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굉장한 선물을 들고 왔습니다.” 11일 오후 5시 영화의 전당 아카데미룸에서 열린 <욘판-마스터클래스>에서 욘판 감독은 자신의 오랜 친구인 장국영의 사진을 부산국제영화제에 기증했다. 감독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했던 욘판이 직접 찍은 사진이라 더 의미 있다. 욘판은 증정식 앞서 사진에 대한 에피소드를 늘어놓기도 했다. “90년대에 <전설적인 아름다움>이라는 사진집을 냈는데 책을 건네려고 장국영과 호텔에서 차를 마셨다. 장국영이 사진집의 제목을 보더니 ‘내 사진 없이 어떻게 전설적인 아름다움이라 칭할 수 있냐’며 농담을 건넸다. 나는 ‘네가 너무 바빠 사진을 찍을 수 없어 그렇게 됐다’고 웃었으나 장국영이 지금 당장 사진 촬영을 하자고 해 찍게 된 사진이다.”
이 사진이 더욱 특별한 것은 <타임>에 실렸던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사진이기 때문이다. ‘욘판 감독 특별전’을 기획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선물이자 자신들을 환영하는 한국 팬들의 성원에 대한 욘판 감독의 보답이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에게 사진을 전달하며 욘판은 “장국영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속에 살아있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급하게 스튜디오를 세팅하고 찍은 사진이라 별다른 컨셉없는 평범한 사진이지만 이미 세상을 등진 장국영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더 반갑다.
주최쪽이 전달식을 위해 사진이 담긴 액자를 들고 나오자 마스터클래스를 찾은 관객들에게서 잠시 박수 세례가 나오기도 했다. 사진을 전달 받은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뜻 깊은 선물을 전해주셔서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욘판이 기증한 장국영의 사진은 영화의 전당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