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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1일까지 / 송은 아트스페이스 / 02-3448-0100
흑백화면에 가득 드리워진 거미줄, 환영처럼 보이는 나비들, 그리고 새의 머리를 가진 인간. 카를로스 아모랄레스의 작품은 팀 버튼의 영화를 닮았다. 음울하고 기괴하지만, 무엇보다도 아름답다. 아모랄레스는 한 작품을 보며 매혹과 혐오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것이 자신의 미학을 표현하는 데 무척 중요한 정서라고 생각한다. 그는 조국인 멕시코의 고대 아즈텍 문명으로 거슬러올라가 이 복합적인 아름다움의 기원을 찾는다. “아즈텍 문명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나는 우리가 이러한 이질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그 문명의 이미지들이 굉장히 흔한 장소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거미줄과 나비, 새와 같은 평범한 자연의 소재를 자신만의 방식대로 재배치해 새로운 정서를 형성하는 것이 아모랄레스의 작업 방식이다. 분명한 건 아모랄레스의 작품이 세계 유수의 미술관- 테이트 모던, 모마, 퐁피두, 모리미술관-
[전시] 아름답지만 이질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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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그렇다고 한다.
매끄러운 사회생활의 기본 요건 중 하나는 상대가 나로 인해 미소짓게 만드는 칭찬이다. 이 칭찬은 약간의 허풍과 때로는 심각한 거짓말을 포함한다. 새 헤어스타일 근사한데요. 목소리가 참 좋아요. 구두(가방, 귀걸이, 옷 등의 각종 장신구) 예뻐요. 말을 정말 잘하시네요. 다리가 어쩜 그렇게 길어요? 글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영화 좋게 봤어요. 연기에 물이 올랐어요. 내가 하는, 혹은 내 주변에서 만연한 거짓말은 저런 식이다. 약간 좋아하는 마음에 ‘성의’를 더하면 모두 기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거짓말이 거짓말 아닌 것이 될 수는 없다.
독일의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위르겐 슈미더는 40일 동안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실험을 했다. <슈퍼사이즈 미>의 모건 스펄록 감독이 맥도널드만 먹고 살았던 실험보다 훨씬 위험한 실험이었다. 설령 거짓이라 할지라도 좋은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게 인간 심리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거짓말 없인 못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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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은 말했다. “내가 보기에 인간들은 고통 속에서 삶을 인지하는 것 같아.” 이 통찰은 야구와 야구팬의 관계에도 고스란히 대입할 수 있다. 상당수의 야구광들은 고통 속에서 야구를 인지한다. 그러니까 ‘인생 역전타’ 운운하며 승리의 스포트라이트에만 삶을 견주는 건 사실 허황되기 짝이 없는 비유다. 9회말 투아웃에 짜릿한 끝내기란 그야말로 로또. 뜬공이나 내야땅볼, 삼진으로 허망하게 물러나는 70% 이상의 타석과 연간 절반가량의 패배를 견디면서도 또 내일의 시합을 기다리는 것. 그게 야구팬이다. 야구소설로서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이 지닌 최고의 가치도, 야구와 삶의 공통분모가 그 쓰라린 도정에 있다는 것을 직시하는 데 있다. 서울대 야구부 출신의 주인공 김지웅은 직장도 잃고 이혼까지 당해 앞날이 막막한 35살의 남자. 오랜 꿈인 영화 제작을 통해 재기를 모색하던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서울대 야구부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써보려 하나, 팀
[도서] 지는 야구도 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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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늦잠 자고 일어나서 보기 좋은 프로그램은? <씨네21> 독자라면 아마도 <출발! 비디오 여행>을 답으로 내놓지 않을까. <출발! 비디오 여행>은 1993년에 시작된 MBC의 영화 정보 프로그램으로 800회가 넘은 장수 프로그램이다. 김재경 작가는 <출발! 비디오 여행>의 작가로 7년 동안 일했다. 300편이 넘는 방송을 해온 그녀를 통해 영화 정보 프로그램의 작가들이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지 살펴봤다.
-<출발! 비디오 여행>의 작가는 어떤 일을 하는가.
=보통 막내 작가들은 섭외와 자료조사만 몇년씩 하는데 이곳 시스템은 일반 방송작가와 조금 다르다. 섭외와 영화 하이라이트가 담긴 EPK 테이프 등 자료를 주고받는 걸 PD들이 한다. PD가 자료를 받아서 편집해주면 그 영상에 맞는 글을 쓴다. 시청자가 보는 영상에 내레이션만 빠진 편집본을 받아서 내레이션을 채워서 보내주는 일을 하는 거다.
-프로그램에서 어떤 코너
[프로페셔널] 방송 언어보다 영화 언어에 친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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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노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모자 쓴 인형들이 놈 맞죠? 놈은 어떤 요정인가요.
A. 요정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군요. 보통 요정이라고 하면 귀여운 외모를 상상하잖아요. 땅의 정령인 놈은 유럽의 중세 신화에서 기원했습니다. 애초에 놈은 모자를 쓴 할아버지로, 긴 수염을 달고 있는 털이 많은 꼽추로 묘사됩니다. 놈이 땅의 정령이 된 계기는 16세기 연금술사였던 파라켈수스(Paracelsus 1493∼1541)의 영향이 컸습니다. 파라켈수스는 고대 그리스의 4원소설을 믿었습니다. 흙, 불, 바람, 물로 세상이 이루어졌다는 이론입니다. 파라켈수스는 자신의 책에 흙의 정령으로 놈을 소개했습니다. 사람들은 놈이 땅속에 있는 보물을 지킨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놈은 정원을 지키는 장식물로 많이 이용됩니다. 놈이 본격적으로 정원에 발을 디딘 시기는 2차 세계대전 이후입니다. ‘가든 놈’이라고 부르는 이 장식물의 모습(뾰족한 모자와 수염 등)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
[무비딕] 우리집 정원에도 ‘놈’이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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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출연한다는 게 대단한 일이긴 하네요. <캡틴 아메리카>의 원작자 스탠 리가 동명 영화 속 출연 비중이 늘었다고 자랑하고 기뻐하는 것을 보면. “계획했던 출연 분량보다 대사 하나가 더 늘었다….” 귀여운 스탠 리 할아버지. @Therealstanlee
*<황당한 외계인: 폴>의 감독 그렉 모톨라가 한국에서의 첫 영화 개봉(4월7일)을 기대한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네요. 조만간 영화를 관람하겠다는 진원석 감독의 멘션에 “정말 고맙다”고 답변하기도. <황당한 외계인: 폴> 관람평을 모톨라 감독에게 직접 날려보는 건 어떨지. @gregmottola
*<쿠바의 연인> 정호현 감독이 KBS 프로그램 <러브 인 아시아> 제작진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5일 동안 쿠바에서 오로 가족을 촬영했지만, KBS쪽에서 처음에 약속했던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일주일 동안 휴가까지 받고 촬영에 협조한 가족들이기에 아무리 생각해봐도
[트위터뉴스] '대사 하나가 더 늘어났다' 자랑한 스탠 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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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백설공주‘들’의 전쟁이 펼쳐진다. 그림 형제의 동화 <백설공주>가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되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스크린에 걸릴 예정이다. 가장 먼저 준비에 들어갔던 유니버설스튜디오 버전은 <백설공주와 사냥꾼>. 백설공주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던 사냥꾼이 그녀와 함께 탈출을 결행하면서 벌어지는 액션판타지영화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백설공주로, 샤를리즈 테론이 사악한 여왕으로 등장하며 휴 잭맨이 사냥꾼의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백설공주>의 또 다른 버전은 렐러티버티 미디어에서 제작하는 <백설공주>다.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의 타셈 싱이 연출을 맡고, 줄리아 로버츠가 여왕으로, 가수 필 콜린스의 딸 릴리 콜린스가 백설공주로 캐스팅됐다. 사악한 계모가 아버지를 죽이고 왕국을 파괴하자, 백설공주는 7명의 싸움꾼 난쟁이와 함께 왕국을 되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는 줄거리다. 디즈니 역시 <백설과 일곱명>
[해외뉴스] 백설공주가 떼로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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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빠다' 언론시사회에서 첫 악역에 도전한 배우 김승우가 "관객들이 내 연기보고 충격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승우 캐릭터인 '한종식'은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비리형사로 비열함도 보이는 악질 캐릭터이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유일한 혈육인 딸을 살리기 위해서 어떤 악행도 마다하지 않는 슬픈 사연과 이유를 간직한 나쁜 아빠이다.
4월14일 개봉.
[나는 아빠다]김승우,"내 연기보고 충격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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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칸영화제에 간다. 어떤 영화로 가냐고? 심사위원으로 간다. 봉준호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신인감독에게 수상하는 황금카메라상 부문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었다. 한편 부산영화제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트위터에 따르면 이창동 감독은 비평가주간의 장편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다.
*멕 라이언이 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라이언이 연출할 <인 투 더 뷰티풀>은 로렌스 캐스단의 83년 히트작 <새로운 탄생>(1983)의 좀더 현대적인 버전에 가까운 앙상블 영화가 될 거란다.
*윌 스미스와 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신작에 캐스팅됐다. <One Thousand AE.>라고 알려진 이 영화는 1000년 뒤의 미래를 배경으로 우주선 충돌로 황폐화된 지구에 떨어진 부자 이야기다. 비나이다. 샤말란이 제정신을 차리길.
*페넬로페 크루즈가 우디 앨런 감독과 다시 만났다.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2009)로 오
[캐스팅] 봉준호 감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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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을 비롯해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영화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직접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에서 볼 수 있을까. ‘독립영화전용관/영상미디어센터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2차 공청회’가 4월6일 서울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렸다. 한국영상미디어센터협의회 허경 사무국장은 발제문 발표를 통해 해당 사업들의 독립성 확보와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독립영화 전문가, 독립영화 배급 전문가 등이 포함된 운영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네마 달 김일권 대표는 “특정단체에 1인씩 할당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독립영화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해야” 운영위원회가 실질적인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진위 김도선 사무국장은 “의견 수렴 결과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활동하는 분들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간 논란과 파행을 불러일으켰던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가 독립영화인들의 지지를 얻어 복구될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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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FNH의 최평호 대표가 지난 3월30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모회사인 KT에서 콘텐츠&미디어사업본부를 맡았던 강인식 상무가 새로운 대표로 취임했으며, 최평호 전 대표는 향후 6개월간 고문을 맡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평호 전 대표는 지난 2009년 5월, 전임인 차승재, 김미희 공동대표를 대신해 대표직에 올랐다. 당시 인사이동의 핵심은 싸이더스FNH를 제작 중심의 회사에서 투자배급 중심의 회사로 전환하는 것이었고, CJ엔터테인먼트의 한국영화산업본부장을 거쳐 싸이더스FNH의 투자배급본부장이었던 당시 최평호 전무가 유력한 신임대표로 지목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대표직 사임의 공식적인 사유는 ‘임기만료’다. 하지만 회사 밖에서 보는 시선이나 내부적인 눈에서나 비공식적인 사유는 2009년 5월 이후 싸이더스FNH의 실적인 듯 보인다. 한국영화로만 따져본다면 2009년 여름 이후 싸이더스FNH의 개봉작은 <요가학원> <불꽃처럼 나비처럼> <부
[강병진의 영화 판판판] 새 봄엔 새 술을 새 부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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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1년 1분기(1~3월) 한국영화산업 통계’에 따르면 1분기 한국영화 관객 수는 1927만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3.8% 늘었으며, 56.3%의 관객점유율을 기록했다.
*명필름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의 1천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한다.
*배우 윤정희가 지난 4월5일, 프랑스 정부에서 수여하는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를 받았다. 문학과 예술분야에 업적을 남긴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롯데시네마가 지난 4월7일, 70번째 영화관인 부천점을 오픈했다. 총 8개관 1448석 규모다.
[한줄뉴스] 영화진흥위원회, 1분기 한국영화 관객 수 13.8%늘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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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문화재단 허지연입니다.” 사무실 전화가 울리면 나는 혹시라도 이전 회사 이름을 말할까 바짝(!) 긴장하며 수화기를 든다. 그렇다. 나는 입사한 지 아직 1년도 채 안된 ‘중고 신입’이다. 연극 관련 축제 일을 시작으로 클래식 공연 기획사를 거쳐 지금의 문화재단에 들어오기까지 4∼5년 정도가 흘렀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 적잖은 긴장과 스트레스가 동반한다. 특히 나는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긴장 지수가 더 높이 올라가는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낯설고 어색한 순간의 떨림이 뜨끈해서 좋다. 나의 주업무 중 하나가 스케줄 체크와 예산 정리를 하는 것임에도, 여행 길에서의 나는 무모하리라 만큼 대책없는 편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아무것도 예측이 불가한 상태! 즉 새로운 무언가를 만날 수 있다는 묘한 기대감을 갖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익숙하지 않은 길을 걷다보면 따뜻한 사람들도 만나고, 상상하
[충무로 신세대 팔팔통신] 낯선 것에 대한 뜨.끈.한.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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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와 불안감으로 가득했던 지난해와 달리 요즘 충무로는 나름의 활기가 도는 느낌이다. 지난 연말부터 최근까지 몇몇 한국영화가 기억에 남을 만한 성공을 거뒀고, 지금도 꽤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덕에 그런 인상이 박힌 듯하다. 그런데 새로운 자본이 유입되지 않았고 해외시장과 부가판권시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았으며 현장 환경이 썩 좋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낙관론의 근거가 허약하지 않나 하는 의심도 든다. 어쩌면 우려와 불안감을 더이상 갖는 게 버거워 우리 스스로 착시현상을 만들어내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지난해 창간호를 통해 소개했던 ‘충무로 팔팔세대’의 지난 1년을 돌아본 것도 이런 궁금증 때문이다. 개중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이도 있었고 다니던 회사에서 승진한 분도 있었지만 영화 바깥으로 활동무대를 옮긴 경우도 상당했다. 지난해 소개했던 50명 중 12명이 설문에 응답하지 않았고 나머지 38명 중에서도 다른 분야로 옮긴 이가 여
[에디토리얼] 팔팔세대의 팔팔한 나날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