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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은 이병헌의 생경한 목소리, 핏줄이 바짝 선 이마를 만날 수 있는 영화다. 머리카락 한올 내려오는 것도 용납하지 않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은 자신이 따르던 ‘박통’(이성민)이 그의 기준에서 그릇된 선택을 이어가자 평정심을 잃어가고, 김규평을 연기한 이병헌 역시 전에 없던 얼굴을 보여준다. 워낙 유명한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에 별다른 사전 정보가 없어도 그가 연기한 김규평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그가 총으로 쏜 박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하지만 왜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이병헌은 기본적으로 “역사적으로 미스터리한 부분은 영화를 본 후에도 미스터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배우다. 늘 흐트러짐 없는 연기로 기어코 관객을 설득해내는 그를 만나, 한국사의 흐름 자체를 뒤집은 인물을 연기한 심경을 들었다.
-우민호 감독과는 언제쯤부터 이야기를 나눴나.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드라마 <미스터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 - 극한의 감정, 극한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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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2015), <마약왕>(2017)을 만든 우민호 감독의 신작 <남산의 부장들>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10·26 사건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영화는 10·26 사건 발생 이전 40일의 시간을 따라가며 박 대통령과 2인자들의 관계를 보여준다.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미국으로 도피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은 영화 내내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며 대립각을 세운다. 그리고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 세 배우는 영화 내내 연기로 진검승부를 치른다. 뜨겁고 날카롭고 묵직하게 시대의 공기와 인물의 심연을 그려낸 세 배우를 만났다.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곽도원·이희준 - 연기의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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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해치지 않아> 다 사람이 탈을 쓰고 짜고 치는 거지
[정훈이 만화] <해치지 않아> 다 사람이 탈을 쓰고 짜고 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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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슨 커리의 <리추얼>이라는 책이 있다. 소설가, 시인, 화가, 작곡가, 철학자들의 창작 관련 생활습관을 다루었다. 메이슨 커리는 <리추얼>의 후속작으로 <예술하는 습관>을 발표했는데, 그 이유가 흥미롭다. <리추얼>에서 소개했던 161명 가운데 여성은 단 27명뿐이었다고. 커리가 이번에는 여성 예술가들의 창작 리추얼을 다루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도리스 레싱이 아이를 키우며 글을 쓴 비결은 아이를 키우며 글을 쓰는 내 친구와 비슷해 보인다. 레싱은 아이가 없었다면 1950년대 소호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으리라고 했다. 술을 마시며 예술을 논하는 대신 레싱은 아들을 돌보면서 글 쓸 시간을 낼 수 있게 삶을 조율했다. 조율이라면 쉽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아이가 일어나는 새벽 5시에 시작하는 일과다. 진짜 자신의 하루가 시작하려면 아이가 학교에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루 종일 레싱은 일하다 말다를 반복한다. <킨>을 쓴 옥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예술하는 습관>, 창작의 비결을 물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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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영화 비평 연속 기획의 두 번째 주제는 한국 독립영화의 변화다. 자기복제와 하향평준화로 실망감을 안긴 상업영화와 달리 2019년 독립영화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한국 독립영화 시장은 한동안 침체를 거듭한 끝에 황폐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황야에 새로운 싹이 하나둘 피어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번호에선 김소희 평론가가 여성의 약진으로 기억될 독립영화의 변모와 지속가능성에 대해 진단했다. 1239호에는 변모하는 시네마의 풍경에 대한 김병규 평론가의 글이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 여성영화의 약진은 굳이 독립영화로 한정 짓지 않아도 납득 가능한 성취다. 국제영화제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데 이어 14만 관객을 동원하며 유의미한 스코어를 기록한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한국 독립영화가 갈 수 있는 가능성의 걸음을 넓힌 상징적인 사건이다. <벌새>와 함께 <메기> <아워 바디> <
2019 한국영화 진단 연속 기획➋ -한국 독립영화가 시도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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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의미 있는 최초 수상 기록을 냄과 동시에 백인 영화인 위주의 파티였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3개 부문후보에 올랐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고 <더 페어웰>의 주연배우 아콰피나는 뮤지컬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 배우가 됐다. “1인치도 안되는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수상 소감으로 미국 관객을 감동시킨 봉준호 감독은 “우린 영화라는 하나의 언어만 사용한다”라면서 외국어영화상의 의미에 맞는 명언을 남겼다. 올해 최다 부문 수상작은 3관왕을 차지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로, 뮤지컬 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각본상을, 브래드 피트가 조연상을 수상했다. 한편, 공로상인 캐럴 버넷상 시상자로 나선 배우 케이트 매키넌이 수상자 엘런 디제너러스를 칭송하며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기생충> 외국어영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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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에 어두운 원장이 오로지 동물만 생각하면서 평생을 바쳐 일궈온 따뜻한 동물원일 것.” 손재곤 감독과 <이층의 악당> 이후 줄곧 함께해온 김현옥 미술감독은 <해치지 않아>의 메인 공간인 동산파크의 컨셉을 이렇게 소개했다. 김현옥 미술감독은 실제 한국에서 운영되는 동물원과 다르지 않도록 운영 형태를 똑같이 재현하려 노력했다. 미술팀을 이끌고 있지만 본인이 맡은 영화에서는 세트 제작도 함께하는 그가 가장 공들인 부분은 “세트 제작 공정을 동물원 제작 공정과 동일하게 도입해 만드는 것”이었다. 동물원의 기본 규격을 모두 지키는 한편, “동물원의 바위를 만들어내는 GRC 공정을 그대로 적용해” 동물 방사장을 지었다. 동산파크의 구조와 시설 분위기는 전국 6곳의 실제 동물원 모습을 조합해서 만들었다. 광릉수목원, 부산 삼정더파크, 경남수목원, 전주동물원, 청주동물원, 울산동물원에서 장소를 조합해 가상의 동산파크를 만들어냈다. 극의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고릴라, 북극곰
<해치지 않아> 김현옥 미술감독 - 동물의 특성을 닮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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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극적인 시사 뉴스가 연일 쏟아지는 요즘이다. 전세계적으로는 ‘제3차 세계대전’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에 오르고, 국내에서는 파격적인 검찰 인사가 야기할 정국의 변화를 좇는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현실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창작자들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지리라 짐작한다. 한편으로는 이처럼 엄중한 현실이 앞으로 제작될 한국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뭇 궁금하기도 하다. 세계에 놀라움을 안겨준 2018년의 남북 정상회담과 그 이후 숨가쁘게 전개된 북핵 문제가 그로부터 1년이 지나 극장가에서 선보인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백두산>과 역시 남북 관계를 주요 소재로 삼고 있는 2020년 기대작 <모가디슈> <정상회담>(가제) 등의 영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을 생각하면, 현재의 풍경은 미래의 한국영화에 어떠한 밑그림으로 아로새겨질지 물음표를 가지게 된다.
이번호 특집은 2020년 극장가에서 만나게
[장영엽 편집장] 2020년 한국영화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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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도시2>(감독 홍형숙)가 스탭 인건비를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씨네21>이 김명화 굿필름 대표로부터 입수한 문건인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지원작 제작완료 및 정산 보고서’에 따르면, <경계도시2>는 2008년 10월 30일 촬영기사 세명에게 150만원, 150만원, 100만원 등 인건비를 각각 지급했다. 2006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하반기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지원금 2200만원 중에서 400만원이 촬영기사 인건비로 정산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촬영기사 세명은 그다음날인 2008년 10월 31일, 받은 금액을 고스란히 강석필 프로듀서의 통장으로 계좌이체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다른 스탭 또한 같은 방식으로 인건비와 작업료를 받았다가 강석필 프로듀서의 계좌로 되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경계도시2>는 제작지원금 중 일부를 인건비 및 작업료 명목으로 정산했다가 스탭들에게 다시 되돌려받은 뒤, 인건비 정산이 완료됐다고 허위 보고한 것이다
<경계도시2>, 스탭 인건비 허위 정산 및 보고한 사실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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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가기 전에 이렇게 희한한 영화를 또 만나볼 수 있을까. 새해를 열흘도 넘기지 않은 1월에 할 말은 아니지만 그 정도로 이 영화의 개성이 유별나다는 얘기다. ‘이 세상에서 재킷을 입은 유일한 사람’이 되고 싶은 남자가 있다. 그의 욕망은 점차 천연덕스러운 광기로 변해가고 영화는 코미디와 스릴러 사이를 종횡무진한다. 허무맹랑한 설정을 이토록 태연자약하게 밀어붙이는 코미디 <디어스킨>은 컬트 취향의 관객에게 열렬히 환영받을 만한 영화다.
아델 에넬
Adele Haenel
바텐더 드니스로 활약한 이 배우가 낯익다. 그녀의 정체는 프랑스의 촉망받는 배우 아델 에넬. 아트 필름을 사랑하는 한국 관객들이라면 이미 몇 차례 스크린에서 그녀를 만났을지도 모른다. 하물며 16일 개봉 예정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31세의 젊은 나이에 세자르영화제의 문턱을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이 배우. 아델 에넬은 누구일까?
어디서 봤더라?
아델
‘프랑스의 오스카’ 세자르영화제 출근 도장 찍는 프랑스 대세 배우 아델 에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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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시상식이 멀지 않았다. 올해에는 변화의 폭이 적지 않다. 여성이 그래미 역사상 최초로 위원장을 맡게 되었고, 후보군 역시 젊고, 젠더와 인종적인 측면 모두에서 다채롭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 와중에 키포인트를 딱 하나만 꼽자면 과연 빌리 아일리시가 상을 몇개나 가져갈 것인가에 있지 않을까 싶다. 2019년 팝계는 빌리 아일리시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까닭이다. 주요 4개 부문, 즉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신인’ 중 빌리 아일리시의 수상이 거의 확실시되는 건 역시 ‘올해의 신인’이다. 이런 이유로 다른 후보에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적게 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 밴드를 추천한다. 이름은 ‘블랙 푸마스’, 텍사스 출신의 2인조 밴드다. 텍사스 출신이라고 해서 그들이 컨트리쪽 음악을 할 거라고 추측하면 큰일난다. 이 밴드, 흑인 펑크(Funk)/솔을 제대로 할 줄 안다. 무엇보다 라이브 실력이 뛰어나서 <Colors>
[마감인간의 music] 블랙 푸마스 , “그래미에서 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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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v 페라리>(2019)의 배경인 1960년대 중반은 레이싱 장르의 영화가 폭발했던 시기다. 1966년 존 프랑켄하이머가 <그랑프리>로 금자탑을 세운 뒤, 레이서로도 유명한 폴 뉴먼의 <위닝>(1969)이 나왔고, 그들에게 질세라 스티브 매퀸은 <르망>(1971)의 주인공을 고집했다. 만듦새에서 <위닝>이 다소 밀리는 편인데, <그랑프리>와 <르망>은 양극에서 레이싱 영화에 접근했다. 전자가 첨단의 시청각 표현에 낭만적인 톤을 더했다면, 후자는 르망 매뉴얼로 사용해도 될 정도로 사실적이고 건조한 레이싱영화였다. 두 영화에는 특이한 구석이 몇 가지 발견되는데, 그중 하나가 공히 언급하지 않는 이름이다. 레이싱카가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두 영화에서, 레이싱의 역사를 쓴 페라리가 계속 언급되는 것은 당연하다. 포르셰의 영광이 열린 즈음에 제작된 <르망>에서 매퀸이 포르셰를 모는 것도 수긍이 간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포드 v 페라리>를 통해 드러낸 미국 영화산업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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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 번째 구름>은 <녹차의 중력>과 한몸인 동시에 전혀 다르다. <녹차의 중력>이 온전히 ‘임권택 감독’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백두 번째 구름>은 일종의 대화에 가깝다. <녹차의 중력>이 임권택에 대한 사랑을 담은 영화라면 <백두 번째 구름>은 영화 현장이 주인공인 영화다. 임권택에 대한 영화이자 영화 현장에 대한 기록. 무엇보다 이것은 ‘임권택이라는 영화’에 대한 정성일의 답변이다. 결정되지 않는 순간들이 영화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린 끝에 영화가 되도록 허락하는 것. 아니 영화가 우리를 허락하는 걸까. 1235호 <녹차의 중력> 씨네인터뷰에 이어, <백두 번째 구름>을 향한 말들을 전한다.
-<녹차의 중력>의 마지막, 오랜 기다림 끝에 영화 <화장>의 고사가 진행되고 “이따금 바람이 불고 맑음”이란 자막과 함께 <희망가>가 울려퍼진다. 그리하여 드디어 &l
<백두 번째 구름> 정성일 감독 - 임권택 감독 영화 현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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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에서 조인창(하정우)이 이끄는 부대에는 여군이 한명 있다. 미사일을 해체하기 위해 북한에 갔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백두산 폭발을 막는 임무를 대신 맡게 돼 우왕좌왕하는 대원들 중에서, 민중사는 가장 침착하고 믿음직스럽다. 그런데 <백두산>보다 몇주 먼저 개봉한 <속물들>을 본 관객마저도, 한량처럼 사는 마약중독자 소영과 <백두산>의 민 중사를 같은 배우가 연기했다는 것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다. 단 두편의 영화만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 옥자연은 이같은 반응에 “신인의 이점 같다. 지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라며 배우로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백두산>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오디션을 본 사람 중에 가장 군인 태가 났다고 한다. <인랑>에서는 인랑의 일원이었고, 드라마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에서는 형사, 드라마 <이몽>에서도 독립군을 연기해 액션 경험이 있다.
<백두산> <속물들> 옥자연 - 영화라는 멋진 신세계