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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기묘한 동거 <자비의 7계명> Seven Acts of Mercy
장영엽 2011-10-11

<자비의 7계명> Seven Acts of Mercy 지안루카 데 세리오, 마시밀리아노 데 세리오 | 이탈리아, 루마니아 | 2011년 | 103분 | 월드 시네마

병든 자를 돌볼 것, 굶주린 자를 먹일 것, 집 없는 자에게 안식처를 제공할 것…. <자비의 7계명>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바로크 화가 카라바조의 1607년 역작이다. 400여년이 지나 카라바조의 후예인 이탈리아 감독 데 세리오 형제가 <자비의 7계명>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발칙하게도 이들은 카라바조의 7계명을 영화에 큼직한 타이포그래피로 박아넣으면서도 계명과 함께 제시되는 상황을 비틀고 뒤집는다. 집 없는 자에게 누군가 선의로 안식처를 제공하기 전에, 집 없는 자가 강제로 약자의 집을 점거하는 식이다.

불법이민자 루미니티와 병들어 죽어가는 노인 안토니오가 주인공이다. 루미니티는 노인을 희생양 삼아 포박하고 그의 집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삼는다. 그러나 외골수에 의지할 곳 없다는 점이 닮은 두 사람은 인질과 포획자의 관계에서 벗어나 점차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된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기묘한 동거를 다룬 이 작품은 삶의 아이러니로 가득하다. 자비가 반드시 선의에 의한 것이 아니며, 누군가에겐 해가 되는 행동도 반드시 극단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수수께끼 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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