는 예술적, 흥행적인 가치 외 수많은 요소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개봉의 기계장치’를 통과하는 일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그 잔인한 기계장치로부터 걸러진 7개국의 2011년 화제작들을 여기에 모았다. 미란다 줄라이와 사라 폴리의 신작에서부터, 프랑스 배우 다니엘 오테유의 데뷔작, 우리가 흔히 접하지 못하는 스페인 코미디와 계급을 이야기하는 인도영화 등 우리가 알고도 혹은 모르고 놓친 영화들이 여기에 있다. 동시에 각국의 2011 최고 흥행작도 함께 알아봤다.
우리도 올해엔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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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빛의 여행> 그 영화가 세상을 다루는 방식
[올드독의 영화노트] <빛의 여행> 그 영화가 세상을 다루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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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80년대 퀴어시네마의 급진적 액티비스트로 출발한 이래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유럽 예술영화계를 대표하는 시네아스트가 되었다. 트랜스 섹슈얼리티와 욕망의 누선을 자극하는 도착 심리를 앞세운 <내가 사는 피부>는 다중 정체성과 신체 변이, 관계의 교환이라는 그의 80년대적 주제로 회귀한다. 초강력 인공피부를 완성하기 위해 생체실험을 감행하는 의학박사 로버트(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목표는 복수와 상실된 이미지(교통사고로 죽은 부인 갈)의 생환이다. 실험대상 베라(엘레나 아나야)의 신체에 대한 로버트의 집착과 베라의 가려진 과거는 여러 갈래로 나뉘는 이 복잡한 플롯이 감추고 있는 비밀의 핵심으로 근접해간다. 플래시백 구조를 통해 피부가 벗겨지듯 표층 아래 놓인 충격적 과거를 누설하는 이 영화에서 서스펜스와 호러, 멜로드라마, SF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장르의 교배는 점입가경이다. 강간범은 돌이켜 강간당하고, 복수는 또 다른 복수로 응징된다. <현기증>
[전영객잔] 남성의 소멸과 여성의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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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완성된 결과물을 세상에 공개합시다.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다양합니다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유튜브와 고화질 영상에 더 최적화 되어 있고 영상 제작자들의 커뮤니티 성격을 띠는 비메오(vimeo) 가운데 선택하면 됩니다. 후자의 경우 무료회원은 일주일에 올릴 수 있는 영상의 크기가 500MB라는 제한사항이 있습니다. 두 서비스 모두 사용하기 간단하며, 회원가입 뒤 업로드할 파일을 선택하고 파일이 올라가는 동안이나 올라간 뒤에 제목, 설명, 태그, 공개 여부 등 영상 정보를 입력하면 됩니다. 비메오는 랜덤으로 섬네일 이미지를 지정해주는 유튜브와 달리 직접 업로드할 수도 있으니 본인의 의도와 맞는, 혹은 눈길을 끌 만한 이미지를 지정해봅시다. 유튜브는 페이지 하단에서 위치를 한국이 아닌 곳(예컨대 전세계)으로 설정해야 업로드가 가능하다는 점 주의하시고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선택
요새는 동영상 업로드를 완료하기 전에 저작권을 설정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배타적 저작권(All r
[영상공작소] 내 작품, 전세계로 멀리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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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급변하는 최근 정치환경에서도 유난히 큰 변화가 일어날 해이다. 4월11일 국회의원 선거와 12월19일 대통령 선거가 한꺼번에 치러지는 정치의 해이기 때문이다. 영화계 또한 이러한 정치의 회오리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영화에 대한 정책이 실패라기보다 전무(全無)에 더 가까웠던 탓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쌓여 있기도 하고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변화에 대한 요구가 분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를 포함한 문화 정책의 수장인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의지는 중요해 보인다. 표류하고 있는 영화정책을 바로잡아야 하고 혼탁한 시장환경 또한 개선해야 하는 임무가 그에게 부여된 까닭이다. 올 9월17일 취임한 이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최광식 장관을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에서 만났다. 고대사를 전공한 이력으로 인해 고루한 성격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했지만 그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연극까지 두루 관심을 갖는 ‘멀티문화인’이었다. 게다가 영화업을 했던
[최광식] “동반성장 발로 뛰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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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1. 지루할 틈 없는 다양한 운동 코스.
2. 층간 소음으로 이웃간에 험한 꼴을 보게 될지도 모르니, 방음 매트는 필수.
3.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 게임 속 트레이너의 야멸찬 코멘트.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 중 하나가 추위다. 더위는 참을 수 있지만 추위는 정말 못 참겠다. 두 번째는 추운데 운동하(러 가)기. 영하의 날씨에서 조깅하는 것도 싫지만, 얼어붙은 거리를 지나 헬스장까지 가는 건 더 싫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움직이기 귀찮은’ 거지만, 겨울이면 더더욱 움직이기 싫어지는 건 모두가 마찬가지.
하지만 이제는 방에서도 쉽게 운동할 수 있는 시절이 됐다. 거실에 놓인 러닝머신 같은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엑스박스360의 키넥트 전용으로 나온 <유어쉐이프(Yourshape)2012>라는 게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모든 게 마찬가지지만, 이 게임을 작동시키는 데도 초기 투자 비용이 필요하다. 우선 엑스박스360이라는 게임기가 있어야 하고, 키
[gadget] 한겨울 나의 개인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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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하거나 정겹거나. 친숙하거나 낯설거나. 그녀를 보면 두 단어가 동시에 떠오른다. 만 20년 동안 수없이 가면을 갈아치워온 그녀는 대중을 상대로 기묘한 거리감을 형성해왔다. 최근 몇년만 돌아봐도 그렇다. 아방가르드 룩을 선보이며 자기보다 스무살쯤 어린 남자 아이돌과 <D.I.S.C.O>를 들고 나왔을 때 그녀는 현실보다 먼 곳에서 당도한 미지의 생물체 같았다. 반면 전작 <마마>에서 푸근한 몸매를 숨김없이 드러내 보이며 자식을 품에 끼고 도는 억척어미로 분했던 그녀는 현실법칙에 옴짝달싹 못하는 평범한 아줌마였다. 파격적인 무대의상도 자기 피부처럼 소화해내는 관록의 여가수. 민낯과 군살로 연기의 디테일을 채우는 허물없는 여배우. 그 사이를 신속히 오가는 엄정화는 여전히 변신의 희열을 대리 경험케 해주는 몇 안되는 스타 중 하나다.
그 엄정화가 이번에는 바로 엄정화 자신으로 분했다. 지루한 일상에 지친 가정주부가 <슈퍼스타 K>를 거쳐 ‘성인돌’로
[엄정화] “내 인생이 여기 다 들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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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의 밝은 모습을 보는 게 얼마 만인가. 임진왜란 직전 혼돈과 광기의 시대 속에서 더 나은 세상을 꿈꿨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맹인검객 황정학, 부정부패 속에서 허우적대며 선과 악을 오가던 <부당거래>의 강력계 형사 최철기, 그리고 의문의 폭발사건을 수사해나가던 중 더 큰 범죄의 실체와 맞닥뜨린 <모비딕>의 사회부 기자 이방우 등 황정민은 그동안 ‘인상만 쓰고’ 살아왔다. 그 모두 연기자로서 황정민이 지닌 다채로운 색깔을 뽐내게 해줬지만 <너는 내 운명>의 석중처럼 대책없이 티없이 밝은 모습을 보고 싶어 한 팬들도 많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유쾌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얘기하는 황정민도 같은 생각이었다. “어느 순간 어두운 영화들만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댄싱퀸> 같은 밝은 영화를 기다렸다. 유치하고 가벼울 수 있다며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을 정도니까. 하지만 웃고 떠들고 또 울기도 하면서 이렇게 캐릭터에 감정이입하게
[황정민] 웃고 울고 이토록 와닿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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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신촌 마돈나’ 엄정화에게 댄스 가수가 될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남편 황정민이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한다. 시장 후보의 부인과 화려한 신인 걸그룹 ‘댄싱퀸즈’의 리더 사이에서 그렇게 남편과 국민을 다 함께 속이는 엄정화의 이중생활이 시작된다. 배우의 이름을 그대로 쓴 것은 <댄싱퀸>에서 두 사람 모두 본인의 이름 그대로 출연하기 때문이다. 그를 통해 황정민은 자신의 이전 대표 캐릭터과의 정면승부를 원했고, 엄정화 역시 비록 영화 속 설정이지만 자신이 직접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던 <슈퍼스타 K>에 도전자로 출전한다. <댄싱퀸>이 환기시키는 오묘한 현실과 유쾌한 상상은 그렇게 그들의 존재감에 발 딛고 서 있다. 엄정화니까, 황정민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누가 뭐래도 그들은 충무로 대표 배우니까.
[황정민, 엄정화] 이중생활 그 여자, 명랑쾌활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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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영화는 수없이 많지만 그중 <가타카>는 드라마와 스타일 모두가 기억나는 흔치 않은 영화다. 유전적으로 선택된(=조작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몇몇만 뽑아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 보내는 우주프로그램에 유전적으로 열성인(즉 자연 태생인) ‘부적격자’가 은밀히 지원한다는 것이 전체 이야기의 골자다. 그러면서 좌절과 희망, 도전, 우정, 희생, 사랑, 기만 등 일반적인 공상과학영화에서 찾기 어려운 주제들이 등장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주제들이 장소적 배경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 같은 건축가가 보기에 이 영화는 건축을 매우 잘 읽는 사람이 만든 것임에 틀림없다. 이 우주 프로그램의 본부인 가타카로 등장하는 건물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말년작이자 유작인 마린 카운티 시빅 센터다. 그의 작품 연보에서 가장 뒤에 위치하며 동시에 가장 큰 것이기도 하다. 사실 이 건물은 라이트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그리 자주 거론되지는 않는다. 넓은 대지에 수평적인 구
[architecture+] 공상과학영화의 새로운 리얼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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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는 고민이 많았다. <천일의 약속>의 향기와 <원더풀 라디오>의 라디오 작가 난솔을 떠나보낸 지금 그녀는 어느덧 데뷔 8년차 배우가 됐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야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천일의 약속>에서 향기라는 좋은 캐릭터를 만나 사랑도 받았고 이름도 널리 알렸지만 감사한 마음만큼 부담감도 상당하다. 정유미에겐 지금의 주목이 지난날의 시간을 보상받는 것 그 이상의 차원으로 보였다. 그녀의 숱한 고민은 지난 7년간 배우 정유미를 꼼꼼히 다져온 시간을 이제야 펼쳐 보일 때가 됐다는 것에서 비롯된 행복과 닮아 보였다.
2012년을 <원더풀 라디오>로 활짝 연 정유미는 지난해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다. <너는 펫>, 드라마 <천일의 약속>, 그리고 <원더풀 라디오>까지 그녀는 숨이 턱에 차오를 때까지 쉼없이 달렸다.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정유미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에너지가 넘친다”
[정유미] 닫힌 자신을 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